오랜만에 포스트.
사진과 글은 정말 많이 저장해놨건만 완성해서 공개하기까지 시간이 무척이나 많이 걸리고 있다.
일단은 최근 내 안에서 가장 큰 관심사인 차량 구입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글이 길어질텐데, 여러 글로 나누어서 올리려고 한다.
이번에는 그 시작으로 새로운 차량 구입에 대한 동기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1년전 겨울, 후쿠오카에선 아무래도 차가 필요함을 느꼈던 나는,
출퇴근용(+가끔 여행)으로 가장 저렴한 하이브리드 차를 찾아 헤맸다(링크).
당시 나의 기준은 아래와 같았다.

3-40만엔, 소형차, 하이브리드, (주행거리)10만km 이하, 보증 있음, 매장이 갈만한 거리에 있을 것


당시엔 현재에 집중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 몰랐고,
아닌척 하면서도 내심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컸다.
좋은 차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단순히 유지비가 낮고, 고장나지 않는 차를 고르려는 마음이 컸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 인사이트는 나름 탁월한 선택이었다.

2020년 6월말인 현재, 1년하고도 3개월 동안 2.5만km를 타고도, 큰 고장 한 번 없었고,
평균 연비는 17km/l 정도를 찍어주었다.
(신호 없이 일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아직도 무려 20~23km/l 정도가 나온다!)
출퇴근, 여행, 이사(그것도 후쿠오카에서 미에 현까지!), 그리고 연애까지도!
인사이트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차량 대금 380,000엔 (등록세, 중량세, 책임보험 포함), 자동차세 34,500엔/연 (4월30일 청구), 보험 44,000만엔/연 (일시불), 주차장증명등록 3,800엔, 집 주차장 5,000엔/월, 대학 주차장 15,000엔/연, 합계 482,300엔정도가 될듯하다
출처: https://hanmo.tistory.com/341


그런 의미에서 요 482,300엔은 정말 아깝지 않은 돈이 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보험료가 2만엔 대인데, 저때는 왜 저렇게 많이 나온걸까?)

하지만 1년 후 미에 지역 대학에 임용되어 위치를 옮기게 되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차량 교체에 대한 동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나도 이것저것 생각할 겸 이것저것 이유를 정리해봤는데 아래와 같다.

- 차량에 대한 의존도가 극적으로 높아진 점: 나름 대도시라는 후쿠오카에서도 놀랐지만, 미에 현은 후쿠오카 이상으로 시골이기 때문에 전철이나 대중교통은 기대할 수 없다.
- 여행, 데이트 등으로 장거리 운전, 산길 운전이 많아 진 점: 미에현이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데, 시내 외에는 온통 산인데다가, 데이트로 간사이 갈 일이 많아진 점도 컸다. 간사이 지역과 미에 현 사이에는 크고 높은 산맥이 위치해 있다. 찾아보니 다이코 산맥(台高山脈)이라고 한다.
- 위와 같은 이유로 자연스럽게 보다 높은 안전사양을 원하게 된 점: 에어백이나 긴급정지 기능은 물론, 운전 상황에서 나만 잘못하리라는 법은 없으므로 블랙박스(일본에선 '드라이브레코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 향후 차검 및 자동차 고장에 대한 비용적인 대비: 내년 3월에 차검(일본 자동차검사등록제도) 비용 (7만엔 이상), 곧 차령(車齢) 13년, 주행거리 12만km를 돌파하므로서 생길 갖가지 고장에 들 비용이 아깝게 느껴졌다. '50만엔 짜리 차에 그 비용을 들일 바에야 그 돈을 보태서 아예 차를 바꾸는 게 낫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점은 나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운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논리일 것이다.

위 4가지 정도가 가장 큰 이유였고, 자잘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다.

- 각종 편의옵션에 대한 욕구: 상시 활용 가능한 에어컨(지금 차량은 정차시 엔진이 멈추면 에어컨도 꺼짐ㅠ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차량이용이 잦아지면서 고속도로/국도 탈 일이 많아지고, 시내 정체 상황이 늚), 블루투스(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오디오를 핸들로 컨트롤 하고 싶었음), 애플 카 플레이(아이폰12 미니 화면이 너무 조그마함, 그리고 기본 옵션 네비는 불편해서 못쓰겠음!), 오토 하이빔(일본에선 하이빔 사용이 필수인데, 산길 등 커브가 많은 곳에서 하이빔을 켜고 끄는 게 너무 위험하게 느껴졌음), 조수석 거울 조명(화장 고칠 때 편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 모델로서 더 예쁜 차에 대한 욕구: 나름 사진이 취미인데, 어디 경치 좋은 곳 놀러갔을 때 차 자체가 사진에 예쁘게 나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차는 디자인도 구식이지만 무엇보다도 외관이 낡아서 해서 좀 우중충한 느낌?

큰 고장은 아니었지만, 4월 29일 연휴 첫날에 타이어 펑크로 인한 교체가 있었다. 비용은 4.3만엔 정도. 이때 처음으로 고장 비용에 대한 부담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다.
나름 사진 촬영이 취미. 그 사이 새로 카메라도 샀고 사진에 대한 욕심히 늘어갔던 것 같다.
대학에서 촬영한 석양. 이때 처음으로 차가 지금보다 조금 더 예뻤다면, 하고 바라게 된 것 같다.
와카야마 현, 나치산 세이간토지 여행. 요때도 차가 조금 더 예뻤음 어땠을까? 하고 바랬던 것 같다. 미안해 인사이트...


위와 같은 이유로 2022년 4월 현재, 1년만에 차량 교체를 고려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1년이라는 세월이 금방 흐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새로 들어가게 되는 대학에서 인수인계도 받고,
새로 잡은 방도 보고, 그리고 기분전환도 할 겸 해서,
미에를 찾았다.

물론 새로 가는 대학 회의비로ㅎㅎㅎㅎㅎ💰

출발하는 날. 아침 카페에서 신칸센 표 점검. 티켓이 많고 복잡하다.
하카타역🚄 날씨가 참 좋았다. 앞으로 이곳에 올 기회도 몇 번 없을 것 같다. 저녁 네시 반 쯤 출발했나?
나고야역 도착. 나는 이곳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더 남쪽으로 가야 한다. 하카타역에서 이곳까지 한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고야역에서 저녁. 탄탄면. 가장 먼저 보인 곳에 들어갔을 뿐인데, 우와 정말 맛있었다!!! 고기를 추가해서 가격대는 좀 있었다. 1250엔.
요 친구를 타고 가게 된다. 단 두량짜리 기차!!
기차 내부! 세상에, 내가 일본 사람도 아니건만, 딱봐도 그냥 되게 시골 가는 기차 내부 같다. 한 두 정거장 가고 텅텅 비더니, 어느새 나혼자 남아 있었다. 시골이란^^
츠역. 지역이름도(츠시), 역 이름도(츠역),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명이 단 한 글자인 곳이라고 한다. 시골이지만 나름 역 앞이라도 이런 저런 가게가 많이 있었다. 무려 배스킨라빈스까지도!!
다음날 아침. 일하게 될 대학 그리고 건물. 나름 번쩍번쩍했다. 물론 내부는 엉망진창이었고^^
현직 교수님과 학식. 세상에 이놈의 일본 생협 학식...대학 별로 좀 다르게 해주면 안되나? 나도 내가 일본 국립대학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지는 몰랐지...ㅠㅜ
다음 날 인수인계가 끝나고 바로 새 집에 가보았다. 2층짜리인데 방이 한층에 하나씩, 합계 두개인, 특이한 집이었다. 내부는 넓고 지내기 편할 것 같았다.
동네 지도. 집집마다 이름이 써있었다. 심상치 않은 시골 느낌이었다. 잘 보니 바로 위에 호수가 있는 것 같다. 언제 한 번 뛰면서 한 바퀴 돌아보려고 한다🏃
저녁에는 역 근처 한국식당에 가봤다. 인테리어가 놀라울 정도로 잘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격이 무진장 저렴했다. 술, 음료수 무제한이 1680엔이라고...🍻??
떡볶이. 세상에... 이건 완전 바가지였다😭
돌솥비빔밥. 세상에...고기 대신 햄이 나온다. 맛이야 뭐 고추장 맛이니 그럭저럭 비빔밥 맛이긴 했다.
동네에 새로 생긴 이온몰. 세상에😮, 시내는 텅텅 비었던데, 이놈의 이온몰만 무슨 이세계처럼 번쩍번쩍✨ 가게도 엄청나게 알찼다. 이온몰이 잘 되어있는 건 어느 정도 인구가 되는 시골 도시의 특징인 것 같다.


이렇게 인수인계 첫날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아침. 미에에서 처음 가본 고메다 커피☕️. 큐슈지역에선 키위잼이 지역한정이었는데, 요기 지역에선 모닝으로 귤잼이었다🍊 귤잼…꿀잼!!😂
인구 170만 도시인데, 무려 신문사가 있었다. 이세신문!! 🗞
요거이 미에에서 처음 맛 본 모닝 커피 세트☕ 바구니가 커서 깜짝 놀랐다^^

인수인계 작업은 요기까지.
일 사진은 뭐 촬영할 게 없으니 생략!

그리고 그 다음날인 2월 11일. 나고야에 살고 있는 헬로KT님과 이세(伊勢) 지역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차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주차장 대기시간이 한시간 반이라나…? 생각해보니 이 날은 일본 건국기념일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간 곳은 이세신궁(伊勢神宮)이라는 곳이었는데,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신을 기리기 위한 신사라고 한다. 아주 가는 날이 초대박 장날이었다. 장날도 이런 장날이 없다😫
이세신궁 근처 상점가. 교토의 니넨자카, 산넨자카, 다자이후의 텐만구 상점가를 평지에 잘 펴낸 느낌이었다. 시간여행 온 것 같았어.
사람들이 무진장 줄 서 있는 이곳은 아카후쿠(赤福)라고, 300년 동안 이 지역에서 팥떡을 팔았다고 한다. 맛이 딱히 궁금하진 않아서 먹진 않았다.🍡
이세신궁 내부. 나름 좀 현대적인 걸로 보아 이세신궁 본 건물은 아닌듯.
그래 요 맛이지. 잘 모르겠지만 요게 이세신궁 본 건물일 것이다. 엄청 원시적으로 나름 예쁘게 잘 지어놨다. KT님 설명에 따르면 옛날 방식이라 기둥이 썪기 쉬워서 20년마다 새로 짓는다고 한다.
이것이 이세 스타벅스. 반가워서라도 한 잔 사먹었다. 일본 전국 여기저기를 다니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타벅스 매니아가 되어 있었다. 나름 일본내 웬만한 유명 스타벅스는 다 가봤다고 자부한다^^
스타벅스 내부. 내부에서 보니 나름 현대적으로 예쁘게 잘 지어놓았다. 코로나 때문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적었지만 그래도 나름 자리를 잘 찾아 앉았다.
이스즈가와 우체국. 세상에 이 동네는 우체국도 이리 생겼다. 편지를 좋아하고 손글씨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체국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다.
우체통과 일하시는 아저씨 한 컷📸 생긴건 특이했지만, 평범한 우체통이었다. 사진 촬영하려고 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했는데 아저씨가 수줍게 웃으며 허락해주신게 포인트 ㅎㅎㅎㅎㅎ
잘 모르는 건물 위에 붕어상. 저렇게 수염을 자세하게 묘사해놓은 녀석은 처음이었다. 왠지 멋있는데? 🎏
이세 여행 후, 나고야역으로. 하카타 역 위에 빌딩 두 개 쌓은 느낌? 나고야 지역 인구빨도 있어서 그런지, 규모가 상당히 컸다🚉
다음 날 아침, 아침에 보는 나고야역은 또 달랐다. 생각해보니 다른 게 당연했다. 어제보다 더 먼 지점에 있었거든 헤헷😋 여튼 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도카이도 신칸센을 우주까지 보내보겠단 뜻이겠지?🚀
오늘은 또 다른 지인을 만나기로 한 날. 요기가 오사카 우메다로 치면 빅맨 모니터 같은 느낌인 곳이라고 한다. 오늘 여섯시, 금시계탑🕰 앞에서 봐!! 같은? 근데 계속 약속 장소를 바꾸더니 결국 다른 데서 봤다^^
점심으로 대만 요리 식사 후,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점심 사진 찍는 걸 잊었다ㅜㅜ 진짜 맛있었는데…
나고야역, 집에 돌아가는 길.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정말 잘 쉬었다. 고민도 많이 했고 교훈도 참 많이 얻었다.
한기연著『서른다섯의 사춘기』. 세상에😮 신칸센 안에서 갑자기 정곡을 찔렸다. 생각해보니, 나, 작년부터, 심지어 지금까지도 완전 공허했다. 그 공허함을 채우려고 참 노력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금세 허망해지곤 했다. 내 페이스를 완전 잃었었다. 친구, 연인을 만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참 고맙다...
키타큐슈역 근처 풍경. 시내 한가운데 뜬금없는 관람차에 저녁 노을, 뜬금없이 너무 예뻤다🎡🎡
하카타역 도착! 역 참 예쁘게 잘 지어놓은 것 같다. 저 보라색 시계 고급진 게 가장 마음에 든다. 허나! 후쿠오카는 하카타 보단 텐진이지! 텐진이 더 걷기 좋은 동네인 것 같다. 내가 후쿠오카에 산다면 텐진 번화가에서 한 커풀 벗긴, 텐진 남쪽 혹은 오오호리 공원 동쪽 어딘가에 살고 싶다.
하카타역에 비치는 한큐. 한큐 백화점을 볼 때마다 간사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가면 모든 게 해결 될 거 같아서. 하지만 아까 책에서 읽었듯, 그건 결국 나 자신이 공허해서 공허함을 채울 무언가를 필요로하는 거였다. 예전에 나 같았으면 공허하지 않았으니, 어딜 가든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었겠지. 간사이든 후쿠오카든 상관없었을 것이다. 나는 일단 내 안의 공허함부터 채워야겠다.
라멘 타이손. 후쿠오카에 있을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맛집을 더 알아두고 싶었다. 하카타역 근처 라멘집 중, 구글맵 사진으로 가장 국물이 진해보이는 집을 골랐다. 역에서 디게 멀었다. 캐리어 끌다 죽는 줄 알았네🤤
가장 고기가 많이 들은 특제 농후 라멘으로 골랐다. 가격은 무려 1000엔.
양과자점 후쿠시마. 라멘집 근처에 있었다. 후식으로 먹으려고 노리고 있다가 찾았다. 가격은 140엔. 보이는 것만큼이나 세상에나 네상에나 맛있었다.
간판 앞에서 시식. 요기 나중에 관광객들 소문나면 장난 없겠는데...?? 냠냠냠😋

마음이 좀 복잡하긴 하다.
아직까지도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지, 일본이라는 나라에 그렇게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얻고 싶은 혹은 도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외국인인데.

하지만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하고, 후회하지 않을 결과를 내가면서, 그때그때 다음 목표를 설정해나가고, 또 완수해나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그때그때 보이는 게 또 있겠지.

그리고 세상이 원래 그텋게 되어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든, 어차피 비슷한 고민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딨겠어. 심지어 목표조차도!

이번에 가게 되는 도시는 평범한 시골, 대학은 평범한 지방대학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그 도시에, 그 대학에 소속된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내가 노력한 만큼, 지금 내가 인정받는 만큼의,
그 이상도 하물며 그 이하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곳인 건 분명하다. 이게 내가 바라던, 허세를 버리고 담백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그런 곳인 건 분명하다. 그런 도시, 그런 대학이기 때문에야 말로, 그 어떤 조건에서보다 내 공허함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정말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특별함을 일상에 갖고 오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되는 곳, 일상 그 자체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곳.

 

내가 한결같을 수 있는 곳.

거리가 거리인 만큼(약 800km), 차로 어떻게 갈지 이동 방법 선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차로 10시간 정도 이동하면 되는 줄로 알고 좌절중이었는데,
이게 웬걸? 섬나라인지라, 섬 사이를 이동하는 훼리가 꽤 잘되어 있었다!🚢

요번에 내가 이용하는 훼리는, 메이몬 타이요 훼리(名門大洋フェリー)!!🚢🚢 (한국어 홈페이지)
무려 일본 내해를 쑥 훑어서 키타큐슈에서 오사카까지를 이어주는 훼리이다.

요래 간다고 한다. 

훼리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여전히 운전을 해야 되서,
후쿠오카에서 키타큐슈까지 1시간 반 정도,
오사카에서 미에현까지 2시간 정도 걸리긴 하지만,
10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고속도로 톨비를 아낄 수 있으며(밑에서 계산해 볼 것임),

배 안에서 1박을 할 수 있기에,
어쩌며 10시간 운전 중 어딘가에서 1박을 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저렴하다.

심지어 차까지 저절로 날라준다는데!! 다른 선택지가 있겠어?😏

먼저, 후쿠오카→미에현 톨비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원래면 톨비만 이 정도. 예상요금(通常料金)에서 ETC(일본 하이패스)요금을 보면 루트에 따라 15,100~16,350엔 정도가 예상된다고 한다. 예상운전시간(通常時間)만도 8시간반~9시간반으로, 상당하다.

그렇다고, 훼리라고 해서 톨비가 안드는 건 또 아니라서,
후쿠오카 집 - 출발 항구(키타큐슈시),
도착항구(오사카시) - 미에까지 톨비를 내기는 해야 한다.
각각, 2,840엔, 2,480엔 정도로, 합하면 5320엔이다.

후쿠오카-출발항구까지의 톨비.
도착항구-미에까지의 톨비


그래서 최종비용 비교!
각각 (A)훼리+육로와 (B)오로지 육로만, 이라고 하였을 때,
(A)의 경우, 훼리 19,110엔+톨비 5320엔+기름값 2,000엔(예상치)으로, 합계 26,430엔.
(B)의 경우, 톨비 16,940엔, 호텔비 6,000엔+기름값 7,000엔(예상치) 정도로 합계 29,940엔,

단순계산으로도 이렇게 이득인데,
그것에 더해서 운전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거 같다!!

그리고 배로 하는 이사라는 게, 나름 설렌다는 장점도 있다.
섬나라 문화체험인걸로 😁

예약차 알아보니 하루에 2편이 있어서,
17시 정각, 19시50분 출발이었고, 각각 새벽 5시반, 아침 8시반 도착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 후쿠오카에서 키타큐슈까지 운전으로 가야되는 시간이 있으니,
19시 50분 출발을 골랐다.

아무래도 후쿠오카에서 출발항구인 신모지코항까지 거리가 좀 되다보니,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19시50분 출발을 골랐다.


그리고 바로 예약!!
더 이상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아서 바로 예약했다.

3월 15일엔 일이 있어서, 다시 후쿠오카에 잠깐 들어오긴 해야 할 거 같은데 그때도 같은 방법을 쓸까 생각중이다.
차를 갖고 왔다갔다 해야 한다면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방법인듯!

그리하여 2월 4일에 결국 예약 완료!!

이사업체 선정은 의외로 쉽게 끝났다.

친구 에피소드가 생각났기 때문!
예전에 친구 한 명이 후쿠오카 시내에서 이사를 하려고 이사견적사이트에 자기 정보를 올렸더랬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각 업체가 견적을 내서 소비자에게 연락을 하는 방식)

만저 '니코니코 이사'에서 연락이 와서 상당히 싼 가격을 불렀기에, 그 업체로 하려고 했는데,
그 뒤 또 한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그 업체가 꼬치꼬치 캐물었기 때문에 친구가 마지못해 '니코니코 이사'에선 얼마얼마를 받기로 했다고 알려주자,
그 회사 사람이 놀라서는, "진짜 싸다!!!"(安っ!!!)라고 외치고선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친구도 결국 그 회사로 계약을 했더랬지.

바로바로 '스타일 이사'라는 곳이었다🚚

요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많이 웃어서 인상에 남았고,
나도 싸게 줄 거 같아서, 바로 견적을 맡겼다.

3월 성수기임에도, 짐 몽땅+에어컨 해체, 설치까지 해서, 10만엔이 조금 못되는 99,000엔에 맞춰주셨다.
그 자리에서 계약했다😎
(참고로, 2019년 7월에 있었던 교토→후쿠오카 이사때에는, 이번 이사보다 거리도 더 가깝고 성수기도 아닌데 15만엔이었다!!)

다른 업체는 알아보지도 않았다. 잘한 거겠지...?🙄
그나저나 "진짜 싸다!!!(安っ!!!)"라고 하신 분과 같은 분이실까? 정말 싹싹해보였다. 나보다 조금 젊으신 분이었는데, 한국 카지노에 가서 30만엔을 딴 기억이 있다고 한다😮
(일본어로 도박에서 돈을 땄다고 할 때 かった라고하는 줄 처음 알았다.)

쓰고나서 보니, 사진 올릴 게 없다…
담에 업뎃하는 걸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쉽게 결정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던 게, 바로 요 이사갈 집 구하기였다.

먼저, 오랜 친구 헬로KT🐱의 도움을 받아 기준을 몇 가지 세워보았다.
- 안전: 지진, 해일에 안전할 것 (철근콘크리트건물, 해안에서 멀 것.
미에현은 태평양에 직접 접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았다.
이점은 지금까지 살았던 교토, 후쿠오카와 가장 큰 차이점🌊)
- 넓이: 적당히 넓을 것 (30~40평방미터 정도. 한국집과 다르게 일본집은 너무 춥다.
너무 넓으면 냉난방에 불리하다. 지금 집이 그렇다. 혼자 사는데 3LDK라니😅)
- 위치
- 중심역에서 가까울 것 (츠역(津駅)에서 가까운 곳을 고르고 싶었다.
기분전환할 때, 나고야, 교토, 오사카로 금방 놀러갈 수 있도록!
일본을 대표하는 세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미에현의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 집 주변에 학생들이 적을 것 (학생들 마주치면 어색할 것 같아서🧑👧🙅‍♂️)
- 필수는 아니지만, 관공서, 수퍼, 헬스장, 편의점, 카페 등이 가까웠으면 좋겠다!
(스타벅스는 시내에 세 군데나 있었지만 아쉽게도 집 근처는 아니었다☕)

그 외 조건
- 주차장: 주차장이 있을 것 (지방 소도시에서 차는 필수인 거 같아서! 🚗)
- 인터넷: 인터넷 광케이블이 처음부터 설치되어 있을 것
(후쿠오카 이사오고 인터넷은 당연한 게 아니란걸 깨달았다^^💻)

후보1: 선어스하임 (링크)
태양과 지구의 힘을 모두 받은 것 같은 어마어마한 네이밍 센스!!
집도 깔끔하고, 구조도 마음에 들고, 주차장도 있고, 방세도 저렴한편이었다.
츠역 근처에 있었고, 주변에 이온(초대형할인마트 체인), 메가돈키호테, 코스모스 등,
쇼핑할 곳도 매우매우 많았다.

하지만! 깐깐한 내 기준을 만족시킬 순 없었다🤨
안전면에서 바닷가에서 너무 가까웠고,
비용면에선 초기 비용이 너무 많았다 (238,525엔).
방세도 71,150엔으로, 만만치 않은 비용이었다.

그래서 탈락!🙅‍♂️

집 참 튼튼하게 생겼다. 일본식 바닥이 아닌 이런 서양식 바닥에, 방 하나가 넓~~은 집에 살아보고 싶긴 했었다. 옆에 방으로 빠지는 구조까지, 정말 내가 그리던 그런 구조이긴 하다.
평면도. 집 구조 자체는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조금 아쉽긴하다.

후보2: 에스테이트 오오타니 (링크)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친구는 합격!🙆‍♂️

위치가 내륙이고,
1층이지만 단이 좀 높아서, 지진해일에 안전할 거 같았고,
벌레나 역류 등, 1층의 단점은 어느 정도 커버될 거 같았다.
집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다는 점도 장점!

위치도 마음에 들어서,
일단 도시 메인 역(+상업시설), 대학에 가깝고,
공원, 미술관, 종합문화센터(+도서관), 헬스장, 위에서 언급한 이온, 돈키호테 등등,
시골이긴 하지만 나름 이 도시에서는 꽤나 괜찮은 주택가인 것 같았다.

심지어 초기비용은 88,000엔이다. 방세는 66,050엔💴
게다가 2월 입주로 하고 대신 방세를 무료로 해주 걸로 계약했다.
(아마 계약 갱신 시에는 조금 신경쓰일 수도 있겠지만^^;;)
여튼 요 비용 메리트가 정말 컸다
아낀 돈으로 미래도 준비하구, 사진 같은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었거든!!🗺🏯📷

각각, 일본식 방, 서양식 방. 차이는 바닥. 나름 넓고 쾌적해 보인다. 서양식 방에 모든 가구를 놓으려고 생각중이다.
그리고 광할한 주방을 자랑한다. 주방이 저렇게 클 필요가 있는걸까 싶긴한데, 이제 운명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요리 해보려고 한다^^👨🏻‍🍳🍳
평면도. 방들이 각각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DK와 洋室(서양식방)을 하나처럼 쓸 수 있는 구조면 좋을텐데. 일단 가봐야 알 거 같다. 수납공간이 매우 넓고, 창이 많은 게 특징이라면 특징인 거 같다.


세상에 또 이사를 가게 되었다🚛🚛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그리고 이번에 미에까지,
이번에 나는 일본에서만 다섯번째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정말 일본 이사 업계에 기둥 하나는 세웠다는 기분으로, 쪼끔 뿌듯하기도 하다^^

처음엔 언젠가 한국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단순히 유명한 몇몇 스폿이 아니라 그 도시에 대해 입체적으로 알 수 있었기에, 여러 도시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도 나름 좋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일본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니,
이동하는 건 정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되어버렸다.
돈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형성한 커뮤니티를 통째로 날리는 일이 되버리는 게 슬프거덩😥

그래도 이번에는 교토, 오사카, 나고야와 가까운 지역이기도 하고,
드디어 어느 한 군데에 정착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한 번 가보려고 한다!! 기다려랏 미에!!

그런데 미에는 어떤 곳이지?🗾🗾

놀랍게도 미에현은, 일본의 전라북도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현청 소재지이자 내가 근무하게 될 츠시(津市)는, 일본의 군산 같은 곳이었다.

인구도 170만과 28만 정도로 각각 비슷하고,
대도시(각각 나고야, 대전)과 같은 어중간한 위치나,
그러 인해서 인구유출이 심각하다는 점도 비슷하다.

환경도 나름 비슷해서,
공단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동부 해안가엔 공업단지가 조성되어있구,
서부 내륙에는 지리산 뺨치는 대자연이 펼쳐지는 곳이었다.
미에현에 있는 6차산업형 목장을 전북에 도입하신 분도 있으시다더라🐔🐮🐷
(교토에서두 유명한 모꾸모꾸 농장이 바로 그곳!!)
아, 그리고 그 대자연에 닌자마을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에서야 도로나 마을이 있지,
당시엔 절대 잡히지 않았을듯…🥷

우측 상단 붉은 부분이 자랑스러운 미에현

다만 군산과 다른 점이 있다면 츠시(津市) 자체가 나름 교통의 요지에 있다는 점이다.
일본을 여러 대도시권역으로 나누었을 때,
동쪽부터 도쿄권, 나고야권, 오사카권, 후쿠오카권 정도로 볼 수 있다.
그 중 츠시는, 나고야권과 오사카권 사이에서, 어느쪽으로도 환승 없이 직통열차가 다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각 1시간, 1시간30분 정도 거리이며, 비용도 편도기준 2-3천엔 정도로 저렴하다.

가운데 붉은 부분이 대학이 위치한 츠시(津市). 좌 오사카, 우 나고야가 꽤나 가깝다. 오사카 쪽은 서부 산맥을 가로 질러서, 나고야쪽은 동부 해안선을 따라서 전철이 다니고 있다 🚄🚄 지도로 뽑아 보니 미에 생활이 좀 기대 되는데??😏

가장 가까운 공항은 중부국제공항인데, 나름 일본 3대공항에 든다.
배를 이용해야 해서 뱃시간에 제약이 좀 있긴 하지만,
직통으로 40분이면 닿는다. 어떤 의미로는 나고야 시내에서 가는 것보다도 간단하고 가깝다.
(심지어 주차장 무료!!)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좌측과 우측 붉은색 동그라미가 각각 츠시(津)와 중부센트레아국제공항(中部国際空港)를 의미한다. 그리고 우측의 중부국제공항을 둘러싸고 있는 무수한 사각형들이 바로 중부국제공항 취항중인 국내 각 도시, 국가, 혹은 대륙이다.

나름 관광지도 많아서,
일본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을 기리는 신사, 일본 신도의 성지와 같은 이세신궁(관련 링크),
맛있는 소고기로 유명한 마츠자카,
진주양식으로 유명한 토바(관련 링크) 등등,
정말 여러 볼 것, 먹을 것들이 존재하는 현이었다.
물론 시골이라 넓~~~~은 지역에 이따금씩 하나씩 나온다는 점은 가슴아프지만^^

12월 31일, 어딘가 심기일전 할 곳에 가고 싶었다.
구글맵을 켜서 여기저기 고르다, 결국에 고른 곳은 교토!!
외국인이 이런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하지만, 일본에서 유일하기 고향 같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교토!!!

 

세상에, 정말 급하게 정해서 갔었다. 
가기 전 두 시간 정도 전에 정한 거 같다.

 

여튼 출발!!

 

급하게 구한 신칸센 표. 출발시간이 늦어서 가장 멀리갈 수 있는 곳은 히로시마였다ㅎㅎㅎㅎㅎㅎ

결국 새해 아침은 히로시마에서 맞게 되었다. 역 근처는 한산했다. 히로시마는 강이 많은 아름다운 도시였다. 친구 말에 의하면 시내에만 7개의 강이 흐른다고 한다. 다리로 이어져 있지 않으면 적어도 여섯 곳이 섬이란 말인가?!

신오사카역 도착. 오사카에서도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고양이가 반겨주었다. 뭐지 저 가방은??

 

오사카역 도착. 오사카역에서 찍은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 있을 땐 몰랐는데 오사카 정말 도시였어...

오사카역에서 한큐우메다역으로 걸어가는 길.

오랜만에 보는 한큐열차ㅠㅜ 저 크림슨 색만 봐도 정말 감동...
향했던 곳은 오사카대학. 내 일본 유학의 출발점!! 정말 많은 추억을 쌓은 곳이다. 잘 생각해보니 요때 쌓은 추억을 원동력으로 이후 커리어가 진행된 느낌 같다.

한다이 고갯길을 걸어서, 호수까지 올라가는 길. 이곳만 대체 몇 번을 지나다녔는지...등하교 때도 돌아다녔지만, 근심걱정이 있을 때도 다녔었다. 그 이유는!

오사카대학 호수. 바로 이곳 때문이다. 근심 걱정이 있을 때마다 이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내려왔다. 특히 교토대 입시 준비 때 정말 많이 다녀왔다. 저기서 노래를 몇 곡을 불렀는지...
갑자기 교토대학. 사실 오늘의 정말 진짜 목적지는 이곳! 2008년 교토 여행 때,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었었다. 그땐 뭐하는 대학인지도 몰랐었는데, 어쩌다보니 모교가 되었다. 세상에 이런 인연이...나의 학문적인 미숙함과 자유도를 모두 보장해준 정말 멋진 대학이다! 마음의 고향!!
그리고 시내를 거닐었다. 산죠 근처에 돈키호테가 생겼었다. 내가 교토를 떠날 때 한창 공사중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뭐가 있었는지 생각이 안나^^;
그리고 기린 시티에서 혼술ㅠㅜ.. 교토는 정적인 도시다. 변화가 크지 않다. 그래서 너무 좋다. 여전히 너무 맛있었다.
시모가모 신사.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요것이 교토의 매력!! 나름 남녀 연을 맺어주는 신사.
매년 장난으로 그랬듯, 제비를 뽑았다. 결과는 대길(大吉). 대길 처음 뽑아봤다ㅠㅜ 운세는 왼쪽에 써있는데, 먼저 "여자친구의 감정은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대시하세요!!"라고 써있다. 대체 누굴 얘기하는거여...? 그리고 "이상적인 사람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람 고대로의 미래가 찾아올 것입니다"라고 써있다. 오 요건 좋은데...?
다시 찾은 교토대. 저번엔 너무 어두워서리;; 와 정말 예쁘다. 저~~기 건물 위에 달린 시계탑은 교토대의 자랑! 찍은 시간도 바로 알 수 있는 편리함!
북한틱한 이런 간판들도 여전하다. 너무너무 반가웠다. 요런 빨간 맛이 교토대지!!ㅎㅎㅎ
그리고 오늘은 아사히에서 혼술! 기이이이일쭉한 갈릭빵부터 일단 주문하고, 학생시절 돈 없어서 못먹었던 (ㅠㅜ) 스테이크를 시켰다. 맥주는 당연히 흑맥! 사이즈는 제일 큰 1500cc 짜리 잔으로! 너무 맛있어서 두 잔 마셨다!!!!!
그리고 예~~전에 딱 한 번 잠깐 들렀던 폰토초(先斗町) 이자카야, 이치하나(一花).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 정말 신기했어. 이 정도 기억력이 되야 교토에서 장사하는구나 싶었다. 예전에 교토 마이코들은 명함대신 부채를 쓴다고 알려주시고 몇 장 주셨었다. 어딘가에 있을거야. 이번에도 좀 주셨다.가장 괜찮은(?) 마이코 씨 거라고 한다. 나중에 한 번 초대해주신다고. 우리집으로 교토 선물도 보내주신다고 한다.
다른 날, 라쿠라쿠라쿠(楽楽楽). 교토에서 가장 많이 간 라멘집이자 식당이었다. 대학에서 가깝기도 하고 너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너무 취향이어서. 사실 오늘까지 세 번 갔었다. 나름 삼고초려였어^^ 잘 먹고, 예전에도 그랬듯이 "잘먹었습니다"하고 일어났는데, 아저씨가 정말 놀랄 정도로 큰 목소리로 "항상 고맙습니다!!" 이래 주셨다. 문 열고 나오는데 울컥했다. 나는 이런 곳을 놔두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후쿠오카에 갔던거지?!?! 과거의 냉정했던 내가 너무 밉다. 이젠 내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놓지 말아야지.
다른 날 아침. 코메다 커피. 이건 나고야에 몇 번 다녀오고 나서부터 생긴 습관. 아침마다 코메다 커피에 간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빵까지 주는데 이보다 좋은 카페가 있을까? 신문도 무료로 읽을 수 있으니 개이득!!
또 다른 날. 교토 애플 스토어. 호랑이가 너무 귀여워서 한 컷 ㅎㅎ" 올해엔 듬뿍, 복이 찾아오기를!"이라고 적혀있었다.
마지막 날, 키요미즈데라. 마지막 교토를 떠날 때엔 공사중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키요미즈데라는, 세상 아름다웠다. 교토 시내도 한 눈에 보이고. 너무나 유명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가는 곳. 그렇기에 무시당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소중한 장소.
그리고 키요미즈데라 근처, 니넨자카 스타벅스. 이곳에는 추억이 있다. 심한 말을 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기억. 누군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걸 나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어야 겠다고, 후회를 많이 했었다. 
스시노무사시. 마지막 점심은 스시노무사시! 나름 일본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일본에서 이곳보다 맛있는 초밥집은 없었다. 사실 교토에 있으면서 두번이나 찾아갔었다 ㅎㅎ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티켓샵에서, 철도 할인권! 신오사카에서만 쓸 수 있는 권인데, 50% 할인해준다(4,350엔). 일단 신오사카까진 가야되니, 우메다까지 차표도 샀다(390엔). 그러고보니 거리는 후쿠오카 이상인데, 교통비가 후쿠오카에 비해서 왜 이렇게 저렴하지?? 한큐가 저렴한걸까?

교토에서의 특별한듯 평범했던 여행이 끝나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와서 평범한듯 특별한 일상의 시작.

커피 티켓. 바로 대학 근처 코메다 커피로! 커피 티켓부터 샀다. 일종의 회수권인데, 요걸 사두면 계산도 간단하고, 할인률도 높다! 그런데 사용 가능한 가게가 한정되어 있다.
이토시마시내 상점가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카로니. 지인 추천으로 갔다. 
런치 메뉴. 까르보나라가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다. 나중에 페페로치노도 먹어봤는데, 까르보나라가 정말 제일 맛있는 것 같아. 바게뜨도 너무 맛있었어.
안전라멘. 여기가 뭐라고 이렇게 줄을 서서 먹지?! 한번 시험해봤다.
기본 라멘. 어 음...평범했다. 왜 그렇게들 줄 서서 먹지?!
괜히 드라이브를 가고 싶어서, 유명하다는 시라이토 폭포란 곳에 가봤다. 어..음...너무 작았다. 이거 정말 폭포 맞어....?
시라이토 폭포. 폭포는 생각보다 별로 였지만 경치가 참 좋았다. 탁 트여 있어서 오랜만에 기분전환이 됐다.
새로 나온 스파이더맨을 보러 캐널 시티. 와 태어나서 IMAX는 처음 봤는데, 빨려 들어가는 줄!!!! 세상에!!!!!!!!!!
캐널시티 내 공연. 아는 동생이 여기서 공영한 적이 있는데, 그냥 신청해서 통과되면 공연할 수 있다고 한다. 길가다가 들을 수 있는 이런 생음악이야 말로 대도시의 매력이쥐!! 후쿠오카는 합격!!!!!
아타고 신사. 아타고 신사 한 백번은 다녀온듯. 새해이고 해서 또 제비뽑기. 설마 설마 했는데, 또 대길(大吉). 머라고 써있냐 하면..., 바라는 일: 생각대로 이루어지나 방심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귀인: 옵니다, 잃어버린 물건: 늦을지몰라도 나오긴 나온다 (ㅎㅎㅎㅎㅎ), 여행: 이익이 있다 가, 상업: 사라, 학문: 안심하고 면학하라, 거래: 사라, 지금이 좋아(相場가 근데 정확하게 뭐지?), 쟁사: 이길수 있으나 져주는 게 길, 연애: 적극적으로 가라, 이사: 별 일 없다, 병: 신을 믿어라, 낫는다, 연담: 생각대로 하라, 근데 우쭐거리면 망함. 대길 치고는 별로 안 좋은 거 아녀??ㅠㅜ 뭐 방심하거나 우쭐하면 다 망한대. 원래 사람 일이 그런 거 아녀;;?
연구실에서 동전을 정리하는데, 우연히 가장 최신 동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우측 하단). 디자인이 좀 다르다. 그게 그거고만 왜 바꿨지??

 

오늘은 1월 31일. 새해 1월을 정리할 겸, 포스트를 남겨보았다.

1월 하이라이트는 교토 여행.

이런 모험도 참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날 설레게 하는 여행도.
한때 평범했던 일상이, 시간이 지나 여행이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정말 카트린 지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특별하지만 평범한 여행이었다.

 

여행의 잠점은, 돌아온 뒤의 내 일상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것. 
말그대로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이다. 

저번달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후쿠오카는 정말 좋은 곳이다. 
내 안의 무언가가 나를 둘러싼 좋은 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막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미에에 가면, 교토, 오사카, 나고야, 도쿄가 가까워져서, 반대로 후쿠오카에 가는 게 모험이 될 것이다.
그때 후쿠오카엔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을까?
교토와 같이, 후쿠오카에 나를 설레게 하는 장소가 있을까?
후쿠오카는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12월은 정말 정말 정신없는 한달이었다.
새로운 도시로 이사갈 집을 구해야 했고,
박사연구를 거의 마무리 지었으며,
그와 동시에 지금 있는 대학 일 또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삶에 대한 자세가 변했다.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기로 했고, 서서히 내가 좋아했던 걸 되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정신 붙들고 살기 위해서 운동 또한 꾸준히 했고.
그래서 시간이 더 없었다^^

아래엔 12월 중 찾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 하나 사진과 함께 정리해두고자 한다.

먹을 것,

운동 후, 집 근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거하게. 조이풀(Joyfull)이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인데, 도쿄, 간사이에선 본적이 없었다. 큐슈 위주로 활동하는 브랜드 인듯. 단언컨데,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 제일 났다. 메뉴는 치즈 스테이크 + 사이코로 스테이크 + 샐러드. 특히 저 부쉬맨 빵이 정말 맛있다.
돈키호테에서 구입한 양념치킨. 맛은 소소. 그래도 일본에서 이런 거까지 팔아준 비비고에 경의를 표한다.


모임과 술,

한국 술집 한잔. 일단 한국 술집부터 엄청 다녔다. 난 내가 이렇게 술 좋아하는 사람인지 첨 알았다. 노미호다이(술 무제한) 넣고 1200엔이었나? 교토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물가.
야쿠인 역(薬院駅) 근처, 마당쇠돼지갈비. 여긴 정말 퀄리티가 높았다. 물론 가격도.
삼겹삼겹. 이것저것 시켜먹었더니, 4명이서 가서 한 사람 당 4천엔 정도 나온 듯;
한국 술집 한 잔에서 2차.
모임 멤버. 저렇게 오뎅탕 하나 시켜 놓고, 소주 마실 수 있는 좋은 곳이었다. 가성비도 좋고, 한국적인 분위기도 괜찮았다.
대학 근처에 교자노오쇼가 생겼다길래 반가워서 가봤다. 교토 출신 브랜드라 교토에 있을 땐 자주 갔었다. 다만 먹으면 배가 너무 더부룩해진다는 단점이^^;;
술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술 이름을 알고 마신 적은 없었다. 메이노하마역(姪浜駅) 근처 바에 가서 사장님께 좀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이것저것 추천 받아서 마셔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요 라프로익. 훈연 냄새가 장난 아닌데, 술 맛이 내 입맛에 너무 잘 맞았다. 나중에 공부를 좀 더 했는데, 훈연 냄새를 피트(peat)라고 한다고 하더라. 이제 덕분에 어디가서 못 알아 듣진 않겠다 ㅎㅎㅎ
아래에 설명한 일(?) 끝나고 회식으로 간 한국식당, 친정.
친정에서 먹은 감자탕. 정말 감자탕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야 맛이 좀 약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정말 정말 감동이었다. 일본에서 뭔가 일하고 감자탕 먹는 기분이 정말 신기했다...
텐진 크리스마스 마켓. 하카타와 텐진에서 각각 열리는 크리스마스마켓에서 서로 다른 컵을 준다길래...참을 수 없잖아? 가서 슈톨렌에 뱅쇼 한잔 했다^^
텐진 크리스마스 마켓2. 역쉬 나름 큰 마켓이라고 공연까지!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시간 잘 보냈다.


목욕탕,

어잌후, 알고보니 집 근처에 큰 목욕탕이 있었지 뭐야. 이런 거도 모르고 이사갈 뻔 했다. 화끈하게 가서 함 지졌더니, 이것저것 생각났다. 생각해보니 도쿄-오사카-교토에 있으면서, 우연히도 주변에 목욕탕이 있어서 자주 가서 생각을 정리하곤 하였다. 출신대학 T교수님도 나한테 조언하곤 하셨었다. 생각이 복잡하면 목욕탕엘 가라고.
목욕 끝나고 마시는 우유 한 잔. 가격은 좀 비싸지만, 타이밍 값이라고 생각하면 납득^^ 정말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쇼핑,

그 동안 금방 죽을 사람 마냥 필요한 것 조차 사지 않고 있었다. 오랜만에 청바지 두 벌 구입. 같은 거 두 벌을 살 생각이었는데, 같은 건 가격뿐이었다. 이 사진 찍으려고 태그도 다 떼어냈다. 내 정신좀봐^^;;
니토리 이불 커버 구매. 겨울인데 아무런 준비도 안하고 있었다. 정말 그 동안 정신줄 놓고 살았나봐.
그리고 대망의 카메라. 올해 최대 투자인듯. 이거 사느라 레이싱휠이네 뭐네 다 정리했다. 생각보다 너무 퀄이 좋아서 후회는 없어!


선물,

아는 동생이 새로 장사를 시작하는데, 꽃바구니 하나 해주고 싶었다. 여긴 후쿠오카 Effect라고 하는 대형 꽃매장. 정말정말 좋은 매장이었다. 꽃만 파는데 이렇게 대형 매장이 있다고?! 내부도 너무 너무 예쁘게 잘 해놔서 동영상으로 촬영.
Effect 안에 있는, 실내 매장을 또 촬영. 탐험하는 재미가 있는 꽃 매장이었다.
점원 분께 오래가고 관리 쉽고 화사한 것이 좋다고 했더니 시쿠라멘을 추천해주셨다. 그 중에서도 요 사카모토 씨라는 분이 키운 게 좋다고 추천해주셨다. 누구 이름 걸고 파는 꽃은 또 처음이다;; 근데 그만큼 정말 예쁘긴 예뻤다.
저 리본에 글씨는 일본에 없는 문화라고 해서 당황했다. 리본만 500엔 주고 사서 내가 직접 펜으로 썼다. 새삼 양국의 문화가 이렇게 다름을 느꼈다.


일, 봉사활동(?),

아는 동생이 족발 장사를 시작. 팝업 스토어 처럼 족발 도시락을 만들어 팔기로 했다. 날짜는 무려 크리스마스 이브. 별로 중요한 날도 아닌데 잘 됐지 뭐ㅎㅎㅎㅎㅎㅎ
매장은 이런 느낌. 옷+잡화점에서 크리스마스 부대행사처럼 족발 판매를 추진하였던 거라고 했다.
판매중 사진.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이 모였고, 무려 완판됐다;; 매워서 고전할 줄 알았던 불족발 도시락까지도;;;; 족발 사업 시작하려는 동생 분들 나중에 정말 대성할 분들이었다.
판매 한 곳 전경. '하카타 빠삐용 가든'.


그리고 다시금 느끼는 후쿠오카 일상,
내가 좋아했던 걸 하나 하나씩 찾아가면서 다시 느끼는 후쿠오카는,
이전보다 훨씬 따뜻하고 좋은 곳처럼 느껴졌다.
여러 경험을 하면서, 내 안에 굳어진 무언가가 녹아 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귤과 함께 한 아타고 신사 야경. 마음이 안정되는 곳이다. 얼어죽을 뻔한 거 빼곤.
아타고 신사에서 새로 구입한 카메라로 야경 연습도 해보고.
집 근처 고양이는, 나날이 비대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정도면 준호랑이 아닌가?
대학에 눈이 많이 온 날. 이렇게 예쁜 대학인지 2년만에 깨달았지 뭐야? 이전엔 지나갈 때마다 무슨 조건반사마냥 스트레스 호르몬 뿜뿜이었는데.
고등학교 학생들 연구 발표회가 있던 날. 무려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날씨가 참 좋았다. 고등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지 않았을까?
본 회의장. 발표가 생각보다 엄청나서 놀랐다. 식품 생산 중 폐기되는 부산물을 갖고 동물 사료를 만들어서 아예 사업을 벌이는 고등학생 분들이 있었다. 나 좀 써달라고 하고 싶었다.
빛 내림이 아름답던 출근길. (빨간불에 찍은거임)
빛내림이 아름답던 출근길2. 대학 근처에 건물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햇빛과 구름이 정말 예쁠 때가 많다.
빛내림이 아름답던 출근길3. 일찍 일어나서 일찍 출근해본 날이었다. 빛내림이 정말 아름다웠다.
빛내림이 아름다운 대학. 떠나려니 섭섭...까진 하지 않고 얼렁 떠나고 싶지만, 하여튼 나의 커리어를 함께해준 고마운 대학이다. 예쁘게 보였다.
논문 작업. 영원히 끝날거 같지 않았는데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막판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1월 중 제출은 이미 포기했지만 후회는 없다. 왼쪽 뒤에 써있는 건 올해의 목표였는데 "'된다; '안된다'가 아니라 '어떻게 되게 할지' 생각하자"였다. 정말 이 말 한마디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후회 없이 죽어라 한 번 노력해봤다.
나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한 말2. 대충 하늘이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 하면 일단 괴롭혀서 시험한다는 말. 내가 큰 일을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학원 문제로 괴로워 하는 사람 공감 하나는 기똥차게 잘 할 자신이 생겼다.
연구실 크리스마스 파티(?). 케익을 사서 간단하게 연말 모임을 했다. 저 간달프 아저씨는 초콜릿이라곤 하는데, 결국 아무도 드시지 않았다 ㅎㅎㅎㅎㅎ
아는 동생과 차 점검+청소. 차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 동생이 싹 보고 이것저것 알려주니 완전 신세계였다. 이제 잘 관리해야지.


마지막으로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급 교토여행 결정!

12월 31일. 아무리 후쿠오카가 좋아졌다지만 연말연시에는 내가 있고 싶은 곳에 있고 싶어서 급하게 교토 여행을 걸졍했다. 어딘가 가보려고 차에 기름을 가득 넣었는데 아무리 지도를 봐도 큐슈엔 가고 싶은 데가 없어서리. 내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보낸 곳, 교토로! (근데 출발 시간이 너무 늦어서 요날은 일단 히로시마까지ㅠㅜ)


그리고 이번 포스트의 마무리는 자기 반성
생각해보니 이게 올해의 마지막 자기반성이 되는구나.

- 스스로를 즐겁게 살게 해주자.
그 일을 즐겁게 하지 못하면 인생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박사논문 쓴다고 틀어박힌지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나고 가장 놀란 건, 내가 원래 뭘 좋아했는지 다 잊어버리고, 무슨 감정 없는 로봇처럼 된 부분이었다.
나름 되게 밝고 사교적이고 공감능력이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자신을 좋아하는 거도 좀 하게 해주고, 즐겁게 좀 살게 해주자.

- 스스로 학대하지 말자.
2021년 내내, 나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너무 궁지에 몰아 넣은 것 같다.
'이걸 지금 하지 않으면 내 인생 망해!', '난 능력이 안되니까 이렇게 자신을 학대해야해!' 이런 식으로.
근데 다 지나고 나서 되돌이켜보니, 이건 이거대로 일종의 '허세' 아니었을까?
뭐 1년도 안되서 박사논문 본문을 다 집필한 거 보면 효과가 있긴 있는 거 같지만...
그래도 두 번 다시 자기자신을 학대해선 안된다.
불평불만이 많아져서 주변 사람들 다 떠나간다ㅠㅜ


- 타인에게 공감하자.
다른 게 나 자신에 대한 배려였다면, 이건 타인에 대한 배려.
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1년간 그러지 못한 것.
다들 마음 속 한 켠, 공허한 부분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나의 공허함을 어필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허함을 공감해주고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지난 1년간,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주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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