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고 바라던 카메라를 드디어 구입!!
고르고 골라, 소니 최신형 미러리스로. 최신형이면서 다른 기종에 비해 무우우우척이나 저렴한 편이었다.
그렇다고 저렴하진 않았지만 ㅠㅜ (바디+줌렌즈 키트 20만엔...16-35 렌즈는 9만엔....)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하니, 못살 것도 없었다!!!!!

이렇게 나름 깔끔하게(?) 포장돼서 왔다.
상자 샷.
또 상자 내부. 별로 안쓴 중고라고 하더니, 포장상태부터가 정말 거의 새것 같았다.
본체, 쨔잔!! 여어어얼심히 생각해서 실버로 했는데, 정말 잘한 거 같다. 올 검은색 바디보다 훨씬 예쁘다.
이런 식으로 액정을 뒤집어서 쓸 수도 있다. 요 기능을 쓸 일이 있을까...?
줌렌즈킷에 포함된 렌즈. 28-60에 f4-5.6. 꽤나 괜찮다. 그리고 엄청 가벼웠다.
28-60으로는 광각이 좀 아쉬워서, 고르고 골라서 산 16-35. 세상에 9만엔이었다. 레이싱 휠 판 돈을 보태서 샀다.
와 이 세상 예쁜 본체. 정말 렌즈가 반딱반딱....견고하게 정말 잘 만들었다. 소니가 정말 할 땐 하는구나.
바디에 끼워보았다. 렌즈가 바디보다 커서 바닥에 두면 붕 뜬다;

그리고 요 카메라는, 함께 교토에 다녀온 뒤 집에서 주무시다가...,
렌즈는 1월 26일

바디+렌즈 킷은 1월 28일,
결국 다시 판매되었다ㅠㅜ

중고판매 수수료, 필터값까지 해서 2만엔 정도 손해본 거 같다...


미에(三重)로 이사 가야 되는데 현금이 없었다.
집도 구하고 이사비도 내야되서 카메라를 팔아서 거기에 보태기로...

 

스트레스 좀 받았다고 물건 막 사고 하는 게 아니란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이 나이 먹고 이런 이야기하기도 좀 부끄럽지만,
카메라를 보내면서, 나는 조금 더 어른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은 내 분수를 넘는 헛된 물욕은 관두려고 한다.

 

다음에 카메라를 사게 된다면, 10년 전 캐논 바디 정도로 하려고 한다. 

사진 퀄은 별로 변하지 않으면서, 기능의 불편함은 실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그러면서 팔지 않고도 잘 굴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인...

반성하자!!

이 글에 다시 손을 댄 오늘은 12월 27일. 2021년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래저래 잡생각도 많이 나기도 하고, 생각도 추억도 정리할 겸, 여행 다녀온 포스트를 남겨보려고 한다.

논문 본문(1~6장)을 완성시키고, 기분전환 겸 2주 정도 설렁설렁 일+휴가를 즐기기로 했다.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렇게하지 않으면 정말 다시 번아웃이 올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쉬려고보니 할 게 딱히 생각이 안났다 ㅠㅜ...
그도 그럴게, 후쿠오카, 큐슈에 와서 어디엔가 가보려는 생각을 일절 해본적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대체 어딜갈까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난 곳이
예전에 어떤 분께 추천 받은 적이 있는 긴린코 였다.

갑작스럽지만 바로 출발ㅎㅎㅎ
이것저것 준비가 끝나니 한 8시반 정도 였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9시 반 정도에 차가 있길래 후닥닥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강어귀. 하늘이 이보다 청명할 수 없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섬은 노코노시마. 저길 가도 괜찮을 거 같았다. 후쿠오카에선 꽤 유명한 관광지인데, 그러고보니 우리 집에서 엎어지면 닿을 곳에 저런 유명관광지가 있다니...새삼 놀랐다.
텐진 버스터미널. 후쿠오카 버스터미널 시설이 이렇게 좋은지 처음 알았다ㅎㅎㅎㅎㅎ
아침식사. 바로 옆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받고, 그 옆 로손에서 카츠샌드를 사먹었다. 냠냠.
버스 기다리는 중. 정말 잠깐 들려서 휙휙 지나가는 버스들. 사람이 붐빌 때를 ㄷ비해서 저렇게 탑승 줄을 분리해놓은 것도 참 스마트하고 좋았다.
버스도 세상 스마트하고 좋았다. 와이파이도 되고 콘센트도 있었다. 예~~전 큐슈 여행 왔을 땐, 운이 좋아야 그런 버스에 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여행온 건 7년전. 나이 먹었음^^)
쾌적한 버스 안. 좌석간 간격도 꽤 넓직넑집.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요때가 월요일(11월 29일)이었다...
날씨가 참 좋다. 후쿠오카 시내 한번씩 올때마다, 살기 좋다고들 하는 이유가 확 느껴진다. 없는 게 없고 참 잘 디자인된 동네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본에 평생 산다면 후쿠오카에 살고 싶다. 가능하면 돈 많이 버는 대학교원으로, 그리고 이번엔 제발 시내에^^


https://youtu.be/fqSFnl6r43k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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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 버스터미널에 도착! 이때부터 뭔가 설레기 시작했다. (왜 이것만 썸네일이 제대로 안나오지...?ㅠㅜ)

약 2시간 반 정도 걸려서, 긴린코가 있는 유후인에 도착!
남들이 잘 안가는, 멀리 돌아가는 길 X 완전 시골길로 가봤다. 세상 멀긴 했는데,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은 지금 기분에 딱 좋았다. 영상이 길어서 50분 가까이 된다. 생각해본 건 주로 '후쿠오카에서 보낸 2년은 나한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지?!(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고...)'.

여차저차 긴린코에 도착. 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엄청 멀었다. 이젠 걸로 안가는 걸로^^ 요 사진은 입구 근처에 물을 담아 놓은 절구(?). 이런 물 촬영하기 좋은 곳을 볼 때마다, DSLR과 CPL필터 생각이 간절해진다.
기대했던 천연온천수로 인한 뭉게뭉게는 없었지만, 그래도 엄청났다. 할슈타트 생각이 날 정도로 고풍스럽게 아름다웠다. 멀리 보이는 가운데 큰 건물은 호텔. 문득 저 호텔에 온 적이 있었음이 기억났다. 그땐 일로 왔고 어두워서 몰랐는데, 호텔이 긴린코 바로 옆이었다!!
긴린코를 뒤로 하고, 어느 소바집으로. '이즈미(古式手打そば 泉)'란 곳이었다.
여느 카페 뺨칠 정도로 내부가 참 에뻤다. 한국인 관광객들 많았을 땐 정말 필수코스였겠는걸?
메뉴는 세이로 소바. 오리 고기가 좀 곁들여 나오는 버전으로 골랐더니 완전 비쌌다. 맛은 음...쏘쏘. 뭐, 오이타가 소바로 유명한 곳도 아닐테고! 기대하는 거 자체가 이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식당에서 보이는 긴린코 경치 감상 하나로도 갈만은 한 곳이었다. 가격은 1800엔 정도.
그리고 다시 역 쪽으로. 이번에는 가게가 많이 늘어선 지름길 쪽으로 걸었다. 처음 눈에 띈 가게는 유리점, 등불점(?). 대체 뭘 파는 가게지?
대체 뭘 파는 곳인지 들여다보니, 유리공예품을 파는 곳인 것 같았다. 세상에, 유리공예란 게, 이렇게 가을과 잘 어울리는 물건이었구나...
어느 카페. 난 가게가 이렇게 넓은지 모르고 나무만 보고 들어간거였는데, 나무가 있는 곳이 이미 가게 안이었다. '이랏샤이마세!!'하면서 반겨주셨는데, 시간상 뭘 마시지는 못해서 죄송했다. 다음에 꼭 갈게요 ㅠㅜ...
어느 레스토랑. 이 정도면 정말 유후인은 뭘 갖다놔도 예쁘다고 봐야 한다. 고풍스러운 일본식 건물과 나무의 조화가 정말 정말 예뻤다. 이날 유독 날씨가 좋아서 그런걸지도 모르겠고!
바구니 가게. 바구니만 파는 가게가 있다고?? 세상에!!
또 유리공예 가게. 유후인이 유리공예로 유명한걸까? 아님 큐슈가? 예전에 후쿠오카 포트타워 근처에서도 유리공예점을 본 적 있는 것 같다.
당시가 11월 말인데, 할로윈이라고 요렇게 오밀조밀하게 유리통 안에 넣어놓으셨다. 어린왕자 장미꽃이 할로윈 코스춤을 하면 이런 느낌일까? 참 귀엽고 예뻤다.
그 옆, 테디베어가 타 있는 비틀. 가득 차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좋은 날씨, 나무, 돌길이 어우러져서 어딜 가도 경치가 참 좋았다. 이런 좋은 풍경과 접할 때면 제작년에 후쿠오카에 오면서 보낸 카메라 생각이 많이 난다 ㅠㅜ
본격적인 상점가 쪽 입구. 고양이가게와 개가게가 있었다. 이런 거 볼 때마다 둘 중 하나는 꼭 키우고 싶어진다. 개도 좋고 고양이도 좋지만, 굳이 하나 고르라면 개 같은 고양이...?
상점가 풍경. 사람도 많았고 파는 게 어딘가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만 담았다. 예전에 일로 왔을 땐 참 삭막했는데 지금은 활기로 넘쳐나는 게 참 좋아보였다.
유후인 역. 천장이 높아서 위에서 빛이 쏟아진다. 너무 아름다웠다.
역 앞에서 사진으로 담은 상점가. 좌우로 기념품 샵이 크게 들어서 있었다.
요 '미츠에몬'이란 게, 4월하순까지 한정으로 고구마맛이 나왔다길래 사무실 직원분들 드리려구 사보았다. 이땐 아무 생각 없이 샀었는데, 생각해보니 요때가 11월인데 4월까지 한정이면, 거의 한정이 아닌 거 아녀?!
그리고 역 앞에선 이런 일이... 멀리서 보고 무슨 트럭이 저렇게 생겼지? 라고만 생각했는데...세상에 난 내가 정말 잘못본 줄 알았다!! 그리고 말이 무슨 뭐 저렇게 커?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버스. 원래는 유후인 여행만으로는 좀 아쉬워서, 비교적 가까운 쿠마모토 쪽으로 빠져 보려고 했는데, 버스가 하루 두 편 밖에 없고, 두 편째는 벌써 놓친지 오래 였다는^^ 이래서 무계획 여행은 안되나벼...
돌아가는 길은 다른 버스 회사였다. 앞 좌석 밑쪽 가운데에 달린 게 콘센트. 아무래도 버스 회사마다 실내구조가 조금씩 다른 모양인가보다. 저렇게 달려있으니 어댑터가 자꾸 빠졌다. 아침 버스가 편하긴 더 펀했다.
와 역쉬 온천의 고장. 가정 집 있는 데서도 저렇게 모락모락. 아까 긴린코에서 못 본 뭉게뭉게를 여기서 다 보네!! 하고 좋아했는데, 그냥 밭 태우는 거였다... 벼 타는 냄새 때문에 아찔했다.
하카타 버스터미널에 도착. 갈 땐 텐진이었는데, 올 땐 하카타로. 왜냐?
유후인에서 버스 기다리는 동안 크리스마스 마켓이 떠올랐거덩. 이것도 긴린코 추천해주신 같은 분이 추천해주신 곳. 새삼스럽게 그 분 안목이 대단했구나 싶다. 흠흠... 하여튼 정말 너무 너무 에뻤는데, 이 분위기는 동영상으로 남기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두 번이나 촬영했다.
하카타 크리스마스 마켓. 입장하기까지 과정! 나름대로 검역을 확실하게 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샷. 크리스마스 트리가 정말 거~~대하고, 화려했다. 역 주변도 일루미네이션으로 완전 꾸며졌는데, 지금까지 다른 지역에 살면서 크리스마스마켓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혼자) 너무 감동받았다.
게다가 공연까지. 완벽했다. 내가 잊고 있었던 여행의 재미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기대 그 이상의 재미 같은...?
뱅쇼(핫와인)과 슈톨렌. 요때까지도 계속 생각했다. '후쿠오카에서 보낸 2년...., 무슨 의미...?'. 흠, 나름의 결론을 이 포스트의 말미에 남겨두고자 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한 가지 더. 뱅쇼는 언젠가 한 번 내손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어렵지 않을 거 같아서.
알고보니 컵도 크리스마스마켓 한정 컵이었다. 컵 자체의 퀄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는데, 참 예뻤다.
알고보니, 텐진에 있는 크리스마스마켓에선 또 다른 모양의 컵을 받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 괜히 한 번 더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실은 12월 초순 정도에 텐진에 나가본 김에 가봤다.)
집에 돌아가는 전철역. 신발이 망가졌다. 집에 와서 새 신발을 샀는데, 조금 의미부여하자면 새출발을 의미하는 것 같다ㅎㅎ
그렇게 많이 걸은 것도 아니었다. 15000보 정도야 평상시도 도서관 다닌 날은 걷는 정도잖아?

 

마지막으로, 자기반성이다. 약간 옛날 싸이월드 중2병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뭐 가끔 나도 읽기 좋으니까.

여행 내내, 심지어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말 아직까지도 생각한 '후쿠오카에서 보낸 2년은 나한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지?!(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고...)'에 대한 나의 결론은, '세상에 그런 의미가 어딨냐??'였다 ㅎㅎㅎㅎㅎㅎㅎ

특정시기에, 특정장소에 있었다고해서 그 의미를 일일히 정의내릴 수는 없는 것 같다.

후쿠오카에 와서 좋지 않은 일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후쿠오카가 아니었어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후쿠오카라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위로를 받아서, 겨우겨우 해낸 걸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나는 한 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무언가 노력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 자신 또한 번아웃으로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것 뿐이었다.

 

지금의 나는 나의 평범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특별해지기 위해서가 아닌, 평범해지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노력을 해 온 것 같다.

올해 겨울에 남긴 글(링크)에도 남겼듯, 

 

평일- 아침 6시 기상, 운동, 식사, 7시까지 출근, 밤9시까지 작업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종일- 휴식, 방청소
일요일- 8시 기상, 9시 출근, 저녁6시까지 작업

 

연초에 이런 다짐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 이런 일정이 가능해?? 지금 읽어봐도 숨이 턱 막힌다. 
그런데 논문 본문을 모두 완성할 때까지 정말 이렇게 해냈다. (그리고 얻은 나만의 휴가가 이번 여행!)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평범한 나를, 나는 좀 더 믿어도 되는 거 아닐까?
(물론 나보다 더 열심히 한 사람이 보면 비웃을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주변에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ㅠㅜ...)

 

2년간 나는 내 인성(人性)의 바닥을 보았다.
나는 내 성격이 그렇게까지 무너질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성격이 무너진 기간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상처를 준 나의 모습으로 인해 나 또한 상처 받았다.

원인은 결국 다 나다.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일단 나부터 괜찮은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기엔 마음의 여유를 찾고, "나 다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삶에 있어 이 점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

 

요기까진 좋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
올해는 올해대로 또 엄청 무리를 했었던 것 같다.

나 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이 나이 먹고서야 깨달았다.

위에서 언급한 포스트에 요렇게 썼었다(링크).
야 그런데 세상에나. 벌써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사실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했다.
좀 살아보니 애당초 사람이 저런 살인적인 일정으로는 뭘 기대할 수가 없더라.
나는 "특별해지려면" 저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좀 착각한듯ㅎㅎ;;;;;
저렇게 하면, 내가 뭘 좋아했는지조차 잊더라. "특별"은 무슨, "평범" 근처에도 못간다.
더 최악인 건, 그게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 등등), 몇 가지 안되는 것에 집착하게 되더라.
거야 뭐, 내 알맹이가 텅텅 비어있으니...
그러니 때때로 멈추어 서서 나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11월 말 긴린코 여행이, 그런 의미에선 참 좋은 여행이었다.

 

오늘은 12월 27일, 아직 논문의 마무리가 남아 있다.
너무 무리 하진 말구, 즐길 수 있는 선에서 조금만 더 분발해보자!

 

2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나!!

둘째날이 밝았다.
대학측에서 2차 면접에 부를 때, 이야기 할 내용은 저번 면접과 동일하게 해도 된다고 했다. 
덕분에 면접에 대해서는 별다른 준비 없이 편하게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친구와 저번에 못다 둘러본 오스칸논(大須観音) 주변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저번에 간 기록).
처음엔 도쿄로 치면 아키하바라요, 오사카로 치면 닛폰바시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가보니, 회사 건물이 많아서 약간 세련된 느낌이 드는 아키하바라 같은 느낌은 아니고,
상점가+서브컬처 성지인 남바+닛폰바시 같은 느낌인듯.

 

새삼 느낀 거지만, 상점가가 크고 잘되어 있어서 물가도 싸고, 일본문화(?)를 체험하기 좋은 곳이었다.

 

아침 식사. 코노즈 커피. 나고야에선 커피+토스트가 제공되는 아침식사 세트가 보편화되어 있었다. 형식상, 커피를 주문하면 빵이 딸려나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체감가격이 절며하다. 요걸 팔려구 카페는 보통 아침일찍부터 영업한다. 근데 무슨 아침식사 세트가 7시부터 11시까지 임. 근데 아침만 바짝 장사하고 한 18시 되면 닫음. 그리고 생긴게 뭔가 동네 카페 같았는데, 알고보니 요기도 체인점이었다. 하여튼 나고야 묘해....400엔.

오오스칸논 도착 후. 상점가 입구 근처에서 촬영한 동영상. 넓직넓직하니 가게도 많아, 쇼핑하기 좋은 동네였다.

나고야 츠쿠모 안. 10여년 전 도쿄에서 컴퓨터 맞출 때 한 번 가보고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츠쿠모. 나고야에도 있었다. 좀 반가웠다ㅠㅜ
저번에 가본 컴퓨터 잡다한 샵. 다시 가봤다. 플5를 79,800엔에 판매중. 정가가 54,978엔인 친구인데ㅠㅜ
CPU 가챠. 세상엔 별의 별 게 다 있다. 옆에 되게 열심히 몇 번씩 돌리시는 분이 계시길래, 나도 재미삼아 한번 해봤는데, 펜티엄4가 나왔다.
건물 앞 가게. 구형스마트폰을 무조건 550엔에 판매 중이었다. 옆에 계신 아저씨가 신중하게 이것저것 고르고 계셨다. 요거 왜 사는거여...? 수리용 스페어?
닌텐도DS, PSP, 게임큐브 등 옛날 게임기 정크. 이건 또 왜 사는거야...??
친구를 따라 헤드폰 샵으로. 헤드폰 전문 샵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세상에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단 말이야...?
사인 중, 오오타니 쇼헤이 (가운데). 오오타니가 헤드폰샵엔 왜??
친구가 헤드폰을 보는 동안 나는 건물 탐험. 알고보니 같은 건물 위엔 메이드카페가 있었다. 메이드카페에 가보고 싶었던 건 아니고 저 마네킹이 눈길을 끌었다. 정말 묘하단 말야...나고야...
상점가 쪽으로 나왔다.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집이 있었다. 이러니 정말 남바 같은데?
이런 수퍼가 뜬금없이 나오는 건, 데마치야나기상점가(교토)가 떠올랐다. 내가 일본 여러 도시에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언젠가 도움이 될까?
이런 약간 저렴해보이는 가게도 꽤 있었다. 나중에 요런 데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해도 재밌겠는데? ㅎㅎ
타피오카 전문점인데, 오른쪽 광고에는 한국식 치킨을 판다고 써있었음. 왜 이런 조합으로 파는 거여...?
상점가 건널목에 뜬금없이 출현한 돔. 꽤나 멋있게 잘 지어놨는데?
우백미. 매콤한 우육면이 먹고 싶어져서 향한 곳.
나는 배도 고프고 친구랑도 나눌 겸, 오른쪽 밑 천엔 짜리 세트로!
세상 맛있었다. 고수도 추가했는데, 정말 정말 만족. 상하이 출장 이후로 이렇게 맛있는 우육면은 처음이었어. 
이제 반대 방향으로 다시 나와서, 아까 친구와 가기로 했던 카페로.
마츠야 커피 본점. 무려 1909년에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연히 한 번 맛을 봐줘야쥐! 이렇게 보면 나고야도 참 역사 깊은 도시이다. 참고로 마츠야 커피는 커피를 볶아서 납품하는 회사고, 카페는 카페루팡이라고 하는 듯.
커피를 시켰더니 로터스 비스켓과 땅콩이 곁들여져 나왔다. 아침식사 세트도 그렇고, 커피를 주문하면 +@가 나오는 게 나고야에선 기본인건가? 한창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놀다가 자리를 기다리는 가족 단위 손님이 보이길래, 후닥닥 상점가로 다시 나왔다. 매너^^
한국요리 식당 한마당. 핫도그, 호떡이 잘 팔리는 듯? 줄서서 사람들이 많았다.
오오스칸논을 뒤로 하고, 이번엔 사카에(栄) 시내로. 요번 목적은 내 중고카메라였다. 하도 업무시간이 길다보니 내가 뭘 좋아했는지 생각이 안날 때가 있는데, 문득 카메라 생각이 나서, 요즘 카메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멀찍이 보이는 파르코. 파르코는 정말 큰 도시면 어디에나 있는듯. 도쿄, 교토, 후쿠오카에서 가봤다. 오사카에도 있었던가?
그리고 도착한 중고카메라 가게. 사카에역 바로 옆 가장 목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낮았지만 그래도 쉽게 건들 수 있는 가격은 아니었다. 최근 가장 관심을 갖게 된 소니 A7 계열 위주로 확인했다.
가격대만 간단하게 확인하고 밖으로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끌려...

가보니 역시나. 길거리 공연 중이었다. 길거리 공연이 있는 도시는 내가 인정하지. 이런 도시의 활기 너무 좋아...오늘 일정은 여기까지!

친구와 장 보러 가는 길. 달이 낮게 둥글고 밝게 떴다. 너무 밝고 예뻤지만 스마트폰 사진으로는 무슨 가로등 같다. 달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이래서 좋은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고 자기최면을 걸었다 ㅎㅎㅎㅎㅎㅎ
달 사진2. 제일 위에 있는 건 가로등이고, 사진 중간쯤 있는 둥그런 물체가 달이다. 가까이 있는 가로등이 저정도로 보이는데, 저 멀리 있는 달이 얼마나 크게 보였을지...정말 정말 예쁜 달이었다. 
오늘은 싸지만 맛있는 알파카로 마무리. 얼마전부터 술 이름이나 맛에 신경쓰면서 마시고 있는데, 좀 재미있는 듯?

오늘은 12월 28일.
11월 19일에 있었던 일인데, 게으름 피우다 이제서야 포스트를 남긴다.

 

1차 면접에 합격했던 대학에서, 2차 면접 요청이 있었다.
이번에는 무려 총장 및 이사진들이 들어온다고. 
면접 자체는 22일 월요일이었는데, 나고야에 있는 친구와 여행도 할 겸, 
무려 3일 전인 19일 금요일에 출발했다 ㅎㅎㅎㅎㅎ

 

오전 근무 후, 오후엔 바로 공항으로.
작년부터 나고야에만 몇 번을 왔다갔다 하는건지 모르겠다.
작년 여행이 일종의 복선이었나?

후쿠오카공항. 국내선은 1차 면접 때와 같이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국제선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후쿠오카 공항, 붐비고 있었다. 양복 입으신 분들도 많았지만 사복이 훨씬 많았다. 역시 인간은 때때로 어딘가 떠나고 싶어하는 동물인가 보다.

후쿠오카 공항 안. 이것도 나름 추억이 될 거 같아서 영상으로 남겨보았다. 정말 많이 돌아다녔지만 공항에 있는 시간은 아직까지도 설렘으로 가득하다. 공항과 역 같은 곳을 좋아한다. 만남과 헤어짐,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곳.

터미널에서 대기 중. 심심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적어서 쾌적하게 보냈다.

대기중인 터미널에서 촬영한 영상. 깔끔하다. 사람이 적어서 좀 적적하긴 하지만 쓰는 사람은 편리한(?)...좀 모순적인 느낌.

탑승 후 촬영. 나고야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생각해보니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보다 더 걸리잖아?!
나고야중부국제공항은 생략하고, 여기는 중부국제공항역! 요때서부터 느낀건데, 나고야 쪽인 묘한 동상이 많았다. 간사이국제공항 병뚜껑 전시물보다는 고급이긴 하다만....무슨 뜻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나고야 자체가 새로운 도시라서 어색한건지, 묘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없잖아 있다.
중부국제공항역. 대기실. 너무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일단 빵+차부터. 빵은 뭐 나고야 한정이라고 하더만, 그냥 콧페빵에 크림 넣은 게 전부였다. 한정판 만들기 참 쉽죠?^^

메이테츠 공항선 열차. 메이테츠는 붉은색을 좋아하는지, 열차들이 온통 붉은색이다. 정확하게는 버건디 레드 같은? 지금까지 타 본 전철 중에선 한큐전철 마룬 색을 가장 좋아했는데, 마룬과는 또 다른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음음 좋아 좋아.
카나야마역. 오사카로 치면, 남바역 같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관문. 남바만큼 크고 깊진 않은데, 그래도 꽤나 활기찬 곳이었다. 길거리 공연도 하고 있었다. 많은 도시를 다녀봤지만, 내 기준으로 길거리 공연이 있는 동네=활기찬 동네=살고 싶은 동네ㅎㅎ. 그러고보니 후쿠오카엔 길거리 공연이 있었던가...? 그래도 나름 작지 않은 도시인데 있겠지...? 하도 안돌아다녀서 접할 기회도 없었는듯...이번 면접 되고나서 1월부턴 제대로 놀아줄거임 ㅠㅜ...

친구 집 근처 역 시가혼도오리역 도착. 그러고보니 나고야엔 '거리'라는 뜻을 가진 무슨무슨 도오리(通り)역이 꽤 있다. 이러한 역명 센스는 각 도시 마다 다른데, 지하철 역을 만들 때 각 도시의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미 밖은 꽤 어두워져 있었다. 사진은 "자전거 훔치지마!"라고 써있는 주의문구. 써놓는다고 안훔치는 거 아니고, 안써놨다고 더 훔치는 건 아닐 거 같기도 하고...뭐 없는 것보단 낫겠지 ㅎㅎㅎㅎ
친구와 들린 집근처 식당. 라멘 오카다. 무슨 동네 맛집 처럼 꾸며놨는데 알고보니 체인점. 그리고 아무도 라멘 안시켜 먹더라. 음음 이런거야 말로 어딘가 묘한 나고야 느낌...?
우린 탕수육(스부타), 볶음밥, 교자를 주문했다. 꽤 맛있었어. 허름해보이는 가게 인테리어와 다르게 가격대는 좀 있었다.
오오조네 상점가.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산책을 좀 했다. 일본어를 영어로 옮기려니 어쩔 수 없겠지만, 오오조네=OZONE....역시 뭔가 묘하단 말야, 나고야.
왼쪽부터 묘한 구조물 그리고 더 묘한 맥도날드 입구. 이렇게 묘하게 생긴 맥도날드 입구는 내 처음 본다. 미국영화에 나오는 모텔 입구 같은 느낌? 참고로 맥도날드 건물 자체는 뭐지?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검프의 시골집 같은 느낌...? 
오오조네 상점가 입구. 상점가를 반대로 거슬러올라왔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입구가 나왔다. 그런데 이것도 참 묘하다...묘해...어느 동네 상점가 입구가 이렇게 생겼냐...?
다른 각도에서 찍은 상점가 입구. 참 묘하다...저 섬세한 묘사. 상점가 입구에 이런 거 놓을 필요가 있어...? 심지어 조명까지, 쓸데 없이 섬세하다^^;;
그리고 돌아와서 위스키 한잔. 이렇게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

 

2년전인 2019년 5월, 후쿠오카에 면접을 보러 갔다는 글을 남긴 적 있었다 (링크).
그리고 2년 뒤인 11월 4일 목요일 현재, 이번 면접의 행선지는 나고야(정확하게는 나고야 근처 중소도시 대학)가 되었다.
거의 정확하게 1년만의 나고야행. 예전엔 여행이었다 (링크).

이번에 혹시나 이직에 성공해서 나고야 쪽으로 가게 되면,
삿포로를 제외하고 인구 100만이 넘는 일본 도시권은 다 살아본 게 된다.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처음에 나는 내가 무슨 역마살이 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 직업이 그런거였다.
나를 필요로하고, 내게 맞는 자리를 제공하는 대학으로 가는 수밖에.

오만한 생각일지 모르나, 이번 면접에 불리고 이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갖기도 하였다.
나는 한 지역에 오래토록 머물며 자신만의 환경, 인맥을 구축하는 게 불가능한 것인지...
이 직업을 그만둘 각오로, 그 지역에서 어떻게든 먹고 살 길을 찾으며 뿌리내려야 하는 것인지...

그렇지만 아직까진 다른 어떤 직업으로도 이 직업이 주는 재미와 보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직업을 바꾸면 바꾼대로, 나다움과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일본 어디에 가더라도 굶어죽지 않을 만큼 인맥을 만들어두자고 다짐하였다.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나고야로 출발!

후쿠오카에서는, 공항이 시내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공항을 웬만한 버스터미널 같은 느낌으로 쓰는 것 같다. 국내선 한정이긴 하지만, 식당가나 쇼핑가가 잘 되어 있고, 사람도 참 많아서, 여느 일본내 플래그십 국제공항 못지 않은 활기를 보여주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좀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떠나는 설렘.
기내에서 창가 촬영. 날이 참 좋았다. 구름이 뭉게뭉게.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도착. 후쿠오카공항에 비해 썰렁. 괜히 넓기만하고 불편했다.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국제"적으로 쓰이지 않게 되서 그런건가? 간사이국제공항은 지금쯤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목요일 밤, 친구네 집. 이건 그날 저녁 식사. 삼겹살+돼지고기 두루치기. 마루후미라는 한국요리집. 반찬가게를 같이 하는 곳인데, 두루치기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이거 말고도 부침개도 먹었는데 정말 정말 괜찮았다. 세상에, 내가 한국요리집을 찾아다니며 먹는 날이 오다니...
이튿날 금요일, 면접 날. 대학으로 가는 전철 안. 대학은 킨테츠 나고야역에서 출발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킨테츠 나고야 역이라니. 교토에 있을 땐, 오사카-교토-나라-나고야를 다 이어 놓은 킨테츠, 정말 대단하다고만 생각하고 타볼 일이 없었는데 요걸 타보게 되다니.


그리고 면접이 시작되었다.
질문은 어렵다면 어려우나, 잘 생각해서 대답하면 대답 못할 건 없는 그런 질문이었다.
엄청나게 잘 대답한 건 아니었으나, 무난무난하게 대답은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난 후, 나고야역으로 돌아가는 역에서. 세상에, 오사카, 고베행이라니. 지금도 너무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들이다. 그렇지만 그건 추억이 있으니 그런 거겠지. 언젠가 지금의 후쿠오카도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나고야대학 가는 길. 나고야대학에 지인이 있어서, 놀러가기로 했다. 지도상으로는 히가시야마역에서 걸어가야 더 가깝다고 나와 있어서 그렇게 했는데, 완전 언덕길이었다. 그래도 역 근처가 부촌이라서 고급승용차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앗 요기서 나고야대학 사진을 넣으려고 했는데 하나도 없었따.
찍는 걸 잊었다...
도서관에 스타벅스, 그 앞에는 분수대, 또 그 앞에는 노천공연장이 있어서 완전 예뻤거늘...
노벨상 탄 대학은 역시 클래스가 다르구나 하며 감탄하며 캠퍼스를 거닐었거늘...


나고야대학 사진은 없었지만, 끝나고 지인 집에 가서 시켜먹은 원샷치킨 영수증은 남아 있었다. 내가 한턱 냈는데, 우버이츠 첨 쓴다고 할인을 3500엔을 해주더라. 양과 구성은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매운맛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
토요일 밤. 마침 나고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일본인 친구네 집. 오사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인데, 공무원으로 이바라키네, 아오모리네, 여기저기 돌더니, 지금은 고향인 나고야로 돌아와서 일하고 있었다. 이 친구도 만만치 않은 역마살이다. 심지어 공무원인데도! 분명히 밥 먹고 간다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아내 분께서 한국요리를 아주 진수성찬으로 차려주였다. 한국요리를 약간 재해석(?)하셔서, 겉보기는 한국요리인데 일본 맛이 나는, 약간 특이한 요리였다. 그래도 정말 맛있었다!! 
토요일 아침, 코노즈 커피. 나고야에선 '모닝'이라고, 3-400엔대 하는 토스트+커피로 구성된 아침식사 세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모양이었다. 카페마다 자신들만의 식빵을 생산하거나 주문하는데, 고게 참 맛있었다. 커피 맛도 일품. 빵에 바를 토핑(?)을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버터, 친구는 잼으로 주문하였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오오스 거리를 거닐었다. 1년 전에 왔을 때엔 그냥 남바 같은 시끌벅적한 상점가인줄로만 알았는데, 아키하바라나 니폰바시 같은 전자상가 구역도 있었다. 난 내가 이런 거 안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옛날 전자제품 구경하는 거 참 재미있더라. 사진은 0엔 짜리 카세트 라디오. 작동도 안할 거 같은데...?
진열장 2단에는 타자기 같은 물건, 1단에는 옛날 모니터나, 일체형 아이맥들. 저런 타자기들은 아직 돌아가나? 컴퓨터와 일체형인가? 돌아가면 어떤 느낌인지, 좀 궁금하긴 했다.
진열장 3단과 진열장 위에도 이런저런 물건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패키지는 게임 같은데 정말 돌아는 갈까...? 아직도 팔리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오디오 관련 업체도 있었다. 물건이 참 다양하고 깔끔했다.
요긴 대만식 디저트 가게가 붙어 있는 구역. 오른쪽에 있는 닭튀김을 부탁해보았다. 이름은 엔시다지파이? 가격은 630엔.
정체는 닭고기를 두들겨 얇게 펴서 튀긴 요리였다. 무슨 닭튀김 조금을 630엔이나 해? 하면서 받아먹었는데, 양이 상당했다. 맛은 그냥 패밀리마트 치킨조각 맛.
닭튀김은 간식이었고, 요게 진짜였다. 나고야역 근처 줄서서 먹는다는 라멘집. 시시마루(獅子丸). 구글 리뷰 점수가 무려 4.3이었다. 줄 서서 겨우겨우 들어가서 먹었다. 원래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거늘...
라멘. 닭육수 베이스였다. 친구가 샀었는데, 고명도 몇개 더 시켜줘서 참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다려서까지 먹을 정도로 맛있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건 아닌듯. 이제 안갈거임. 요즘 구글 점수 너무 높게 잡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예전엔 3점대면 평범하고 4점대면 정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예전의 3점대가 지금의 4점대 같은 느낌?

라멘을 다 먹고 다음 목적지인 도요타 기술 박물관을 가는 길,
면접을 본 대학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다. 세상에 하루 만에 연락이 오다니!!
다만, 총장 면접이 남아 있다고 하니, 아예 된 건 아직 아닌 모양이었다.

나고야역 옆에 새로 생긴 이온. 원래는 도요타 기술 박물관에 가는 길이었는데, 가는 길에 있어서 촬영.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놨다고 생각했다. 나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온 스프링쿨러가 인도를 적시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반겨준 로봇. 바이올린 세상 잘 연주했다.
투어흐름상, 먼저 직물기계관 쪽을 가게 되어 있었다. 굳이 왜 그랬는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도요타가 직물공장으로 시작한 기업이랜다. 전혀 몰랐다.
스태프 분께서는 박물관에 있는 거의 모든 기계를 돌며 시연과 설명을 해주셨다. 정말 재미있고 유익했다.
도요타 기술 박물관. 옛날 자동차공장을 재현한 구역을 지나가면...
옛날 차들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이건 초기 도요타 트럭. 대충 열심히 잘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ㅎㅎ
자동차에 대한 설명도 직물기계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해주셨다.
그리고나서 아까 봤던 이온으로. 요긴 이온에 있는 시계공방인데, 저 할아버지 이마에 붙은 확대경(?)이 너무 인상적이라 한 컷.
요긴 집에 가는 길. 오사카오뎅 전문점이라고 쓰여있고, 그 밑에 있는 꼬치그림에는 오징어게임이 꽂혀있었다.
마지막날 일요일.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길. 실수로 뮤스카이라고 하는, 별도요금이 드는 전철을 탔다. 1시간 정도 가는 길이지만, 뭐 편하게 잘 갔다.
공항에 가는 길. 여기서부터 뭔가 센치해지기 시작했다. 그만 좀 돌아다니고 싶다. 이 도시 저 도시 다니며 그사이 잃은 게 너무 많다.
제2터미널 가는 길. 코로나 때문에 여행객 자체가 적은 데다, 제2터미널엔 취항 항공사도 적어서 그런지, 너무 썰렁했다. 공항이 커서 더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제2터미널에는 격납고를 개조한 식당가가 있었다. 거기서 스타벅스 한잔. 요즘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일이 부쩍 늘은 것 같다.
탑승 후. 항공기 내에 일본 국내이동에 대한 설문조사표가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 이륙…
정말 아름다운 하늘. 내 감각이 맞다면, 위쪽은 아와지시마와 밑쪽은 시코쿠일 것이다.
후쿠오카공항 착륙!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라멘 한그릇. 정말 내 취향이었다. 공항 쓸 일이 있으면 또 가려고 한다. 라멘집 이름은 우미나리(海鳴).
공항에 나와 전철 개찰구 앞에서 촬영한 사진. 공항 정말 잘 지어놨다고 생각했다. 크기도 적당하고, 그 크기에 맞는 기능도 적절한 것 같았다.
그렇게 나고야권에도 별 개수가 늘어간다. 나의 역마살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나고야 면접 & 나들이 감상.
일본생활이 길어서 그런지, 새삼 어딜가도 아는 사람이 적지 않은 사람이 되어있음을 느꼈다.
그런데 역시 언제까지 이렇게 이동로 인해, 사람 그리고 도시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야 하는지,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나의 이러한 불안한 마음을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서,
모든 만남에 대해 감사해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래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많고 친절한 사람이 아닌, 오랫동안 정을 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서,
기억되고 싶다...

최근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다시 늘기도 하고 해서, 
평소에 갖고 싶었던 물건을 마구잡이로 샀다.


주로 게임관련 용품인데, 사실 게임을 잘 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2022년 1월 5일 현재, 이미 중고로 판매한 물건도 있다ㅎㅎㅎㅎㅎ
간단하게 감상만 남겨보고자 한다!

 

레이싱휠. 가격은 이 밑의 추가 휠까지 포함해서 5.2만엔. 레이싱 휠로 게임하면 확실히 재밌긴 한데 사보고 해보니 그냥 그 정도로 레이시 게임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재빠르게 중고로 보내줬다. 수수료 떼고 34,650엔 남음! 
레이싱휠에 딸려온 페라리 F1 휠 어드온. 한번도 안쓰고 바로 팔았다. 판매 가격은 수수료를 제하고 18,857엔. 합계 53.507엔. 이제 알았는데, 수수료 제하고도 이득 봤잖아?!
레이싱휠에 딸려온 페라리 F1 휠 어드온. 요래 생겼었다. 저 많은 버튼은 다 어디에 쓰는 걸까?? 이미 게임의 영역을 넘은 거 아냐...?
그리고 컴퓨터 본체. 그래픽 카드는 엄청 엣날 거지만, CPU가 무려 라이젠 5600x! 쿨러도 녹투아! 다만 케이스 자체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싸구려였다.
엑스박스 엘리트 시리즈 2 패드. 생각했던 것보다 넘넘 고급이었다. 이거 사고 레이싱 겜하다가, 레이싱 휠 필요 없단 걸 느꼈다. 핸들은 아니지만 감촉이나 진동이 너무 잘되어 있다. 무슨무슨 쿠폰을 써서 9,500엔에 구입!
엑스박스 엘리트 시리즈 2 패드. 무시무시하게 뭐가 많이 들어있다. 사실 각 교환부품이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른다^^;; 그리고 처음엔 잘 되는 거 같더니, 나중엔 A버튼이 잘안눌려지는 불량이 생겨서 결국 한번 교환받았다. 교환 받은 뒤엔 다행히 잘 된다.

 

결국 엄청 돈만 쓰고 별 의미도 없었다.
2022년 1월 5일 현재 느낀 건데, 나는 소비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은 아닌듯^^
내가 나를 너무 몰랐다.
가능하면 평소에 운동하고, 여행 가서 엄청 처묵처묵하는 게 내 스트레스 해소법인걸 깨달았다@교토.

11월 들어 아무 목적 없이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가방에 노트북이네 연구자료네 이것저것 싸서 들고 다닌다.
쉬고 싶을 땐, 한적한 스타벅스나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노트북도 하고 연구자료도 보곤 한다.
대학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밖에서 하면 웬지 개방감 같은 게 있다.

그리고 어쩔 때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커피만 홀짝이며 생각에 빠지곤 한다.
요 포스트에는 그럴 때 생각했던 것도 정리할 겸, 최근에 있었던 일에 대해 되짚어 보고자 한다.

집 근처 쇼핑몰에 있는 도시락집. 한국요리 행사 중이었다. 서로 못간지 오래되서 그런지, 이런 작은 동네에도 이런게 가능한가보다. 최근 공항에서도 한국관련 행사가 있었다는데, 한국관련해서 후쿠오카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다…
나카스카와바타 상점가. 중고 카메라를 보러 갔었다. 문득 내 취미가 사진이었던 게 생각나서 요즘 잘 팔리는 바디와 시세를 보러 갔었다. 요 밑으로 이어지는 나카스카와바타-텐진 사진은 다 같은 날 촬영함!
길거리 한가운데에 있는 신사. 저 뒤로 꽤 큰 거 같았다. 후쿠오카도 이런 운치가 있구나. 사실 잘 몰랐다. 난 여기 있는 동안 대체 뭘 한거지?!
이름 모를 강. 이게 나카스카와일까? 교토 카모가와와 다르게 강변에 앉을 수 있는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꽤나 운치 있었다. 처음 본 풍경. 나는 후쿠오카에서 대체 뭘 하고 지낸거지?! 
텐진 크리스마스 마켓. 한창 행사 진행중이었다. 이곳 후쿠오카는 코로나 분위기가 좀 풀려서 그런지, 이제 행사도 무난히 열리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마켓은 뭘 파는 곳일까? 사실 한 번도 못 가봐서 잘 모르겠어...
횡단보도 앞에서 나타난 부산 표시. 상당히 갑작스러웠다. 왜 있는거지?!
텐진 신텐초에 있는, 시계탑. 세상 예쁘다.
케이고 공원. 세상에 텐진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이 있었다. 몰랐어. 여기저기 사람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이고 좋다. 후쿠오카의 좋은 점은, 도심 내에 이런 쉼터가 큼직큼직하게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 아닐까? 요기도 그렇고, 오오호리 공원도 그렇고. 아 맞다, 그리고 이 근처를 걷는데, 눈앞에서 차끼리 뺑소니 사고가 있었다(11월 14일 일요일). 흰색 크라운(사고낸 차)이 쥐색 경차를 뒤에서 받아 사고를 내더니, 세상에 인도 전용 도로 펜스를 차로 받아서 치우고, 그쪽으로 도망갔다. 나중에 우연히 도망간 쪽을 지나게 되었는데 도로표지판도 하나 쓰러져 있더라. 정말 눈앞에서 처음 봤다.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사고 당한 차 운전자 분이 괜찮으신 걸 확인하고, 사고낸 차 번호를 외워서 운전자 분께 알려드렸다. 몸에 문제 없으시길...
한밤 중, 후쿠하쿠데아이바시. 정말 예뻤다. 나만 빼고 크리스마스인가벼. 이 근처 벤치에서 아는 동생과 한잔 했다.
후쿠하쿠데아이바시를 멀리서 찍은 사진. 세상에, 그러고보니 벌써 크리스마스라니 시간 정말 빠르게 간다. 작년 크리스마스엔, 한국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다...
그리고 후배와 찾은 한 야타이(포장마차). 술 참 맛있게 잘 마셨다. 그러나...여기에서 후배가 진탕 취해서 조금 고생했었다ㅠㅜ
그리고 다니기 시작한 헬스장. '난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바뀔 수 없어!'라는 내 고집을 꺾기 위한 첫걸음.


그리고 내가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 반성들.
자조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꼭 지켜나가고 싶은 것들.

- 소중한 사람과의 어긋남에 대해서
누구나 장점과 단점은 있다. 굳이 누군가를 미화해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사이가 멀어진 다음, '이렇게 맞추면 됐겠구나'라는 후회는 아무 소용 없다.
혹여나 내가 그렇게 맞췄더라도, 어긋났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 사람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무언가 끈이 이어져있을 수록,
그 순간의 선택에 대해 매우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것이 무언가를 검증하는 질문이나 반응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이러한 점에 있어 너무너무 어리고 미숙했던 것 같다.
마음은 급하고, 뭐든지 빠른 결론을 내려고 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나는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다시 기회가 오면, 그땐 내가 크게 바뀌어 있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소중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

- 타인의 삶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해서
나는 어쩌면 후쿠오카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근 상심이 커서 외로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후쿠오카에서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한명씩 인사 겸 잡담을 나누러 돌아다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잘 살고 있니?"라는 질문을 했을 때였다.
문득,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내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정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최악인 점은, 그 사람의 삶의 재미와 고통에 공감해주지 못하고 이러한 평가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어제 (11월 15일), 대학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는 "그럼 니가 원하는 삶은 뭔데?"라고 되물어왔다.
세상에, 대답을 못하겠더라. 나 조차 내가 어떻게 살길 바라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타인의 삶을 내 잣대로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나는 타인에게, 그러한 삶의 형태에 대한 나의 불안감을 이야기하곤 했었다.
나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테니 오히려 불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신뢰하고 소중하게 생각한 사람은 어땠을까? 그런 사람일 수록, 나의 말을 귀담아 듣고,
나의 이러한 말이 불편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내가 잘못 살고 있나?'며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로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것이다.

- 내 고집을 꺾기 위한 나의 노력에 대해서
헬스 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오랫동안 누군가가 나에게 운동을 권해도, '이 정도 몸매면...', '너무 바빠서...'라며,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나는 이 고집부터 꺾기로 했다.
나를 일부러 고통스럽게 만들고, 나 자신을 바꾸는 것에 대한 희열을, 나 자신에게 선물 해보기로 했다.
물론 연구 시간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체능력을 높임으로써, 연구 시간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타인의 희노애락에 잘 공감하는 사람이었다.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다망함(多忙함)과 나이를 먼저 운운하는 고집불통이 되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시련을 주고 싶다.
그래서 나 자신을 한번 무너뜨려보고 싶다.
이는 무언가를 다시 쌓아나갈 기회가될 것임에 틀림 없다.

8월 3일엔 그렇게 기다려온 백신 2회차 접종이 있었다 (1회차 6월 30일).
예전처럼 자유롭게 한국에 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2주 격리가 면제된다니 벌써부터 설렌다.

(9월 1일 업데이트: 일본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많이 나온 탓에 격리 면제는 없어졌다고 한다ㅠㅠ)

그밖엔 좀 멍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더워서 그런건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쉽게 피곤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몸은 건강한 거 같은데 이러다 갑자기 훼까닥 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조금 더 젊었을 때와 달리 인생의 무언가가 결정되는 아슬아슬한 곳까지 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이유가 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후쿠오카 공유자전거 Chari. 백신 2회차 접종 때, 하카타 근처에서 일 보고 병원으로 갈 때 요긴하게 썼다. 후쿠오카가 도시는 큰 편인데,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텐진-하카타에 집중되어 있다.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이 있으면 엄청 편하다. 요금 4엔/분. 
백신 접종 후 사진. 그자리에서 약을 저렇게 A4 용지에 스테이플러로 찍어서 처방해주셨다.
각 회차 접종 후, 이런 식으로 a4 용지에 백신 스티커 한장씩을 붙여주신다. 서류이름도 '접종기록서'기도 하니, 이게 일본에 있는 동안은 접종 증명서 같이 쓰이는 걸텐데, 사실 좀 허술하다...
가는 길에 옛날 병원 건물 한 컷. 병원 캠퍼스가 그렇게 넓지 않은데, 이 건물 부지만 해도 엄청나다. 뭔가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겠지?  
그리고 접종 다음날, 후쿠오카시급환진료센터. 우리나라로 치면 응급진료센터인듯? 코로나 검사. 2회차 접종 이후 반나절 정도 누워 있었던 거 말곤 별 다른 부작용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서 혹시 몰라 검사 받아봤다. 검사 방법은 간이. 면봉으로 가볍게 콧속을 긁어주고 끝.
입구에서 저렇게 열을 재고 검사까지 한다. 검사 전엔 안으로 절대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37.5도 이상만 검사를 하게 되어 있는 모양인데, 진료비를 받고자 함인지(?) 이하라도 해준다.
차들이 늘어서 있는데, 접종 결과를 기다리는 차들이다. 일단 검사를 받고 차 안에서 대기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름이 불리면 일단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주변에 고열로 고생하시는 거 같은 분이 많아서 오히려 무서웠다...
결과는 음성. 이 종이만 주고 보내주면 되는 걸, 이상한 상담도 받아야 했다. 열도 안나고 음성 뜬 사람을 왜 진료실에 불렀는지 보니, 아마도...초진료, 진료비 이런 걸 청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절차였는듯. 비용은 진료비+야간진료비 해서 3490엔.
의자에 비치는 파란 하늘@대학. 날씨는 더웠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바깥에 있을만 했다.
올림픽 기간. 시내 주행 중 신호에 걸려서 좌측을 보니, 세상에. 올림픽 같이 응원하자고 써있다. 코로나는 무슨^^
모임에 갔다가 일찍 나와서 카페로. 곧 학회 발표 원고 마감일이었다. 
카페 안은 이런 느낌. 왜 이렇게들 짓다 만 컨셉을 미는 건지 모르겠다. 커피는 맛있었다.
대학 근처라 요즘 자주가는 이발소. 가격이 천엔인데, 금요일엔 무려 200엔을 더 빼준단다. 이거 한국보다 저렴한 거 아냐? 그치만 실력은 딱 가격값 정도^^;
일본은 8월 중순이 추석 연휴인데, 학교 식당은 거의 한 주를 통으로 쉬어버렸다. 규동도 없어서, 간식이나 맥도날드로 때우며 대충 잘 해결했다. 
슬픈 소식. 8월 10일로 학내 로손 편의점 하나가 폐점했다. '세상에, 대학 안에 편의점이 있어? 절대 망할 일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망할 줄이야. 코로나 영향이 참 크긴 크다...
코로나 확진자 고백. 대학 근처에 쇼핑몰이 있는데, 맥도날드가 있어서 자주 간다. 실은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렇게 종이를 붙여주는데 그렇게 나름 열심히 관리하는 척하던 종업원이 걸릴 정도면 이미. 쇼핑몰 전체가 위험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코로나 확진자 고백2. 하나 더 늘었다.
코로나 확진자 고백3. 무서워서 한참 안가다 오랜만에 갔는데 업데이트 되어있었다.
대학 점심시간. 아이폰으로도 빚내림을 어느 정도 담아준다. 

그리고 이번달 먹은 것들,

맥도날드. 하와이안 바베큐 버거. 어디 여행을 못가니 이런 거라도 먹어야지. 세트 720엔 (쿠폰 사용시 690엔). 
주식은 여전히 학식. 우리 대학은 저런 와인 소스류 스테이크와 김치류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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