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친척 형네 집에 놀러가면 삼성 알라딘 보이란 게임기가 있었는데, 그때 즐기곤 했던 게임이 소닉3였다. 그런데 어느날, 집에 가보니 그 게임기가 있었다. 그땐 이유도 모르고 마냥 즐기기만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친척형이 나이를 먹어서 내가 그 게임기를 물려 받게 되었던 것 같다. 요즘에는 나이를 먹었다고 개인 물건을 빼앗아 남에게 주는 경우가 적어졌지만, 당시엔 그런 게 통용되는 시절이었다. 친척 형한테는 좀 미안하다...

 어찌됐든 그때부터 소닉3만 얼마나 팠는지 모르겠다. 몇 번이고 엔딩을 봤다. 공략 같은 것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전부 다 알아내서 다 클리어 했다. 스테이지 별로 세이브파일을 두어서 하고 싶은 스테이지를 몇 번이고 다시 즐겼다. 게임 내에서 크리스탈을 모으는 미니 게임이 있었는데, 이것도 완전히 클리어 했다. 때때로 BGM만 듣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이때에도 다시 게임을 했다. 정말 게임 하나로 안 질린 게 신기할 정도로 했다. 만약에 당시에 Steam 같은 게 있었다면 게임 내 업적을 거의 100% 정도 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후에도 소닉 시리즈가 나오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소닉3와는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3인칭에 3D 게임인 경우가 많았다. 공격 방식도 점프 후 상대방 위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기 보다는 무슨 미사일 마냥 와락 적에게 내리 꽂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달리기는 어떠한가. 예전에는 땅 위를 달렸다면 새로운 소닉 시리즈에서는 봉 위를 미끄러지듯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나에게 있어 소닉 3가 아케이드나 어드벤처 게임이었다면 새로운 소닉 시리즈는 슈팅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에 가까웠다.

 엊그저께 새로운 소닉 시리즈가 발매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름하야 소닉 매니아(링크). 그리고 플레이 영상을 보고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즐겼던 소닉의 느낌 그대로였던 것이다!! 발매일은 8월 16일, 바로 오늘이고 가격은 2만원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 너무 설레여서 그런제 오늘은 정말 일찍 깨기까지 했다. 이번 소닉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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