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모으는 건 아니나,
좋은 키보드를 찾아 헤메이고 있다.
그래서 어느새 갖고 있는 키보드가 늘어났다...

이 키보드는 그 중 하나이고,
현재 가장 애용하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연구실에서 쓰고 있는 다른 씽크패드 키보드(링크)에 이어 두번째 녀석이다.
먼젓번 녀석 신뢰도가 매우 높았기에, 이녀석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곳에 있는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본 배열에 익숙치 못하다.
특히 엔터키가 'ㄱ'자 처럼 되어 있는 부분이.

그래서 미국 배열로 구매하였다.
안타깝게도 일본 배열보다 조금 더 비쌌다.

언제나 그랬듯. 박스는 참 허접하다. 일본에서 구매한지라 일본어로 된 보증서가 들어있다. 나머지 스티커 등은는 아마 어디서 사든 마찬가지 일 거 같다.


박스 측면에 실을 떼어 내면...


짜잔, 키보드의 모습이 보인다. 참 별 거 없다.


이렇게 생겼다. 극히 평범한 싱크패드 키보드의 모습이다. 붉은 트랙포인트가 가운데에, Fn이 왼쪽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오른쪽 알트키 옆에 스크린샷버튼. 방향키 주변에는 페이지업과 페이지다운이 위치한다. Micro-B규격의 USB 케이블이 보인다. 가장 특이한 건 케이블이 아닌가 싶다. 예전 키보드는 케이블이 키보드 안에 수납이 되는 방식이었고 탈착이 불가능하였는데, 지금 것은 수납은 안되고 탈착이 가능하다. 수납이 안되는 건 좀 아쉽지만, 탈착이 가능한 건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제일 좋은 건 무선이지만, 아직까지 무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서...


키보드 바닥은 이렇게 생겼다. 동그랗게 고무로된 받침대가 5개 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데, 뭐가 참 잘 묻는다. 키보드 받침대는 특이하게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열린다. 바닥에 닿는 부분은 붉은 고무로 처리되어 있다. 키보드 바닥의 아래쪽에는 배수구도 달려있다. 아직 한번도 배수구 덕을 본 적은 없지만, 그럴 일이 앞으로도 없었음 좋겠다...


방향키 근처 이 작은 공간에 모든 걸 넣으려고 좀 안했으면 좋겠다. 페이지업 페이지 다운이 여기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그것보단 나쁜 점이 더 큰 거 같다.


X1의 키보드와 다 같지만 다른 부분은. LED의 유무이다. 외장 키보드에는 LED가 달려있지 않아서 키보드만 보고 음소거 여부를 알 수는 없다.


대신 USB포트를 연결하면 뒤에 이렇게 깜찍하게 녹색등이 들어온다.


쨔잔 지금 이렇게 쓰고 있다.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지만, X1 요가 키보드는 손가락을 너무 아프게 한다. 가장 많이 쓰는 연장(?)이 키보드인데, 키보드 쓰는 게 괴로워서는 아무 것도 안된다.


가만 어디보자...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바로 이게 생각났다. 저렇게 갖고 다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더 좋은 방법을 빨리 찾아봐야겠다.


아직도 가격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지만, 타건감이 정말 괜찮은 키보드이다.


먼저, 키감이 말할 것도 없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지?' 싶을 정도로 적은 힘으로도 경쾌하게 잘 눌린다.
각자 느끼는 법이나 표현하는 법은 다를지 몰라도,
씽크패드 키보드를 고집해오신 분들이라면, 우수한 키감에는 누구나 동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처음에는 매우 거슬렸으나, 특유의 키보드 배열 (PgUp, PgDn)도 쓰다보니 익숙해졌고,
익숙해지고 나니 오히려 편리해졌다.
HP 노트북 키보드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어고노믹 키보드는 홈, 엔드, PgUP, PgDn을 방향키 위에 세로로 주르륵 늘어놓았고,
LG 롤리키보드 1세대는 「↑」키를 아예 다른 방향키와 동떨어진 요상한 곳에 배치하였다.
이 정도 어레인지는 다른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있고, 씽크패드는 귀여운 편이다.


빨콩(트랙포인트)의 쓰임새도 정말 최고이다.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손가락의 움직임을 아낄 수 있다.
처음에는 감도에 익숙치 않아서 쓰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미세하게 움직여서 원하는 곳에 안착시킬 수 있게 되었다.
빨콩의 존재 덕분에, 휴대시에 굳이 마우스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을 꼽는다면, 일단 높은 가격.
한 번 써보자는 마음으로 큰 맘 먹고 샀길래 망정이지,
이건 비싸도 너무 비싼 것 같다.
그래서 누가 비싼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하였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대답 하기 힘들 거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 「PrtSc」의 위치이다.

오른쪽 「Alt」(한/영 키)를 누르려다가 자꾸 잘못 누르게 된다.

평소에 원드라이브의 스크린샷을 자동으로 파일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능을 애용하는데,
잘못 찍힌 스크린샷만 수십 개는 저장되어 있다.
이것도 익숙해지면 나아지려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리를 꼽을 수 있다.
어떻게 들으면 경쾌한 소리인데, 그게 작지는 않다.
사용자나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2018. 11. 22 수정 후 게재)


지금 하고 있는 연구는 주로 문헌을 통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헌이 학교에 놓여져 있지 않거나, 심지어 일본에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점들에 있어서 이런 자료를 구할 때 마다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일본 내 어딘가 도서관에 문헌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 서비스가 좀 문제인데, 보통 2천 엔 정도로 가격도 비싸고,
대출기한도 짧으며, 도서관내 이용인 경우가 많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왠만큼 비싼 문헌이 아니면, 헌책으로라도 구해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헌책들 중에는, 개인이 소유했었던 것들도 있으나,
어느 대학 도서관에서 일정 기한이 지나서 폐기 처분 된 것도 적지 않다.

이런 대학 도서관에서 온 책들을 만지고 있자면,
'아 이런 책이 서가 한 켠에 놓여져 있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돌고 돌아 지금 내 손에 들려 있는 거구나'
그리고 뭐라 잘 표현은 못하겠으나, 내가 한 번 가본 도시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일이 없을 것 같은 도시라도, 마치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요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책을 들고 위와 같은 상상에 빠지는 게 요즘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버밍엄 대학. 잉글랜드 제2의 도시인 버밍엄에 위치한 대학. 그러고보니 버밍엄에는 예전에 카디프에 가던 길에 잠깐 들렀던 기억이 난다. 카디프 출신 할아버지와 뉴캐슬에서부터 쭈욱 같이 다녔다.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았는데, 억양이 알아 듣기 힘들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못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런던대 골드스미스 컬리지, 잉글랜드. 런던대 시스템에 속한 컬리지인 것 같다. 찾아보니 런던 동남쪽에 위치한다. 정말 한번도 갈 일이 없었던 곳이라 생소하다. 언젠가 가볼 수 있었으면...저 뒤에 보이는 수 많은 날짜들은 이 책을 빌려간 사람들의 흔적이다. Holmberg의 원격교육이론에 관련된 책인데, 이렇게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나.

쉬롭셔 앤드 스태포드셔 간호 산파 컬리지, 잉글랜드. 지금은 스태포드셔 대학에 합병되었다. 이름이 정말 생소하서 찾아보니 리버풀과 노팅엄 사이에 있는 Stoke-on-trent 시 라는 곳에 있는 대학인 것 같다. 그리고 알고보니 이곳은 Stoke city 축구팀의 소재지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어디 축구팀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알고 있었다. 나름 신선하다!

레바논 밸리 컬리지,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하는 대학이다. 미국은 너무 넓고 가본적이 없어서, 대학에 대한 감이 없는 게 좀 아쉽다. 그나저나 이 좋은 책을 빌려간 흔적이 전혀 없다. 당시 총장이 직접 쓴 오픈 유니버시티의 초기 8년 간의 경험에 대한 책인데...혹은 너무 많이 빌려 가서 종이를 한 번 갈은 것이기를 바란다.

MIT가 아니고 CIT. 지금은 크랜필드 대학으로 개명했다. 내 기억이 맞으면, 오픈 유니버시티 근처에 있는 대학으로, 교내에 무려 공항을 갖고 있다. 오픈 유니버시티에 밥먹듯 다녔을 무렵, 도서관에서 이곳에서 왔다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참 반가운 책이었다!

샐포드 대학. 생소해서 찾아보니 무려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있는 대학이란다! 꼭 가보고 싶은 도시다. 뉴캐슬에 갔을 때 사심으로 한 번 들러볼까도 했는데, 시간과 자금적인 이유 때문에 그러지 못하였다...

요건 대학은 아니고 도서관. 노스햄프턴셔 카운티 도서관에서 온 녀석이라고 한다. 노스햄프턴셔가 어딘가 찾아보니, 노팅엄셔와 버킹엄셔의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노팅엄도 다녀왔으니 아마 지나가보긴 했을 것이다. 것보다 중요한 건, 이 녀석은 오픈유니버시티가 개교하고 첫 1년간의 경험을 담은 책인데, 살짝 힘들게 구한 정말 소중한 녀석이다. 표지도 퍼런 것이 참 예쁘기도 하고. 그래서 대학이 아니지만 굳이 올려보고 싶었다!

뭐 책으로 다녀온(?) 대학은 이 정도다.
좋아하는 문학 작품 중에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란 게 있다.

©四畳半主義者の会 (http://yojouhan.noitamina.tv/)

그 에피소드 중에 좁은 방 안에 틀어 박혀있지만 심해 탐험 하듯 여기저기를 관찰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 딱, 방 안에 틀어 박혀서 방 안에서 세계일주하는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사실은, 하고 있는 연구가 연구인지라 실제로 가본 대학들도 적지 않다.
이 포스트는 책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녀본 대학에 대한 감상을 조금씩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대학은 보통 놀러가는 곳은 아니라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런 것도 쌓이고 쌓이면 꽤 보람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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