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다시 손을 댄 오늘은 12월 27일. 2021년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래저래 잡생각도 많이 나기도 하고, 생각도 추억도 정리할 겸, 여행 다녀온 포스트를 남겨보려고 한다.

논문 본문(1~6장)을 완성시키고, 기분전환 겸 2주 정도 설렁설렁 일+휴가를 즐기기로 했다.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렇게하지 않으면 정말 다시 번아웃이 올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쉬려고보니 할 게 딱히 생각이 안났다 ㅠㅜ...
그도 그럴게, 후쿠오카, 큐슈에 와서 어디엔가 가보려는 생각을 일절 해본적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대체 어딜갈까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난 곳이
예전에 어떤 분께 추천 받은 적이 있는 긴린코 였다.

갑작스럽지만 바로 출발ㅎㅎㅎ
이것저것 준비가 끝나니 한 8시반 정도 였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9시 반 정도에 차가 있길래 후닥닥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강어귀. 하늘이 이보다 청명할 수 없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섬은 노코노시마. 저길 가도 괜찮을 거 같았다. 후쿠오카에선 꽤 유명한 관광지인데, 그러고보니 우리 집에서 엎어지면 닿을 곳에 저런 유명관광지가 있다니...새삼 놀랐다.
텐진 버스터미널. 후쿠오카 버스터미널 시설이 이렇게 좋은지 처음 알았다ㅎㅎㅎㅎㅎ
아침식사. 바로 옆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받고, 그 옆 로손에서 카츠샌드를 사먹었다. 냠냠.
버스 기다리는 중. 정말 잠깐 들려서 휙휙 지나가는 버스들. 사람이 붐빌 때를 ㄷ비해서 저렇게 탑승 줄을 분리해놓은 것도 참 스마트하고 좋았다.
버스도 세상 스마트하고 좋았다. 와이파이도 되고 콘센트도 있었다. 예~~전 큐슈 여행 왔을 땐, 운이 좋아야 그런 버스에 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여행온 건 7년전. 나이 먹었음^^)
쾌적한 버스 안. 좌석간 간격도 꽤 넓직넑집.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요때가 월요일(11월 29일)이었다...
날씨가 참 좋다. 후쿠오카 시내 한번씩 올때마다, 살기 좋다고들 하는 이유가 확 느껴진다. 없는 게 없고 참 잘 디자인된 동네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본에 평생 산다면 후쿠오카에 살고 싶다. 가능하면 돈 많이 버는 대학교원으로, 그리고 이번엔 제발 시내에^^


https://youtu.be/fqSFnl6r43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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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 버스터미널에 도착! 이때부터 뭔가 설레기 시작했다. (왜 이것만 썸네일이 제대로 안나오지...?ㅠㅜ)

약 2시간 반 정도 걸려서, 긴린코가 있는 유후인에 도착!
남들이 잘 안가는, 멀리 돌아가는 길 X 완전 시골길로 가봤다. 세상 멀긴 했는데,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은 지금 기분에 딱 좋았다. 영상이 길어서 50분 가까이 된다. 생각해본 건 주로 '후쿠오카에서 보낸 2년은 나한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지?!(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고...)'.

여차저차 긴린코에 도착. 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엄청 멀었다. 이젠 걸로 안가는 걸로^^ 요 사진은 입구 근처에 물을 담아 놓은 절구(?). 이런 물 촬영하기 좋은 곳을 볼 때마다, DSLR과 CPL필터 생각이 간절해진다.
기대했던 천연온천수로 인한 뭉게뭉게는 없었지만, 그래도 엄청났다. 할슈타트 생각이 날 정도로 고풍스럽게 아름다웠다. 멀리 보이는 가운데 큰 건물은 호텔. 문득 저 호텔에 온 적이 있었음이 기억났다. 그땐 일로 왔고 어두워서 몰랐는데, 호텔이 긴린코 바로 옆이었다!!
긴린코를 뒤로 하고, 어느 소바집으로. '이즈미(古式手打そば 泉)'란 곳이었다.
여느 카페 뺨칠 정도로 내부가 참 에뻤다. 한국인 관광객들 많았을 땐 정말 필수코스였겠는걸?
메뉴는 세이로 소바. 오리 고기가 좀 곁들여 나오는 버전으로 골랐더니 완전 비쌌다. 맛은 음...쏘쏘. 뭐, 오이타가 소바로 유명한 곳도 아닐테고! 기대하는 거 자체가 이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식당에서 보이는 긴린코 경치 감상 하나로도 갈만은 한 곳이었다. 가격은 1800엔 정도.
그리고 다시 역 쪽으로. 이번에는 가게가 많이 늘어선 지름길 쪽으로 걸었다. 처음 눈에 띈 가게는 유리점, 등불점(?). 대체 뭘 파는 가게지?
대체 뭘 파는 곳인지 들여다보니, 유리공예품을 파는 곳인 것 같았다. 세상에, 유리공예란 게, 이렇게 가을과 잘 어울리는 물건이었구나...
어느 카페. 난 가게가 이렇게 넓은지 모르고 나무만 보고 들어간거였는데, 나무가 있는 곳이 이미 가게 안이었다. '이랏샤이마세!!'하면서 반겨주셨는데, 시간상 뭘 마시지는 못해서 죄송했다. 다음에 꼭 갈게요 ㅠㅜ...
어느 레스토랑. 이 정도면 정말 유후인은 뭘 갖다놔도 예쁘다고 봐야 한다. 고풍스러운 일본식 건물과 나무의 조화가 정말 정말 예뻤다. 이날 유독 날씨가 좋아서 그런걸지도 모르겠고!
바구니 가게. 바구니만 파는 가게가 있다고?? 세상에!!
또 유리공예 가게. 유후인이 유리공예로 유명한걸까? 아님 큐슈가? 예전에 후쿠오카 포트타워 근처에서도 유리공예점을 본 적 있는 것 같다.
당시가 11월 말인데, 할로윈이라고 요렇게 오밀조밀하게 유리통 안에 넣어놓으셨다. 어린왕자 장미꽃이 할로윈 코스춤을 하면 이런 느낌일까? 참 귀엽고 예뻤다.
그 옆, 테디베어가 타 있는 비틀. 가득 차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좋은 날씨, 나무, 돌길이 어우러져서 어딜 가도 경치가 참 좋았다. 이런 좋은 풍경과 접할 때면 제작년에 후쿠오카에 오면서 보낸 카메라 생각이 많이 난다 ㅠㅜ
본격적인 상점가 쪽 입구. 고양이가게와 개가게가 있었다. 이런 거 볼 때마다 둘 중 하나는 꼭 키우고 싶어진다. 개도 좋고 고양이도 좋지만, 굳이 하나 고르라면 개 같은 고양이...?
상점가 풍경. 사람도 많았고 파는 게 어딘가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만 담았다. 예전에 일로 왔을 땐 참 삭막했는데 지금은 활기로 넘쳐나는 게 참 좋아보였다.
유후인 역. 천장이 높아서 위에서 빛이 쏟아진다. 너무 아름다웠다.
역 앞에서 사진으로 담은 상점가. 좌우로 기념품 샵이 크게 들어서 있었다.
요 '미츠에몬'이란 게, 4월하순까지 한정으로 고구마맛이 나왔다길래 사무실 직원분들 드리려구 사보았다. 이땐 아무 생각 없이 샀었는데, 생각해보니 요때가 11월인데 4월까지 한정이면, 거의 한정이 아닌 거 아녀?!
그리고 역 앞에선 이런 일이... 멀리서 보고 무슨 트럭이 저렇게 생겼지? 라고만 생각했는데...세상에 난 내가 정말 잘못본 줄 알았다!! 그리고 말이 무슨 뭐 저렇게 커?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버스. 원래는 유후인 여행만으로는 좀 아쉬워서, 비교적 가까운 쿠마모토 쪽으로 빠져 보려고 했는데, 버스가 하루 두 편 밖에 없고, 두 편째는 벌써 놓친지 오래 였다는^^ 이래서 무계획 여행은 안되나벼...
돌아가는 길은 다른 버스 회사였다. 앞 좌석 밑쪽 가운데에 달린 게 콘센트. 아무래도 버스 회사마다 실내구조가 조금씩 다른 모양인가보다. 저렇게 달려있으니 어댑터가 자꾸 빠졌다. 아침 버스가 편하긴 더 펀했다.
와 역쉬 온천의 고장. 가정 집 있는 데서도 저렇게 모락모락. 아까 긴린코에서 못 본 뭉게뭉게를 여기서 다 보네!! 하고 좋아했는데, 그냥 밭 태우는 거였다... 벼 타는 냄새 때문에 아찔했다.
하카타 버스터미널에 도착. 갈 땐 텐진이었는데, 올 땐 하카타로. 왜냐?
유후인에서 버스 기다리는 동안 크리스마스 마켓이 떠올랐거덩. 이것도 긴린코 추천해주신 같은 분이 추천해주신 곳. 새삼스럽게 그 분 안목이 대단했구나 싶다. 흠흠... 하여튼 정말 너무 너무 에뻤는데, 이 분위기는 동영상으로 남기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두 번이나 촬영했다.
하카타 크리스마스 마켓. 입장하기까지 과정! 나름대로 검역을 확실하게 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샷. 크리스마스 트리가 정말 거~~대하고, 화려했다. 역 주변도 일루미네이션으로 완전 꾸며졌는데, 지금까지 다른 지역에 살면서 크리스마스마켓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혼자) 너무 감동받았다.
게다가 공연까지. 완벽했다. 내가 잊고 있었던 여행의 재미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기대 그 이상의 재미 같은...?
뱅쇼(핫와인)과 슈톨렌. 요때까지도 계속 생각했다. '후쿠오카에서 보낸 2년...., 무슨 의미...?'. 흠, 나름의 결론을 이 포스트의 말미에 남겨두고자 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한 가지 더. 뱅쇼는 언젠가 한 번 내손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어렵지 않을 거 같아서.
알고보니 컵도 크리스마스마켓 한정 컵이었다. 컵 자체의 퀄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는데, 참 예뻤다.
알고보니, 텐진에 있는 크리스마스마켓에선 또 다른 모양의 컵을 받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 괜히 한 번 더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실은 12월 초순 정도에 텐진에 나가본 김에 가봤다.)
집에 돌아가는 전철역. 신발이 망가졌다. 집에 와서 새 신발을 샀는데, 조금 의미부여하자면 새출발을 의미하는 것 같다ㅎㅎ
그렇게 많이 걸은 것도 아니었다. 15000보 정도야 평상시도 도서관 다닌 날은 걷는 정도잖아?

 

마지막으로, 자기반성이다. 약간 옛날 싸이월드 중2병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뭐 가끔 나도 읽기 좋으니까.

여행 내내, 심지어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말 아직까지도 생각한 '후쿠오카에서 보낸 2년은 나한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지?!(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고...)'에 대한 나의 결론은, '세상에 그런 의미가 어딨냐??'였다 ㅎㅎㅎㅎㅎㅎㅎ

특정시기에, 특정장소에 있었다고해서 그 의미를 일일히 정의내릴 수는 없는 것 같다.

후쿠오카에 와서 좋지 않은 일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후쿠오카가 아니었어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후쿠오카라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위로를 받아서, 겨우겨우 해낸 걸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나는 한 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무언가 노력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 자신 또한 번아웃으로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것 뿐이었다.

 

지금의 나는 나의 평범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특별해지기 위해서가 아닌, 평범해지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노력을 해 온 것 같다.

올해 겨울에 남긴 글(링크)에도 남겼듯, 

 

평일- 아침 6시 기상, 운동, 식사, 7시까지 출근, 밤9시까지 작업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종일- 휴식, 방청소
일요일- 8시 기상, 9시 출근, 저녁6시까지 작업

 

연초에 이런 다짐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 이런 일정이 가능해?? 지금 읽어봐도 숨이 턱 막힌다. 
그런데 논문 본문을 모두 완성할 때까지 정말 이렇게 해냈다. (그리고 얻은 나만의 휴가가 이번 여행!)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평범한 나를, 나는 좀 더 믿어도 되는 거 아닐까?
(물론 나보다 더 열심히 한 사람이 보면 비웃을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주변에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ㅠㅜ...)

 

2년간 나는 내 인성(人性)의 바닥을 보았다.
나는 내 성격이 그렇게까지 무너질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성격이 무너진 기간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상처를 준 나의 모습으로 인해 나 또한 상처 받았다.

원인은 결국 다 나다.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일단 나부터 괜찮은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기엔 마음의 여유를 찾고, "나 다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삶에 있어 이 점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

 

요기까진 좋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
올해는 올해대로 또 엄청 무리를 했었던 것 같다.

나 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이 나이 먹고서야 깨달았다.

위에서 언급한 포스트에 요렇게 썼었다(링크).
야 그런데 세상에나. 벌써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사실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했다.
좀 살아보니 애당초 사람이 저런 살인적인 일정으로는 뭘 기대할 수가 없더라.
나는 "특별해지려면" 저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좀 착각한듯ㅎㅎ;;;;;
저렇게 하면, 내가 뭘 좋아했는지조차 잊더라. "특별"은 무슨, "평범" 근처에도 못간다.
더 최악인 건, 그게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 등등), 몇 가지 안되는 것에 집착하게 되더라.
거야 뭐, 내 알맹이가 텅텅 비어있으니...
그러니 때때로 멈추어 서서 나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11월 말 긴린코 여행이, 그런 의미에선 참 좋은 여행이었다.

 

오늘은 12월 27일, 아직 논문의 마무리가 남아 있다.
너무 무리 하진 말구, 즐길 수 있는 선에서 조금만 더 분발해보자!

 

2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나!!

둘째날이 밝았다.
대학측에서 2차 면접에 부를 때, 이야기 할 내용은 저번 면접과 동일하게 해도 된다고 했다. 
덕분에 면접에 대해서는 별다른 준비 없이 편하게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친구와 저번에 못다 둘러본 오스칸논(大須観音) 주변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저번에 간 기록).
처음엔 도쿄로 치면 아키하바라요, 오사카로 치면 닛폰바시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가보니, 회사 건물이 많아서 약간 세련된 느낌이 드는 아키하바라 같은 느낌은 아니고,
상점가+서브컬처 성지인 남바+닛폰바시 같은 느낌인듯.

 

새삼 느낀 거지만, 상점가가 크고 잘되어 있어서 물가도 싸고, 일본문화(?)를 체험하기 좋은 곳이었다.

 

아침 식사. 코노즈 커피. 나고야에선 커피+토스트가 제공되는 아침식사 세트가 보편화되어 있었다. 형식상, 커피를 주문하면 빵이 딸려나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체감가격이 절며하다. 요걸 팔려구 카페는 보통 아침일찍부터 영업한다. 근데 무슨 아침식사 세트가 7시부터 11시까지 임. 근데 아침만 바짝 장사하고 한 18시 되면 닫음. 그리고 생긴게 뭔가 동네 카페 같았는데, 알고보니 요기도 체인점이었다. 하여튼 나고야 묘해....400엔.

오오스칸논 도착 후. 상점가 입구 근처에서 촬영한 동영상. 넓직넓직하니 가게도 많아, 쇼핑하기 좋은 동네였다.

나고야 츠쿠모 안. 10여년 전 도쿄에서 컴퓨터 맞출 때 한 번 가보고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츠쿠모. 나고야에도 있었다. 좀 반가웠다ㅠㅜ
저번에 가본 컴퓨터 잡다한 샵. 다시 가봤다. 플5를 79,800엔에 판매중. 정가가 54,978엔인 친구인데ㅠㅜ
CPU 가챠. 세상엔 별의 별 게 다 있다. 옆에 되게 열심히 몇 번씩 돌리시는 분이 계시길래, 나도 재미삼아 한번 해봤는데, 펜티엄4가 나왔다.
건물 앞 가게. 구형스마트폰을 무조건 550엔에 판매 중이었다. 옆에 계신 아저씨가 신중하게 이것저것 고르고 계셨다. 요거 왜 사는거여...? 수리용 스페어?
닌텐도DS, PSP, 게임큐브 등 옛날 게임기 정크. 이건 또 왜 사는거야...??
친구를 따라 헤드폰 샵으로. 헤드폰 전문 샵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세상에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단 말이야...?
사인 중, 오오타니 쇼헤이 (가운데). 오오타니가 헤드폰샵엔 왜??
친구가 헤드폰을 보는 동안 나는 건물 탐험. 알고보니 같은 건물 위엔 메이드카페가 있었다. 메이드카페에 가보고 싶었던 건 아니고 저 마네킹이 눈길을 끌었다. 정말 묘하단 말야...나고야...
상점가 쪽으로 나왔다.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집이 있었다. 이러니 정말 남바 같은데?
이런 수퍼가 뜬금없이 나오는 건, 데마치야나기상점가(교토)가 떠올랐다. 내가 일본 여러 도시에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언젠가 도움이 될까?
이런 약간 저렴해보이는 가게도 꽤 있었다. 나중에 요런 데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해도 재밌겠는데? ㅎㅎ
타피오카 전문점인데, 오른쪽 광고에는 한국식 치킨을 판다고 써있었음. 왜 이런 조합으로 파는 거여...?
상점가 건널목에 뜬금없이 출현한 돔. 꽤나 멋있게 잘 지어놨는데?
우백미. 매콤한 우육면이 먹고 싶어져서 향한 곳.
나는 배도 고프고 친구랑도 나눌 겸, 오른쪽 밑 천엔 짜리 세트로!
세상 맛있었다. 고수도 추가했는데, 정말 정말 만족. 상하이 출장 이후로 이렇게 맛있는 우육면은 처음이었어. 
이제 반대 방향으로 다시 나와서, 아까 친구와 가기로 했던 카페로.
마츠야 커피 본점. 무려 1909년에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연히 한 번 맛을 봐줘야쥐! 이렇게 보면 나고야도 참 역사 깊은 도시이다. 참고로 마츠야 커피는 커피를 볶아서 납품하는 회사고, 카페는 카페루팡이라고 하는 듯.
커피를 시켰더니 로터스 비스켓과 땅콩이 곁들여져 나왔다. 아침식사 세트도 그렇고, 커피를 주문하면 +@가 나오는 게 나고야에선 기본인건가? 한창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놀다가 자리를 기다리는 가족 단위 손님이 보이길래, 후닥닥 상점가로 다시 나왔다. 매너^^
한국요리 식당 한마당. 핫도그, 호떡이 잘 팔리는 듯? 줄서서 사람들이 많았다.
오오스칸논을 뒤로 하고, 이번엔 사카에(栄) 시내로. 요번 목적은 내 중고카메라였다. 하도 업무시간이 길다보니 내가 뭘 좋아했는지 생각이 안날 때가 있는데, 문득 카메라 생각이 나서, 요즘 카메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멀찍이 보이는 파르코. 파르코는 정말 큰 도시면 어디에나 있는듯. 도쿄, 교토, 후쿠오카에서 가봤다. 오사카에도 있었던가?
그리고 도착한 중고카메라 가게. 사카에역 바로 옆 가장 목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낮았지만 그래도 쉽게 건들 수 있는 가격은 아니었다. 최근 가장 관심을 갖게 된 소니 A7 계열 위주로 확인했다.
가격대만 간단하게 확인하고 밖으로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끌려...

가보니 역시나. 길거리 공연 중이었다. 길거리 공연이 있는 도시는 내가 인정하지. 이런 도시의 활기 너무 좋아...오늘 일정은 여기까지!

친구와 장 보러 가는 길. 달이 낮게 둥글고 밝게 떴다. 너무 밝고 예뻤지만 스마트폰 사진으로는 무슨 가로등 같다. 달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이래서 좋은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고 자기최면을 걸었다 ㅎㅎㅎㅎㅎㅎ
달 사진2. 제일 위에 있는 건 가로등이고, 사진 중간쯤 있는 둥그런 물체가 달이다. 가까이 있는 가로등이 저정도로 보이는데, 저 멀리 있는 달이 얼마나 크게 보였을지...정말 정말 예쁜 달이었다. 
오늘은 싸지만 맛있는 알파카로 마무리. 얼마전부터 술 이름이나 맛에 신경쓰면서 마시고 있는데, 좀 재미있는 듯?

오늘은 12월 28일.
11월 19일에 있었던 일인데, 게으름 피우다 이제서야 포스트를 남긴다.

 

1차 면접에 합격했던 대학에서, 2차 면접 요청이 있었다.
이번에는 무려 총장 및 이사진들이 들어온다고. 
면접 자체는 22일 월요일이었는데, 나고야에 있는 친구와 여행도 할 겸, 
무려 3일 전인 19일 금요일에 출발했다 ㅎㅎㅎㅎㅎ

 

오전 근무 후, 오후엔 바로 공항으로.
작년부터 나고야에만 몇 번을 왔다갔다 하는건지 모르겠다.
작년 여행이 일종의 복선이었나?

후쿠오카공항. 국내선은 1차 면접 때와 같이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국제선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후쿠오카 공항, 붐비고 있었다. 양복 입으신 분들도 많았지만 사복이 훨씬 많았다. 역시 인간은 때때로 어딘가 떠나고 싶어하는 동물인가 보다.

후쿠오카 공항 안. 이것도 나름 추억이 될 거 같아서 영상으로 남겨보았다. 정말 많이 돌아다녔지만 공항에 있는 시간은 아직까지도 설렘으로 가득하다. 공항과 역 같은 곳을 좋아한다. 만남과 헤어짐,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곳.

터미널에서 대기 중. 심심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적어서 쾌적하게 보냈다.

대기중인 터미널에서 촬영한 영상. 깔끔하다. 사람이 적어서 좀 적적하긴 하지만 쓰는 사람은 편리한(?)...좀 모순적인 느낌.

탑승 후 촬영. 나고야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생각해보니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보다 더 걸리잖아?!
나고야중부국제공항은 생략하고, 여기는 중부국제공항역! 요때서부터 느낀건데, 나고야 쪽인 묘한 동상이 많았다. 간사이국제공항 병뚜껑 전시물보다는 고급이긴 하다만....무슨 뜻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나고야 자체가 새로운 도시라서 어색한건지, 묘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없잖아 있다.
중부국제공항역. 대기실. 너무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일단 빵+차부터. 빵은 뭐 나고야 한정이라고 하더만, 그냥 콧페빵에 크림 넣은 게 전부였다. 한정판 만들기 참 쉽죠?^^

메이테츠 공항선 열차. 메이테츠는 붉은색을 좋아하는지, 열차들이 온통 붉은색이다. 정확하게는 버건디 레드 같은? 지금까지 타 본 전철 중에선 한큐전철 마룬 색을 가장 좋아했는데, 마룬과는 또 다른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음음 좋아 좋아.
카나야마역. 오사카로 치면, 남바역 같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관문. 남바만큼 크고 깊진 않은데, 그래도 꽤나 활기찬 곳이었다. 길거리 공연도 하고 있었다. 많은 도시를 다녀봤지만, 내 기준으로 길거리 공연이 있는 동네=활기찬 동네=살고 싶은 동네ㅎㅎ. 그러고보니 후쿠오카엔 길거리 공연이 있었던가...? 그래도 나름 작지 않은 도시인데 있겠지...? 하도 안돌아다녀서 접할 기회도 없었는듯...이번 면접 되고나서 1월부턴 제대로 놀아줄거임 ㅠㅜ...

친구 집 근처 역 시가혼도오리역 도착. 그러고보니 나고야엔 '거리'라는 뜻을 가진 무슨무슨 도오리(通り)역이 꽤 있다. 이러한 역명 센스는 각 도시 마다 다른데, 지하철 역을 만들 때 각 도시의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미 밖은 꽤 어두워져 있었다. 사진은 "자전거 훔치지마!"라고 써있는 주의문구. 써놓는다고 안훔치는 거 아니고, 안써놨다고 더 훔치는 건 아닐 거 같기도 하고...뭐 없는 것보단 낫겠지 ㅎㅎㅎㅎ
친구와 들린 집근처 식당. 라멘 오카다. 무슨 동네 맛집 처럼 꾸며놨는데 알고보니 체인점. 그리고 아무도 라멘 안시켜 먹더라. 음음 이런거야 말로 어딘가 묘한 나고야 느낌...?
우린 탕수육(스부타), 볶음밥, 교자를 주문했다. 꽤 맛있었어. 허름해보이는 가게 인테리어와 다르게 가격대는 좀 있었다.
오오조네 상점가.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산책을 좀 했다. 일본어를 영어로 옮기려니 어쩔 수 없겠지만, 오오조네=OZONE....역시 뭔가 묘하단 말야, 나고야.
왼쪽부터 묘한 구조물 그리고 더 묘한 맥도날드 입구. 이렇게 묘하게 생긴 맥도날드 입구는 내 처음 본다. 미국영화에 나오는 모텔 입구 같은 느낌? 참고로 맥도날드 건물 자체는 뭐지?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검프의 시골집 같은 느낌...? 
오오조네 상점가 입구. 상점가를 반대로 거슬러올라왔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입구가 나왔다. 그런데 이것도 참 묘하다...묘해...어느 동네 상점가 입구가 이렇게 생겼냐...?
다른 각도에서 찍은 상점가 입구. 참 묘하다...저 섬세한 묘사. 상점가 입구에 이런 거 놓을 필요가 있어...? 심지어 조명까지, 쓸데 없이 섬세하다^^;;
그리고 돌아와서 위스키 한잔. 이렇게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

 

2년전인 2019년 5월, 후쿠오카에 면접을 보러 갔다는 글을 남긴 적 있었다 (링크).
그리고 2년 뒤인 11월 4일 목요일 현재, 이번 면접의 행선지는 나고야(정확하게는 나고야 근처 중소도시 대학)가 되었다.
거의 정확하게 1년만의 나고야행. 예전엔 여행이었다 (링크).

이번에 혹시나 이직에 성공해서 나고야 쪽으로 가게 되면,
삿포로를 제외하고 인구 100만이 넘는 일본 도시권은 다 살아본 게 된다.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처음에 나는 내가 무슨 역마살이 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 직업이 그런거였다.
나를 필요로하고, 내게 맞는 자리를 제공하는 대학으로 가는 수밖에.

오만한 생각일지 모르나, 이번 면접에 불리고 이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갖기도 하였다.
나는 한 지역에 오래토록 머물며 자신만의 환경, 인맥을 구축하는 게 불가능한 것인지...
이 직업을 그만둘 각오로, 그 지역에서 어떻게든 먹고 살 길을 찾으며 뿌리내려야 하는 것인지...

그렇지만 아직까진 다른 어떤 직업으로도 이 직업이 주는 재미와 보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직업을 바꾸면 바꾼대로, 나다움과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일본 어디에 가더라도 굶어죽지 않을 만큼 인맥을 만들어두자고 다짐하였다.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나고야로 출발!

후쿠오카에서는, 공항이 시내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공항을 웬만한 버스터미널 같은 느낌으로 쓰는 것 같다. 국내선 한정이긴 하지만, 식당가나 쇼핑가가 잘 되어 있고, 사람도 참 많아서, 여느 일본내 플래그십 국제공항 못지 않은 활기를 보여주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좀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떠나는 설렘.
기내에서 창가 촬영. 날이 참 좋았다. 구름이 뭉게뭉게.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도착. 후쿠오카공항에 비해 썰렁. 괜히 넓기만하고 불편했다.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국제"적으로 쓰이지 않게 되서 그런건가? 간사이국제공항은 지금쯤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목요일 밤, 친구네 집. 이건 그날 저녁 식사. 삼겹살+돼지고기 두루치기. 마루후미라는 한국요리집. 반찬가게를 같이 하는 곳인데, 두루치기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이거 말고도 부침개도 먹었는데 정말 정말 괜찮았다. 세상에, 내가 한국요리집을 찾아다니며 먹는 날이 오다니...
이튿날 금요일, 면접 날. 대학으로 가는 전철 안. 대학은 킨테츠 나고야역에서 출발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킨테츠 나고야 역이라니. 교토에 있을 땐, 오사카-교토-나라-나고야를 다 이어 놓은 킨테츠, 정말 대단하다고만 생각하고 타볼 일이 없었는데 요걸 타보게 되다니.


그리고 면접이 시작되었다.
질문은 어렵다면 어려우나, 잘 생각해서 대답하면 대답 못할 건 없는 그런 질문이었다.
엄청나게 잘 대답한 건 아니었으나, 무난무난하게 대답은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난 후, 나고야역으로 돌아가는 역에서. 세상에, 오사카, 고베행이라니. 지금도 너무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들이다. 그렇지만 그건 추억이 있으니 그런 거겠지. 언젠가 지금의 후쿠오카도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나고야대학 가는 길. 나고야대학에 지인이 있어서, 놀러가기로 했다. 지도상으로는 히가시야마역에서 걸어가야 더 가깝다고 나와 있어서 그렇게 했는데, 완전 언덕길이었다. 그래도 역 근처가 부촌이라서 고급승용차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앗 요기서 나고야대학 사진을 넣으려고 했는데 하나도 없었따.
찍는 걸 잊었다...
도서관에 스타벅스, 그 앞에는 분수대, 또 그 앞에는 노천공연장이 있어서 완전 예뻤거늘...
노벨상 탄 대학은 역시 클래스가 다르구나 하며 감탄하며 캠퍼스를 거닐었거늘...


나고야대학 사진은 없었지만, 끝나고 지인 집에 가서 시켜먹은 원샷치킨 영수증은 남아 있었다. 내가 한턱 냈는데, 우버이츠 첨 쓴다고 할인을 3500엔을 해주더라. 양과 구성은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매운맛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
토요일 밤. 마침 나고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일본인 친구네 집. 오사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인데, 공무원으로 이바라키네, 아오모리네, 여기저기 돌더니, 지금은 고향인 나고야로 돌아와서 일하고 있었다. 이 친구도 만만치 않은 역마살이다. 심지어 공무원인데도! 분명히 밥 먹고 간다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아내 분께서 한국요리를 아주 진수성찬으로 차려주였다. 한국요리를 약간 재해석(?)하셔서, 겉보기는 한국요리인데 일본 맛이 나는, 약간 특이한 요리였다. 그래도 정말 맛있었다!! 
토요일 아침, 코노즈 커피. 나고야에선 '모닝'이라고, 3-400엔대 하는 토스트+커피로 구성된 아침식사 세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모양이었다. 카페마다 자신들만의 식빵을 생산하거나 주문하는데, 고게 참 맛있었다. 커피 맛도 일품. 빵에 바를 토핑(?)을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버터, 친구는 잼으로 주문하였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오오스 거리를 거닐었다. 1년 전에 왔을 때엔 그냥 남바 같은 시끌벅적한 상점가인줄로만 알았는데, 아키하바라나 니폰바시 같은 전자상가 구역도 있었다. 난 내가 이런 거 안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옛날 전자제품 구경하는 거 참 재미있더라. 사진은 0엔 짜리 카세트 라디오. 작동도 안할 거 같은데...?
진열장 2단에는 타자기 같은 물건, 1단에는 옛날 모니터나, 일체형 아이맥들. 저런 타자기들은 아직 돌아가나? 컴퓨터와 일체형인가? 돌아가면 어떤 느낌인지, 좀 궁금하긴 했다.
진열장 3단과 진열장 위에도 이런저런 물건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패키지는 게임 같은데 정말 돌아는 갈까...? 아직도 팔리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오디오 관련 업체도 있었다. 물건이 참 다양하고 깔끔했다.
요긴 대만식 디저트 가게가 붙어 있는 구역. 오른쪽에 있는 닭튀김을 부탁해보았다. 이름은 엔시다지파이? 가격은 630엔.
정체는 닭고기를 두들겨 얇게 펴서 튀긴 요리였다. 무슨 닭튀김 조금을 630엔이나 해? 하면서 받아먹었는데, 양이 상당했다. 맛은 그냥 패밀리마트 치킨조각 맛.
닭튀김은 간식이었고, 요게 진짜였다. 나고야역 근처 줄서서 먹는다는 라멘집. 시시마루(獅子丸). 구글 리뷰 점수가 무려 4.3이었다. 줄 서서 겨우겨우 들어가서 먹었다. 원래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거늘...
라멘. 닭육수 베이스였다. 친구가 샀었는데, 고명도 몇개 더 시켜줘서 참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다려서까지 먹을 정도로 맛있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건 아닌듯. 이제 안갈거임. 요즘 구글 점수 너무 높게 잡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예전엔 3점대면 평범하고 4점대면 정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예전의 3점대가 지금의 4점대 같은 느낌?

라멘을 다 먹고 다음 목적지인 도요타 기술 박물관을 가는 길,
면접을 본 대학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다. 세상에 하루 만에 연락이 오다니!!
다만, 총장 면접이 남아 있다고 하니, 아예 된 건 아직 아닌 모양이었다.

나고야역 옆에 새로 생긴 이온. 원래는 도요타 기술 박물관에 가는 길이었는데, 가는 길에 있어서 촬영.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놨다고 생각했다. 나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온 스프링쿨러가 인도를 적시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반겨준 로봇. 바이올린 세상 잘 연주했다.
투어흐름상, 먼저 직물기계관 쪽을 가게 되어 있었다. 굳이 왜 그랬는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도요타가 직물공장으로 시작한 기업이랜다. 전혀 몰랐다.
스태프 분께서는 박물관에 있는 거의 모든 기계를 돌며 시연과 설명을 해주셨다. 정말 재미있고 유익했다.
도요타 기술 박물관. 옛날 자동차공장을 재현한 구역을 지나가면...
옛날 차들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이건 초기 도요타 트럭. 대충 열심히 잘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ㅎㅎ
자동차에 대한 설명도 직물기계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해주셨다.
그리고나서 아까 봤던 이온으로. 요긴 이온에 있는 시계공방인데, 저 할아버지 이마에 붙은 확대경(?)이 너무 인상적이라 한 컷.
요긴 집에 가는 길. 오사카오뎅 전문점이라고 쓰여있고, 그 밑에 있는 꼬치그림에는 오징어게임이 꽂혀있었다.
마지막날 일요일.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길. 실수로 뮤스카이라고 하는, 별도요금이 드는 전철을 탔다. 1시간 정도 가는 길이지만, 뭐 편하게 잘 갔다.
공항에 가는 길. 여기서부터 뭔가 센치해지기 시작했다. 그만 좀 돌아다니고 싶다. 이 도시 저 도시 다니며 그사이 잃은 게 너무 많다.
제2터미널 가는 길. 코로나 때문에 여행객 자체가 적은 데다, 제2터미널엔 취항 항공사도 적어서 그런지, 너무 썰렁했다. 공항이 커서 더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제2터미널에는 격납고를 개조한 식당가가 있었다. 거기서 스타벅스 한잔. 요즘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일이 부쩍 늘은 것 같다.
탑승 후. 항공기 내에 일본 국내이동에 대한 설문조사표가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 이륙…
정말 아름다운 하늘. 내 감각이 맞다면, 위쪽은 아와지시마와 밑쪽은 시코쿠일 것이다.
후쿠오카공항 착륙!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라멘 한그릇. 정말 내 취향이었다. 공항 쓸 일이 있으면 또 가려고 한다. 라멘집 이름은 우미나리(海鳴).
공항에 나와 전철 개찰구 앞에서 촬영한 사진. 공항 정말 잘 지어놨다고 생각했다. 크기도 적당하고, 그 크기에 맞는 기능도 적절한 것 같았다.
그렇게 나고야권에도 별 개수가 늘어간다. 나의 역마살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나고야 면접 & 나들이 감상.
일본생활이 길어서 그런지, 새삼 어딜가도 아는 사람이 적지 않은 사람이 되어있음을 느꼈다.
그런데 역시 언제까지 이렇게 이동로 인해, 사람 그리고 도시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야 하는지,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나의 이러한 불안한 마음을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서,
모든 만남에 대해 감사해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래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많고 친절한 사람이 아닌, 오랫동안 정을 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서,
기억되고 싶다...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 일정은,

숙소(친구네) 출발→냐고야역에서 일행 합류→숙소(매리엇 호텔)에 짐 맡기기→기후성→숙소에서 카탄,

힘들게 여기저기 들리지 않고, 한 군데에서 가능한한 오래 머무르는 일정으로 잡았다.

어제 숙소에서 나오는 길. 청명한 날씨. 우측 상단 "오오와키치과실"이 눈에 띈다. "치과실"이 뭐지??
시가혼도오리역. 가장 가까운 역이었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나고야역. 한 번 환승이 있었지만, 얼마 안걸렸다. 친구네 집 위치가 좋은 걸까, 나고야 시내가 조그마한 걸까?
나고야역 안. 여기서 도쿄에서 온 일행과 합류. 가운데 조그맣게 보이는 금색 시계가 나고야 사람들 약속장소라고 한다. 역 반대 편에는 은시계가 있었다.
호텔 안. 짐 맡기러 왔다.
호텔 로비. 호텔 내부는 뭐가 되게 번쩍번쩍했다.
호텔 로비에서 본 바깥 풍경. 날씨가 참 좋았다.
바깥 풍경. 로터리 한 가운데 베베 꼬이다 못해 뾰족하게 튀어나오기까지 한 저 구조물은 무슨 의도일까?
메이테츠 나고야 역 안. 저 알록달록 간판에는 어디 행 무슨 열차인지 써있는데, 등을 켜서 현재 들어오는 열차가 어디 행이며, 어디서 기다리면 되는지 써있었다. 역내 전광판 몇 개에 그때그때 다른 정보를 띄우는 방식보다 직관적이고 알기 좋았다. 전부 다 LED로 바꾸고 때때로 광고까지 나오게 하면 회사 입장에선 금상첨화 아니었을까? 들어오는 열차가 뭔진 모르겠지만, 정말 낡았다...오사카 환상선 보는 거 같다.
기후 가는 길. 은근 한큐전철 타고 교토에서 오사카 가는 길 비슷하다.
기후 가는 길. 교토에서 오사카 가는 길 비슷한 줄 알았는데, 아니다. 여기가 더 시골이었다...
기후역 도착. 이제보니 열차가 알록달록하니 참 예쁘다.
메이테츠 기후역. 시골인 줄 알았는데 역이 깔끔하니 예뻤다.
메이테츠 기후역에 있는 로프트. 로프트가 있었다. 여긴 시골이 아니었다...무시해서 미안.
16은행 건물. 일본엔 은행 이름이 번호로된 경우가 있다. 몇 번 은행까지 있을까?
기후역 주변 보도 블럭. 맨홀 안에 들어가는 보도블럭까지 신경쓰다니. 세상 쓸 데 없는...
기후성 가는 길, 이름 모를 절. 무슨 절인지 모르겠는데, 안에 대불이 있다면서 일행들이 가자고 했다. 아담한 절이었다. 언뜻봐도 건물 색이 많이 바랬다.
안에 있는 대불. 불교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언뜻 봐서 부처님 인종이 흑인 같아서 놀랐다.
기후 성 앞 공원, 상점가 처럼 되어 있었다.
공원. 참 예쁘게 잘 만들어놨다. 날시가 예뻐서 사진도 참 잘 찍히더라.
성 주변 카페 "챳토(茶人)"에서 점심. 메뉴 이름이 "나라 망하게 하는 덮밥"이었다.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맛있다는 뜻인가? 맛있게 먹고 다시 성으로 향했다.
케이블카 역 안. 케이블카는 왕복 1,100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후회는 없었다...
케이블카. 깔끔~.
기후성.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도 조금 올라가야 한다. 그나저나 저 아저씨 되게 포스 있게 나왔다.
기후성. 지금까지 본 다른 성에 비하면 아담했다. 타서 없어진 것을 현대에 다시 복원한 거라 한다. 참 예쁘게 잘 지어놨다.
기후성 최상층. 천장이 참 멋있다.
기후성 최상층 풍경. 탁 트인 것이, 올라간 보람이 있었다. 과거에는 저 강 덕분에 비옥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위에서 본 길. 내려갈 땐 저 길로 내려갔다.
성에서 내려와서, 무슨 별관? 박물관? 이라고해서 들어갔다.
밀랍인형. 무슨 NHK 드라마에 출현하고 있는 실제 배우라는데, 세상에, 이 사진은 화이트밸런스가 잘 안 맞아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소름 돋게 사람 같이 생겼다. 땀구멍이나 잔수염까지 다 구현해놨다...
밑에서 본 성. 파란 하늘과 대조가 참 예쁘다.

 

케이블카 역. 서로간 거리를 두어 앉으라고 써있다. 그러면서 케이블카는 무슨 한가득 만원이 될때까지 태웠다. 서있으면 안전한가?
케이블카. 사람이 참 많다.
케이블카 안에서 본 풍경. 참 동네가 예쁘다. 살기엔 좀 불편할 거 같기도 하고.
"기린이 온다" 특별전. 이게 아까 밀랍인형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인가보다. 일행들이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아서 1,200엔 내고 들어가서 보고 왔다. 영상 틀어주는 것만 한 10번은 본 듯. 왜? 앉을 수 있으니까. 나는 차라리 케이블카 1번 더 타고 올 걸...아오...
JR 기후역. 나고야로 돌아가는 길은 메이테츠가 아니라 JR로 가기로 했다. 메이테츠 역에서 조금 더 덜어가면 있었다.
옆 앞 분수. 확 높게 쏴주지 않을까 한참을 기다렸는데, 결국 저 정도가 제일 높은 거 였다. 사람들이 발만 적실 정도로 놀아 주길 의도했나 보다. 딱봐도 물줄기가 너무 높으면 주변에 튀는 구조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 상. 시국이 시국인지라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역 안. 전철이 들어왔다. 탔다.
또 다른 역 안. 무슨 역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알고보니 전철을 반대방향으로 탔다. 갈아타려고 이곳에서 후다닥 내렸다.
갈아 탈 열차. 반대로 온 탓에 도착 시간이 늦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특별쾌속이라고 몇 정거장 안들리는 열차에 탔다.
나고야역 도착. 새삼스럽지만 참 컸다. 어느 쪽인진 모르겠느데 저 우뚝 선 빌딩 둘 중 하나가 호텔 건물이었다.
호텔 방 안. 야경이 참 예뻤다.
저녁 식사. 원래 도미노 피자를 주문해서 먹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어플이 안됐다. 호텔로 배달해달라고 전화하기도 뻘쭘해서 역 지하에서 유명하다는 미소카츠 집 도시락을 사다 먹었다. 이름이 "야바톤". 교토대 근처 "오쿠다"보다는 별로더라. 도시락이라서 그런가. 
일행과 자기 전 카탄. 이렇게 보람 찬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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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 때문에 반년간이나 이 시골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어딘가 가야만 했고, 그렇게 나는 굳이 나고야 사는 친구를 만난다는 구실을 만들어 나고야로 향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본 도시를 다녀오고, 또 의도치 않게 살아봤는데, 나고야까지 돌면, 웬만한 일본 대도시는 다 가본 셈이 된다. (살아본 건 순서대로, 도쿄(수도권)-오사카-교토-후쿠오카, 여행은, 삿포로-나고야.)

 

겸사겸사 옆에 있는 기후현 기후시에도 다녀왔다.

고투트레블(Go To Travel) 캠페인이다 뭐다 해서, 생각보다 비용은 얼마 안들었다.

 

첫째날 일정은,

공항→숙소 근처에서 점심 먹고 짐 놓고→메이죠 공원 스타벅스→저녁으로 히츠마부시→끝

으로 간단하게 잡았다.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청사. 국제선 청사와 비교해 시설이 무척이나 깨끗했다. 꽤나 한산 했지만,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집에 틀어박혀 있었던 건 어쩌면 나 혼자 였나 보다.
항공권 티켓. 항공사는 젯스타, 시간은 오전 9시 30분. 젯스타는 왕복 항공권을 한 번에 발권할 수 있었다. 공항에는 거의 9시 쯤 도착한 거 같다. 그래도 안 늦었다. 국내선은 여유롭게 갈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 
내가 탈 항공기. 이게 얼마만의...
아직 후쿠오카 공항. 바깥에는 비가 추적추적. 오랜만에 비행기 타려니 좀 긴장되더라. 6개월 전에는 어떻게 그렇게 매달 타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구름 위. 당연한 얘기지만 구름 위는 맑았다. 참 기분이 묘했다. 반년 간 나는 집에서 뭐하면서 그렇게 혼자 열심히 살았더라...뭐 한다고 그렇게 갖혀 지냈더라... 
나고야 중부 공항 거의 다와서. 축구 연습장? 면이 참 많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건 뭘까? 비닐하우스? 전체적으로 공사중인 거 같기도 했다. 
나고야 중부 공항. 거의 한시간 반정도 걸렸던 거 같다. 조금 걸으니 이런 공간이 나왔다. 가게 모여 있는 곳이 어둑어둑 하니 네온사인만 보이고 약간 퇴폐적으로 생긴 게, 쿠알라룸프르 공항 제2터미널 생각이 났다. 공항 느낌은 전체적으로 간사이 공항 제2터미널과 비슷했다.

 

카나야마 역. 중부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한 50분 정도 거리. 공항과 나고야 지하철 순환선이 접하는 곳. 자꾸 비교를 하게 되는데, 여러 선이 교차하고 전철 역에 바로 백화점(쇼핑몰?)이 연결되어 있어, 쿄바시 느낌이 좀 났다. 지붕이 특이하다. 무슨 컨벤션 센터처럼 해놨다.
나고야 시영 지하철 내. 이걸 왜 찍었더라? 저 가운데 나고야人(사람) 광고 때문에? 그러고보니 나고야 사람과 아이치 사람을 따로 쓰나? 후쿠오카는? 하카타 사람과 후쿠오카 사람이 따로 있던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거지만, 로컬로 들어가면 아직도 모르는 게 참 많다. 
전철 노선도. Ozone이란 역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참 노선이 예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대구 지하철 X자 노선에 적절히 순환선을 만든 느낌?
나고야 첫 끼는 나고야 탄멘 와카바. 놀랍게도 저 실외기 바로 옆이 입구다. 되게 신경 쓰였다. 아직 나고야는 더워서 (후쿠오카는 20여도 나고야는 27도 정도), 에어컨을 틀고 있었다. 손님들이 오고갈때마다 더운 바람을 쐴텐데, 배려심이 있다곤 못하겠다. 왜 이렇게 구구절절 쓰냐면, 기억이 확실한진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이런 디테일이 떨어지는 경험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나고야 탄멘. 맑은 닭고기 국물에 돼지 고기네 삶은 달걀이네 마구마구 집어 넣은 면 요리였다. 기름지면서 깔끔했다. 라멘과는 또 다르더라. 매운 정도를 고를 수 있어서 꽤나 윗 단계를 골랐는데도 전혀 맵지 않았다. 맛있었다. 가격은 800엔 정도.
집에 가는 길에 산 패밀리 마트 몽블랑. 친구가 만들어준 아이스 커피. 참 잘어울리고 맛있었다. 그리고 저 스타벅스 코스터 참 탐나더라. 딱딱한 것이 물을 참 잘 먹더라.
키타 구청 앞. 길이 넓직넓직한 것이 고가도로도 있고 고가철로도 있더라. 오랜만에 대도시에 나와서 정말 감개무량했다.
대도시 정육점. 세상에 이런 대도신데도, 상점가가 거의 망해있었다. 무슨 시간 여행 온 줄. 요건 그 와중에 그나마 영업중이었던 정육점.
고양이. 그냥.
메이죠 공원 입구. 그런데 왜 나고야성 공원이 아닌거지? 오사카는 오사카성 공원이라 하지, 다이죠 공원이라고 안했는데. 지역 별로 이런 명명 센스도 차이가 있나보다. 
메이죠 공원 스타벅스. 요런 스타 벅스 정말 좋은 거 같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공원을 안돌고 바로 들어갔다. 후쿠오카 지금 내가 사는 지역에 스타벅스가 생길 날이 올까...?
세상에 감동 받았다. THANKS :)라니. 이거 손글씨 아냐? 세상에...아직도 해주는 곳이 있었구나!
히츠마부시. 기본 다른 지역에서 파는 장어 덮밥과 같은데, 나고야에서만 저 장어 덮밥 하나를 그냥 먹고, 찻물 타서 먹고, 저 파 뿌려서 와사비 넣어 먹고, 마지막엔 세 방법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골라서 먹고 한다더라. 그렇게 먹는 방법을 포함해서 히츠마부시라고 하는 듯. 세상에 같은 요리인데도 먹는 방법을 포함해서 다른 이름을 붙여준 사례가 있나? 요리란 대체 뭘까. 같은 재료로 먹더라도 비벼 먹음 비빔밥, 올려 먹음 덮밥인걸까? 참 많은 생각을 하는 요리 였다. 혼자 엄청 생각하면서 먹어서 그런지 맛을 잘 못느꼈다.
근처 수퍼에서 사온 우유. 원래 어딜 가든 그 지역 우유를 마셔보곤 한다. 요 우유는 오오우치야마 우유인데, 맛은 파스퇴르 우유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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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19.] 나고야-기후 여행 (2/4)  (0) 2020.09.30

지금 하고 있는 연구는 주로 문헌을 통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헌이 학교에 놓여져 있지 않거나, 심지어 일본에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점들에 있어서 이런 자료를 구할 때 마다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일본 내 어딘가 도서관에 문헌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 서비스가 좀 문제인데, 보통 2천 엔 정도로 가격도 비싸고,
대출기한도 짧으며, 도서관내 이용인 경우가 많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왠만큼 비싼 문헌이 아니면, 헌책으로라도 구해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헌책들 중에는, 개인이 소유했었던 것들도 있으나,
어느 대학 도서관에서 일정 기한이 지나서 폐기 처분 된 것도 적지 않다.

이런 대학 도서관에서 온 책들을 만지고 있자면,
'아 이런 책이 서가 한 켠에 놓여져 있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돌고 돌아 지금 내 손에 들려 있는 거구나'
그리고 뭐라 잘 표현은 못하겠으나, 내가 한 번 가본 도시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일이 없을 것 같은 도시라도, 마치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요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책을 들고 위와 같은 상상에 빠지는 게 요즘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버밍엄 대학. 잉글랜드 제2의 도시인 버밍엄에 위치한 대학. 그러고보니 버밍엄에는 예전에 카디프에 가던 길에 잠깐 들렀던 기억이 난다. 카디프 출신 할아버지와 뉴캐슬에서부터 쭈욱 같이 다녔다.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았는데, 억양이 알아 듣기 힘들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못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런던대 골드스미스 컬리지, 잉글랜드. 런던대 시스템에 속한 컬리지인 것 같다. 찾아보니 런던 동남쪽에 위치한다. 정말 한번도 갈 일이 없었던 곳이라 생소하다. 언젠가 가볼 수 있었으면...저 뒤에 보이는 수 많은 날짜들은 이 책을 빌려간 사람들의 흔적이다. Holmberg의 원격교육이론에 관련된 책인데, 이렇게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나.

쉬롭셔 앤드 스태포드셔 간호 산파 컬리지, 잉글랜드. 지금은 스태포드셔 대학에 합병되었다. 이름이 정말 생소하서 찾아보니 리버풀과 노팅엄 사이에 있는 Stoke-on-trent 시 라는 곳에 있는 대학인 것 같다. 그리고 알고보니 이곳은 Stoke city 축구팀의 소재지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어디 축구팀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알고 있었다. 나름 신선하다!

레바논 밸리 컬리지,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하는 대학이다. 미국은 너무 넓고 가본적이 없어서, 대학에 대한 감이 없는 게 좀 아쉽다. 그나저나 이 좋은 책을 빌려간 흔적이 전혀 없다. 당시 총장이 직접 쓴 오픈 유니버시티의 초기 8년 간의 경험에 대한 책인데...혹은 너무 많이 빌려 가서 종이를 한 번 갈은 것이기를 바란다.

MIT가 아니고 CIT. 지금은 크랜필드 대학으로 개명했다. 내 기억이 맞으면, 오픈 유니버시티 근처에 있는 대학으로, 교내에 무려 공항을 갖고 있다. 오픈 유니버시티에 밥먹듯 다녔을 무렵, 도서관에서 이곳에서 왔다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참 반가운 책이었다!

샐포드 대학. 생소해서 찾아보니 무려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있는 대학이란다! 꼭 가보고 싶은 도시다. 뉴캐슬에 갔을 때 사심으로 한 번 들러볼까도 했는데, 시간과 자금적인 이유 때문에 그러지 못하였다...

요건 대학은 아니고 도서관. 노스햄프턴셔 카운티 도서관에서 온 녀석이라고 한다. 노스햄프턴셔가 어딘가 찾아보니, 노팅엄셔와 버킹엄셔의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노팅엄도 다녀왔으니 아마 지나가보긴 했을 것이다. 것보다 중요한 건, 이 녀석은 오픈유니버시티가 개교하고 첫 1년간의 경험을 담은 책인데, 살짝 힘들게 구한 정말 소중한 녀석이다. 표지도 퍼런 것이 참 예쁘기도 하고. 그래서 대학이 아니지만 굳이 올려보고 싶었다!

뭐 책으로 다녀온(?) 대학은 이 정도다.
좋아하는 문학 작품 중에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란 게 있다.

©四畳半主義者の会 (http://yojouhan.noitamina.tv/)

그 에피소드 중에 좁은 방 안에 틀어 박혀있지만 심해 탐험 하듯 여기저기를 관찰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 딱, 방 안에 틀어 박혀서 방 안에서 세계일주하는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사실은, 하고 있는 연구가 연구인지라 실제로 가본 대학들도 적지 않다.
이 포스트는 책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녀본 대학에 대한 감상을 조금씩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대학은 보통 놀러가는 곳은 아니라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런 것도 쌓이고 쌓이면 꽤 보람있지 않을까?

1일차: 교토 출발 → 우리와리노 타키 (瓜割の滝) → 케히노마츠바라 (気比の松原) → 점심 (HAZE) → 토진보 (東尋坊) → 후쿠이시 시내

 

 첫째 날 일정은 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바다내음을 맡으면서 후쿠이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길이 1~2 차선으로 좁았지만, 차가 적어서 그런지 운전하기 정말 좋았고, 바다가 있어서 그런지 탁트인 시야가 참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천천히 북상하는 일정이 었기 때문에 틈틈히 쉴 겸 관광지를 돌아보니 전혀 피곤하지도 않았다. 이제 이번 여행에서 담아온 사진과 함께 설명!


 먼저 찾아간 곳은 우리와리노 타키.

알고보니 무슨 절 내부에 있는 곳이었다. 가는 길에 이런 절틱한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한 10분 쯤 걸었을까? 우리와리노 타키에 도착! 타키(滝)란 말이 한국어로 폭포니까, 나도 모르게 웅장하고 큰 걸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실상은...조그맣지만 꽤 예쁜 귀여운 폭포였다.

수국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일본 수국은 꽃이 듬성듬성 피어있는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국 수국과 비슷한 모양이라서 왠지 정감이 갔다!

내려오니 약수터 같은 곳을 발견. 물을 뜨러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알고보니 물로 유명한 곳이라는 듯 하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케히노 마츠바라.

평범~한 일본의 해수욕장이었지만, 생각해보니 일본에서 해수욕장은 처음이었다.

TV나 영화에서 본 일본의 해수욕장엔 꼭 이런 가게들이 있더라.

그런데 이렇게 크고 많을 줄은 몰랐다. 해안가를 따라서 수두룩빽빽하게 있었다;;

 

일정이 짧았기 때문에 바로 다음 목적지로!

다음 목적지는 에치고 곶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헤이즈」.

곶인 데다가, 높은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경치가 정말 좋았다!

이 궁전? 수상한 종교단체 건물? 같이 생긴 게 바로 목적지인 「헤이즈」!

경치가 정말 좋은 곳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엔 사람으로 이미 가득차 있었다.

여행을 함께 한 샐리 양과 함께 한 컷.

런치에는 COMPLETE, MARCHE라는 세트 두 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우린 MARCHE를 골랐다. COMPLETE는 다 나갔다고 해서...여튼 이건 에피타이저.

그리고 이건 메인 메뉴인, 가렛(Galette)! 단순하면서도 맛이 정말 심상치 않았다. 알고보니 꽤 유명한 쉐프가 후쿠이에 체인점을 낸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듯!

 

짧았던 점심 시간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토진보로 향하였다.

정말 많은 곳을 다녀온 거 같은데, 이제 점심 시간이 지났을 뿐이라니...

한산한 느낌이었다. 주차하는데 여기저기서 이쪽으로 오라고 해서 처음에 당황;;

교토버스와 같은 디자인의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이름은 케후쿠 버스(京福バス). 아마도 교토(京都)와 후쿠이(福井)를 잇는 버스인가 보다.

그리고 쨔잔! 이곳이 토진보. 제주도 주상절리의 다운그레이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새들이 간격을 맞춰서 모여있는게 신기했음.

차로 돌아가는 길에 본 바이크인데, 나는 무슨 사람이 쓰려져 있는줄 알았다;;

 

일정은 여기서 끝났다. 이때가 오후 4시쯤 되었으려나?

좀 빠르긴 하지만, 원래 무리하지않고 쉬엄쉬엄 다니기로 한 여행이 었어서...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숙소가 있는 후쿠이 시내!

JR 후쿠이 역 앞. 앞에 보이는 큰 건물은 쇼핑몰 + 오피스텔 같은 느낌이었다. 후쿠이가 큰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나름 가장 큰 역 앞인데도 교토, 오사카 등에 비하면 약간 황량하다.

역 앞에는 왠 공룡이...후쿠이에선 공룡 화석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남 해남 같은 곳인듯.

 

저녁밥은 별달리 먹고 싶은 게 없어서 쿠라즈시(くら寿司)에서 회전초밥을 먹었다.

안타깝게도 올릴 만한 사진이 없어서 생략.

 

그리고 역 앞 쇼핑몰 안에 있는 8번 라멘(8番らーめん)에 들렀다.

8번 라멘은 후쿠이 시내를 드라이브 하고 있자면 여기 저기 자꾸 눈에 띄는 곳이었는데,

후쿠이 현을 대표하는 라멘 체인점 중 하나라고 한다.

후쿠이 현을 관통하는 8번 국도에 라멘집을 열게 된 게 그 시초라고.

우리나라로 치면 처음엔 기사식당 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주문한 것은 야채라멘이었다. 다른 라멘이 없나 계속 메뉴를 뒤졌는데, 알고보니 야채라멘이 기본 메뉴였다. 말그대로 야채가 정말 듬뿍. 아마도 8번 국도 시절, 주고객이었을 운전 기사 분들이 야채를 먹기 힘드니까 이런 메뉴를 개발하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여튼 꿀맛!

 

8번 라멘을 끝으로 일정은 마무리!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쇼핑몰에 있는 마트에 들러서 간식거리를 사왔다.

왼쪽은 우메슈칵테일, 오른쪽은 에츠노바쿠슈라는 맥주이다. 맥주는 무려 후쿠이현립대학이 개발한 것이라고. 그런데 기대를 한껏 품고, 사왔건만...매실 맛이었다. 잘 안읽고 산 내 잘못이지.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그런데 매실맛 맥주는 맥주가 아니라 매(梅)주라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 헤헷.

이렇게 첫날 일정이 잘 마무리되었다.

참고로 숙소는 후쿠이성터 옆에 (정말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후쿠이 캐슬 (Hotel Fukui Castle)이었다.

가격도 적당하고, 직원 분들이 친절해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보니 후쿠이성 호텔이나 호텔 후쿠이성 하면 좀 어색한데, 호텔 후쿠이 캐슬 하니까 어색하진 않다.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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