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어머니에게 부탁을 하여 집에서 여권사진 촬영에 도전해보았다. 사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에 시도를 하지 못하였을 뿐, 스트로보를 제외한 모든 장비는 처음부터 갖추어져 있었다. 다만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어머니에게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수 차례에 걸친 설득과 설명으로 결국 촬영을 부탁할 수 있게 되었고, 오랜 시간에 걸친 포토샵 작업으로 결국 제출에 성공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 기록해보고자 한다.


1. 배경

집 안의 벽지가 모두 흰색이기 때문에 흰 배경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2. 조명

실제 촬영에 있어 조명이 상당한 문제가 되었는데, 스트로보가 없기 때문에 흰 종이와 순백색 랜턴을 사용하였다. 얼굴이나 턱 밑 음영을 없애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또한 스튜디오가 아니기 때문에 안경을 쓰게 되면 안경의 그림자가 남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따라서 안경은 벗고 촬영하였다.


3. 포토샵

실력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지만, 작은 사진인데다가 간단한 작업만을 요하였기 때문에 인터넷의 강좌를 보고 어느 정도 커버 할 수 있었다. 공부도 되었는데, 크롭, 레이어, 마스크, 선택과 선택 해제 등 간단한 작업과 이에 대한 단축키를 배울 수 있었다. 


Ctrl + J : 레이어 복사

Ctrl + D : 선택 해제


학교에서 정품을 받아두길 잘하였다. 정말 쓰임새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4. 의상

의상 때문에 결국 다시 집에 들려야만 했다. 회색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노출과 명도를 높게 잡으니 여권 사진의 필수 배경인 흰 색과 별다른 구분이 가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포토샵으로 원래 의상 색을 반전(Invert, Ctrl+I) 시킴으로써 해결되었다. 한 편, 옷의 안감은 처음부터 어둡게 촬영되었기 때문에 내버려두어도 되었으나, 실수로 다른곳과 똑같이 반전하여 약간 고생하였다. 결국엔 원본을 400%로 확대한 뒤, 스포이트로 주변색을 추출하고 브러쉬로 처리하였다.

역시 언젠가 떠나야하는 기숙사보다는 역시 집이 훨씬 더 마음이 안정됨을 느낀다.

비록 방은 엉망이지만, 그 만큼 탐험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떤 물건을 찾을 때마다 발굴하는 재미가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추억의 물건들이 하나씩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수업실습은 처음 보는데 역시나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다.

딱히 그 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였어도 낫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 준비해야겠다...


기숙사에 새로 생긴 표지. 46개국에서 유학생이 와있다고 하는데, 국가의 숫자가 뭐 그리 중요한지...이들과 인간적으로 연을 맺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승모가 일하는 서산에 와서 1박 하였다.

예약 실수로 버스에 타지 못하여 약속 시간을 맞추지 못할 뻔 했다. 그런데 버스 안을 보니 바닥에 앉아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차문을 두들겨 기사님에게 양해를 구해 나도 동참하였다. 

약속 시간은 맞출 수 있었지만, 바닥이 차가워서 엉덩이가 얼얼하더라.


도시는 정읍이나 남원이 발전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먼저, 삽교신창집이라는 유명 곱창집에 들려 한 잔 하였다. 그 후에 500원에 15번 볼이 나오는 야구장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가면서 조그만한 피자와 맥주를 사와 방에서 자리를 이어 갔다.



삽교신창집.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맛은 있었지만, 식사로는 약간 부족했다.






두 번째 날.

이거하자 저거하자는 얘기만 나눴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라면 끓여먹고 TV를 봤다. 별로 한 건 없었지만, 생각대로 였다. 친구네 집에 놀러갈 때엔 많은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저녁에는 홍익돈가스 라는 곳에서 왕돈가스와 새우볶음밥을 먹고 엔제리너스에 들려 차를 마셨다. 레귤러 크기 아메리카노 였는데, 생각보다 커서 잠 잘 때 고생 좀 했다. 커피를 많이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방이 새로개발된 곳이라는 듯, 새 건물이 매우 많았다.


5시 20 여분에 도착했는데 4팀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작지 않은 규모인데다가 약간 외진 곳에 있었는데도 기다리는 사람은 줄어들줄 모르고 계속 늘어났다.




이렇게 큰 돈가스는 처음 봤다. 맛은 괜찮았는데, 나중에 가니 돈가스도 식고, 물려서 더 이상 안들어가는 순간이 오더라. 8900원.





초기불량을 인정받아, 바꾼지 하루 만에 교체하게 되었다. 대전시 안에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서비스센터가 상당히 먼 곳이라 세 시간 정도 낭비하였고, 쓸데없이 교통비가 들었다. 또 교체하면서 붙여준 필름을 다시 쓸 수 없게 되어서 필름도 붙이지 못한 채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중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아이폰 5s가 이 조건이라니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알아보길 잘했다.


아이폰은 월드워런티가 지원되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이래저래 알아 본 결과 지니어스 바에서는 가능하다고 해서 안심이 된다. 이제 출국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어머니 폰만 좋은 걸로 바꿔드리면 된다!







도서관에 들렸는데 문득 캘러그라피 관련 책이 생각나 빌렸다.

사실 예전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금전상의 문제로 사지는 못하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도서관에 간 김에 떠오른 것이다. 평소에 글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나에게 캘리그라피는 요즘 내가 찾고 있는 "내가 잊고 있었던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 중 하나이다. 글씨로 나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캘러그라피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종이와 필기도구만 있으면 되는 나만의 브랜드요, 작품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게 주변에서 많이 봐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시절에 여자애들이 글씨로 하트를 만들거나, 줄줄히 이어서 예쁘게 보이게 하는 등 아기자기한 편지를 쓰는 것이나, 종종 글씨를 보고 '급하게 적었네'라든지 '차분하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 글씨만으로 필자의 감정을 유추할 수 있는 것, 이러한 것들이 바로 캘러그라피가 아니었을까.


최근에 오사카 유학 시절 가장 좋아하던 요리인 카츠카레가 생각나서 사진을 모아 글까지 썼었는데, 그 간절함을 신이 알아주셨는지 오늘 저녁에는 카츠카레가 나왔다. 실제 메뉴의 명칭은 카레돈가스라는 애매한 이름이었지만, 맛은 꽤 괜찮았다. 게다가 김치가 있다는 점에서 쿠지라야와는 색다른 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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