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자며 하루를 보냈다.


정말 아무것도 안했다. 심지어 오늘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 노을이었다.

혼자 저녁. 오늘도 라멘. 사이타니야.

메뉴는 이랬다. 가격은 보통이었다. 320엔 짜리가 역시 특이한 거였어.

320엔 짜리와 내용물은 비슷해보였다. 국물은 정말 진했다. 첫맛이 참 역했다. 마치 돼지가 씻고 나온 물이랄까...으...내 입맛에는 안맞았다.

면을 얼마나 익힐지를 정할 수 있다. 아랫쪽에 "베타 나마", "베타 카타"라는 말이 있는데, 룸메에 의하면 "베타"라는 게 이곳 사투리로 "멧차(무지, 많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포태토칩 큐슈 간장 맛. 내일 아침 먹으려고 사왔다.

(2019.7.29)

오늘의 일정은 TA → 짐정리
간단했다.

교토대학 요시다이즈미도노. 그냥 집이다. 옛날엔 관사였다고 한다. 아마 옛날에는 문부성에서 높은 사람을 파견하는 방식이었을테니,그런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었을 것이다.

뜬금없지만 수영장. 바로 옆에 수영장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교토대 수영장을 한 번도 못 써보고 떠나는 구나 ㅠㅜ

제미 마지막 회였는데, 마지막이라고 교수님이 도시락도 준비해주셨다. 맛있게 잘 먹었다.


제미가 끝나고 학생회관 쪽으로 나왔다. 큐슈대가 무려 꼴등이었다!

후배에게 의자를 주고, 저녁으로 먹은 라멘. 이 라멘만한 라멘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7월 29일 현재까지도!)

라멘집이 연구실 근처라서 마지막으로 자리에 돌아와봤다. 말끔해져 있었다.


집에 와서 화이트보드에 붙여놓은 영화 포스터 뒤에 써있는 걸 발견했다. 짐 정리하다가 드디어 발견한 낙서...지금이라도 천재가 될 수 있으려나?

(2019.7.29)

오늘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히로시마에 도착하고 두번째 날이지만 일정으로는 첫째날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비가 없어서 만 하루를 먼저 와야 하다니...

다음에는 꼭 어딘가에서 연구비를 쟁취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학회에 임하였다.


원폭 돔. 날씨가 참 좋았다. 학회가 열리는 건 이 원폭 돔이 있는 평화 공원 안에 있는 컨벤션 센터였다. 고로 히로시마에 있는 거의 내내 이 원폭 돔을 볼 기회가 있었다.

다른 각도에서 본 원폭 돔. 옛날에는 상업전시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체코 사람이 설계했다고.

강쪽으로 기울어 있는 나무 한그루와 다리가 참 아름다워 보였다. 날씨가 좋아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강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은 관광안내소였는데, 그 건물도 뭔가 유적인 거 같았다. 저 건물을 지나면 컨벤션 센터가 나온다.

컨벤션 센터에 도달하기 전에, 얕은 호수(?)와 제단(?)이 있었다.

'아 그렇구나.' 제단 너머로 원폭 돔이 보였다.

제단에는 '편안하게 잠드소서'라고 적혀 있었다.

컨벤션 센터 안. 왜인지 한국 북이 있었다. 희생자중에 10%는 재일 조선인이었다고 하는데, 이점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학회 중. 방이 정말 훌륭했다. 이런 좋은 곳도 또 처음이었다. 저번 인도네시아도 좋았지만, 이것보다 넓지는 않았던 거 같다.

학회 후에 간단한 간담회가 있었다. 맥주와 함께 간단한 안주류가 나왔다. 정말 왕창 먹었다.

히로시마대학 명수. 대학에 무슨 수원지가 있어서, 생수를 뽑아 판매한다고 한다. 학회에서 무료로 나누어준 덕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물 모자란 일은 없었다.

학회가 끝나고 시내로 나왔다. 시간이 늦어서 한산했다.

유니클로, 다이소가 있는 건물. 전날 밤에 장값을 잃어버려서, 이곳 유니클로에서 장갑을 다시 샀다. 그리고 다이소에서는 usb 케이블을 샀다. type c를 찾고 있었는데, type c 소켓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type c 소켓과 그 소켓에 맞는 다른 type 케이블을 샀다. 장갑이네 케이블이네 낭비도 이런 낭비가...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미스터 도넛에 줄이 엄청 길었다. 사진 오른쪽 끝 쯤에 보이는 키 큰 아저씨 이후에도 쭈우우욱 서있었다.

연구실 동료 생일 선물을 사러 소고 백화점. 로프트가 이곳 8층에 있었다. 본관이 아니라 별관에. 매층 이어져 있지도 않아서 이동하기 참 불편했다. 이곳을 찾으려는 분들은 조심하시길!

가는 길에 세리아에 들렸다. 100엔 샵 들리는 게 어느새 취미가 되어 있는 거 같아. 아, 그러고보니 어이 없게도, 이곳에선 type c usb 케이블을 판매하고 있었다...

로프트에 도착! 로프트에서도 역시나 히로시마 카프 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아니 이 사람들 대체...

밖으로 나오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번쩍 번쩍 거리고 있었다. 벌써 그럴 때구나! 아 그리고 신기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오른쪽 위에 빨간 글씨는 '히로시마 버스센터'라고 써있는 건데, 이게 백화점 건물이다. 백화점 3층에 버스 터미널이 있었다. 왜 굳이?!

돌아가는 길에 미스터 도넛 앞 줄이 줄지 않은 걸 보고 대체 이게 뭔지 알아보기로 했다. 알고보니 au를 쓰고 있으면 도넛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날이었던 것이었다! 마침 나도 au로 번호이동했지롱!!

나도 줄서는 중. 미스터 도넛과 카나헤이가 콜라보 중이었다. 사실 카나헤이에 요즘 푹 빠졌다.

안은 au 고객님들로 왠만한 au 대리점보다 붐비고 있었다.

내가 노린 건 이놈들 이었다. 난 스마트 밸류던가 뭔가 하는 부가서비스도 가입되어 있어서 딱 요놈 2개 분인 324엔 분 도넛을 받을 수 있었다!

봉지부터 요렇게 생겼다. 미스터 도넛 이 분들은 정말 이런 마케팅을 참 잘하는 거 같다. 작년에는 리락쿠마였던가?

사진으로는 잘 안보일지도 모르나,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본 눈이다. 누군가 교토에도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이 라면집을 찾았다. 사실 어제 그렇게 맛있진 않았는데, 알고보니 돈코쓰 라면도 별도로 있길래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하였다.

어제는 몰랐는데, 벽에 이런 게 그려져 있었다. Well come...어원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돈코쓰 라멘이다. 나쁘진 않았다. 근데 역시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게 아니었어. 역시 라멘은 교토에서.



금년도 학기 시작과 함께 목표를 몇 가지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이 학회에서 발표하는 거였다.

일본 국내 학회에 참가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정말 설레였다.

(그러고보니 정말 교토대학 외의 장소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는 건 처음인 거 같다.)


개최 도시는 히로시마!

정말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2014년에 청춘18로 와본 적이 있지만, 이동시간이 하도 길어서 충분히 돌아보지는 못했었다.

(이번에도 학회 때문에 돌아보진 못했지만...)


이번에 올리는 건 0일차.

학회 일정이 시작하기 하루 전에 히로시마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다.

고속버스를 타서 그런지 별별 일이 다있었고, 할 말도 많다.


교토역 주변. 이곳에서 버스를 탄다. 바람이 세차긴 했지만, 하늘은 참 예쁜 날씨였다.

이번에 이용하는 윌러(Willer) 버스. 히로시마까지는 중간에 5번을 정차해서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짧지 않아 야간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야간버스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타지 않는다.

간소한 짐. 조그마한 캐리어가 하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유가 생기면 생각해보자.

버스 내. 좌석은 꽤 편안했다. 그런데 저 유모차 덮개 같은 게 꽤나 걸리적 거렸다.

중간에는 오사카 우메다 스카이 빌딩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정차하였다. 두 빌딩 가운데는 여전히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두 빌딩 가운데에 있는 공터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 중이었다. 독일과 관련이 있는 듯 했다. 점원들이 모두 서양인인 게 신기했다. 어디서 데리고 온 거지?

히메지 근처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했을 때. 한신 타이거즈 샵이 있더라...대단해 정말.

휴게소에 있는 롯데리아. 여기에서 점심을 테이크아웃 했다. 햄버거 크기가 너무 작아서, 무슨 미니어처인 줄 알았다.

그리고 콜라에 시럽과 프리마를 껴주었다. 이 지역에선 원래 이렇게 먹는 건가? 아님 실수?

그렇게 달리고 달려...

저녁 6시 반쯤에 히로시마 역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번화하지는 않았다. 알고보니 내가 묵는 현청 근처가 더 번화가인 모양이었다.

역 앞에서 촬영한 사진. 스마트폰 GPS가 잘 동작하지 않아서, 길을 많이 헤맸다.

역에서 꽤 멀었지만 아시아나 항공 블로그에 올라왔길래 들렀던 식당 初ちゃん(하쓰 쨩). 빈 자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 할머니에게 "안돼(だめ)" 소리를 들었다. 히로시마에 와서 처음으로 들은 일본어가 "안돼(だめ)"라니...안돼 돌아가도 아니고...슬펐다.

노면 전철을 타고 현청 근처로 향했다.

갖고 있는 SUICA는 작동하지 않았다. ICOCA는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놀라웠던 건, 저 기계에서 무려 충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교토에서는 일부러 넣지 않은 거 같기도 하다. 500엔 카드를 쓰는 사람도 많고, 내릴 사람이 밀리면 곤란할테니까.

한 대형 수퍼. 어딜 가도 야구 관련 상품이 꼭 보였다. 빨간색이라서 어딜 가도 눈에 띈다.

그리고 결국 밥을 먹은 곳은 이곳. 마쓰야는 적어도 손님을 거절하진 않아서 좋다. 규동에 야채, 날계란 세트 + 생맥주 까지 주문했다. 그러나 여전히 배고팠다.

그래서 후식으로 라면집을 찾았다. 히로시마 라면은 무슨 맛일까?

오노미치 라멘. 미소 라멘이었고 돈코쓰는 아니었다. 잘게 썰은 오징어가 구국물에 듬뿍 들어있어서, 면을 씹거나 국물을 마실 때면 입 안에 오징어 씹는 느낌이 참 좋았다. 그치만 역시 교토의 라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다리를 찍었다. 참 예뻤다. 옆에 원폭돔도 보인다.

그리고 숙소! 3박 4일에 수건(200엔)과 조식(600엔/2식) 포함 6,500엔 들었다. 연구비를 받고 한 연구가 아니라서 이런 부분에서 참 열악하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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