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교토역 근처에 다녀올 때마다 정말 불평불만이 많았다.
항상 차가 막히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 시간을 많이 잡아 먹기 때문.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새로운 버스 노선이 생겨서, 교토역 다녀오기가 참 편해진 것이다!

이 버스는 2018년 3월 19일부터 다녔는데, 시영버스는 아니고 KLOOK이라는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모양이다. K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좀 친근하다.


노선명은 이름하야 K-HOOP이다.

중요한 정류소는,

교토역-시죠카와라마치-카와라마치오이케-교토대병원 앞-교토대 앞-카와라마치오이케-시죠카라스마-교토역

이다.
학교에서 시내(시죠카와라마치, 카와라마치오이케, 시죠카라스마)와 교토역을 편하게 갈 수 있는 꿀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운임은 230엔으로 시영버스와 같다. 다만, 작은 회사라 그런지 아직 교통카드가 안 먹힌다.

평일에는 2~4편/시간(9시~18시), 주말에는 1편/시간(13시~19시)으로 편수가 많진 않지만,
그동안 길바닥에서 시간을 낭비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K-HOOP 버스를 타며 촬영한 사진.

교토역에서 시죠 시내까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감동받아서 찍은 사진.

새로 생긴 노선이라 그런지, 응급구조세트도 보이는 곳에 잘 구비되어 있었다.

새로 생긴 노선이라 그런지, 노선도에 바른 풀조차도 아직 덜 마른 모양이었다. 덜렁덜렁 하더라.

학교에 내려서 찍은 사진. 교토역에서 학교까지 이렇게 빨리 올 수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워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였으나, 버스는 잽싸게 사라졌다.

버스에선 무려 와이파이도 된다!!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데이터 거지 이기 때문에 유용하게 썼다.



금년도 학기 시작과 함께 목표를 몇 가지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이 학회에서 발표하는 거였다.

일본 국내 학회에 참가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정말 설레였다.

(그러고보니 정말 교토대학 외의 장소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는 건 처음인 거 같다.)


개최 도시는 히로시마!

정말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2014년에 청춘18로 와본 적이 있지만, 이동시간이 하도 길어서 충분히 돌아보지는 못했었다.

(이번에도 학회 때문에 돌아보진 못했지만...)


이번에 올리는 건 0일차.

학회 일정이 시작하기 하루 전에 히로시마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다.

고속버스를 타서 그런지 별별 일이 다있었고, 할 말도 많다.


교토역 주변. 이곳에서 버스를 탄다. 바람이 세차긴 했지만, 하늘은 참 예쁜 날씨였다.

이번에 이용하는 윌러(Willer) 버스. 히로시마까지는 중간에 5번을 정차해서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짧지 않아 야간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야간버스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타지 않는다.

간소한 짐. 조그마한 캐리어가 하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유가 생기면 생각해보자.

버스 내. 좌석은 꽤 편안했다. 그런데 저 유모차 덮개 같은 게 꽤나 걸리적 거렸다.

중간에는 오사카 우메다 스카이 빌딩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정차하였다. 두 빌딩 가운데는 여전히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두 빌딩 가운데에 있는 공터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 중이었다. 독일과 관련이 있는 듯 했다. 점원들이 모두 서양인인 게 신기했다. 어디서 데리고 온 거지?

히메지 근처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했을 때. 한신 타이거즈 샵이 있더라...대단해 정말.

휴게소에 있는 롯데리아. 여기에서 점심을 테이크아웃 했다. 햄버거 크기가 너무 작아서, 무슨 미니어처인 줄 알았다.

그리고 콜라에 시럽과 프리마를 껴주었다. 이 지역에선 원래 이렇게 먹는 건가? 아님 실수?

그렇게 달리고 달려...

저녁 6시 반쯤에 히로시마 역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번화하지는 않았다. 알고보니 내가 묵는 현청 근처가 더 번화가인 모양이었다.

역 앞에서 촬영한 사진. 스마트폰 GPS가 잘 동작하지 않아서, 길을 많이 헤맸다.

역에서 꽤 멀었지만 아시아나 항공 블로그에 올라왔길래 들렀던 식당 初ちゃん(하쓰 쨩). 빈 자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 할머니에게 "안돼(だめ)" 소리를 들었다. 히로시마에 와서 처음으로 들은 일본어가 "안돼(だめ)"라니...안돼 돌아가도 아니고...슬펐다.

노면 전철을 타고 현청 근처로 향했다.

갖고 있는 SUICA는 작동하지 않았다. ICOCA는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놀라웠던 건, 저 기계에서 무려 충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교토에서는 일부러 넣지 않은 거 같기도 하다. 500엔 카드를 쓰는 사람도 많고, 내릴 사람이 밀리면 곤란할테니까.

한 대형 수퍼. 어딜 가도 야구 관련 상품이 꼭 보였다. 빨간색이라서 어딜 가도 눈에 띈다.

그리고 결국 밥을 먹은 곳은 이곳. 마쓰야는 적어도 손님을 거절하진 않아서 좋다. 규동에 야채, 날계란 세트 + 생맥주 까지 주문했다. 그러나 여전히 배고팠다.

그래서 후식으로 라면집을 찾았다. 히로시마 라면은 무슨 맛일까?

오노미치 라멘. 미소 라멘이었고 돈코쓰는 아니었다. 잘게 썰은 오징어가 구국물에 듬뿍 들어있어서, 면을 씹거나 국물을 마실 때면 입 안에 오징어 씹는 느낌이 참 좋았다. 그치만 역시 교토의 라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다리를 찍었다. 참 예뻤다. 옆에 원폭돔도 보인다.

그리고 숙소! 3박 4일에 수건(200엔)과 조식(600엔/2식) 포함 6,500엔 들었다. 연구비를 받고 한 연구가 아니라서 이런 부분에서 참 열악하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한 거 같다.





승모가 일하는 서산에 와서 1박 하였다.

예약 실수로 버스에 타지 못하여 약속 시간을 맞추지 못할 뻔 했다. 그런데 버스 안을 보니 바닥에 앉아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차문을 두들겨 기사님에게 양해를 구해 나도 동참하였다. 

약속 시간은 맞출 수 있었지만, 바닥이 차가워서 엉덩이가 얼얼하더라.


도시는 정읍이나 남원이 발전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먼저, 삽교신창집이라는 유명 곱창집에 들려 한 잔 하였다. 그 후에 500원에 15번 볼이 나오는 야구장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가면서 조그만한 피자와 맥주를 사와 방에서 자리를 이어 갔다.



삽교신창집.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맛은 있었지만, 식사로는 약간 부족했다.






두 번째 날.

이거하자 저거하자는 얘기만 나눴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라면 끓여먹고 TV를 봤다. 별로 한 건 없었지만, 생각대로 였다. 친구네 집에 놀러갈 때엔 많은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저녁에는 홍익돈가스 라는 곳에서 왕돈가스와 새우볶음밥을 먹고 엔제리너스에 들려 차를 마셨다. 레귤러 크기 아메리카노 였는데, 생각보다 커서 잠 잘 때 고생 좀 했다. 커피를 많이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방이 새로개발된 곳이라는 듯, 새 건물이 매우 많았다.


5시 20 여분에 도착했는데 4팀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작지 않은 규모인데다가 약간 외진 곳에 있었는데도 기다리는 사람은 줄어들줄 모르고 계속 늘어났다.




이렇게 큰 돈가스는 처음 봤다. 맛은 괜찮았는데, 나중에 가니 돈가스도 식고, 물려서 더 이상 안들어가는 순간이 오더라. 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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