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들어가게 되는 대학에서 인수인계도 받고,
새로 잡은 방도 보고, 그리고 기분전환도 할 겸 해서,
미에를 찾았다.

물론 새로 가는 대학 회의비로ㅎㅎㅎㅎㅎ💰

출발하는 날. 아침 카페에서 신칸센 표 점검. 티켓이 많고 복잡하다.
하카타역🚄 날씨가 참 좋았다. 앞으로 이곳에 올 기회도 몇 번 없을 것 같다. 저녁 네시 반 쯤 출발했나?
나고야역 도착. 나는 이곳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더 남쪽으로 가야 한다. 하카타역에서 이곳까지 한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고야역에서 저녁. 탄탄면. 가장 먼저 보인 곳에 들어갔을 뿐인데, 우와 정말 맛있었다!!! 고기를 추가해서 가격대는 좀 있었다. 1250엔.
요 친구를 타고 가게 된다. 단 두량짜리 기차!!
기차 내부! 세상에, 내가 일본 사람도 아니건만, 딱봐도 그냥 되게 시골 가는 기차 내부 같다. 한 두 정거장 가고 텅텅 비더니, 어느새 나혼자 남아 있었다. 시골이란^^
츠역. 지역이름도(츠시), 역 이름도(츠역),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명이 단 한 글자인 곳이라고 한다. 시골이지만 나름 역 앞이라도 이런 저런 가게가 많이 있었다. 무려 배스킨라빈스까지도!!
다음날 아침. 일하게 될 대학 그리고 건물. 나름 번쩍번쩍했다. 물론 내부는 엉망진창이었고^^
현직 교수님과 학식. 세상에 이놈의 일본 생협 학식...대학 별로 좀 다르게 해주면 안되나? 나도 내가 일본 국립대학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지는 몰랐지...ㅠㅜ
다음 날 인수인계가 끝나고 바로 새 집에 가보았다. 2층짜리인데 방이 한층에 하나씩, 합계 두개인, 특이한 집이었다. 내부는 넓고 지내기 편할 것 같았다.
동네 지도. 집집마다 이름이 써있었다. 심상치 않은 시골 느낌이었다. 잘 보니 바로 위에 호수가 있는 것 같다. 언제 한 번 뛰면서 한 바퀴 돌아보려고 한다🏃
저녁에는 역 근처 한국식당에 가봤다. 인테리어가 놀라울 정도로 잘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격이 무진장 저렴했다. 술, 음료수 무제한이 1680엔이라고...🍻??
떡볶이. 세상에... 이건 완전 바가지였다😭
돌솥비빔밥. 세상에...고기 대신 햄이 나온다. 맛이야 뭐 고추장 맛이니 그럭저럭 비빔밥 맛이긴 했다.
동네에 새로 생긴 이온몰. 세상에😮, 시내는 텅텅 비었던데, 이놈의 이온몰만 무슨 이세계처럼 번쩍번쩍✨ 가게도 엄청나게 알찼다. 이온몰이 잘 되어있는 건 어느 정도 인구가 되는 시골 도시의 특징인 것 같다.


이렇게 인수인계 첫날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아침. 미에에서 처음 가본 고메다 커피☕️. 큐슈지역에선 키위잼이 지역한정이었는데, 요기 지역에선 모닝으로 귤잼이었다🍊 귤잼…꿀잼!!😂
인구 170만 도시인데, 무려 신문사가 있었다. 이세신문!! 🗞
요거이 미에에서 처음 맛 본 모닝 커피 세트☕ 바구니가 커서 깜짝 놀랐다^^

인수인계 작업은 요기까지.
일 사진은 뭐 촬영할 게 없으니 생략!

그리고 그 다음날인 2월 11일. 나고야에 살고 있는 헬로KT님과 이세(伊勢) 지역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차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주차장 대기시간이 한시간 반이라나…? 생각해보니 이 날은 일본 건국기념일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간 곳은 이세신궁(伊勢神宮)이라는 곳이었는데,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신을 기리기 위한 신사라고 한다. 아주 가는 날이 초대박 장날이었다. 장날도 이런 장날이 없다😫
이세신궁 근처 상점가. 교토의 니넨자카, 산넨자카, 다자이후의 텐만구 상점가를 평지에 잘 펴낸 느낌이었다. 시간여행 온 것 같았어.
사람들이 무진장 줄 서 있는 이곳은 아카후쿠(赤福)라고, 300년 동안 이 지역에서 팥떡을 팔았다고 한다. 맛이 딱히 궁금하진 않아서 먹진 않았다.🍡
이세신궁 내부. 나름 좀 현대적인 걸로 보아 이세신궁 본 건물은 아닌듯.
그래 요 맛이지. 잘 모르겠지만 요게 이세신궁 본 건물일 것이다. 엄청 원시적으로 나름 예쁘게 잘 지어놨다. KT님 설명에 따르면 옛날 방식이라 기둥이 썪기 쉬워서 20년마다 새로 짓는다고 한다.
이것이 이세 스타벅스. 반가워서라도 한 잔 사먹었다. 일본 전국 여기저기를 다니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타벅스 매니아가 되어 있었다. 나름 일본내 웬만한 유명 스타벅스는 다 가봤다고 자부한다^^
스타벅스 내부. 내부에서 보니 나름 현대적으로 예쁘게 잘 지어놓았다. 코로나 때문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적었지만 그래도 나름 자리를 잘 찾아 앉았다.
이스즈가와 우체국. 세상에 이 동네는 우체국도 이리 생겼다. 편지를 좋아하고 손글씨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체국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다.
우체통과 일하시는 아저씨 한 컷📸 생긴건 특이했지만, 평범한 우체통이었다. 사진 촬영하려고 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했는데 아저씨가 수줍게 웃으며 허락해주신게 포인트 ㅎㅎㅎㅎㅎ
잘 모르는 건물 위에 붕어상. 저렇게 수염을 자세하게 묘사해놓은 녀석은 처음이었다. 왠지 멋있는데? 🎏
이세 여행 후, 나고야역으로. 하카타 역 위에 빌딩 두 개 쌓은 느낌? 나고야 지역 인구빨도 있어서 그런지, 규모가 상당히 컸다🚉
다음 날 아침, 아침에 보는 나고야역은 또 달랐다. 생각해보니 다른 게 당연했다. 어제보다 더 먼 지점에 있었거든 헤헷😋 여튼 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도카이도 신칸센을 우주까지 보내보겠단 뜻이겠지?🚀
오늘은 또 다른 지인을 만나기로 한 날. 요기가 오사카 우메다로 치면 빅맨 모니터 같은 느낌인 곳이라고 한다. 오늘 여섯시, 금시계탑🕰 앞에서 봐!! 같은? 근데 계속 약속 장소를 바꾸더니 결국 다른 데서 봤다^^
점심으로 대만 요리 식사 후,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점심 사진 찍는 걸 잊었다ㅜㅜ 진짜 맛있었는데…
나고야역, 집에 돌아가는 길.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정말 잘 쉬었다. 고민도 많이 했고 교훈도 참 많이 얻었다.
한기연著『서른다섯의 사춘기』. 세상에😮 신칸센 안에서 갑자기 정곡을 찔렸다. 생각해보니, 나, 작년부터, 심지어 지금까지도 완전 공허했다. 그 공허함을 채우려고 참 노력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금세 허망해지곤 했다. 내 페이스를 완전 잃었었다. 친구, 연인을 만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참 고맙다...
키타큐슈역 근처 풍경. 시내 한가운데 뜬금없는 관람차에 저녁 노을, 뜬금없이 너무 예뻤다🎡🎡
하카타역 도착! 역 참 예쁘게 잘 지어놓은 것 같다. 저 보라색 시계 고급진 게 가장 마음에 든다. 허나! 후쿠오카는 하카타 보단 텐진이지! 텐진이 더 걷기 좋은 동네인 것 같다. 내가 후쿠오카에 산다면 텐진 번화가에서 한 커풀 벗긴, 텐진 남쪽 혹은 오오호리 공원 동쪽 어딘가에 살고 싶다.
하카타역에 비치는 한큐. 한큐 백화점을 볼 때마다 간사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가면 모든 게 해결 될 거 같아서. 하지만 아까 책에서 읽었듯, 그건 결국 나 자신이 공허해서 공허함을 채울 무언가를 필요로하는 거였다. 예전에 나 같았으면 공허하지 않았으니, 어딜 가든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었겠지. 간사이든 후쿠오카든 상관없었을 것이다. 나는 일단 내 안의 공허함부터 채워야겠다.
라멘 타이손. 후쿠오카에 있을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맛집을 더 알아두고 싶었다. 하카타역 근처 라멘집 중, 구글맵 사진으로 가장 국물이 진해보이는 집을 골랐다. 역에서 디게 멀었다. 캐리어 끌다 죽는 줄 알았네🤤
가장 고기가 많이 들은 특제 농후 라멘으로 골랐다. 가격은 무려 1000엔.
양과자점 후쿠시마. 라멘집 근처에 있었다. 후식으로 먹으려고 노리고 있다가 찾았다. 가격은 140엔. 보이는 것만큼이나 세상에나 네상에나 맛있었다.
간판 앞에서 시식. 요기 나중에 관광객들 소문나면 장난 없겠는데...?? 냠냠냠😋

마음이 좀 복잡하긴 하다.
아직까지도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지, 일본이라는 나라에 그렇게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얻고 싶은 혹은 도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외국인인데.

하지만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하고, 후회하지 않을 결과를 내가면서, 그때그때 다음 목표를 설정해나가고, 또 완수해나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그때그때 보이는 게 또 있겠지.

그리고 세상이 원래 그텋게 되어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든, 어차피 비슷한 고민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딨겠어. 심지어 목표조차도!

이번에 가게 되는 도시는 평범한 시골, 대학은 평범한 지방대학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그 도시에, 그 대학에 소속된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내가 노력한 만큼, 지금 내가 인정받는 만큼의,
그 이상도 하물며 그 이하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곳인 건 분명하다. 이게 내가 바라던, 허세를 버리고 담백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그런 곳인 건 분명하다. 그런 도시, 그런 대학이기 때문에야 말로, 그 어떤 조건에서보다 내 공허함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정말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특별함을 일상에 갖고 오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되는 곳, 일상 그 자체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곳.

 

내가 한결같을 수 있는 곳.

저번 체코-오스트리아 여행 때였다.

환승공항이었던 상하이 공항에서 카메라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카메라 렌즈와 필터가 찌그러지는 일이 있었다.


카메라를 떨어뜨린 직후 공하엥서 찍은 사진. 왼쪽 위가 찌그러져 있다.


당시엔 상당한 정신적인 충격을 충격을 받았으나,

다행히 보험처리도 되었고, 렌즈도 완벽히 수리되었다.

남은 건 새로운 렌즈 필터를 구입하는 거였는데,

마침 요도바시 카메라에 저렴한 녀석이 하나 나왔길래 냉큼 구매하였다.


원래 9,990엔 짜리인데, 2,630엔에 판매한다고 한다. 내가 샀을 때 당시엔 매진이 되어 'お取り寄せ'물건이 되어 있었다. 이 단어는 '현재는 재고가 떨어졌으니, 물건을 어딘가에서 들여와야 합니다'로 해석하면 될 거 같다.


그리고 쨔잔! 필터가 도착하였다.

알고보니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물건인 듯 하였다.


상자 전면

상자 후면

케이스 안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장착한 모습.

이로서 카메라가 완전히 원상복구 되었다!

조만간 어디엔가 데리고 나가봐야겠다.

(2017.07.16~17)

 일본 국내 여행을 하고 싶어 졌다. 산죠에 있는 카라후네야 카페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결국 여행지는 후쿠이(福井県)로 결정되었다. 후쿠이는 우리나라 동해를 끼고 있고, 교토로부터 적당히 거리가 있었다. 이 밖에도 언젠가 호쿠리쿠 지방에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하였다. 호쿠리쿠에는 일부러라도 한 번 가보지 않으면 앞으로 굳이 가볼 거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쿠이 현(福井県)의 인구는 약 80여 만, 면적은 4,189 ㎢로, 전라북도와 비교해서 인구와 면적이 절반 정도이다. 또 현청소재지인 후쿠이시는 인구 27만, 면적 536㎢로 전라북도 군산시와 인구는 비슷하고 면적은 1.5배 정도 크다. 직선 거리상으로는 나고야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와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현의 서쪽은 바다로 동쪽은 산맥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그런지 다른 일본 도시와는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이 있다고 한다.

 대학 생활협동조합에서 렌터카 예약을 하고, 호텔 앱으로 후쿠이 성 옆, 정말 성 해자 바로 옆에 있는 호텔을 예약하였다. 오랜만에 하는 일본 국내 여행이라 이보다 더 설렐 수가 없었다!!

 일정은 대강 이랬다.

1일차: 교토 출발 → 우리와리노 타키 (瓜割の滝) → 케히노마츠바라 (気比の松原) → 점심 (HAZE) → 토진보 (東尋坊) → 후쿠이시 시내

2일차: 에헤지 (永平寺) → 점심 (ヨーロッパ軒; 유럽켄) → 요코칸(養浩館) → 교토

 대부분의 중요한 일정은 첫 날에 있고, 둘째 날에는 여유롭게 돌아오고자 몇 개 넣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어질 뻔 했지만;;)


케히노마츠바라(気比の松原)의 한 해수욕장. 그나저나 해안가를 드라이브하고 있자니 해수욕장 엄청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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