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너무 바빠서 블로그에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다 일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고, 즐거운 일도 많이 있었다.
한 구독자님으로부터 업데이트 요청도 받았겠다, 시간이 좀 나서 정리를 해볼까 한다.

2월 15일~25일
설 휴가로 한국에 다녀왔다.
노트북 어댑터를 잊고 간 탓에 작업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다녀오자마자 정말 심한 감기에 걸려서 2월의 반을 거의 통째로 날려 먹은 듯.
이때 막힌 일 때문에 아직까지 고생 중이다.
특히 2월 말 마감 논문을 못낸 건 타격이 컸다.

그래도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온 건 좋은 선택이었다.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밖에도 드디어 내 폰을 만들었다.
네이버 페이네 카카오 페이네도 가입해서 이제 한국 인터넷에서 손쉽게 물건을 살 수 있다!

덤으로 평창올림픽 관련 아르바이트도 하고 왔다.
소소하지만 용돈벌이로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이 한창이었다.


2월 28일 (~3월 23일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 더)
이때부터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의 일본정착을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는 부동산 일만 이틀 정도 도와드릴 계획이었는데, 일본에 정착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벌써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더 도와드려야 할 것 같다.
일본은 정말 정착하기 힘든 사회인 거 같다.
어느새 어느 정도 일본어를 할 수 있게 되서 내가 잊고 있었을 뿐이지.
다른 나라도 이런 걸까?


3월 9일~13일

대만 여행에 다녀왔다.
오래전부터 꼼꼼히 계획해서 그런지, 그만큼 알차게 잘 다녀온 듯하다.
통신, 교통 같은 인프라가 잘되어있어서, 거의 모든 게 계획대로 되었다.
1일 3밀크티는 정말 행복했다. 교토에 돌아와서 밀크티를 마셔봤는데, 대만 밀크티와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또 한가지 드디어 대만 짜장을 구했다. 눈물 나는 줄...
물가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기회가 되면 좀 더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나라이다.

드디어 구한 대만 짜장. 예전에 갖고 오려다가 실패하고 다음에 대만에 가면 꼭 사오리라 마음 먹었었다.



3월 23일 현재

2월에 마무리 못한 일이 많았던 탓에 3월도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다.

먼저 3월 말까지 내야하는 논문, 그리고 논문 요지 등이 있다.
특히 논문 요지는 나의 박사 연구에 관련된 것으로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우선순위로는 이게 1순위인데, 아래의 작업들에 밀려 손을 대기가 참 힘들다.

그리고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실의 프로젝트에 참가 중이다.
온라인 강의를 만드는 일인데 이게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설마 설마 했는데, 강의 내 출연 요청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다른 스태프들과 다르게 나는 온라인 강의의 설계의 측면에서 본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온라인 강의 설계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쌓고 그것을 곧바로 실천해보고자 한다.
생각해보니 요건 내가 자진해서 바빠진 거다...

또 뭔가 행사가 참 많다.
바로 직전에 학회가 있었고, 우리 연구실이 개최하는 것인 만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 했다.
뭐 즐겁다면 즐거웠지만,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서 역시 부담스러웠다.
학회가 끝나곤 뒷풀이 겸 송별회가 있었다. 요것도 참가를 안할 수가 없어서...
이번달 말에는 아는 형이 놀러온다고 해서, 그 전에 작업을 다 끝내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데, 뭘 해주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
이런 먹먹한 마음이 해소가 안되니 마음이 참 그렇다.

온라인 강의 촬영 장소. 보람은 있는데, 잘만들어진 다른 온라인 강의를 보면 좀 위축이 된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잘할 수 있을까?

학회 중 심포지움 풍경. 나는 PA실에서 일하였다. PA란 Public Adress의 약자란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음향, 조명, 촬영 장비를 콘트롤하는 곳이다.

반다비와 수호랑.


금년도 학기 시작과 함께 목표를 몇 가지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이 학회에서 발표하는 거였다.

일본 국내 학회에 참가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정말 설레였다.

(그러고보니 정말 교토대학 외의 장소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는 건 처음인 거 같다.)


개최 도시는 히로시마!

정말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2014년에 청춘18로 와본 적이 있지만, 이동시간이 하도 길어서 충분히 돌아보지는 못했었다.

(이번에도 학회 때문에 돌아보진 못했지만...)


이번에 올리는 건 0일차.

학회 일정이 시작하기 하루 전에 히로시마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다.

고속버스를 타서 그런지 별별 일이 다있었고, 할 말도 많다.


교토역 주변. 이곳에서 버스를 탄다. 바람이 세차긴 했지만, 하늘은 참 예쁜 날씨였다.

이번에 이용하는 윌러(Willer) 버스. 히로시마까지는 중간에 5번을 정차해서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짧지 않아 야간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야간버스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타지 않는다.

간소한 짐. 조그마한 캐리어가 하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유가 생기면 생각해보자.

버스 내. 좌석은 꽤 편안했다. 그런데 저 유모차 덮개 같은 게 꽤나 걸리적 거렸다.

중간에는 오사카 우메다 스카이 빌딩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정차하였다. 두 빌딩 가운데는 여전히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두 빌딩 가운데에 있는 공터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 중이었다. 독일과 관련이 있는 듯 했다. 점원들이 모두 서양인인 게 신기했다. 어디서 데리고 온 거지?

히메지 근처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했을 때. 한신 타이거즈 샵이 있더라...대단해 정말.

휴게소에 있는 롯데리아. 여기에서 점심을 테이크아웃 했다. 햄버거 크기가 너무 작아서, 무슨 미니어처인 줄 알았다.

그리고 콜라에 시럽과 프리마를 껴주었다. 이 지역에선 원래 이렇게 먹는 건가? 아님 실수?

그렇게 달리고 달려...

저녁 6시 반쯤에 히로시마 역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번화하지는 않았다. 알고보니 내가 묵는 현청 근처가 더 번화가인 모양이었다.

역 앞에서 촬영한 사진. 스마트폰 GPS가 잘 동작하지 않아서, 길을 많이 헤맸다.

역에서 꽤 멀었지만 아시아나 항공 블로그에 올라왔길래 들렀던 식당 初ちゃん(하쓰 쨩). 빈 자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 할머니에게 "안돼(だめ)" 소리를 들었다. 히로시마에 와서 처음으로 들은 일본어가 "안돼(だめ)"라니...안돼 돌아가도 아니고...슬펐다.

노면 전철을 타고 현청 근처로 향했다.

갖고 있는 SUICA는 작동하지 않았다. ICOCA는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놀라웠던 건, 저 기계에서 무려 충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교토에서는 일부러 넣지 않은 거 같기도 하다. 500엔 카드를 쓰는 사람도 많고, 내릴 사람이 밀리면 곤란할테니까.

한 대형 수퍼. 어딜 가도 야구 관련 상품이 꼭 보였다. 빨간색이라서 어딜 가도 눈에 띈다.

그리고 결국 밥을 먹은 곳은 이곳. 마쓰야는 적어도 손님을 거절하진 않아서 좋다. 규동에 야채, 날계란 세트 + 생맥주 까지 주문했다. 그러나 여전히 배고팠다.

그래서 후식으로 라면집을 찾았다. 히로시마 라면은 무슨 맛일까?

오노미치 라멘. 미소 라멘이었고 돈코쓰는 아니었다. 잘게 썰은 오징어가 구국물에 듬뿍 들어있어서, 면을 씹거나 국물을 마실 때면 입 안에 오징어 씹는 느낌이 참 좋았다. 그치만 역시 교토의 라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다리를 찍었다. 참 예뻤다. 옆에 원폭돔도 보인다.

그리고 숙소! 3박 4일에 수건(200엔)과 조식(600엔/2식) 포함 6,500엔 들었다. 연구비를 받고 한 연구가 아니라서 이런 부분에서 참 열악하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한 거 같다.





본격적으로 학회가 진행된 날이었다.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 늦게 끝났기 때문에 어디에 가보거나 하지는 못하였다.


출발 전 호텔. 전통음악으로 BGM을 깔아주었다. 소리 참 예쁘더라. 고급진 실로폰 같은 느낌?

학회 풍경. 그러고보니 전통복장을 하신 분들이 참 많았다.

또 학회 풍경.

학회 풍경. 처음엔 정말로 잘못 온 줄 알았다.

전통무용 공연이 있었다. 정말로 잘못 온 줄 알았다2.

그 사이에 좋은 일이 있었다. 드디어 LINE Pay의 한국송금이 통과된 것이다. 몇 번을 도전해서 몇 번을 퇴짜 맞았는지 모른다.


여기까지가 1일차고. 이 밑은 바로 2일차 밤으로.

나머지 학회 풍경은 정말 너무 진지해서, 어차피 올려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정말 잘못 온 줄 알았다3. 저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시는 분은 무려 모 대학 교수님이라고 한다. 갑자기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도 부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참가자 분들 분위기를 띄우시길래 초대가수인 줄 알았다.




1~2일차라곤 하지만, 실제 학회는 3일차~5일차다.

직항 말고는 항공편이 좋지 않아서 이틀이나 일찍 출발해야 했다.

학생 신분으로 직항은 도저히 탈 수 없어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경유하는 에어아시아편을 끊었는데...

아니, 무슨 비행기 시간을 이렇게 맘대로 바꾸는거야?

원래 간사이 국제공항 17시 경 출발 - 쿠알라룸푸르 도착, 환승 대기 후 족자카르타행 7시 경 출발」 일정 이었다.

그런데 간사이 국제 공항 출발시간은 1시간 앞당겨지고, 족자카르타행 출발시간은 2시간이 지연되었다.

생각보다 쿠알라룸푸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뭐 이래?


그러고보니 비행기 안에서는 괜찮았다.

비행기 안에서 하도 뭘 파는 통에 비행기 보다는 기차를 탄 느낌이었지만,

좌석 간격은 꽤 넓었고 승무원들도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진을 올리고 싶었는데, 호텔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생략한다 ㅠㅜ

교토에 돌아가면 올려야지.

동남아시아는 처음이라 그런지,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 참 많았다.


그리고 교토에 도착해서 사진을 올린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건 버거킹이었다.

처음엔 예산이 모자라서 버거킹을 찾았던 거지만, 약간 여유가 생긴 지금도 어딘가에 나갈 때면 버거킹을 찾아 비교하곤 한다.

취미 비슷하게 되 버린 거 같다.


공항에 참 깔끔했다. 비행시간이 변경되어 쓸데없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의자가 참 많고 편했다. 근데 이 좋은 공항이 알고보니 에어 아시아 전용으로 쓰이는 곳이었다. 에어 아시아 당신은 대체...

버거킹 옆에 있던 세면대. 터프한 외관 만큼이나 수압이 강력했다.

와퍼 세트. 가격은 일본보다 300엔 정도 저렴한 600엔 정도 였다. 케찹과 칠리 소스가 무제한 제공되었다. 저 칠리 소스가 정말 꾸르맛이었다


식사 후에는 아쉬운대로 호텔을 잡았다.

가격은 6시간에 7만원 정도.

2명이어도 같은 가격이라고 하는데, 난 혼자라서 어쩔 수 없었다.


사마사마 익스프레스 호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방이 생각보다 참 많이 있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왔다.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아침도 먹고 여기 저기 돌아다녔다.


아침은 맥도날드. 여기도 그 칠리소스가 제공되었다. 해쉬드포태토를 아주 그냥 범벅을 해서 먹었다. 나중엔 저 머핀에도 찍어 먹었다.

공항 전광판. 왜 하나만 세로로 나오는거지?

족자카르타 행 비행기 탑승중. 의외로 사람 수가 적었다.

비행기 안에서 받은 물+빨대. 이 조합은 처음이었다. 손으로 열어보려해도 열리질 않아서 결국 빨대로 마셨다.


족자카르타까지는 3시간 조금 덜 걸린 것 같다.

어젯 밤엔 호텔에서 잘 자서 그런지 그렇게 피곤하진 않았다.


족자카르타 공항에 도착. 2일차 오전이었다. 학회 스태프들이 맞이해주었다. 그 중에서 Powo라는 사람이 나를 전담해서 호텔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리고 도착한 호텔.

Premier Inn 계열이었고 이름은 Satoria Hotel이었다.

이 호텔을 잡은 게 신의 한수였다.

학회장과 매우 가까웠고 직원들이 친절했다.

가격은 아침 식사를 포함하여 1박에 4만원 정도.

아직 호텔 간판에 천막이 둘러있었다. 개업한지 얼마 안되었나 보지?


방이 참 마음에 들었다. 넓고 깔끔해서 지내는 내내 쾌적했다.

공항에서 바꾼 인도네시아 루피아. 일본 돈 만 엔을 주니, 112만 루피아를 건내 주더라.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배가 고파진 나는 근처에 보였던 까르푸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식당이 몇 곳 보이긴 했지만, 건물 안에 있는 식당이나 포장마차나 별로 가고 싶은 느낌은 아니었다.

인도네시아의 까르푸. 건물 안에 CGV도 있었다.

횡단보도는 있는데 신호등이 없었다. 쩔쩔매고 있자니, 까르푸 경비원(?)과 머리에 뭔가를 지고 계시는 아주머니가 도와주셨다. 알고보니 까르푸 경비원(?)은 사람들 길 건너는 걸 도와주는 역할 전문이었다.

Doodle Burger라는 햄버거집. 뭔가 정신이 반쯤 나간 거 같은 도라에몽이 보였다.

내가 밥을 먹은 Uncle K라는 식당. 저 Uncle K로 보이는 분은 커핏잔을 들고 있지만, 실상은 밥집이다. 정작 아이스 커피를 주문하니 커피 종류가 떨어져서 안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식 볶음밥이라는 나시 고렝과 감자튀김인지 뭔지 잘 모르겠을 튀김. 맛은 그럭저럭 있었다. 근데 밥에 왜 알새우칩을 껴주는 거지?


배불리 잘 먹은 나는 운동도 할 겸 윗층에 있는 CGV와 까르푸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별로 못가본 CGV를 여기서 가게게 될 줄이야.


그리고 까르푸로.


정체 모를 포장법이지만, 알로에 주스였다. 가격은 17,900루피아. 한화로 약 1500원 정도이다. 사기는 샀는데 결국 마시지는 못하였다.

이렇게 크고 통통한 감자는 처음 봤다. 홋카이도산 감자도 이러지 않았는데. 일본어로 감자를 '자가이모'라고 하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롯된 말이라는 이야길 들은 적 있다. 역시 원조라서 그런지 인도네시아 감자는 급이 달랐다.

사왔지만 결국 마시지 못한 그 알로에주스.

날씨를 확인하니 이 모양이었다. 처음엔 이런 일기예보는 나도 하겠다하고 놀렸는데, 정말 정확한 일기예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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