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 솔릭, 20호 시마론이 다녀간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바로 21호 제비가 찾아 왔다.
이전 것은 왔어도 약하거나, 교토가 영향권에 없어서 그럭저럭 지나갔었는데,

이번 건 일본 기상청이 25년 만에 지정한 <매우 강한 태풍>이라고 해서 좀 긴장했었다.
게다가 교토 상공을 완전히 관통한다고 하니...


그리고 오늘이 딱 태풍이 오는 날이었다.


화요일 오전 9시 오늘이 딱 교토를 관통하는 날이었다. 그림 상에서는 火(4日)부분에 해당한다.


정말 어찌나 바람이 세던지, 집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냥 지나보내기 아쉬워서 동영상도 남겨두었다.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방 바로 옆에 전선이 지나는데 이러다가 끊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위태위태해 보였다.


풍속이 빨라서 그런건지 태풍 자체는 금방 지나갔고, 저녁에는 비도 완전히 그쳤다.
날도 시원해져서 이전보다 오히려 돌아다니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그래도 피해는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뉴스를 보니, 교토역에서는 유리창이 깨져서 밑에 있는 사람이 다치고, 아라시야마 도게츠교는 난간이 무너졌고,
간사이 공항은 활주로가 물에 잠기고, 유일한 육로인 연락교가 파손되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이 고립된 상태라고 했다.


난 우리 동네는 괜찮은지 궁금해졌고, 학교 주변만 좀 돌아다녀 보기로 하였는데,
내 방 주변이야 아무 것도 없으니 괜찮았지, 역시나 다른 곳은 피해가 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대학 주변에서 가장 가게가 많이 모여 있는 햐쿠만벤(百万遍) 먼저.
이곳은 내 방의 북쪽에 위치한다.

돌아본 곳 중에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이었다. 나무가 쓰러져 있었는데...

쓰러진 나무가 자취방 베란다에 까지 닿은 경우였다. 방주인은 어떤 기분일까?

아까 그 나무가 쓰러져 있는 곳에서 조금만 더가면 학교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Boogaloo(부갈루)라는 카페가 있다. 화분이 깨져있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더니...

그 옆을 보니, 가게의 상징물인 거대한 케이크와 간판이 있었다.

그런데 케이크에 구멍이...원래 먹음직스러운 딸기가 올려져 있던 곳이다ㅠㅜ

그리고 간판은 산산조각 ㅠㅜ...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리고 다시 길을 돌아 남쪽으로 향했다.

서로 묶어 놓은 철책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묶어 놓았기에 망정이지 그러지도 않았으면 도로에 돌아다닐 뻔 봤다. 그리고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은행이 보인다. 다행인건 아직 향기가 강하지는 않다.

남쪽으로 조금만 더가면 대학 체육관과 학생회관 그리고 동아리방 건물이 줄지어 나온다. 그런데 대학 체육관과 그 옆 학생회관을 남북으로 잇는 다리가 완전 수영장이 되어 있었다. 잘 안보이지만 저 멀리 의자들이 쓰러져 엉켜 있는 것도 보인다.


학생회관 앞. 자전거들이 편하게 누워 있었다...

학생회관과 동방 건물 가운뎃길. 어디서 날아왔는지 크고 작은 나뭇가지가 쓰러진 자전거와 엉켜 있다. 그 옆에는 뭐 간판 같은 게 하나 쓰러져 있는데...

마침 어제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서 비교해 보았다. 쓰러져 있던 간판은 경음악부 간판이었다. 지못미...


그리고 다시 방으로.

일본스러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동네 사람들이 바깥에 나와서 일사불란하게 청소를 하고 있었다. 사진에 담긴 건 편의점이지만, 일반 가정집도 마찬가지 였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주민 분들은, 어떤 커다란 조각(?)들을 보시면서, 이놈이 대체 어디서 떨어져 나온 것이당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잘 보이진 않지만 사진 오른쪽에 희끄무레 하게 보이는 건 교토부립의대 학생들인 듯했다. 자기네들 기숙사 앞을 청소 중이었다.


이렇게 폭풍 같은 하루가 끝났다.
이렇게 잘 대비하고도 놀라웠던 태풍은 처음이었던 듯.


그리고...

오후 8시 25분 다시 비가 오네?


이 밑에는 9월 5일에 새로 추가.

학교에 가보니 이거 뭐 난장판이 따로 없길래 조금 더 추가해보고자 한다.


먼저 학교 가는 길부터,

어쩐지 학교 가는 길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학교 앞 정문으로 통하는 길은 나뭇가지로 완전 난장판이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일 수도 있지만 오른쪽은 인도가 완전히 막혀있었다.


그 다음 학교 안.

나름 상징물인 시계탑 앞에 있는 소나무가 뿌리가 뽑혀 있었다. 심은지 얼마 안되었는지, 뿌리가 자리를 잘 못잡았던 모양.

그 근처에는 뿌리는 자리를 잡았지만, 바람에 줄기가 꺾인 불쌍한 나무가 있었다...

이건 또 다른 나무. 완전히 끊어져 길을 막고 있다. 누군가 길을 막아놓았다.

요 녀석은 뿌리가 뽑힐 뻔 했지만, 무사하다.


하굣길.

하굣길 횡단보도. 길을 건너려는데 신호등을 못찾았었다. 잘보니 신호등이 딴데를 보고 있었다;; 아침에 한 번 건넜던 곳인데, 등굣길에는 저 신호등을 등지고 서게되기 때문에 눈치를 못챘었다.

간사이공항은 물이 차서 당분간 못쓴다지, 유일한 연락로는 배에 부딪혀서 못쓰게됐다지,
심지어 공항 안에 3천 여명이 갖혀서 구조가 되고 있다질 않나...
괜히 <매우 강한 태풍>인 건 아니었나보다.

그나저나 나 한국은 어떻게 가지...?

키보드를 모으는 건 아니나,
좋은 키보드를 찾아 헤메이고 있다.
그래서 어느새 갖고 있는 키보드가 늘어났다...

이 키보드는 그 중 하나이고,
현재 가장 애용하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연구실에서 쓰고 있는 다른 씽크패드 키보드(링크)에 이어 두번째 녀석이다.
먼젓번 녀석 신뢰도가 매우 높았기에, 이녀석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곳에 있는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본 배열에 익숙치 못하다.
특히 엔터키가 'ㄱ'자 처럼 되어 있는 부분이.

그래서 미국 배열로 구매하였다.
안타깝게도 일본 배열보다 조금 더 비쌌다.

언제나 그랬듯. 박스는 참 허접하다. 일본에서 구매한지라 일본어로 된 보증서가 들어있다. 나머지 스티커 등은는 아마 어디서 사든 마찬가지 일 거 같다.


박스 측면에 실을 떼어 내면...


짜잔, 키보드의 모습이 보인다. 참 별 거 없다.


이렇게 생겼다. 극히 평범한 싱크패드 키보드의 모습이다. 붉은 트랙포인트가 가운데에, Fn이 왼쪽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오른쪽 알트키 옆에 스크린샷버튼. 방향키 주변에는 페이지업과 페이지다운이 위치한다. Micro-B규격의 USB 케이블이 보인다. 가장 특이한 건 케이블이 아닌가 싶다. 예전 키보드는 케이블이 키보드 안에 수납이 되는 방식이었고 탈착이 불가능하였는데, 지금 것은 수납은 안되고 탈착이 가능하다. 수납이 안되는 건 좀 아쉽지만, 탈착이 가능한 건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제일 좋은 건 무선이지만, 아직까지 무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서...


키보드 바닥은 이렇게 생겼다. 동그랗게 고무로된 받침대가 5개 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데, 뭐가 참 잘 묻는다. 키보드 받침대는 특이하게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열린다. 바닥에 닿는 부분은 붉은 고무로 처리되어 있다. 키보드 바닥의 아래쪽에는 배수구도 달려있다. 아직 한번도 배수구 덕을 본 적은 없지만, 그럴 일이 앞으로도 없었음 좋겠다...


방향키 근처 이 작은 공간에 모든 걸 넣으려고 좀 안했으면 좋겠다. 페이지업 페이지 다운이 여기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그것보단 나쁜 점이 더 큰 거 같다.


X1의 키보드와 다 같지만 다른 부분은. LED의 유무이다. 외장 키보드에는 LED가 달려있지 않아서 키보드만 보고 음소거 여부를 알 수는 없다.


대신 USB포트를 연결하면 뒤에 이렇게 깜찍하게 녹색등이 들어온다.


쨔잔 지금 이렇게 쓰고 있다.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지만, X1 요가 키보드는 손가락을 너무 아프게 한다. 가장 많이 쓰는 연장(?)이 키보드인데, 키보드 쓰는 게 괴로워서는 아무 것도 안된다.


가만 어디보자...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바로 이게 생각났다. 저렇게 갖고 다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더 좋은 방법을 빨리 찾아봐야겠다.


아직도 가격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지만, 타건감이 정말 괜찮은 키보드이다.


먼저, 키감이 말할 것도 없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지?' 싶을 정도로 적은 힘으로도 경쾌하게 잘 눌린다.
각자 느끼는 법이나 표현하는 법은 다를지 몰라도,
씽크패드 키보드를 고집해오신 분들이라면, 우수한 키감에는 누구나 동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처음에는 매우 거슬렸으나, 특유의 키보드 배열 (PgUp, PgDn)도 쓰다보니 익숙해졌고,
익숙해지고 나니 오히려 편리해졌다.
HP 노트북 키보드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어고노믹 키보드는 홈, 엔드, PgUP, PgDn을 방향키 위에 세로로 주르륵 늘어놓았고,
LG 롤리키보드 1세대는 「↑」키를 아예 다른 방향키와 동떨어진 요상한 곳에 배치하였다.
이 정도 어레인지는 다른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있고, 씽크패드는 귀여운 편이다.


빨콩(트랙포인트)의 쓰임새도 정말 최고이다.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손가락의 움직임을 아낄 수 있다.
처음에는 감도에 익숙치 않아서 쓰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미세하게 움직여서 원하는 곳에 안착시킬 수 있게 되었다.
빨콩의 존재 덕분에, 휴대시에 굳이 마우스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을 꼽는다면, 일단 높은 가격.
한 번 써보자는 마음으로 큰 맘 먹고 샀길래 망정이지,
이건 비싸도 너무 비싼 것 같다.
그래서 누가 비싼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하였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대답 하기 힘들 거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 「PrtSc」의 위치이다.

오른쪽 「Alt」(한/영 키)를 누르려다가 자꾸 잘못 누르게 된다.

평소에 원드라이브의 스크린샷을 자동으로 파일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능을 애용하는데,
잘못 찍힌 스크린샷만 수십 개는 저장되어 있다.
이것도 익숙해지면 나아지려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리를 꼽을 수 있다.
어떻게 들으면 경쾌한 소리인데, 그게 작지는 않다.
사용자나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2018. 11. 22 수정 후 게재)


지금 하고 있는 연구는 주로 문헌을 통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헌이 학교에 놓여져 있지 않거나, 심지어 일본에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점들에 있어서 이런 자료를 구할 때 마다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일본 내 어딘가 도서관에 문헌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 서비스가 좀 문제인데, 보통 2천 엔 정도로 가격도 비싸고,
대출기한도 짧으며, 도서관내 이용인 경우가 많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왠만큼 비싼 문헌이 아니면, 헌책으로라도 구해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헌책들 중에는, 개인이 소유했었던 것들도 있으나,
어느 대학 도서관에서 일정 기한이 지나서 폐기 처분 된 것도 적지 않다.

이런 대학 도서관에서 온 책들을 만지고 있자면,
'아 이런 책이 서가 한 켠에 놓여져 있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돌고 돌아 지금 내 손에 들려 있는 거구나'
그리고 뭐라 잘 표현은 못하겠으나, 내가 한 번 가본 도시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일이 없을 것 같은 도시라도, 마치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요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책을 들고 위와 같은 상상에 빠지는 게 요즘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버밍엄 대학. 잉글랜드 제2의 도시인 버밍엄에 위치한 대학. 그러고보니 버밍엄에는 예전에 카디프에 가던 길에 잠깐 들렀던 기억이 난다. 카디프 출신 할아버지와 뉴캐슬에서부터 쭈욱 같이 다녔다.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았는데, 억양이 알아 듣기 힘들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못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런던대 골드스미스 컬리지, 잉글랜드. 런던대 시스템에 속한 컬리지인 것 같다. 찾아보니 런던 동남쪽에 위치한다. 정말 한번도 갈 일이 없었던 곳이라 생소하다. 언젠가 가볼 수 있었으면...저 뒤에 보이는 수 많은 날짜들은 이 책을 빌려간 사람들의 흔적이다. Holmberg의 원격교육이론에 관련된 책인데, 이렇게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나.

쉬롭셔 앤드 스태포드셔 간호 산파 컬리지, 잉글랜드. 지금은 스태포드셔 대학에 합병되었다. 이름이 정말 생소하서 찾아보니 리버풀과 노팅엄 사이에 있는 Stoke-on-trent 시 라는 곳에 있는 대학인 것 같다. 그리고 알고보니 이곳은 Stoke city 축구팀의 소재지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어디 축구팀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알고 있었다. 나름 신선하다!

레바논 밸리 컬리지,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하는 대학이다. 미국은 너무 넓고 가본적이 없어서, 대학에 대한 감이 없는 게 좀 아쉽다. 그나저나 이 좋은 책을 빌려간 흔적이 전혀 없다. 당시 총장이 직접 쓴 오픈 유니버시티의 초기 8년 간의 경험에 대한 책인데...혹은 너무 많이 빌려 가서 종이를 한 번 갈은 것이기를 바란다.

MIT가 아니고 CIT. 지금은 크랜필드 대학으로 개명했다. 내 기억이 맞으면, 오픈 유니버시티 근처에 있는 대학으로, 교내에 무려 공항을 갖고 있다. 오픈 유니버시티에 밥먹듯 다녔을 무렵, 도서관에서 이곳에서 왔다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참 반가운 책이었다!

샐포드 대학. 생소해서 찾아보니 무려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있는 대학이란다! 꼭 가보고 싶은 도시다. 뉴캐슬에 갔을 때 사심으로 한 번 들러볼까도 했는데, 시간과 자금적인 이유 때문에 그러지 못하였다...

요건 대학은 아니고 도서관. 노스햄프턴셔 카운티 도서관에서 온 녀석이라고 한다. 노스햄프턴셔가 어딘가 찾아보니, 노팅엄셔와 버킹엄셔의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노팅엄도 다녀왔으니 아마 지나가보긴 했을 것이다. 것보다 중요한 건, 이 녀석은 오픈유니버시티가 개교하고 첫 1년간의 경험을 담은 책인데, 살짝 힘들게 구한 정말 소중한 녀석이다. 표지도 퍼런 것이 참 예쁘기도 하고. 그래서 대학이 아니지만 굳이 올려보고 싶었다!

뭐 책으로 다녀온(?) 대학은 이 정도다.
좋아하는 문학 작품 중에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란 게 있다.

©四畳半主義者の会 (http://yojouhan.noitamina.tv/)

그 에피소드 중에 좁은 방 안에 틀어 박혀있지만 심해 탐험 하듯 여기저기를 관찰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 딱, 방 안에 틀어 박혀서 방 안에서 세계일주하는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사실은, 하고 있는 연구가 연구인지라 실제로 가본 대학들도 적지 않다.
이 포스트는 책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녀본 대학에 대한 감상을 조금씩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대학은 보통 놀러가는 곳은 아니라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런 것도 쌓이고 쌓이면 꽤 보람있지 않을까?

한참 바빠서 블로그에 신경을 못썼더니, 그 사이에 블로그가 휴면 상태가 되어있었다.
딱히 의무적으로 글을 쓰는 곳은 아니지만, 즐기기 위한 글쓰기를 한 지도 참 됐구나 싶어서 괜히 아쉽다.



최근 3개월 동안 뭐가 뭔지 모르게 지나갔다.

5월, 교토은행 기숙사 좌절:
입사 예정이었던, 교토은행 기숙사 건은 결국 좌절 되었다 (링크). 기숙사의 조건 자체는 나쁘지 않다.
기숙사에 살며 방세를 내야하는 대신에, 행원 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는데, 이 수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수입이 문제였다.
이 수입이 적지 않기 때문에, 현재 받고 있는 장학금이나 앞으로 응모해야하는 장학금에 있어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
살 방과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장점이었으나, 아무래도 시간적인 자유와 장학금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어쩔 수 없이 양해를 구하고 입사를 취소하였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신 교토은행 직원 분들에게 정말 감사 드린다.

6월, 논문 투고:
이전에 한국 학회 쪽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논문을 투고한 적은 있었지만, 내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이번 논문 투고는 처음으로 내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녀석으로, 그런 의미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1달 정도 체크리스트 점검 과정을 거쳐, 이번 달 초(7월)에서야 드디어 리뷰어 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7월, 논문 투고 준비중:
다른 박사과정생들보다 진도가 많이 늦어서, 바로 또 다른 논문을 준비중이다.
저번 것을 내고 한 달만에 써서 내는 건 당연히 아니고,
6월에 낸 논문의 준비과정이 7월에 낼 것의 기초 내용이란 생각이 들어서, 겸사겸사 병행해서 준비해온 것이다.
6월 것 까지는 일단 잘 됐고, 이제 7월 것만 남았다.
마감이 며칠 안남아서 분발중이다.

이곳 날씨가 매우 덥다.
한낮에는 37도 정도까지 올라가는데, 체감온도는 그 이상을 웃돈다.
그럼에도 여름 휴가 시즌이라 그런지, 기온 마쓰리가 있어서 그런지, 놀러 온 사람들이 참 많다...
나도 빨리 할 일 끝내고, 쉬면서 여기저기 좀 놀러다니고 그래야지.

대학에서 교토역 근처에 다녀올 때마다 정말 불평불만이 많았다.
항상 차가 막히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 시간을 많이 잡아 먹기 때문.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새로운 버스 노선이 생겨서, 교토역 다녀오기가 참 편해진 것이다!

이 버스는 2018년 3월 19일부터 다녔는데, 시영버스는 아니고 KLOOK이라는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모양이다. K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좀 친근하다.


노선명은 이름하야 K-HOOP이다.

중요한 정류소는,

교토역-시죠카와라마치-카와라마치오이케-교토대병원 앞-교토대 앞-카와라마치오이케-시죠카라스마-교토역

이다.
학교에서 시내(시죠카와라마치, 카와라마치오이케, 시죠카라스마)와 교토역을 편하게 갈 수 있는 꿀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운임은 230엔으로 시영버스와 같다. 다만, 작은 회사라 그런지 아직 교통카드가 안 먹힌다.

평일에는 2~4편/시간(9시~18시), 주말에는 1편/시간(13시~19시)으로 편수가 많진 않지만,
그동안 길바닥에서 시간을 낭비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K-HOOP 버스를 타며 촬영한 사진.

교토역에서 시죠 시내까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감동받아서 찍은 사진.

새로 생긴 노선이라 그런지, 응급구조세트도 보이는 곳에 잘 구비되어 있었다.

새로 생긴 노선이라 그런지, 노선도에 바른 풀조차도 아직 덜 마른 모양이었다. 덜렁덜렁 하더라.

학교에 내려서 찍은 사진. 교토역에서 학교까지 이렇게 빨리 올 수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워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였으나, 버스는 잽싸게 사라졌다.

버스에선 무려 와이파이도 된다!!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데이터 거지 이기 때문에 유용하게 썼다.



이번에 학부시절 동기 형의 결혼식 참석차 대전에 다녀오게 되었는데,
인천이나 김포로 들어가는 것보다 대구로 들어가는 게 더 편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구 국제 공항을 써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 공항...꽤 편리하다.

1. 시내에서 가깝고 교통편이 좋다.
공항이 주변에 아파트가 즐비한 곳에 위치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동대구역까지 버스로는 20여분, 택시로는 그 이하의 거리이다.
따라서 목적지가 고속철도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생각보다 많이 편하다.
특히 대전 같은 곳은 40분이면 닿기 때문에 이번에 덕 좀 봤다.
공항에서 동대구역까지 20분, 동대구역에서 대전역까지 40분으로, 총 1시간 약간 넘게 걸렸다.


2. 의외로 항공편수가 많다.
오사카-대구 편의 가격도 저렴하고, 편수도 적지 않다.
티웨이 항공, 에어 부산 두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

대구 공항 생각보다 꽤 편하다.
그렇지만 쓸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대전, 경상북도 일원을 다니지 않는 한 대구 공항을 활용하지는 못할 것 같기 때문.
국내 교통의 용이함 때문에 서울, 전라도는 인천이나 김포로 들어가는 게 더 편하고,
부산, 경상남도는 부산으로 들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끝.

마지막으로 공항 사진.

아담하지만, 깔끔하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항 앞에 거대한 연이 있다. 줄감개 부분만...

에어 부산 체크인 창구. 항공편이 2시간 넘게 연기 되었다... 그러고보니 이런 경우 지상직 직원이나 스튜어디스 분들도 하릴 없이 기다려야 되는 건가?

국제선 출발과, 국내선 출발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정말 자그마한 공항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심하게 붐비거나, 내부 시설이 불편하진 않았다. 비성수기라서 그런걸까?

출발 층 풍경이다. 우측 편에 보이는 dal.comm 카페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자꾸 "○○항공사 ○○편 탑승수속을 곧 시작합니다.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란 방송이 나와서 어색하게 느껴졌다. 다름 아니라 "앉아서 기다리라"는 부분이...


교토은행 사원 기숙사에 응모하였다!
교토은행에서는 우리 대학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사원 기숙사에 살면서 주말마다 외국어를 가르칠 사람을 모집한다.
한국어를 항상 구하는 것은 아닌데, 운 좋게 이번에 한국인 유학생 모집 공고가 떴다.
방세는 5만엔 정도로 꽤 비싸지만, 시급이 좋아서 몇 번 하면 방세+@를 남길 수가 있다.
게다가 안내도 되는 지금 방세 만큼이 이득이니까 거기에 또 +@!

단점은,
학교에서 좀 멀고(전철+도보로 30~40분),
싫든 좋든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누구 재워주기가 어려워진다는 것,
그리고 정든 지금 방을 떠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 타이밍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되는 것도 그렇게 좋지는 않을 거 같기도 하고...
구글 맵으로 봤는데 뭐가 없어도 한참 없는 참 심심해 보이는 곳이란 것
...정도?
다만, 돈 버는 것도 좋긴한데,
지금 방이 정말 괜찮은 편이라 좀 고민이 되긴 한다.
지금 방은 방세가 비싼 것도 아니고,
학교와 마트 그리고 역이 가깝다.
누가 오면 재워 줄 수도 있다.
또 학교 근처에서 모임 갖기도 쉽고, 친구들 만나기도 좋다.
뭔가 분위기를 전환해보고 싶다.
그렇지만 기숙사의 단점과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장점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교토은행 기숙사 전경. 사진상 나와 있는 곳 외에는 거의 모든 곳이 다른 건물에 가로 막혀 있다. 그리고 건물 바로 옆에 교토신용금고라는 다른 은행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하여튼 앞으로 일정은 이렇다.
2월 말에 공고가 떠서,
3월 초에 서류 마감,
3월 말 현재 서류 합격 통지와 함께 면접 날짜를 잡았다.
면접은 3월 안에는 해야 한다고 해서, 사실 면접은 며칠 뒤다.
자세히 물어보고 잘 결정 해야겠다.
면접 때 알아봐야 되는 건,
얼마나 일해야 하는지,
방은 어떻게 생겼는지 정도?


후기

후기 (4월 15일 현재)

결과는 합격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이다.

저번에 이 글을 올렸을 때엔, 면접 때 얼마나 일해야 되며, 방은 어떻게 생겼는 지에 대해서 알아봐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둘 다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일단 일은 처음부터 얼마나 해야하는지가 정해져 있었으며, 방은 입사가 확정 되기까지 알려주거나 하진 않는 듯?
나쁘지 않은 조건이긴한데, 이러면 좀 무섭긴 하다.

다음 주 쯤에 방 견학을 시켜준다고 하니 한 번 가보면 될 거 같다.

일본에 와서 벌써 몇 번째 이사인지...정말 이사는 귀찮다.
하지만 이 짧은 유학생활 동안 무언가 하나를 더 얻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소득도 조금 더 늘리고, 누군가를 가르쳐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동안 너무 바빠서 블로그에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다 일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고, 즐거운 일도 많이 있었다.
한 구독자님으로부터 업데이트 요청도 받았겠다, 시간이 좀 나서 정리를 해볼까 한다.

2월 15일~25일
설 휴가로 한국에 다녀왔다.
노트북 어댑터를 잊고 간 탓에 작업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다녀오자마자 정말 심한 감기에 걸려서 2월의 반을 거의 통째로 날려 먹은 듯.
이때 막힌 일 때문에 아직까지 고생 중이다.
특히 2월 말 마감 논문을 못낸 건 타격이 컸다.

그래도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온 건 좋은 선택이었다.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밖에도 드디어 내 폰을 만들었다.
네이버 페이네 카카오 페이네도 가입해서 이제 한국 인터넷에서 손쉽게 물건을 살 수 있다!

덤으로 평창올림픽 관련 아르바이트도 하고 왔다.
소소하지만 용돈벌이로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이 한창이었다.


2월 28일 (~3월 23일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 더)
이때부터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의 일본정착을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는 부동산 일만 이틀 정도 도와드릴 계획이었는데, 일본에 정착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벌써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더 도와드려야 할 것 같다.
일본은 정말 정착하기 힘든 사회인 거 같다.
어느새 어느 정도 일본어를 할 수 있게 되서 내가 잊고 있었을 뿐이지.
다른 나라도 이런 걸까?


3월 9일~13일

대만 여행에 다녀왔다.
오래전부터 꼼꼼히 계획해서 그런지, 그만큼 알차게 잘 다녀온 듯하다.
통신, 교통 같은 인프라가 잘되어있어서, 거의 모든 게 계획대로 되었다.
1일 3밀크티는 정말 행복했다. 교토에 돌아와서 밀크티를 마셔봤는데, 대만 밀크티와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또 한가지 드디어 대만 짜장을 구했다. 눈물 나는 줄...
물가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기회가 되면 좀 더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나라이다.

드디어 구한 대만 짜장. 예전에 갖고 오려다가 실패하고 다음에 대만에 가면 꼭 사오리라 마음 먹었었다.



3월 23일 현재

2월에 마무리 못한 일이 많았던 탓에 3월도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다.

먼저 3월 말까지 내야하는 논문, 그리고 논문 요지 등이 있다.
특히 논문 요지는 나의 박사 연구에 관련된 것으로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우선순위로는 이게 1순위인데, 아래의 작업들에 밀려 손을 대기가 참 힘들다.

그리고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실의 프로젝트에 참가 중이다.
온라인 강의를 만드는 일인데 이게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설마 설마 했는데, 강의 내 출연 요청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다른 스태프들과 다르게 나는 온라인 강의의 설계의 측면에서 본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온라인 강의 설계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쌓고 그것을 곧바로 실천해보고자 한다.
생각해보니 요건 내가 자진해서 바빠진 거다...

또 뭔가 행사가 참 많다.
바로 직전에 학회가 있었고, 우리 연구실이 개최하는 것인 만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 했다.
뭐 즐겁다면 즐거웠지만,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서 역시 부담스러웠다.
학회가 끝나곤 뒷풀이 겸 송별회가 있었다. 요것도 참가를 안할 수가 없어서...
이번달 말에는 아는 형이 놀러온다고 해서, 그 전에 작업을 다 끝내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데, 뭘 해주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
이런 먹먹한 마음이 해소가 안되니 마음이 참 그렇다.

온라인 강의 촬영 장소. 보람은 있는데, 잘만들어진 다른 온라인 강의를 보면 좀 위축이 된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잘할 수 있을까?

학회 중 심포지움 풍경. 나는 PA실에서 일하였다. PA란 Public Adress의 약자란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음향, 조명, 촬영 장비를 콘트롤하는 곳이다.

반다비와 수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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