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이곳을 찾게 되었는데 왜 이렇게 친숙한 블로그인가 했더니...북오프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약 3년 전에 마지막으로 들어오고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블로그더군요!!
정말 이 블로그를 다시 찾게 되어 너무나도 반가운 기분이 듭니다.
굿안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릴 겸, 저의 추억을 곱씹을 겸해서 이야기를 약간 풀어 보고자 합니다.
저는 2010년에 도쿄에서 1년간 유학한 경험이 있습니다. 운 좋게 어학연수 장학금을 받는 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이었는데, 생계비 지원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임을 유학 직전에 알게 되었고, 집안 사정이 넉넉치 않았기에 유학전에 생활비를 위해 아르바이트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동유모에서 북오프 아르바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꼭 이런 곳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런저런 정보를 찾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 북오프에서 일하는 것은 구하기 쉬워보였던 식당 같은 아르바이트나 왠지 위험해보였던 한국인 가게 아르바이트보다 훨씬 더 멋있고 안전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북오프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찾고 싶었고 결국 굿안님의 블로그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굿안님께서 연재하시는 북오프일상사를 보며 북오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갖게 되었고, 준비과정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북오프마다 점포 크기나 점장의 성향, 면접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달랐던 점도 있었습니다만, 결국 저는 북오프 아키하바라에키마에점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본래 료고쿠점에서 면접을 보았었는데 떨어진 뒤 "이 작은 데서 나를 떨어뜨려? 분하다...제일 큰데에서 일해주겠어"라고 생각하고는 굿안님의 글을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굿안님의 글을 숙독하여 면접에 임하였더니 결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일을 하고나서도 굿안님께서 연재하시는 글은 계속 보았습니다. 같은 일을 하고 있으니 공감가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굿안님 글에 종종 보였던 후지타 씨가 아키하바라로 인사이동하였을 때 현실세계와 통신세계가 이어진 거 같아 혼자만 속으로 신기해 하기도 한 적도 있습니다. 본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나, 북오프 특성상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아야했으므로 이러한 정보에 대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사실은 이미 한국에 돌아가셔서 연재를 하고 계시다는 것을 보고 팬으로서 충격을 받은 것도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는 덕분에 무사히 유학생활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뭐, 유학생활이 다 그렇겠습니다만, 모든 것이 다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무엇인가를 정말 어려운 것을 해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다시 한 번 이곳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2011년 2월의 이야기입니다.
이후 2012년도에는 오사카대학에 교환학생을, 올해에는 문부성 장학생에 합격하여 대학원 입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본래 전공이 교육학인 제가 우연히 일본 유학을 가게 되었고, 지금은 그곳에서 세 번째로 진로를 일구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는 말도 있듯, 사람과 사람간에 영향을 주고 또한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지 않기도합니다. 그 '영향' 중 아무렇지도 않게 한 귀로 흘려버린 것이 매우 중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도 하고, 중요한 것인줄 알고 밑줄을 긋고 별표까지 쳤는데도 전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굿안님께서 블로그에 북오프에 대해서 남기신 글은 제 인생에 있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혹은 정확하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비효과와 같이 그것이 작은 날개짓이었을지라도 분명히 저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굿안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고 '아...맞아, 그랬었지' 하고 당시 저에게 있었던 일이나 저의 기분을 생각나게 하고, 지금 마음한켠에 그러한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십시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꼭 오사카에서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