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이 바로 건물이라 창밖을 보는 것과 같은 단순한 삶의 낙 조차도 없고, 그냥 일하다가 먹고, 공부하다 먹고, 라디오 듣다 먹는 생활의 반복이 계속 되고 있다. 그래도 뭔가 생각하기는 참 좋다. 겨우 15일(도착일 포함) 이지만, 이것도 하나의 수행이라 생각하니 나름 잘 버텨진다. 

 

 

1년만에 먹는 양념치킨. 에너지 쓸 일도 없는데 체중만 불까봐 3번으로 나눠서 먹었다. 상자에 어떤 남자 배우가 두손을 모으고 웃고 있는 사진을 넣어놨는데 무슨 의미인지 깊게 생각했다. 혼자 갖혀있다보니 쓸데 없는 생각만 많아진 거 같다.
구구 크러스터. 이름은 아는데 실제 먹어본 건 손에 꼽는 듯하다. 이것도 괜히 살만 찔까봐, 일주일에 걸쳐 조금씩 먹고 있다.
기네스 와퍼. 뭐가 되게 특별한 맛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검은 거 말곤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격리 기간 동안 버거킹은 정말 원없이 먹어보는 거 같다. 고기+야채가 골고루 들어 있는 배달음식 중에 햄버거 만한 게 없는 거 같다. 
주문한 SPSS 관련 책, 유심, 탄산수. 여기에 있는 동안 오히려 짐이 더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사이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취미로 꾸준히 구글맵에 사진을 업로드 하고 있는데, 조회수 180만을 넘겼다고 구글에서 축하 메일이 왔다. 사실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메일이 오는데, 축하만 해주고 별 다른 리워드는 없다. 구글은 유튜버 말고 맵튜버도 좀 인정해주었으면.

 

격리 생활 둘째날. 생활에 대해서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배달이 잘 되어 있다곤 들어서 알았는데, 이렇게 편리할 줄 몰랐다. 이렇게 편리할 줄이야. 방이 좀 좁긴하지만, 굶어 죽을 일은 없겠더라.

 

이마트 새벽배송. 오뚜기밥, 우유, 과자류를 조금 주문했다.
새벽배송 처음이라고 받은 과자. 크리스마스 때 조금 먹어야지.
아침밥. 숙소에 들어오기 전에 산 편의점 도시락. 이게 편의점 도시락이여?! 알아보니 편의점 도시락도 배달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 격리기간 중 주식이 될 것 같다.
점심으로 버거킹. 인천공항으로 들락날락 할 때엔 매번 먹었었는데, 1년 동안 기회가 없었다. 맛있었다...
책상 샷. 갖고 올 책은 다 갖고 왔고, 재택근무도 하고 논문도 쓰면서 나름 쾌적하게 잘 지내고 있다.
구청에서 지급된 물품. 예전 어디 사진에서 본것마냥 거창하진 않았지만 필요한건 다 들어있었다. 배달 오신 분이 대답하기 전까지 몇번이나 노크하시더니 정작 대답을 하니 후다닥 도망가시는 게 재미있었다. 물건을 잘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은 하고 싶은데, 접촉은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빌려 쓰는 방이다 보니 좁긴 하지만 좁은 방일지라도 있을 게 다 있어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 방 보다는 바깥에 못나간다는 점이 좀 큰 것 같다.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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