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쪽으로 완전히 옮기기에 앞서, 이삿짐을 먼저 나르게 되었다.

이곳에서 5년 지내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방이 텅텅 비어가는 걸 보면서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당일 아침. 트럭이 와 있었다.

작업 중인 방. 점점 텅 비어가는 방을 보고 있자니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 사이 옆에 있는 목욕탕엔 기름 배달차가 왔었다.

기름 배달차와 동시에 내가 버린 대형 쓰레기를 수거하러 트럭이 또 한 대. 이건 뭐, 완전 혼돈...

​​

이삿짐 작업은 의외로 빨리 끝나서 점심 전에 마무리 되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단골 이발소에 들렀다. 5년이나 나의 머리를 책임져 준 정말 고마운 분들.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였다;;

저 큼직큼직한 물방울을 어떻게든 담아내고 싶었다.

길 건너 편에 오토바이 가게가 있는데, 그곳 차양에 다른 학생들과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ㅎㅎㅎ

비구름 지도를 확인해보니, 으아니 어쩜...딱 대학이 위치한 곳 정도에만 비구름이 와있었다.

빗방울이 작아졌을 때 쯤,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확인 한 이삿짐 짐 목록 종이. 꼼꼼하게 일일히 적어준다. 돈값한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오고 있었다. 한때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당분간은 보지 못할 이 풍경...

이제 짐은 딱 이만큼 남았다. 이 짐으로 하루 생활하고 내일 (25일)엔 완전히 후쿠오카로 이동하게 된다.

몇 번 남지 않은 교토에서 먹는 저녁밥으로 미소카츠를 먹으러 먼 길을 갔건만...임시휴업이었다 ㅠㅜ

그래서 학식이나 먹으러 갔다. 미소카츠 집에서 잔뜩 약오르고 와서, 학식에서 먹고 싶은 거 다갖고 와봤다.

(2019.7.29)



오늘의 일정은 TA → 짐정리
간단했다.

교토대학 요시다이즈미도노. 그냥 집이다. 옛날엔 관사였다고 한다. 아마 옛날에는 문부성에서 높은 사람을 파견하는 방식이었을테니,그런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었을 것이다.

뜬금없지만 수영장. 바로 옆에 수영장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교토대 수영장을 한 번도 못 써보고 떠나는 구나 ㅠㅜ

제미 마지막 회였는데, 마지막이라고 교수님이 도시락도 준비해주셨다. 맛있게 잘 먹었다.


제미가 끝나고 학생회관 쪽으로 나왔다. 큐슈대가 무려 꼴등이었다!

후배에게 의자를 주고, 저녁으로 먹은 라멘. 이 라멘만한 라멘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7월 29일 현재까지도!)

라멘집이 연구실 근처라서 마지막으로 자리에 돌아와봤다. 말끔해져 있었다.


집에 와서 화이트보드에 붙여놓은 영화 포스터 뒤에 써있는 걸 발견했다. 짐 정리하다가 드디어 발견한 낙서...지금이라도 천재가 될 수 있으려나?

(2019.7.29)

예전부터 신세진 교수님이 히라카타시 간사이외국어대학에 계신다.
​이메일로만 인사드리려고 했었는데,
한번 꼭 보자고 하셔서 그만...
거리도 거리고, 갔더니 갔더니 수업까지 진행하게 하셔서 하루가 훌쩍 가버렸다.

데마치야나기역(出町柳駅) 가는 길. 저 표지판은 왜 저렇게 누워있지?? 신기해서 ㅎ촬영.

신기해서 촬영 (2).

여차저차해서 히라카타에 도착. 북4 버스정류장에서 직통버스가 있다. 시간은 15 분 정도. 대학 근처에만 살아봐서 이렇게 버스타고 가야되는 대학은 어색하다. 이제 매일 큐슈대로 출근해야 하는데, 이정도는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정문이 엄청났다. 정문 뒤는 넓은 잔디밭 정원이다. 정말 동유럽 갔을 때 본 어디 궁전 같은 느낌. 정원 넓이만 건물 몇 채가 들어갈 정도 되는 듯. 아름답다는 생각과 공간 활용이 아쉽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가운데 정원 좌우로 이렇게 터널 같은 공간이 있다. 잘 보면 스프링쿨러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다. 교토 카와라마치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자주 보던 녀석이다.

대학이 외국어대학이라 그런지, 호텔연습실과,

캐빈 연습실도 있었다!

정말 기내와 똑같이 생겼다. 항공사 광고도 사실 이런 곳에서 촬영하는 거겠지?

카운터도 똑같이 구현되어있다. 정말 연습할 맛 날 듯.

교수님으로부터 지도교수에게도 받아본 적이 없는, 상품권과 편지를 받았다. 일본에 이런 문화가 있는 건지,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주고 싶으셨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히 잘 써야겠다. 그런데 이 다음이 있었다...

이 다음에 뜬금없이 교수님 수업에 들어가서 한 시간 동안 학생들과 영어로 대화했다.
저 상품권은 아마 일당이었던듯^^

수업은 영국문화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외대생이지만 영어로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단다;;
처음에는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길래 쉽게 끝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내게 자기소개+질문을 하게 하셨다.
학생수는 한 50 여 명 됐던 듯. 결국 중간에 수업 시간이 끝나서 다는 못했다.

질문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주로 교토 관광 소개를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2019.7.25)

다른 이삿짐 센터는 연구실에도 한 번 들러서 짐을 실어 준다고 했는데,
결국 쓰기로 한 곳은 더 저렴하지만 그런 서비스가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대학 동생 둘 도움을 받아서 연구실에서 집까지 짐을 날라 왔다.
짐 양이 상당히 많았고,
계약 당시에는 날씨가 이렇게 더워질지 몰랐기에 이렇게 큰 일이 될 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그나마 비가 안 온 게 다행이었다 ㅎㅎ)

두 번은 연구실 카트로 왔다 갔다 하고,
마지막 한 번은 결국 택시의 힘을 빌렸다.
일단 카트로 큰 길가 까지 나가서 택시를 잡고 상자를 실었는데,
연구실에 카트를 두고 올 때까지 미터기를 안 누르시고 기다려주셨다.
MK택시 아저씨 감사...
(생각해보니, 카트를 두고 와서 택시를 잡았으면 될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더워서 일단 잡고 보자는 생각 밖에...)

후쿠오카에 갈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진행되는 만큼 기분이 좋은 한 편,
정든 교토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서글퍼지기도 하다.
그만큼 추억이 많이 서려있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연구실에서 방까지 날랐다. 거리는 1킬로 정도 였던 것 같다.

​​

도중에 이상한 도마뱀을 봤다. 보통은 단색에 칙칙한 색이 주류였던 것 같은데, 요 녀석은 에메랄드 빛깔에 반사되는 것도 너무 예뻐서 신기했다.

이렇게 열 박스. 들어있는 게 무거워서 그런지 밑으로 갈 수록 박스가 찌그러져있더라. 수요일까지만 문제 없이 잘 있어 주었음...

다 나르고, 동생들과 피자 시켜 먹었다. 고려 갈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

그 후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서 자잘한 연구자료와 서류를 정리 했다. 그 사이 이런 것도 나왔다. 석사 시절 연구실 제미를 운영하는데 썼던 종이가 나왔다. 뭔가 작은 실수라도 할까봐 저렇게 꼼꼼히 정리하고 하나 하나 체크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나마 그것조차 도중부터는 하지 않았지만 ㅎㅎ

연구실 책상 정리 중 한 컷. 나름 5년 째 쓴 자리이다. 조금씩 처음에 왔을 때 그 상태가 되어 가는 걸 보니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다.

쓸만한 물건은 따로 정리해서 다른 동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두었다.

완전히 정리된 자리. 책장, 쓰레기통, 선풍기는 다음에 내 자리를 쓸 동료에게 주고 싶었다. 통로가 좁아서 바깥으로 왔다갔다 하기 불편하니 책장과 쓰레기통이 필요하고, 창가 자리라 더워서 선풍기가 참 유용하다.

집에 가려니 동료가 선물을 하나 주었다. 시가현 히코네 출신이신 분인데, 그곳 커피라고 한다.

내용물. 고양이 일러스트가 참 마음에 든다. 주인이나 주인 자녀가 그린 느낌이다 ㅎㅎ

(2019.7.21)

이렇게 미리 박스를 보내주고 포장은 내가 직접 하는 시스템이었다.
대신 해주는 요금제도 있었지만, 비쌀 것이 당연하기에 요금조차 참아 입에 담지 못하였다...

이걸로 집 안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연구실 짐은 21일에 대학 동생들과 함께 가지러 가려고 한다. (그리고 무사히 잘 다녀왔다)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정확하게 개수를 세고 놓고 가셨다. 심지어 테이프에는 전부 다른 번호가 적혀있더라. 재고 관리가 정말 확실한 듯.

화선지 같은 종이를 잔뜩 놓고 가셨는데, 이건 어디에 쓰는 건 지 잘 모르겠다. 아마 그릇 포장? 일단 그릇은 나중에 쌀 예정이라서 짐 밑에 까는 용도로 사용 중이다. 왠지 비가 올 거 같아서 더 조심하려고.

이건 왜 찍었지?

(2019.7.21)

7월 16일 화요일.
글이 많아져서 이제 날짜를 기록해 나가려고 한다.

벌써 4-5년 전인 것 같다.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선배를 만나러 오사카에 다녀왔다.
니시우메다 쪽으로 나갔었는데, 우메다의 깊이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큰 도시다, 오사카.​

운치 있던 교토 시내. 버스에 타자마자 비가 많이 내렸다.

알고보니 기온 마쯔리가 한창이었다. 사진은 가라스마 길에 길게 늘어선 야타이. 항상 보면 사먹고 싶어지긴 하는데, 사먹어서 만족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비가 많이 와서 버스 앞창문에 물방울이 많이 맺혔다. 이것도 운치있었다. 교토를 떠나려고 하니 별 게 다 새삼스럽게 운치 있게 느껴진다.

교토역에는 기온마쯔리에 대해 설명해놓은 공간이 있었다.

니시우메다에 있는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선배가 좋은 걸 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자리가 없어서 결국 다른 곳에 갔었다...

자리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나오는 길. 비가 개인 하늘 (나중에 들어보니 오사카 쪽엔 비가 안왔다고 한다) 과 간판 불빛, 택시 후미등의 조화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스테이크는 사주고 싶었는지, 결국 다른 스테이크 집에 찾아 들어갔다. 旨んまーいステーキ 大阪駅前第三ビル店이란 곳이었다. 다른 곳도 많은데 왜 굳이 여기로 했냐니, 그냥 했단다.


(2019.7.21)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에서 본 JLPT이다.

2008년, 2011년, 2017년에 이어 네 번째 보는 시험.
항상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생각보다 어렵고, 내가 몰랐던 부분을 파고 드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도 어려운 게 꽤 있었는데 3문제 정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먼저, 1교시 독해, 
13번 문제: 의성어의태어 문제 (사장이 되보니까 그 마음이 "〇〇"하게 알겠더라 중 〇〇에 들어갈 말),  
24번 문제: 어휘 문제 (様相가 가장 알맞게 쓰인 문장) 

13번 정답은 "ひしひしと"이고 확실히 틀린 거 같다. 24번 정답은 "社会の様相"인데, 이건 운 좋게 맞은 듯.  
두 문제 다 내가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부분이라 공부가 되긴 했다. 

다음으로 2교시 청해, 
3-5번 문제: 일단 강연을 듣고 주제를 맞추는 문제. 
"요즘 임업(林業)에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는 내용이었는데, 보기 2번은 인재확보의 필요성, 3번은 해결방법이었다 

2번을 듣고 체크하고 있는데, 3번이 그럴듯하게 들려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었다. 
"젊은 사람=인재" 인지 아닌지 모르겠고,
마지막에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고 해서 해결방법인 거 같기도 하고... 
일단 3번으로 하긴 했는데, 요건 아직까지도 답을 잘 모르겠다.

이번에도 만점이 나오면 좋긴 하겠지만,
경우의 수를 따져야 되는 축구 팀마냥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봤을지가 중요할 거 같다.
그래도 뭐, 대강 만족할만한 점수를 받을 거 같다.

아, 그리고 다음 시험을 위해서 스스로에게 조언을 하자면,
마실 것, 간식거리는 필수다!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닌데도, 편의점까지 다녀오는 게 얼마나 귀찮고 힘들던지.
왔다갔다 하느라 쉬는 시간 다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이번 시험이 이 학교에서 보는 마지막 일본어능력시험이 될 것 같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시험을 볼 수 있어서 참 고마웠다.

28일에 보는 토익시험은 후쿠오카 쪽으로 신청해놨는데, 곧 장소가 나오는 날이다.
그곳에서도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 볼 수 있었으면!

12시 10분 쯤. 삼삼오오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 시험시작은 12시 30분.

(2019.7.7.)

대학의 위치가 참 애매하다.

역 근처는 깔끔하고 번화한 편인데,
가장 가까운 역이 대학에서 버스로 20-30분 거리이고,
대학 주변에는 정말 논밭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운좋게도 대학에 비교적 가까운 몇 가지 좋은 방을 찾았고,
부동산에서 직접 상담을 받고,
가능하면 계약을 하고 오기 위해서
거금을 들여 후쿠오카로 향했다.

그런데 쉽지만은 않았다.
무려 방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일본 부동산이나 관리회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방에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

1. 처음에 되게 좋은 부동산 물건 "AAA"를 발견했는데, 그 물건을 인터넷에 올린 A 부동산은 연대보증인을 요구했다.

2. 그때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연대보증인을 못찾을 거 같아, '연대보증인은 안되서, 필요 없는 물건을 위주로 소개해주시라'고 부탁했었다.

3. 좌절 하던 중, 그 사이 연대보증인 해줄 사람을 찾았다.

4. 한 편, 마음에 들었던 다른 B부동산의 "BBB"라는 물건은 연대보증인만 있으면 되는 물건이었고, 계약 심사를 신청하였다.

5.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대보증인 있음에도 계속 심사에서 탈락하였다. A부동산과 B부동산이 전혀 상관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실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5. 알고보니 "BBB"는 내가 처음에 포기한 A부동산 "AAA"와 같은 물건이었고, A 부동산이 그 물건의 관리회사이기까지 하였다.

6. 그 A 부동산은, '처음에 연대보증인이 없어서 안된다고 한 놈이 왜 다른 부동산 가서 이 물건을 신청하고 있지?' '괘씸하고 이상한 놈이구만!'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반려하였다.

7. 심지어 그 관리회사이기도 한 A 부동산은,무려  내가 "BBB"를 계약하고자 했던 B 부동산 바로 옆에 있었다. 찾아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반드시 연락을 받기로 하였다. 


거참,
지금까지는 무슨 일이 있을 대마다, 좋은 공부가 됐으려니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일은 무엇보다 살 곳에 관계되어 있어서 조금 벅찬 공부였다.

밑은, 이번 여행 중 촬영한 사진.

"수학여행" 무려 신칸센 하나를 다 빌리는 학교가 있었다!! 이렇게까지 단체로 어디 한 군데에 놀러 다녀올 필요가 있나 싶다.

메이노하마 역. 해풍 때문인지 조금 낡아보이지만, 나름 예쁘다.

텐진 근처 게스트하우스. 1박 1500엔. 가격치고는 나름 깔끔했다.

둘째날에는 비가 많이 왔다.

하카타역 주변. 도카이도 신칸센의 종착점이고, 주변에 큰 쇼핑몰이 많은 것에 비해선 별로 붐비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교토가 더 붐볐음 붐볐지.

갤럭시 체험 행사 중이었다. 아이폰이 삽질하고 있는 건지, 갤럭시가 좋아지고 있는 건지, 갤럭시도 상당히 인기 많아졌다.

(2019.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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