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삿짐 센터는 연구실에도 한 번 들러서 짐을 실어 준다고 했는데,
결국 쓰기로 한 곳은 더 저렴하지만 그런 서비스가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대학 동생 둘 도움을 받아서 연구실에서 집까지 짐을 날라 왔다.
짐 양이 상당히 많았고,
계약 당시에는 날씨가 이렇게 더워질지 몰랐기에 이렇게 큰 일이 될 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그나마 비가 안 온 게 다행이었다 ㅎㅎ)

두 번은 연구실 카트로 왔다 갔다 하고,
마지막 한 번은 결국 택시의 힘을 빌렸다.
일단 카트로 큰 길가 까지 나가서 택시를 잡고 상자를 실었는데,
연구실에 카트를 두고 올 때까지 미터기를 안 누르시고 기다려주셨다.
MK택시 아저씨 감사...
(생각해보니, 카트를 두고 와서 택시를 잡았으면 될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더워서 일단 잡고 보자는 생각 밖에...)

후쿠오카에 갈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진행되는 만큼 기분이 좋은 한 편,
정든 교토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서글퍼지기도 하다.
그만큼 추억이 많이 서려있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연구실에서 방까지 날랐다. 거리는 1킬로 정도 였던 것 같다.

​​

도중에 이상한 도마뱀을 봤다. 보통은 단색에 칙칙한 색이 주류였던 것 같은데, 요 녀석은 에메랄드 빛깔에 반사되는 것도 너무 예뻐서 신기했다.

이렇게 열 박스. 들어있는 게 무거워서 그런지 밑으로 갈 수록 박스가 찌그러져있더라. 수요일까지만 문제 없이 잘 있어 주었음...

다 나르고, 동생들과 피자 시켜 먹었다. 고려 갈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

그 후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서 자잘한 연구자료와 서류를 정리 했다. 그 사이 이런 것도 나왔다. 석사 시절 연구실 제미를 운영하는데 썼던 종이가 나왔다. 뭔가 작은 실수라도 할까봐 저렇게 꼼꼼히 정리하고 하나 하나 체크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나마 그것조차 도중부터는 하지 않았지만 ㅎㅎ

연구실 책상 정리 중 한 컷. 나름 5년 째 쓴 자리이다. 조금씩 처음에 왔을 때 그 상태가 되어 가는 걸 보니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다.

쓸만한 물건은 따로 정리해서 다른 동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두었다.

완전히 정리된 자리. 책장, 쓰레기통, 선풍기는 다음에 내 자리를 쓸 동료에게 주고 싶었다. 통로가 좁아서 바깥으로 왔다갔다 하기 불편하니 책장과 쓰레기통이 필요하고, 창가 자리라 더워서 선풍기가 참 유용하다.

집에 가려니 동료가 선물을 하나 주었다. 시가현 히코네 출신이신 분인데, 그곳 커피라고 한다.

내용물. 고양이 일러스트가 참 마음에 든다. 주인이나 주인 자녀가 그린 느낌이다 ㅎㅎ

(2019.7.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