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비자를 갖고 있으면 일본 입국 가능

- 항공편 시간 기준, 출국 72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 필요 (음성이어야 함)
- 72시간 이내 검사 받지 않고 일본 입국 시도 시 3일간 시설 격리 후 14일간 자가격리(3/6 추가) 인천에서 탑승거부
- 병원에 여권 지참 필수

- 병원에 문의해서 검사결과를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양식(다운로드)에 기입하여야 함

- 검사 및 발급에는 2일 정도 필요

- 비용은 국립중앙의료원 기준 14만원 정도

- 공항 도착 후 코로나 검사 다시 있음 (음성이어야 함)

- 자택까지 대중교통 금지. 렌터카, 자차, 지인 차 등을 활용해야 함
- 자택 혹은 숙소 도착 후 자가격리 14일
- 자가격리 중 마스크 착용하고 간단한 외출 가능

 

결국 후쿠오카로 돌아 왔다!

 

2021년 2월 25일 현재 새롭게 비자 발급을 받아야 되는 사람은 당분간 일본에 못 들어오는 듯 한데,
다행히 나는 이미 비자를 발급 받은 상태이니 가능했다.

 

다만, 그 동안 과정이 약간 추가 되었다.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며, 당연히 음성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병원측에 부탁해서 일본 정부가 지정한 양식(다운로드)에 그 결과를 써야 한다.

(이번에 이용한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알아서 일본 정부 양식으로 발급해 주셨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모든 병원에서 양식에 써주는 건 아니고 몇몇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알려진 곳은 대부분 수도권인데, 

 

국립중앙의료원, 명지병원, 중앙대병원, 목동이대병원, 신길성애병원, 세브란스병원, 
영등포 성애병원, 강동성심병원, 경희의료원, 성남 중앙병원, 일산병원

 

정도가 있고, 수도권 외에는

 

부산의료원

 

정도가 있다고 한다.

 

양식(다운로드)이 상당히 간단하다. 내가 다 알아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내가 사는 전라북도 군산을 포함해서 병원에 물어보면 되는 곳이 틀림 없이 있을 거 같다.

 

검사를 받으려면 왜인지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나는 이번에 국립중앙의료원을 활용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가 없어져서 어차피 군산에서 인천공항에 바로 갈 방법이 없었고, 
어차피 서울에 묵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사 받고 결과를 받기까지 딱 하루가 걸렸고, 비용은 검사 12만원, 발급비 2만원해서, 총 14만원이었다.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는 모양인데, 72시간 사이에 검사, 결과, 우편수령까지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인지라
그냥 직접 가서 받아 왔다.

 

비자를 갖고 있고 시간과 돈만 있다면 절차는 의외로 간단했다.

도착 후 공항에서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자택까지는 자차, 렌터카 혹은 지인찬스를 써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안된다.
그런데 이게 또 웃긴게 한국처럼 엄격히 관리되진 않아서 그냥 타려면 탈 수도 있을 거 같다.

자가격리 룰도 조금 달라서, 마스크를 쓴 상태로 간단한 외출은 가능하다고 한다.

 

코로나 검사 받는 과정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우측으로 깊이 들어가면 검사 시설이 있다.
코로나19 검사 절차 안내. 간단하고 사람도 적었다.
선별진료실. 의사분께서 출국하려는 상대국가, 건강상태 등을 간단하게 물어보셨다.
워킹스루부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받았던 검사와 똑같았다. 길다란 면봉을 콧구멍과 목구멍에 '거기까지 들어가?!' 싶을 정도로 깊숙히 넣으셨다.
검사 후 받은 안내문. SMS로도 한번 오고, 양식으로도 주신다.
영수증. 비용은 일단 12만원. 요것과 별개로 발급 받을 때 2만원을 더 냈다.

 

 

 

 

 

출국일, 인천공항-후쿠오카공항 풍경

 

 

 

 

인천공항. 매우 한산했다. 작년 12월에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척 어색했다. 
의료진 5명이 그래피티 양식으로 그러져 있었다. 의료진의 마스크에는 '다시만나요'라고 써있었다.
진에어 수속중. 몇 분 안계셨다. 수하물 프로모션 한다고 원래 15킬로까지 무료인 걸, 25킬로까지 무료로 받아주셨는다. 그럼에도 10킬로 정도 오버해서 추가액을 냈다. 그것도 깎아주셔서 3만원 정도. 

 

요기서 잠깐 놀라운 일이 있었다.

입국하는데 지상직 스태프 분께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일시가 72시간 하고도 +3분이라고,
어쩌면 입국후 3일의 별도 시설 격리절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즉슨, 가능하면 정확하게 72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게 좋다는 것이고,
또, 72시간 내에 검사를 받지 않아도 일단 입국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월 6일 추가)
한때 검사 없이도 일단은 들여보내 주었는데, 이제 이런 길도 완전히 막힌 모양이다. 아예 인천에서 탑승을 거부하도록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입국 후 연락처나 숙소, 숙소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더 철저히 관리한다고 한다. 어떻게 더 철저히 할지,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다. (관련기사 링크)

 

일본쪽에 연락하셔서 알아봐주셨는데, 다행히 3분 정도는 괜찮은 모양이었다.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중. 마찬가지로 사람이 적어서 참 어색. 명동 돈가스라도 먹고 출국하려고 했는데, 싹 다 닫아서 암것도 못먹었다. 배고팠다...

 

 

 

 

후쿠오카 상공. 두달 만이었다. 이 풍경을 다시 보는 건 언제가 될까?
후쿠오카 공항 착륙. 앞으로 한 1년은 못보게 될까봐 촬영.
내리면서 촬영. 이것도 당분간 못보게 될 거 같아서...

 

 

 

 

내리고 나니 여기로 가라 저기로 가라는 안내판이 많이 보였다. 한국 입국시와 마찬가지로 각종 서류 절차가 있었다. 간단했다. 
안내문(우측)과 서약서(좌측). 각각 하지말란 일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주 내용이었다. 한국어는 없었다.
저렇게 한명씩 위치추적 앱 설치와 룰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일본에서도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셨다.
PCR검사를 포함, 모든 방역 절차를 마치면 이런 증을 준다. 이 증을 제시해야 입국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런 건강카드를 주는데 나의 건강사항과 검사 번호(0009번) 기입되어 있었다. PCR검사 결과가 나오면 검사 번호를 불러 알려준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결과는 다행히 음성.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청사 로비. 두 달만에 보는 풍경. 예전보다 사람이 적었다. 관광안내소는 완전히 닫았고 편의점은 영업중이었다.
국제선 청사 밖. 공항내 순환버스, 시내/시외 버스는 그대로 운행중이었다. 별다른 검사가 없어서 해외 입국자도 쉽게 탈 수 있을 거 같았다. 

 

 

 

 

 

2주동안 라인으로 요렇게 건강체크. 한 번은 체크하는 걸 잊었는데 전화가 왔었다. 똑같이 대답하면 된다.

 

 

이렇게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한국에 있었던 2달, 정말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즐겁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외면했던 현실과 맞닥뜨리고 정말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다음 목표를 향해 다시 힘내봐야지.

이제 마음 정리, 생각 정리가 어느 정도 된 거 같다.

한국에 참 오래도 있었다. 맘씨 좋은 우리 대학 교직원 분들 덕분이다.

 

나의 2020년은 한 마디로 '허세'였던 것 같다. 
그 동안 아둥바둥 열심히 살던 걸 다 게을리 하고, 이제는 평가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나를 "교수"라고 소개할 때, 정말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봤어야 했다.

충분한 전문성, 연구실적, 교육실적이 있는지, 무엇보다 안정적인 형태로 고용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젠 노력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다 '허세'였다.

 

난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무엇이든 잘 되지 않았다.

노력은 안하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질투하고 시샘했다. 

깎아 내릴 점을 찾아 집요하게 괴롭혔다.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하찮은 변명을 많이 만들었다.

한국에서 힘들 때엔 나는 일본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워하지 않았고,  
일본에서 힘들 때엔 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워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실패했다. 

 

다시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올해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평일- 아침 6시 기상, 운동, 식사, 7시까지 출근, 밤9시까지 작업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종일- 휴식, 방청소

일요일- 8시 기상, 9시 출근, 저녁6시까지 작업

한 때 이런 식으로 몇 년만 참으면, 다시 정상적인 루틴으로 돌아가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잘 생각해보니 아예 이게 나의 정상적인 루틴인가보다.

나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이 나이 먹고서야 깨달았다.

선천적인 능력을 타고 났으면 모를까, 능력 또한 뛰어난 게 아니었기에, 더 노력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미 소중한 것을 너무 많이 잃었지만, 늦었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나중엔 지금보다 더 후회될 것 같다.

 

눈이 많이 왔다.

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본에서 눈 보기 힘든 지역에 살아서 그런지, 눈만 봐도 참 기분이 좋다.

 

격리기간, 남는 시간 동안 영화, 드라마, 책 한 번 정말 원없이 감상했다. 앞으로 내 인생에 이런 기간도 별로 없을 거 같아서, 격리 기간 중 본 영화, 드라마, 책에 대해서 짤막짤막하게 감상문을 남겨두고자 한다.

<영화>
매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998)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매력적인 매리에겐 그녀를 사랑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매리가 선택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것(장애를 앓는 오빠)을 함께 사랑해준 주인공이었다.

★☆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1997)
친구로 지내온 이성 친구가 곧 다른 여성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주인공(줄리아 로버츠)은 비로소 자신이 그를 오랫동안 사랑했음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결혼을 멈추려 해보지만, 실패하고, 이성 친구와 약혼자는 결혼한다. 모든 게 실패하고 피로연 때, 주인공의 또 다른 친구가 주인공에게 춤을 청하며 이야기 한다. "결혼도 없고 섹스도 없는 인생일지라도, 춤이 있을 것" 이라고.

★☆

 

더 이퀄라이저 (2014)
우연히 친구가 된 한 직업여성을 지키기 위해, 한 국제 범죄조직을 혼자서 소멸시킨 한 남자(덴젤 워싱턴)의 이야기. 보다보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을까 싶을 정도이고 범죄자들에게 미안해 질 정도. 기본적으로 존윅과 비슷한 느낌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은 같은 기술로 공무원(미국 중앙정보국 요원) 하면서 먹고 살았다는 점.

★☆

에일리언2 (1986)

걔네들 건들지 말라니까!  

★☆

에일리언3 (1992)

거봐, 걔네들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


다이하드2 (1990)
그 형, 건들지 말라니까!
개인적으로 다이하드 시리즈 중 2와 3을 좋아하는데, 2를 3보다 더 좋아한다. 3엔 없는 주인공과 아내과의 사랑이 있어서. 마지막에 주인공 아내가 "왜 우린 항상 이렇게 되지? 존?" 이러는데(1, 2 둘 다 아내가 위험에 빠졌었기 때문), 이게 3의 복선이었다. 3에선 아내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 별거중이었거든.

★☆


다이하드3 (1995)

거봐 그 형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

다이하드4.0 (2007)

정보통신망 장악을 통한 국가전복 협박, 그리고 이를 통한 수익창출을 꿈꾸는 IT 스타트업과 주인공과의 대결.


인셉션 (2010)
꿈, 꿈^2, 꿈^3...안에서 특정 기억을 심어주면 그 사람이 자신이 "원해서" 어떠한 행동을 하게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일종의 "조작"을 업으로 삼는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 정말 그런 기술이 있다면, 어쩌면 우울증 환자의 치료 같은 좋은 일에 쓸 수 있지 않을까? 이 영화, 토탈리콜(1990)에 나오는 기술의 프리퀄 같은 느낌도 있다.

★☆


패밀리맨 (2000)
영국에서의 인턴, 로스쿨 입학, 각자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고 다시 행복하게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던 주인공(니콜라스 케이지)와 그의 연인. 하지만 주인공이 영국행 비행기 탑승하기 직전, 연인은 그를 잡는다. 주인공은 1년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그녀를 위로한다. 그는 몰랐다. 그 순간이 바로 그의 모든 것이었음을. 한 연인이 각자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각자가 불행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게 "우리"임이 중요한 게 아닐까? 



<드라마>
스카이캐슬 (2018)

세계 최초의 입시스릴러. 아이들을 좋은 대학교에 보내기 위한 학부모간의 암투, 그 부모들을 대신해서 치루는 자녀들간의 대리전쟁, 전문성이 과도하게 높은 입시컨설턴트가 불러일으킨 비극에 대한 이야기. 너무 재미있게 보아서, 이 드라마만 감상을 좀 길게 적기로.

 

자아 상실에 대한 동정과 비판

모든 부모의 핸드폰에 저장된 다른 부모의 이름이, 각각의 이름이 아닌, 누구 엄마, 누구 아빠로 저장되어있는데, 이는 각 부모가 자기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자녀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규정짓고 있는 부분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 드라마의 주제는 어쩌면 입시가 아니라, 자녀로밖에 자신을 규정짓지 못하는, 빈 껍데기만 남은 부모들에 대한 동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나아가, 빈 껍데기만 남은 부모들은 자녀의 모습으로 그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데, 그렇게 자녀의 모습으로 자신을 채우고 나면, 반대로 자녀는 자신의 모습을 잃게 되는 악순환을 낳는데, 이러한 부모들의 자아 상실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각 등장인물의 의미

등장인물들 행동에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하나 하나가 실제 사건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심리상태를 대변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 예를 들면, 부모들의 모습은 대학을 잘 보내고 싶으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불안함", 내 자녀는 할 수 있다는 그리고 다르다는 "믿음", 자녀를 통해 자신의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는 "욕구"로, 입시컨설턴트의 모습은 이상적인 대학 잘보내는 "방법", (일부)부모들이 바라는 자신들은 자녀에게 쓴소리 하지 않고 애정만을 쏟을 수 있게 도와주는 이상적인 "통제"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해석도 편하다. 즉, 입시컨설턴트를 고용했던 부모의 문제는, "방법", "통제" 부분을 하청을 맡기고도, 자녀에게 자신의 할 일인 충분한 애정을 쏟지 않았다. 그대신 "통제"를 보조했다. "방법"만을 택한 부모들의 결과는 비참했다. 한 편, 아이들은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겠다. 왜 좋은 대학교에 가고 싶어하는지, 구체적인 이유가 제시되는 건 결국 예나 밖에 없다. 과외 하나 없이 높은 성적을 받고 있었던 우주 조차도, 자신도 왜 좋은 대학교에 가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이유를 찾겠다고 여행을 떠났으니까. 

 

작중 등장인물들의 연기력

만화 캐릭터 같은데, 어색함이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책>
검사내전 (2018)

생소한 직업, 검사에 대한 솔직담백한 혹은 솔직담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만 담은 이야기. 각 사건을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담백한 추리소설물 같은 느낌?

 

 

 

2주동안 방 안에만 박혀있으니 할 게 없어서 이것저것 아예 일을 찾아서 하게된다. 이런 도 닦는 생활도 이제 며칠 안남았다. 그 전에 그 동안 했던 일을 정리해둬야지.

그 사이 번호이동. 네이버로 유심칩만 구입해서 간단하게 번호이동. 번호이동 그 자체보다 공인 인증서 받는 게 더 어려웠다. 내는 요금과 비슷한데 데이터량도 늘고 드디어 LTE를 쓸 수 있게 됐다.
관악구로부터 받은 선물세트. 뭐가 들었냐면,
요런게 들었다. 종이접기, 컬러링, 물티슈, 행주, 핸드크림, 스트레칭 기구, 등등... 그 중에서도,
요것들. 뭔지 몰라서 친구한테 물어봤다. 농기구 같은 건 줄 알았는데, 효자손. 장난감인 줄 알았는데 안마기란다. 그러고보니, 첨 자가격리 시작했을 때 2주 동안 키울 수 있는 산세세리아 같은 걸 나눠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좁은 방 공기 정화도 되고, 쑥쑥 자라기도 하는 식물이니 출소(?)하면서 키운 보람도 있을 거 같고. 아님 내가 사서 들어올 걸 그랬다!

 
자가격리를 실제로 경험해보니 우리나라 시스템이 얼마나 잘되어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격이 다른 나라에 있는 것 같다. 일본도 자국민에겐 잘 되어있는데 내가 외국인이라서 못느끼는 건가?


친구들 추천으로 먹어본 푸라닥 치킨.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려고 프라다를 겹친건가? 치킨을 무슨 개봉기 영상 찍게 담아놨다.
그런거 치곤 맛이 또 평범했다. 내 입맛엔 처갓집, 페리카나가 더 나을지도 몰라. 오늘 시켜서 비교해봐야지.

 

창밖이 바로 건물이라 창밖을 보는 것과 같은 단순한 삶의 낙 조차도 없고, 그냥 일하다가 먹고, 공부하다 먹고, 라디오 듣다 먹는 생활의 반복이 계속 되고 있다. 그래도 뭔가 생각하기는 참 좋다. 겨우 15일(도착일 포함) 이지만, 이것도 하나의 수행이라 생각하니 나름 잘 버텨진다. 

 

 

1년만에 먹는 양념치킨. 에너지 쓸 일도 없는데 체중만 불까봐 3번으로 나눠서 먹었다. 상자에 어떤 남자 배우가 두손을 모으고 웃고 있는 사진을 넣어놨는데 무슨 의미인지 깊게 생각했다. 혼자 갖혀있다보니 쓸데 없는 생각만 많아진 거 같다.
구구 크러스터. 이름은 아는데 실제 먹어본 건 손에 꼽는 듯하다. 이것도 괜히 살만 찔까봐, 일주일에 걸쳐 조금씩 먹고 있다.
기네스 와퍼. 뭐가 되게 특별한 맛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검은 거 말곤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격리 기간 동안 버거킹은 정말 원없이 먹어보는 거 같다. 고기+야채가 골고루 들어 있는 배달음식 중에 햄버거 만한 게 없는 거 같다. 
주문한 SPSS 관련 책, 유심, 탄산수. 여기에 있는 동안 오히려 짐이 더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사이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취미로 꾸준히 구글맵에 사진을 업로드 하고 있는데, 조회수 180만을 넘겼다고 구글에서 축하 메일이 왔다. 사실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메일이 오는데, 축하만 해주고 별 다른 리워드는 없다. 구글은 유튜버 말고 맵튜버도 좀 인정해주었으면.

 

격리 생활 둘째날. 생활에 대해서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배달이 잘 되어 있다곤 들어서 알았는데, 이렇게 편리할 줄 몰랐다. 이렇게 편리할 줄이야. 방이 좀 좁긴하지만, 굶어 죽을 일은 없겠더라.

 

이마트 새벽배송. 오뚜기밥, 우유, 과자류를 조금 주문했다.
새벽배송 처음이라고 받은 과자. 크리스마스 때 조금 먹어야지.
아침밥. 숙소에 들어오기 전에 산 편의점 도시락. 이게 편의점 도시락이여?! 알아보니 편의점 도시락도 배달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 격리기간 중 주식이 될 것 같다.
점심으로 버거킹. 인천공항으로 들락날락 할 때엔 매번 먹었었는데, 1년 동안 기회가 없었다. 맛있었다...
책상 샷. 갖고 올 책은 다 갖고 왔고, 재택근무도 하고 논문도 쓰면서 나름 쾌적하게 잘 지내고 있다.
구청에서 지급된 물품. 예전 어디 사진에서 본것마냥 거창하진 않았지만 필요한건 다 들어있었다. 배달 오신 분이 대답하기 전까지 몇번이나 노크하시더니 정작 대답을 하니 후다닥 도망가시는 게 재미있었다. 물건을 잘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은 하고 싶은데, 접촉은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빌려 쓰는 방이다 보니 좁긴 하지만 좁은 방일지라도 있을 게 다 있어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 방 보다는 바깥에 못나간다는 점이 좀 큰 것 같다. 답답해...

(해외입국자 교통편에 대한 경험은 글 중간에.)

인천공항 해외입국자 특별수송시간표 (2020년 12월 21일 현재).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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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무사히 21일 아시아나 항공(OZ131)을 타고 한국에 귀국했다. 후쿠오카 공항, 인천공항 모두 황량해서 낯설긴 했지만, 참 행복한 하루였다. 세상에,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가는 곳을 1년만에 가게 되다니...

공항역&harr;국제선터미널 연락버스. 버스에서 타려고 보니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었다. 국제편을 타고 오셨다는 건데, 그러고보니 대중교통은 안되고 연락버스는 이용 가능한건가? 일본의 코로나 정책은 아직도 아리송하다.&nbsp;&nbsp;
코로나 때문에 항공편이 막히기 전, 불매운동 때문에라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줄긴 했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갈 땐 짐칸이 가득 차서 놓을 자리가 없었던 적이 태반이었다. 자리가 너무 널널해서 가방이 이리 저리 굴러다니길래, 아예 눕혀놨다. 나를 제외하고 같이 탑승한 사람들은 아무도 큰 짐이 없었다. 아마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이리라.
공항 안, 황량한 도착 층. 거의 모든 창구가 문을 닫았고, 그래도 항공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 그런지, 가족, 친구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오늘 항공편 출발 스케줄. 대부분 결항이다. 그러고보니 어차피 결항될 거면서 애초에 왜 예약은 받는 걸까? 나는 결항되지 않는다는 문서를 보고 처음부터 아시아나 OZ131 편을 예약해두었다.
수속 대기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한국 사람처럼 안 보이길래 앞 사람에게 물어보니 캄보디아로 가는 항공편에 환승하기 위해 일단 인천공항에 들리는 모양이었다. 시국이 시국이라 항공편이 하도 적으니 생기는 현상인가보다 했다. 아니면 원래 인천공항에 들렀다 가시는 분들이었을 수도 있고.
공항 탑승장 안. 의외로 거의 모든 면세점, 편의점은 영업중이었다.&nbsp;
자주 찾던 스타벅스는 역시나 쉬고 있었다. 한창때엔 한달에 한두번을 찾았더니, 점원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이번에도 디카페 주문하시죠?" "한국에 왜 그렇게 자주 가세요?^^"고 물어봐주었었는데. 이곳 스타벅스는 사실, 국내선 스타벅스와 같은 곳으로, 이곳에 직원이 파견되는 방식이었다. 그때 그 직원 분들은 국내선 쪽에 여전히 일하고 계실까?
드디어 탑승!! 이 순간을 위해 1년을 기다렸다.
오늘 탑승할 항공기. 모든 게 1년만에 보는 풍경이다. 신선해!
항공기 안. 여느때와 다를 것 없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저 넓은 공간에 기껏해야 4-5명 정도 탑승했다는 것? 사실 이곳은 머리-날개 부분이고, 사람이 많아 촬영하지는 못하였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꼬리 부분에 탐승하였다. 띄엄띄엄 앉긴 했지만 그래도 4-50명 정도는 되어 보였다.
이륙 직후 받은 안내문. 밑에 "코로나 19 시대에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의견이 있으시면, 제안해주세요!"라고 써있는 게 눈에 띄었다. 하나 제안을 한다면, 항공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다 함께 기내식을 먹기 보다는, 먹는 시간을 승객별로 나누어주었으면 했다. 아니면 처음부터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주면 고마울 뻔 했다. 숙소에 도착하기 까지 인천공항 도착 타이밍에 따라 지역에 따라 반나절 이상 걸리는 사람도 있을 것 같기에. (참고로 나는 코로나 전염이 걱정되서 아예 기내식을 먹지 않았다.)
이륙 직후 받은 건강상태 질문서, 특별검역 신고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 쓸게 참 많았다. 먼저 귀국한 아는 동생이 경고한대로였다.
기내식. 자리가 조금씩 떨어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서 먹지 않았다. 나중에 집에 와서 도시락 처럼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nbsp;


공항에 도착.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1시간이면 오는 거리니까. 그런데 1시간이면 오는 한국에 오기까지 1년을 기다리다니, 조금 허무해지기도 했다.

짐 찾는 곳 전광판을 보며 생각보다 항공편이 참 많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공동운항편이었다. 결국 내가 도착한 시간 기준, 5편뿐이었다. 월요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평상시 인천공항 생각하면 정말 적은 숫자다.


이 사이에 수속이 참 많았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공항내 사람이 적고, 동선이 잘 짜여 있어서 순서대로만 하면 간단했다. 주로 쓰라는 거 쓰고, 쓴 거 내고, 가라는 데 가면 됐다. 간단하게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정리 할 수 있다.

1) 자가격리자안전보호 어플리케이션 설치
2) 자가격리 주소지 및 연락처 확인
3) 입국 및 세관 절차 (이건 원래 하는 거니까)

그리고 도착 층으로 나오면,
(여기서부터 해외입국자 교통편에 대한 경험이에요.)

해외 입국자 교통안내 안내판이 있다. 이번에 귀국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데 상상 이상으로 잘 되어있었다.
앞으로 나아가면 이렇게 지역 별로 동선이 나누어져 있다. 서울 외 지역은 좌측으로 가면 다 있었다. 서울 외 지역 중 저기 나와 있는 지역(강원도, 전라북도, 경기도, 인천)은 직통버스가 운영되고, 나머지 지역은 일단 버스로 광명역까지 이동하고, 그곳에서 KTX(해외입국자전용 칸 이용)로 각 지역 최단거리까지 이동한단다. 여튼 나는 전북사람이지만 묵는 건 서울지역이니 우측으로.&nbsp;


2020년 12월 21일 현재 자세한 버스 시간표는 이곳(링크)을 참조.

서울지역 해외입국자 안내 안내판. 색연필로 정성스럽게 색칠된 화살표가 참 귀여워 보였다.
창구에 가면 자차, 택시, 택시(콜밴), 버스 중 교통편을 고를 수 있고, 버스가 가장 저렴하였다 (1.4만원). 그래서 나는 당연히 버스! 버스 시간표는 이렇게 권역별로 4대가 준비되어 있었고, 하루 4대 씩, 총 16편이 운행중이었다. 도착이 오후 3시 반 정도 여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지만,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각 지역 버스 교통편 시간표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통편을 정하고 나면 잠깐 바깥에 나가 버스 승차권을 구매하게 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사. 공항에는 해외 입국자도 쓸 수 있는 편의점이 있었다! 냉큼 달려가서 삼각김밥, 우엉차 그리고,&nbsp;
요 베이컨땡초 김밥을 사왔다. 배가 고팠기도 했고 정말 맛있었다!! 먹다가 사래들려서 켁켁 대는데, 혹시나 잡아갈까봐 얼마 긴장되던지...
버스 탑승. 나는 4권역이었는데, 이 시간대에 탑승하는 사람은 나까지 단 3명이었다. 아직 바깥이 밝았다.
버스 안. 자연스럽게 띄엄띄엄 앉았다. 공항버스 자리에 앉아보는 것도 참 오래간만. 감회가 새로웠다.
구청 선별진료소에서 하차. 인수인계자가 나를 인계 받았다.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검사 줄이 정말 길었다. 너무 추워서 벌벌 떠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가을 옷을 입고 있는 건 나뿐이었다.
해외 입국자는 가능한한 일찍 검사를 받게 되어있는 모양이었다. 오늘 받지 못하면 다른 날 여기까지 걸어와야 한다고 하며, 인계 받으신 분께서 검사를 서둘렀다. PCR검사를 난생 처음 받아 봤는데, 세상에 그 막대기를 그렇게 깊숙하게 넣는다고?? 하면서 놀라면서 받았다.
그리고 보건소 차량으로 숙소까지 귀가. 새삼스럽게 우리나라 시스템에 놀랐다. 정말 잘되어 있었고 빈틈이 적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몸도 많이 지쳤지만, 이렇게 안심하고 입국할 수 있고, 또 (음성이라는 가정하에) 한국에 있는 기간 동안 안심하고 친구들이나 가족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지금 힘든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게 많은 분들이 수고 해주신 덕분이었다. 참 감사한 마음 뿐.&nbsp;
한국에 와서 폰을 켠 후 무슨 알람이 엄청 들어오길래 읽어보고, 이내 놀랐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수시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 세상에! 최근 2주 동안 우리 캠퍼스에만 확진자가 14명이 나왔는데, 정보공유라고는 메일 두 통이 전부였다. 그런데 의문도 있었다. 이렇게 정보가 넘치는데, 시민들이 일일히 확인하며 주의하고 있을까...? 결국 시민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그리고 하나 더 놀란 점. 한국에 오자마자, 플5 당첨. 세상에, 그치만 지금 사도 한달 넘게 못 한다...이게 웬 그림의 떡이여.

오랜만에 손글씨를 쓰려니 예전만 못한 거 같아서, 손글씨 연습으로 옛날 텐세진고를 옮겨 적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텐세진고란 아사이신문에 매일 연재되는 일종의 사설인데, 짧고 읽기 쉬우며,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일본에선 인기가 많아서 아예 옮겨적기용 책이 나올 정도. 텐세진고가 인기가 많은 건지, 옮겨적기가 인기가 많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봄 정도에 샀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한번씩 적고 있다. 원래 이러려고 산 건 아니지만 고릴라팟을 이렇게도 쓸수 있겠다 싶어 시험삼아 촬영해보았다.

 

고릴라팟. 원래 짐벌용으로 샀다. 밑에 붉은 부분이 자석으로 되어있어서 더 간편하게 쓸 수 있을줄 알았...는데 너무 작아서 못쓰고 대신 다른 용도를 생각해봤는데...
그게 요거였다. 스탠드에 달아서 책상 촬영! 화각은 상당히 좋았지만 단점도 있어서, 책상 흔들림에 민감했다(밑 영상 참고). 이렇게 쓸 수 있단 건 알았으니, 다른 더 좋은 장소를 찾아봐아 할듯.

촬영한 걸 보고 느낀 점은, 글씨를 못쓰게 된건 둘째 치고 글씨 쓸 때 내가 힘을 너무 많이 준다는 거. 요즘 스트레스릍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긴장을 좀 풀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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