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자며 하루를 보냈다.


정말 아무것도 안했다. 심지어 오늘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 노을이었다.

혼자 저녁. 오늘도 라멘. 사이타니야.

메뉴는 이랬다. 가격은 보통이었다. 320엔 짜리가 역시 특이한 거였어.

320엔 짜리와 내용물은 비슷해보였다. 국물은 정말 진했다. 첫맛이 참 역했다. 마치 돼지가 씻고 나온 물이랄까...으...내 입맛에는 안맞았다.

면을 얼마나 익힐지를 정할 수 있다. 아랫쪽에 "베타 나마", "베타 카타"라는 말이 있는데, 룸메에 의하면 "베타"라는 게 이곳 사투리로 "멧차(무지, 많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포태토칩 큐슈 간장 맛. 내일 아침 먹으려고 사왔다.

(2019.7.29)

24일 수요일에 가져간 짐이, 26일 금요일 오늘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다.
어제 무리해서라도 후쿠오카에 들어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원래 누가 살고 있는 집이라 그런지 적적한 것도 없고,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잠은 되게 잘잤다.

알람도 없이 여섯 시에 일어나서 여기저기 청소도 하고 짐 놓을 장소도 마련했다.

거실의 반절과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주방.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내가 살아본 집에서 가장 넓다.

내 방 사진. 이곳이 내 방으로 쓰일 공간. 매트리스는 전에 방을 쓰던 분 것. 창이 북향이다. 그리고 창밖 멀리 학교 건물이 다 보인다.

또 내 방. 다른 한 쪽에 벽장이 있다. 안으로 꽤 깊다.

베란다에서 본 풍경. 안그래도 논밭 밖에 없는 곳인데, 그 와중에 주말농장 같은 곳이 바로 옆에 있다.

현관 문 밖에서 찍은 풍경. 완전 정겹다. 그러고보니 교토에서나 후쿠오카에서나 이삿짐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에 날씨가 좋아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짐이 들어왔다.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2시간 정도? 교토에서도 그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 사람들 정말 일 잘한다;


그리고 이삿짐 센터에 추가금을 내서 대학까지 책 열 몇 박스를 옮겨놓았다. 근데 자리를 직접 보니 좀 후회 중이다. 처음 설명과 달리 대학에 있으면서 연구는 절대 할 수 없을 거 같았다...


내 자리.완전 한 가운데 있어서 집중도 안되고, 여기 있음 없던 일도 계속 생길 듯.

짐정리를 대충 끝마치고, 같이 일할 동료와 함께 점심. 학식이 조금씩 더 저렴해서 놀랐다. 교토대에 200엔대 메인 매뉴는 없었다. 여기 나오지 않았지만 샐러드류도 반값은 싼 듯. 후쿠오카 물가가 교토보다 싸다는 건 들었는데, 학식도 쌀 수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학생들의 군것질을 유도(?). 계산대 바로 옆에 음료수를 두었다. 가격은 보통 자판기 가격의 거의 반 값.

학생들의 군것질을 유도 (2). 아이스크림까지 저렇게 놓았다! 근데 금방 밥 사서 자리로 가는 사람들이 저걸 사갈까? 다시 줄 서서 사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 같기도 하고...뭐, 점심시간만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


바깥에 나와서 집에 가기 전에 한 컷. 이 대학에서 일하게 된다. 학교 참 멋있게 잘 지어놨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 학교 근처는 다 논밭이다.


너무 논밭이라, 정말 농담안하고 윈도우XP 바탕화면 보는 줄 알았다.


그리고 향한 곳은 이토시마시청. 후쿠오카현 최서단에 위치하고 인구 10만이 안된다. 애매하게 후쿠오카시 끄트머리에 사느니, 화끈하게 시골에 살아본다!!고 생가하면 좀 위안이 된다.

이곳에서 전입신고. 특이하게도 시청직원 분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신기해...

전입신고는 끝났고, 건강보험 기다린다. 옆에 준 책자는 외국인용 홍보책자인듯. 표지에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같은 토리이가 하나 보인다. 딱 봐도 되게 새거다ㅎㅎ

모든 절차를 끝마치고 나왔다. 하늘이 왠지 우중충. 스쿠터 백미러에 비친 하늘은 맑다.

집에 가는 길. 뇌산강이라는 특이한 강이 있었다. 수원지가 뇌산이라서 뇌산강인가? 어쨌든 이걸 넣은 이유는, 이번 AMD 라이젠 성능 괜찮으면 컴퓨터 업그레이드나 하려고 한다.

그리고 방에 돌아 와보니 한국 집에서 택배가 와 있었다!!


택배 안에 들어있던 새 지갑. 예전 지갑 잃어버려서 한국에서 하나 사서 보냈다...예전 것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마음에 든다.

저녁밥으로는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라멘집 "젠(膳)". 라멘이 무려 320엔...물가가 싸다싸다 했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거야? 교토에서 먹던 것의 반 값도 안된다!

보니 320엔 짜리 라멘엔 토핑이 별로 없었다. 아마 취향대로 +@로 먹는걸 가정하고 320엔 짜리를 기본 메뉴로 설정한 듯?

오는 길에 쓰레기 봉투를 사왔는데 알고보니 타지 않는 쓰레기용이었다. 교토에선 노란색 봉투가 타는 쓰레기라 여기도 당연히 노란색이 그런 줄......

(2019.7.29)

교토에서 마지막 일정.
오전에는 연구실 일을 하고, 방에 돌아와서 마무리를 한 뒤,
부동산 쪽에서 방 수리에 필요한 견적을 내고, 그리고 나서 후쿠오카로 가는 일정이었다.


이 포스트는 후쿠오카에 들어가야되나 교토에 들어가야 되는지 고민했는데,
고민 끝에 이 포스트부터 후쿠오카 쪽에 넣기로 하였다.

아침에 찾은 카라후네야 커피점. 여기도 참 오랫동안 찾은 곳이다. 많은 추억이 있다.

아침 세트. 양과 맛이 참 괜찮다. 가격은 630엔 정도.

그리고 일하러 향한 학교. 괜시리 대학의 이곳저곳이 평소보다 더 예뻐보여서 여기저기 사진을 촬영했다.

일이 끝나고 지도교수가 식사를 사준다 해서 요시다 캠퍼스로. 저 시계탑 안에 "라 투르 (La Tour)"라고 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곳에서.

코스요리라 모두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이런 식이었다. 큰 접시 한 켠에 감질나게 조금 요리를 주는 게 특징이었다...

식사 후 시계탑 지하에 있는 생협에서 기차표 날짜를 변경하였다. 처음엔 날짜만 변경할 셈이었는데, 알고보니 애시당초 잘못된 날짜로 발급해주셨더라. 변경후 들린 시계탑 지하 카페. ATM에서 돈 찾으려다 한 컷. 비싸서 저 카페를 자주 쓰진 않았지만, 저 자리만은 많이 빌려 썼던 기억이 난다ㅎㅎ

법학부 건물. 날이 좋으면 저기에 앉아서 빵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곤 했다.

부속도서관. 정말 많이 머무른 곳이다. 방과 가깝고 아는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에, 할 일에 마음 편하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털레털레 집에 가는 길. 대학 외벽에서 도마뱀을 보았다. 아니, 이런 게 대학에 살고 있었단 말야?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 정리. 방이 드디어 텅 비었다. 이렇게 넓고 좋은 방이었나 싶어서 조금 놀랐다.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한 건, 부동산에서 방 수리 견적을 내러 온다고 해서였는데, 깨끗하게 잘 썼다며 다행히 아무 것도 청구되지 않았다.

저 불쑥 들어간 공간이 참 유용했다. 덕분에 방을 더 크게 쓸 수 있었다.

냉장고가 있던 주방. 냉장고가 빠지니 정말 넓다.

벽장. 벽장이 정말 큰 게 이 방의 장점이었다. 정말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잡스러운 물건이 들어간 듯.

그리고 이제 슬슬 떠나려니 비가 왔다. 우산도 없고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하였다. 이삿짐 센터 분이 "우산을 다 가져갈까요?"라고 했었는데, 이런 이유였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마지막 짐.비오는 사이에 한 컷. 이삿짐 센터 분들 덕분에 짐이 매우 간소해졌다. 생각해보니 우산이 있었던들 짐 때문에 어차피 쓸 수가 없었을 듯.

어제보다 비구름이 꽤 크다. 비 세기는 비슷했다. 나갈 수 없을 정도로 꽤 강했다.

비가 조금 잦아 들고, 콜택시를 불렀다. 교토, 오사카 지역에 새로 나온 "MOV"라는 앱이었는데, 지금 쓰면 무려 2,000엔 쿠폰을 준단다. 교토가 내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냉큼 쓰기로.

택시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바깥으로. 그리고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한 컷.

택시 안에서. 차창 바깥으로 보이는 게 무슨 주마등처럼 보인다.

5년 간 저 앞에서 신호등을 기다렸다.

햐쿠만벤. 저 맥도날드, 사이제리야도 정말 많이 찾은 곳들이다.

이마데가와 다리. 이 다리를 건너서 미스터 도넛에 가곤 했다.

기사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쿠폰을 써서, 심지어 앱 상에서 계산된다고 하니까, '얘가 왠 헛소리지?'하는 느낌으로 보시더니 여기저기 전화를 거셨다.

무사히 교토역에 도착. 잘보니 택시에 아예 MOV 도장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요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시다니...요금은 830엔. 일본 택시비 생각하면 정말 저렴하게 나온 거다.


곧 출발하는 열차가 있길래 냉큼 탔다. 급하게 먹을 것을 사왔는데 비싸서 깜놀. 이렇게 사고, 천 엔이 넘었다. 승강장 근처에 세븐일레븐이 있을 거라고 착각했었다...

가는 길. 히로시마 야구장. 한창 야구경기가 진행중이었다.


가는 길2. 히로시마 어느 다리. 이곳을 여행했던 것도 추억으로 남아 있다.

가는 길. 도쿠야마에서 어느 공장. 불빛이 번쩍번쩍 한것이 참 예쁘더라. 있을 법한 지명인데 들어보는 건 처음이라 도쿠야마가 어디인지 찾아봤는데, 역시나 정말 작은 도시였다. 신칸센이 들리는 도시 중 가장 작은 도시라고 한다.

​​

혼슈에서 큐슈로 건너기 전 한 컷. 이 이후에는 GPS가 한참 안되서 다음에는 코쿠라에서 잡히더라. 그나저나 이때라도 배터리를 충전했어야 했다. 이때 아슬아슬 할 때까지 써서 그런지 이후 배터리 닳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후쿠오카 지하철에 타서. 바닥이 QR코드처럼 되어 있는 게 특징이었다. 그리고 전혀 읽히지 않는다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었다.

가장 눈에 띈 건 USJ 광고. USJ는 이제 정말 큰 맘 먹고 가야되는 곳이 되었다.

목적지인 하타에 역 도착. 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역이었다.

하타에역 개찰구. 정말 작고 아담한 역이었다.

뭐가 되게 오밀조밀하게 모여서 시끄럽게 하길래 봤더니, 전깃줄 위에 새들이 빼곡히 앉아있었다. 여기 뿐만 아니었다. 다른 곳들도 많았다. 교토에선 카모가와가 있어도 이런 걸 본 적이 없었는데...시모가모 쪽은 이랬을려나?

첫 날 룸메이트와 찾은 "못코리". 일본어로 하면 약간 속어가 아니었던가...?


이름은 좀 그랬을지 몰라도 맛 하나는 정말 좋았다. 가장 맛있었던 니쿠미소히얏코. 차갑게 식힌 두부에 고기쌈장을 얹은 요리이다.

이발소. 가격이 저렴한 것도 놀랍고, 이렇게 휘황찬란한 이발소는 처음이라 또 놀랐다.

편의점에서 물 구입. 같은 브랜드 샘물인데도, 이곳은 아소산의 물이었다. (교토는 오쿠야마의 물이었던가?) 내가 있는 곳이 큐슈란 걸 새삼 깨달았다.

​(2019.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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