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동안 방 안에만 박혀있으니 할 게 없어서 이것저것 아예 일을 찾아서 하게된다. 이런 도 닦는 생활도 이제 며칠 안남았다. 그 전에 그 동안 했던 일을 정리해둬야지.

그 사이 번호이동. 네이버로 유심칩만 구입해서 간단하게 번호이동. 번호이동 그 자체보다 공인 인증서 받는 게 더 어려웠다. 내는 요금과 비슷한데 데이터량도 늘고 드디어 LTE를 쓸 수 있게 됐다.
관악구로부터 받은 선물세트. 뭐가 들었냐면,
요런게 들었다. 종이접기, 컬러링, 물티슈, 행주, 핸드크림, 스트레칭 기구, 등등... 그 중에서도,
요것들. 뭔지 몰라서 친구한테 물어봤다. 농기구 같은 건 줄 알았는데, 효자손. 장난감인 줄 알았는데 안마기란다. 그러고보니, 첨 자가격리 시작했을 때 2주 동안 키울 수 있는 산세세리아 같은 걸 나눠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좁은 방 공기 정화도 되고, 쑥쑥 자라기도 하는 식물이니 출소(?)하면서 키운 보람도 있을 거 같고. 아님 내가 사서 들어올 걸 그랬다!

 
자가격리를 실제로 경험해보니 우리나라 시스템이 얼마나 잘되어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격이 다른 나라에 있는 것 같다. 일본도 자국민에겐 잘 되어있는데 내가 외국인이라서 못느끼는 건가?


친구들 추천으로 먹어본 푸라닥 치킨.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려고 프라다를 겹친건가? 치킨을 무슨 개봉기 영상 찍게 담아놨다.
그런거 치곤 맛이 또 평범했다. 내 입맛엔 처갓집, 페리카나가 더 나을지도 몰라. 오늘 시켜서 비교해봐야지.

 

창밖이 바로 건물이라 창밖을 보는 것과 같은 단순한 삶의 낙 조차도 없고, 그냥 일하다가 먹고, 공부하다 먹고, 라디오 듣다 먹는 생활의 반복이 계속 되고 있다. 그래도 뭔가 생각하기는 참 좋다. 겨우 15일(도착일 포함) 이지만, 이것도 하나의 수행이라 생각하니 나름 잘 버텨진다. 

 

 

1년만에 먹는 양념치킨. 에너지 쓸 일도 없는데 체중만 불까봐 3번으로 나눠서 먹었다. 상자에 어떤 남자 배우가 두손을 모으고 웃고 있는 사진을 넣어놨는데 무슨 의미인지 깊게 생각했다. 혼자 갖혀있다보니 쓸데 없는 생각만 많아진 거 같다.
구구 크러스터. 이름은 아는데 실제 먹어본 건 손에 꼽는 듯하다. 이것도 괜히 살만 찔까봐, 일주일에 걸쳐 조금씩 먹고 있다.
기네스 와퍼. 뭐가 되게 특별한 맛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검은 거 말곤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격리 기간 동안 버거킹은 정말 원없이 먹어보는 거 같다. 고기+야채가 골고루 들어 있는 배달음식 중에 햄버거 만한 게 없는 거 같다. 
주문한 SPSS 관련 책, 유심, 탄산수. 여기에 있는 동안 오히려 짐이 더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사이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취미로 꾸준히 구글맵에 사진을 업로드 하고 있는데, 조회수 180만을 넘겼다고 구글에서 축하 메일이 왔다. 사실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메일이 오는데, 축하만 해주고 별 다른 리워드는 없다. 구글은 유튜버 말고 맵튜버도 좀 인정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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