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생활 둘째날. 생활에 대해서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배달이 잘 되어 있다곤 들어서 알았는데, 이렇게 편리할 줄 몰랐다. 이렇게 편리할 줄이야. 방이 좀 좁긴하지만, 굶어 죽을 일은 없겠더라.

 

이마트 새벽배송. 오뚜기밥, 우유, 과자류를 조금 주문했다.
새벽배송 처음이라고 받은 과자. 크리스마스 때 조금 먹어야지.
아침밥. 숙소에 들어오기 전에 산 편의점 도시락. 이게 편의점 도시락이여?! 알아보니 편의점 도시락도 배달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 격리기간 중 주식이 될 것 같다.
점심으로 버거킹. 인천공항으로 들락날락 할 때엔 매번 먹었었는데, 1년 동안 기회가 없었다. 맛있었다...
책상 샷. 갖고 올 책은 다 갖고 왔고, 재택근무도 하고 논문도 쓰면서 나름 쾌적하게 잘 지내고 있다.
구청에서 지급된 물품. 예전 어디 사진에서 본것마냥 거창하진 않았지만 필요한건 다 들어있었다. 배달 오신 분이 대답하기 전까지 몇번이나 노크하시더니 정작 대답을 하니 후다닥 도망가시는 게 재미있었다. 물건을 잘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은 하고 싶은데, 접촉은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빌려 쓰는 방이다 보니 좁긴 하지만 좁은 방일지라도 있을 게 다 있어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 방 보다는 바깥에 못나간다는 점이 좀 큰 것 같다. 답답해...

일상에서 대학이 없어졌다. 일본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우리 대학 거의 모든 교직원들은 4월 9일부터 5월 6일까지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나 또한 그러고 있기 때문. 그런 와중에 저번주 수요일(15일)에는 일이 있어서 대학에 다녀왔는데, 그때 찍은 사진을 포함해서 요즘 일상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저번주 수요일(15일)에 대학에서 촬영한 사진.
코로나 이전보다야 당연히 한산해졌지만, 캠퍼스에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와야하는 교직원, 학생 분들이 꽤 계시는 것 같다. 일본은 4월 학기라 신입생들과 부활동 모집하는 선배 학생들으로 붐볐어야 할 시기인데, 그래서 더 적적하게 느껴졌다.

 

대학 가는 시내 버스. 평소라면 사람으로 가득 찼을 시간인데, 텅텅비었다.
시내버스 운전석 뒷자리. 기사 아저씨를 보호하기 위해서 못 앉게 되어 있었다.
학생 식당. 자리를 지그재그로 배치하고 자리 간격이 매우 넓어졌다.
학내 로손 편의점. 아예 비닐로 매대를 격리시켜놨다.

 

 

여기서부터는 일상 사진. 그 중에서도 자주 가는 수퍼 사진. 일주일이면 3번 정도 가는데, 아직 물가 변동은 없는 듯하다. 후쿠오카에 와서 가장 만족하는 건 저렴한 물가와 식료품 질이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정말 못버텼을 것 같다.

 

수퍼 영업시간 안내. 평소보다 2-3 시간 짧아졌다. 일주일에 2-3번 가는 듯.
수북히 쌓여있는 화장지. 세상에 왜 화장지들을 그렇게 못 사서 안달이었던걸까?
상추 78엔. 후쿠오카 물가가 정말 저렴하다. 일주일에 상추만 5-6봉 먹는 듯.
딸기가 398엔. 싸다. 여기가 원래 딸기가 싸단다. 딸기만 일주일에 3-4팩 먹는 듯.
양파 1개 60엔. 양파가 참 실하다. 가격도 저렴하다.

 

여기서부터는 달리거나 산책하는 코스 사진. 일주일이면 2-3번 정도 다녀오는 것 같다. 4-5킬로 정도 되는데, 뛰면 20분, 걸으면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 통근 할 때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저녁에 돌아와서 해지기 전에 급하게 달리곤 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좀 있어서 자주 나간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곳은 별도로 자가격리 안해도 절로 자가격리 되는 지역이다.

 

동네 시골길 북쪽. 정말 보리 말곤 아무 것도 없다. 하우스가 간간히 보이는 정도.
동네 시골길 서쪽. 저 산 뒤엔 바다가 있고 바다를 건너면 우리나라가 있다.
코스 반환점 돌 때 항상 만나는 개. 항상 만나는데 항상 짖는다. 되게 특이하게 생겼다.
보리. 보리가 아직 덜 익었다. 바람이 불면 보리가 파도처럼 출렁이는데, 참 예쁘다.
정미공장. 이 동네는 동네에 정미공장을 하나 두고 같이 쓰는 듯.
트럭. 대우 라보 정도 되는 트럭인데 집집마다 한대씩 있는 듯. 진짜 왕창 다닌다.

 

여기서부터는 방 사진. 특별할 건 없다. 나름 할일 다하면서 연구직으로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하루 한끼 삼겹살. 하루 한끼는 무조건 삼겹살이다. 학식보다 저렴하다.
딸기. 알차고 맛도 좋다. 저렴하기까지 해. 하루나 이틀에 한팩 씩 먹는다.
내 책상. 마지막 사진이다. 사실 책과 컴퓨터만 있으면 되서 별 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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