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28일.
11월 19일에 있었던 일인데, 게으름 피우다 이제서야 포스트를 남긴다.

 

1차 면접에 합격했던 대학에서, 2차 면접 요청이 있었다.
이번에는 무려 총장 및 이사진들이 들어온다고. 
면접 자체는 22일 월요일이었는데, 나고야에 있는 친구와 여행도 할 겸, 
무려 3일 전인 19일 금요일에 출발했다 ㅎㅎㅎㅎㅎ

 

오전 근무 후, 오후엔 바로 공항으로.
작년부터 나고야에만 몇 번을 왔다갔다 하는건지 모르겠다.
작년 여행이 일종의 복선이었나?

후쿠오카공항. 국내선은 1차 면접 때와 같이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국제선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후쿠오카 공항, 붐비고 있었다. 양복 입으신 분들도 많았지만 사복이 훨씬 많았다. 역시 인간은 때때로 어딘가 떠나고 싶어하는 동물인가 보다.

후쿠오카 공항 안. 이것도 나름 추억이 될 거 같아서 영상으로 남겨보았다. 정말 많이 돌아다녔지만 공항에 있는 시간은 아직까지도 설렘으로 가득하다. 공항과 역 같은 곳을 좋아한다. 만남과 헤어짐,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곳.

터미널에서 대기 중. 심심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적어서 쾌적하게 보냈다.

대기중인 터미널에서 촬영한 영상. 깔끔하다. 사람이 적어서 좀 적적하긴 하지만 쓰는 사람은 편리한(?)...좀 모순적인 느낌.

탑승 후 촬영. 나고야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생각해보니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보다 더 걸리잖아?!
나고야중부국제공항은 생략하고, 여기는 중부국제공항역! 요때서부터 느낀건데, 나고야 쪽인 묘한 동상이 많았다. 간사이국제공항 병뚜껑 전시물보다는 고급이긴 하다만....무슨 뜻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나고야 자체가 새로운 도시라서 어색한건지, 묘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없잖아 있다.
중부국제공항역. 대기실. 너무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일단 빵+차부터. 빵은 뭐 나고야 한정이라고 하더만, 그냥 콧페빵에 크림 넣은 게 전부였다. 한정판 만들기 참 쉽죠?^^

메이테츠 공항선 열차. 메이테츠는 붉은색을 좋아하는지, 열차들이 온통 붉은색이다. 정확하게는 버건디 레드 같은? 지금까지 타 본 전철 중에선 한큐전철 마룬 색을 가장 좋아했는데, 마룬과는 또 다른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음음 좋아 좋아.
카나야마역. 오사카로 치면, 남바역 같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관문. 남바만큼 크고 깊진 않은데, 그래도 꽤나 활기찬 곳이었다. 길거리 공연도 하고 있었다. 많은 도시를 다녀봤지만, 내 기준으로 길거리 공연이 있는 동네=활기찬 동네=살고 싶은 동네ㅎㅎ. 그러고보니 후쿠오카엔 길거리 공연이 있었던가...? 그래도 나름 작지 않은 도시인데 있겠지...? 하도 안돌아다녀서 접할 기회도 없었는듯...이번 면접 되고나서 1월부턴 제대로 놀아줄거임 ㅠㅜ...

친구 집 근처 역 시가혼도오리역 도착. 그러고보니 나고야엔 '거리'라는 뜻을 가진 무슨무슨 도오리(通り)역이 꽤 있다. 이러한 역명 센스는 각 도시 마다 다른데, 지하철 역을 만들 때 각 도시의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미 밖은 꽤 어두워져 있었다. 사진은 "자전거 훔치지마!"라고 써있는 주의문구. 써놓는다고 안훔치는 거 아니고, 안써놨다고 더 훔치는 건 아닐 거 같기도 하고...뭐 없는 것보단 낫겠지 ㅎㅎㅎㅎ
친구와 들린 집근처 식당. 라멘 오카다. 무슨 동네 맛집 처럼 꾸며놨는데 알고보니 체인점. 그리고 아무도 라멘 안시켜 먹더라. 음음 이런거야 말로 어딘가 묘한 나고야 느낌...?
우린 탕수육(스부타), 볶음밥, 교자를 주문했다. 꽤 맛있었어. 허름해보이는 가게 인테리어와 다르게 가격대는 좀 있었다.
오오조네 상점가.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산책을 좀 했다. 일본어를 영어로 옮기려니 어쩔 수 없겠지만, 오오조네=OZONE....역시 뭔가 묘하단 말야, 나고야.
왼쪽부터 묘한 구조물 그리고 더 묘한 맥도날드 입구. 이렇게 묘하게 생긴 맥도날드 입구는 내 처음 본다. 미국영화에 나오는 모텔 입구 같은 느낌? 참고로 맥도날드 건물 자체는 뭐지?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검프의 시골집 같은 느낌...? 
오오조네 상점가 입구. 상점가를 반대로 거슬러올라왔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입구가 나왔다. 그런데 이것도 참 묘하다...묘해...어느 동네 상점가 입구가 이렇게 생겼냐...?
다른 각도에서 찍은 상점가 입구. 참 묘하다...저 섬세한 묘사. 상점가 입구에 이런 거 놓을 필요가 있어...? 심지어 조명까지, 쓸데 없이 섬세하다^^;;
그리고 돌아와서 위스키 한잔. 이렇게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

 

2년전인 2019년 5월, 후쿠오카에 면접을 보러 갔다는 글을 남긴 적 있었다 (링크).
그리고 2년 뒤인 11월 4일 목요일 현재, 이번 면접의 행선지는 나고야(정확하게는 나고야 근처 중소도시 대학)가 되었다.
거의 정확하게 1년만의 나고야행. 예전엔 여행이었다 (링크).

이번에 혹시나 이직에 성공해서 나고야 쪽으로 가게 되면,
삿포로를 제외하고 인구 100만이 넘는 일본 도시권은 다 살아본 게 된다.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처음에 나는 내가 무슨 역마살이 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 직업이 그런거였다.
나를 필요로하고, 내게 맞는 자리를 제공하는 대학으로 가는 수밖에.

오만한 생각일지 모르나, 이번 면접에 불리고 이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갖기도 하였다.
나는 한 지역에 오래토록 머물며 자신만의 환경, 인맥을 구축하는 게 불가능한 것인지...
이 직업을 그만둘 각오로, 그 지역에서 어떻게든 먹고 살 길을 찾으며 뿌리내려야 하는 것인지...

그렇지만 아직까진 다른 어떤 직업으로도 이 직업이 주는 재미와 보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직업을 바꾸면 바꾼대로, 나다움과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일본 어디에 가더라도 굶어죽지 않을 만큼 인맥을 만들어두자고 다짐하였다.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나고야로 출발!

후쿠오카에서는, 공항이 시내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공항을 웬만한 버스터미널 같은 느낌으로 쓰는 것 같다. 국내선 한정이긴 하지만, 식당가나 쇼핑가가 잘 되어 있고, 사람도 참 많아서, 여느 일본내 플래그십 국제공항 못지 않은 활기를 보여주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좀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떠나는 설렘.
기내에서 창가 촬영. 날이 참 좋았다. 구름이 뭉게뭉게.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도착. 후쿠오카공항에 비해 썰렁. 괜히 넓기만하고 불편했다.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국제"적으로 쓰이지 않게 되서 그런건가? 간사이국제공항은 지금쯤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목요일 밤, 친구네 집. 이건 그날 저녁 식사. 삼겹살+돼지고기 두루치기. 마루후미라는 한국요리집. 반찬가게를 같이 하는 곳인데, 두루치기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이거 말고도 부침개도 먹었는데 정말 정말 괜찮았다. 세상에, 내가 한국요리집을 찾아다니며 먹는 날이 오다니...
이튿날 금요일, 면접 날. 대학으로 가는 전철 안. 대학은 킨테츠 나고야역에서 출발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킨테츠 나고야 역이라니. 교토에 있을 땐, 오사카-교토-나라-나고야를 다 이어 놓은 킨테츠, 정말 대단하다고만 생각하고 타볼 일이 없었는데 요걸 타보게 되다니.


그리고 면접이 시작되었다.
질문은 어렵다면 어려우나, 잘 생각해서 대답하면 대답 못할 건 없는 그런 질문이었다.
엄청나게 잘 대답한 건 아니었으나, 무난무난하게 대답은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난 후, 나고야역으로 돌아가는 역에서. 세상에, 오사카, 고베행이라니. 지금도 너무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들이다. 그렇지만 그건 추억이 있으니 그런 거겠지. 언젠가 지금의 후쿠오카도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나고야대학 가는 길. 나고야대학에 지인이 있어서, 놀러가기로 했다. 지도상으로는 히가시야마역에서 걸어가야 더 가깝다고 나와 있어서 그렇게 했는데, 완전 언덕길이었다. 그래도 역 근처가 부촌이라서 고급승용차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앗 요기서 나고야대학 사진을 넣으려고 했는데 하나도 없었따.
찍는 걸 잊었다...
도서관에 스타벅스, 그 앞에는 분수대, 또 그 앞에는 노천공연장이 있어서 완전 예뻤거늘...
노벨상 탄 대학은 역시 클래스가 다르구나 하며 감탄하며 캠퍼스를 거닐었거늘...


나고야대학 사진은 없었지만, 끝나고 지인 집에 가서 시켜먹은 원샷치킨 영수증은 남아 있었다. 내가 한턱 냈는데, 우버이츠 첨 쓴다고 할인을 3500엔을 해주더라. 양과 구성은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매운맛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
토요일 밤. 마침 나고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일본인 친구네 집. 오사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인데, 공무원으로 이바라키네, 아오모리네, 여기저기 돌더니, 지금은 고향인 나고야로 돌아와서 일하고 있었다. 이 친구도 만만치 않은 역마살이다. 심지어 공무원인데도! 분명히 밥 먹고 간다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아내 분께서 한국요리를 아주 진수성찬으로 차려주였다. 한국요리를 약간 재해석(?)하셔서, 겉보기는 한국요리인데 일본 맛이 나는, 약간 특이한 요리였다. 그래도 정말 맛있었다!! 
토요일 아침, 코노즈 커피. 나고야에선 '모닝'이라고, 3-400엔대 하는 토스트+커피로 구성된 아침식사 세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모양이었다. 카페마다 자신들만의 식빵을 생산하거나 주문하는데, 고게 참 맛있었다. 커피 맛도 일품. 빵에 바를 토핑(?)을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버터, 친구는 잼으로 주문하였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오오스 거리를 거닐었다. 1년 전에 왔을 때엔 그냥 남바 같은 시끌벅적한 상점가인줄로만 알았는데, 아키하바라나 니폰바시 같은 전자상가 구역도 있었다. 난 내가 이런 거 안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옛날 전자제품 구경하는 거 참 재미있더라. 사진은 0엔 짜리 카세트 라디오. 작동도 안할 거 같은데...?
진열장 2단에는 타자기 같은 물건, 1단에는 옛날 모니터나, 일체형 아이맥들. 저런 타자기들은 아직 돌아가나? 컴퓨터와 일체형인가? 돌아가면 어떤 느낌인지, 좀 궁금하긴 했다.
진열장 3단과 진열장 위에도 이런저런 물건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패키지는 게임 같은데 정말 돌아는 갈까...? 아직도 팔리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오디오 관련 업체도 있었다. 물건이 참 다양하고 깔끔했다.
요긴 대만식 디저트 가게가 붙어 있는 구역. 오른쪽에 있는 닭튀김을 부탁해보았다. 이름은 엔시다지파이? 가격은 630엔.
정체는 닭고기를 두들겨 얇게 펴서 튀긴 요리였다. 무슨 닭튀김 조금을 630엔이나 해? 하면서 받아먹었는데, 양이 상당했다. 맛은 그냥 패밀리마트 치킨조각 맛.
닭튀김은 간식이었고, 요게 진짜였다. 나고야역 근처 줄서서 먹는다는 라멘집. 시시마루(獅子丸). 구글 리뷰 점수가 무려 4.3이었다. 줄 서서 겨우겨우 들어가서 먹었다. 원래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거늘...
라멘. 닭육수 베이스였다. 친구가 샀었는데, 고명도 몇개 더 시켜줘서 참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다려서까지 먹을 정도로 맛있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건 아닌듯. 이제 안갈거임. 요즘 구글 점수 너무 높게 잡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예전엔 3점대면 평범하고 4점대면 정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예전의 3점대가 지금의 4점대 같은 느낌?

라멘을 다 먹고 다음 목적지인 도요타 기술 박물관을 가는 길,
면접을 본 대학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다. 세상에 하루 만에 연락이 오다니!!
다만, 총장 면접이 남아 있다고 하니, 아예 된 건 아직 아닌 모양이었다.

나고야역 옆에 새로 생긴 이온. 원래는 도요타 기술 박물관에 가는 길이었는데, 가는 길에 있어서 촬영. 정말 예쁘게 잘 만들어놨다고 생각했다. 나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온 스프링쿨러가 인도를 적시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반겨준 로봇. 바이올린 세상 잘 연주했다.
투어흐름상, 먼저 직물기계관 쪽을 가게 되어 있었다. 굳이 왜 그랬는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도요타가 직물공장으로 시작한 기업이랜다. 전혀 몰랐다.
스태프 분께서는 박물관에 있는 거의 모든 기계를 돌며 시연과 설명을 해주셨다. 정말 재미있고 유익했다.
도요타 기술 박물관. 옛날 자동차공장을 재현한 구역을 지나가면...
옛날 차들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이건 초기 도요타 트럭. 대충 열심히 잘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ㅎㅎ
자동차에 대한 설명도 직물기계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해주셨다.
그리고나서 아까 봤던 이온으로. 요긴 이온에 있는 시계공방인데, 저 할아버지 이마에 붙은 확대경(?)이 너무 인상적이라 한 컷.
요긴 집에 가는 길. 오사카오뎅 전문점이라고 쓰여있고, 그 밑에 있는 꼬치그림에는 오징어게임이 꽂혀있었다.
마지막날 일요일.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길. 실수로 뮤스카이라고 하는, 별도요금이 드는 전철을 탔다. 1시간 정도 가는 길이지만, 뭐 편하게 잘 갔다.
공항에 가는 길. 여기서부터 뭔가 센치해지기 시작했다. 그만 좀 돌아다니고 싶다. 이 도시 저 도시 다니며 그사이 잃은 게 너무 많다.
제2터미널 가는 길. 코로나 때문에 여행객 자체가 적은 데다, 제2터미널엔 취항 항공사도 적어서 그런지, 너무 썰렁했다. 공항이 커서 더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제2터미널에는 격납고를 개조한 식당가가 있었다. 거기서 스타벅스 한잔. 요즘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일이 부쩍 늘은 것 같다.
탑승 후. 항공기 내에 일본 국내이동에 대한 설문조사표가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 이륙…
정말 아름다운 하늘. 내 감각이 맞다면, 위쪽은 아와지시마와 밑쪽은 시코쿠일 것이다.
후쿠오카공항 착륙!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라멘 한그릇. 정말 내 취향이었다. 공항 쓸 일이 있으면 또 가려고 한다. 라멘집 이름은 우미나리(海鳴).
공항에 나와 전철 개찰구 앞에서 촬영한 사진. 공항 정말 잘 지어놨다고 생각했다. 크기도 적당하고, 그 크기에 맞는 기능도 적절한 것 같았다.
그렇게 나고야권에도 별 개수가 늘어간다. 나의 역마살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나고야 면접 & 나들이 감상.
일본생활이 길어서 그런지, 새삼 어딜가도 아는 사람이 적지 않은 사람이 되어있음을 느꼈다.
그런데 역시 언제까지 이렇게 이동로 인해, 사람 그리고 도시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야 하는지,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나의 이러한 불안한 마음을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서,
모든 만남에 대해 감사해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래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많고 친절한 사람이 아닌, 오랫동안 정을 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서,
기억되고 싶다...

많이 준비한 덕분에 발표는 거의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질의 응답이었다.

평소 같으면 별로 긴장도 안할텐데, 이건 뭐...
내용도 잘 정리가 안되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많이 덧붙인 느낌이 든다.
예의에 어긋나거나,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많이 했다.
지식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어실력, 긴장의 문제였다.

다만, 나의 그게 나의 솔직한 모습이었다.
질의응답시간에 한 실수 조차도, 사실은 나의 일부이니까.
결국 내 역량이 그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이걸로 기회가 날아가면 무척 슬프긴 하겠지만,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으로선 갚을 방법이 없다.
이 결과를 통해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가능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바란다고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당연히 내 능력에 달린 거니까.
겸허하게 기다려보려고 한다.

30일(목요일)에는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아마 이번주 내로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

아마존에서 주문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WI-1000X. 쓰다가 벗었을 때, 신칸센이 그렇게 시끄러운지 처음 알았다.

비가 오다 말다 해서 바닥이 촉촉. 촉촉한 바닥에 비치는 빛이 참 예뻤다.

역에서 300보 요코초. 식당이 많이 있었는데, 들어가진 못했고, 근처 벤치에서 샌드위치 먹었다.

오후에는 스타벅스. 준비했다.

이튿날 면접 당일 아침. 같은 스타벅스에 들렀다.

큐슈대 빅 오랜지(?) 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찍은 사진. 캠퍼스가 외지고, 각 건물 앞에서 서는 게, 딱 서울대 생각이 나더라.

자전거가 많았다. 근처에 사람 살 곳이 안보이던데, 대체 어디에서들 오는 걸까?

캠퍼스가 정말 좋았다. 다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훨씬 더 좋아질 듯.

학내에 테이크아웃 코너가 따로 있었다. 좀 특이?

이때 처음으로, 면접이라는 걸 실감했다. 그리고 엄청 긴장했다. 원래 그렇게 긴장하는 편이 아닌데, 면접은 달랐다...

귀경길. 히로시마 야구장.

교토에 도착해서 초밥을 좀 먹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2019.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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