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 모임에 다녀왔다.

지칠 정도로 힘든 운동을 하고 싶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운동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인 유학생 축구 모임에 참가하기로 했다.
실은 저번에도 갈 순 있었는데 숙취 때문에 가지 못하였다.


출발하려는데 자전거 뒷바퀴 바람이 빠져있었다.
가까스로 역 근처에 있는 저전거포에서 바람을 넣고 출발을하는데,
한 5분을 가지 못한 거 같다.
다시 그 자전거포에 돌아가 수리를 맡기고, 렌터사이클을 받아 다시 출발.


가는데만도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10시 시작이었는데, 한 시간 정도 늦었다.
도착한 곳은 MK택시 회사에서 운영하는 어뮤즈먼트 시설이었다.
시설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볼링장, 탁구장, 오락실 등이 있었는데,
특히 오락실의 게임들이 거의 다 최신인 점이 놀라웠다.
1층에는 뷔페 식당도 있었는데 꽤 괜찮아보였다.


풋살장은 4층 PARQUE라는 곳에 있었다.
준비해온 렌즈를 끼우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오랜만이라서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다른 쪽 눈을 감았었던 모양이다.
렌즈를 끼울 때엔 두 눈을 모두 뜨고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꽤 있었다.
3팀 정도가 만들어지는 것 같았고,
한국인 외에도 다른 국적 사람들이 소수 있었다.


룰은 간단했다.
기본적으로 축구와 같았다.
한 팀에 5명. 경기시간은 10분.
돌아가면서 골키퍼를 맡는데 두 팀 중 어느쪽이든 골을 넣으면 교체.
즉 상대편이던 우리편이던 골이 나오면 키퍼가 교체된다.
천장에는 그물이 걸려있는데, 그곳에 공이 닿으면 아웃.


풋살이기 때문에 경기장은 크지 않았다.

힘들지 않다면 힘들지 않은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한 경기에 10분이라는 게 밑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처음에 지치고 싶어서 참가해봤다고 하였는데,
그 목적만큼은 정말 제대로 달성한 느낌이었다.


뛰면서 내 자리를 찾는 게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생각을 잘 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
그냥 축구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였다.
공격 타이밍에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고,
수비 타이밍에 어느새 상대편 선수 뒤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 컨트롤도 문제였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못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 였고,
개인기가 없으니 돌파가 힘들었다.
나를 맡고 들어간 자살골도 두 골이나 있었다.

기술과 체력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참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였다.
수영과 런닝으로 다져진 기초체력과,
신장과 힘, 그리고 끈기?

다음에 한 번 더 참가해보고자 한다.
모임 안에서나 경기 안에서나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력이 늘어나면 재미 있을 것 같다.


축구가 끝나고 향한 곳은 LOBUTA였다.
12월 1일 오늘부터 점심영업을 시작한 곳이었다.
유학생 출신인 분이 경영하는 곳인데, 축구멤버들과도 꽤 친분이 있는 것 같았다.

요리 종류는 불고기 백반과 순두부 찌개 백반.
순두부 찌개 백반의 종류가 다양해서, 해물, 돼지고기, 돼지고기치즈 등이 있었다.
돼지고기치즈가 신선하긴 했지만 그렇게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고, 돼지고기를 택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해물이 더 나았을 뻔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먹었다면 평범했을 맛인데 먹는 순간에는 정말 맛있게 느껴졌다.
매운 한국 요리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운동에 지쳐서 그런 것이리라.
김치도 어찌보면 평범한 맛인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가격은 850엔인데 일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거 같고,
오늘은 100엔 할인까지 해주셨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맡겼던 자전거를 찾아왔다.
5300엔을 받아 가더라, 와...


자전거포에서 빌려준 자전거. 얘를 타고 다니느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

4층 PARQUE에 있는 오락실. 넓직넓직하고 시설이 정말 좋다. 이런 외진 곳에 이런 시설이...

UFO 머신도 시내에 비하면 귀여운 애들이 적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작은 도라에몽 인형들. 갖가지 도구를 갖고 있는 컨셉이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런 버전은 처음 봤다.

풋살장. 깔끔했다. 인조잔디에 쓸린 곳이 아직도 아프다.

마지막으로 먹은 밥.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반찬도 괜찮았고. 다만, 돼지고기와 순두부 찌개가 그렇게 어울린다고는 못할 것 같았고 밥에 조금 더 수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8.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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