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지휘자 소개 (일본어, 한국어)

날씨가 참 좋았다. 강변에 놀고 계신 분들이 참 많았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정겨운 풍경. 언젠가 교토를 뒤로하게 되더라도,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지구 온난화 탓인지 가을이 짧아진 탓에 벌써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버스 정거징 위에 붉은 잎이 조금 남아있었다.

교토 콘서트 홀. 난 늦었다고 생각해서 허겁지겁 서둘렀는데, 주변 사람들은 매우 여유가 있었다. 이때부터 조금씩 '어, 어째 늦지 않은 거 같다?'는 느낌이 왔다.


세번째 교토시향콘서트 감상.

2시 시작이었다.
나도 늦은데다가 버스도 늦었지만 다행히 시작 13분 전에 잘 도착해서 찾아갔다.
그런데 반전. 시작 시간은 정각이 아니라 30분이었던 것.
그러고보니 나 자신이 미덥지 못해서 일정을 30분 일찍 설정해놓았던게 생각났다.
나원참...

빨리 도착해서 여유롭게 기다렸다.

그런데...와!! 이런 공연은 처음이었다.
음반이 아니라, 영상으로 갖고 있고 싶을 정도였다.
지휘자 할아버지의 쇼맨십이 엄청났다.

'이런 지휘도 있구나'

단상에서 무슨 브레이크댄스를 추는줄 알았다.
음악을 지휘하는 게 아니라, 그에게서 음악이 나오는 것만 같았다.
손바닥을 내밀며, '멈춰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네 차례다'
엄지를 치켜세우며, '잘하고 있다'를 이렇게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건 처음 보는 거 같다.
이따금씩 관객석을 돌아보지 않나.
돌아보고선, 새인지 나비인지 날아다니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고.

평소에는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써서,
공연장이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을 관찰하고는 했었는데,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을 정도였다.
정말 너무 흥미로웠다.

그러고보니 곡들도 매우 활발하고, 음색이 풍부한 것들 뿐이었는데,
지휘자의 매력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곡은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정하는 거지?)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예전에 다녀온 것돌도 어딘가에 정리 해놓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여담

공연이 끝나고는 요도바시카메라에 들려서 노트와 펜을 살 계획이다.
인터넷에서 약간 주문을 했는데, 택배시간이 절묘하게 맞지 않아서 이전건 다음주에나 받게될것 같다.
샤프가 없는 3색, 최대한 얇은 펜도 같이 사려고 한다.
휴대용 노트에는 펜이 잘 맞는다.
샤프는 심이 부러지거나, 번지고 묻어날 수가 있으니까.

그리고 가능하면 얇은 노트에 어울리는 포스트잇도.
이글은 사실 스마트폰으로 작성된 건데, 작성하는 내내 생각은 역시 손으로 써야한다고 생각했다.
가상키보드는 오타도 많이나고 생각의 속도를 잘 따라오지 못한다.
그리고 오타가 날까봐, 키보드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결국 답답해서 못쓰겠다.
역시 노트가 최고다.

(201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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