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애당초 검사 건수가 너무 적은 탓에, 확진자 수 자체가 적게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요, 실은 그 적은 확진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조금씩 나오는 편입니다. 게다가 30일 오늘 자로, 대학 내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집단 감염 사례는 무려 일본 최초라고 합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집단 감염을 클러스터 감염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파악한 일본 대학 내 감염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3월 17일 큐슈대 1명 (출처)

3월 26일 도쿄대 1명 (출처)

3월 28일 히로시마대 1명 (출처)

3월 30일 교토산업대 13명 (출처), 소카대 1명 (출처)

특징으로는 큐슈대, 히로시마대, 교토산업대 (최초)감염자는 유럽 여행 기록이 있다는 점입니다. 도쿄대, 소카대의 경우에는 동선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 큐슈대는 제가 근무 중인 대학인데요, 놀라운 점은 큐슈대 확진자 분이 증상이 발현되고 처음 병원을 찾은 게 11일인데, 바로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하고 16일이 되서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17일에 확진으로 판명 났다는 점입니다. 무서운 점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일본에서는 실제로 검사를 받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발현되고 확진을 받기 전까지 거의 일주일이 걸린 셈입니다.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자국 언론에서조차 "검사받기 힘들다"고 비판 받는 게 (출처), 아무런 근거가 없는 건 아닌 모양입니다. 물론 '몇 도 이상 고열로 며칠 지속'과 같은 기준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기준이 이상하죠. 해외에 다녀온 분이 고열 증상이 있다면 일단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서운 점 또 하나는 아무런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확진을 받기 까지 일주일 동안 어디를 어떻게 돌아다녔는지를 모르는데, 그 사이 동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진 바 없습니다. 애초에 어느 캠퍼스, 어느 연구실 학생인지, 그곳에 방역 조치는 있었는지 조차 밝혀지지도 않았습니다.

이거 웬지, 앞으로 일이 커지면 커졌지 작아질 것 같진 않은 느낌이 듭니다. 하나하나 막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교토산업대 집단 감염 역학조사 결과, 3월 2일부터 13일까지 유럽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온 학생 중 3명이 최초감염자이며, 그 중 두 명이 연구실모임과 동아리활동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출처: 간사이 텔레비전)


(2020.3.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많은 분들이 고생하시는 지금,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있는 김에, 일본, 특히 제가 있는 대학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1. 일본 정부 및 지자체 대응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대응은 이상하리만치 미적지근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는데요, 바로 올 올림픽 연기입니다. 올림픽 1년 연기가 공식적으로 결정되고 나서(출처), 같은 날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감염 폭발 중대국면"이 될 수 있다는 공식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출처). 이 발표를 전후하여,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미온했던 대응이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도를 기준으로 추가 확진자수는 3월 23일 16명, 24일 17명, 25일 41명, 26일 47명, 27일 40명, 28일 63명 등으로 급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월 22일 추가 확진자 수가 2명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죠. 이러한 변화는 확진자 누적자수 추이 그래프를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첫 확진자가 발견된 1월 24일 (1명) 부터 3월 22일 (2명) 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비해, 3월 23일 16명, 24일 171명, 25일 212명, 26일 259명, 27일 299명, 28일 362명 등으로 점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도쿄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사이트, 2020년 3월 29일 12시 확인)

위에서 말씀드렸듯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27일에 코이케 도지사의 발표가 있었던 것이구요, 28일에는 아베 총리 또한 "장기전을 각오"하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출처). 말 그대로 수일 동안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일본 국내에 위기의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 전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집계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는데요, 아마 수도권 전체, 다른 경제권 (간사이, 추부)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간사이권의 경우에는 현지사로부터, 최악의 경우 28일부터 4월 3일까지 3천 여명 증가를 예측한다는 공식 발표도 있었습니다(출처). 29일 현재 일본 국내 감염자 수가 2605명이니(출처), 이는 사실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일본 대학의 대응 사례(교토대학교, 오사카대학교, 큐슈대학교)

한국 대학에 비하면 최근까지 일본 대학은 꽤 여유가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개강 시기가 4월로 한국보다 늦기 때문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적 느긋했던 태세도 올림픽 연기 결정 전후로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일본 내 모든 대학을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구요, 어느 정도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한국과 같이 정부에서 일괄적인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직 아니라, 각 대학의 대응이 제각각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일본에서는 보통 연구실적이 우수한 국립대학 7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는 편인데요,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는 그러한 7교 중 3교이며, 각각 교토부, 오사카부, 후쿠오카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는 학부생,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2만 명~2만 6천여 명 정도로, 대학의 규모나 예산은 우리나라 서울대 정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강일은 각각,
교토대 4월 8일 (변경없음) (출처)
오사카대 4월 9일 (변경없음) (출처)
큐슈대 4월 8일 → 15일 (일주일 연기) (출처


수업 방식에 대해서는 각각, 

교토대에서는 일부 강의에 대한 온라인 강의 도입을 공식화하였으며, ICT 환경 관련 앙케이트 조사를 진행하는 한 편, 온라인 강의 운영을 담당할 TA를 모집 중에 있습니다.

오사카대에서는 4월 30일까지 모든 강의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지침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상태입니다.

반면, 큐슈대에서는두 대학과는 다르게 아직 구체적인 결정사항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25일에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출처). 다른 지역보다 확진자가 적기 때문에 (29일 현재, 후쿠오카 현내 26명), 아직 적극적이진 않으나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일본 대학의 대응에 대한 분석

일본 대학에 있어 온라인 강의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이미 마련된 상태입니다(출처). 하지만 문제는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상황과 비교하자면, 한국 대학은 비교적 온라인 강의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온 편인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각 권역별 이러닝 지원센터 선정, KOCW (한국형 오픈코스웨어) 사업, K-MOOC (한국형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사업 등이 이루어져 왔으며,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같은 정부기관이 지원을 해왔습니다. 각각은 별개의 사업이지만, 온라인 강의의 도입과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노하우 축적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국가 연구비를 획득하거나 대학이 굳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하지 않는 한, 인프라를 갖출 수가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MOOC 플랫폼에 참여한 대학이나, JMOOC (일본형 대규모온라인공개강좌)에 참가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축적해온 대학 또한 적지 않습니다 (회원교 36교). 또, 국립정보학연구소(NII)를 중심으로 각 대학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출처). 교육 관련 전문기관이 아닌, 국립정보학연구소에서 주도를 하는 점에 의문을 느끼시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요,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통해서 단순히 온라인 강의를 늘리는 게 아니라, 학습 분석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는 기회로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 대학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각 대학의 정보학 관련 연구소에서 담당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었습니다. 

한계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정부의 긍정적인 전망, 4월 학기)로 인하여 한국에 비하면 준비시간이 있었던 것에 비해, 너무 갑작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다른 두 대학 내부 사정까지는 알 수 없으나, 제가 근무 중인 대학을 기준으로, 수업 콘텐츠 제작, 촬영 장비 및 지원 인력 보충은 물론이고, 서버 확충, 필요한 프로그램 라이선스 획득, 교원 연수 및 매뉴얼 제공, 온라인 수업 출석, 평가에 대한 기준안 마련,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 (어쩌면 가장 어려운) 교원 설득 등에 대한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특히 저희 대학은 4학기제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었을 경우를 감안하여, 봄 학기 수업에 대한 커리큘럼, 학사일정 조정이 시급히 필요할 거구요. 또, 어쩌면 이번 일로 수업을 잃는 (혹은 진행을 하지 못하는) 시간강사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될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어떤 블로거 분께서 근무 중이신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시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신 것을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출처). 반면, 아직 일본 대학 전체가 그렇기도 하지만, 근무 중인 대학에서 조차 별 다른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상세하게 전달해드릴 수 없어서 참 아쉽습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저희 대학 내에서 온라인 강의 시험운영 및 앙케이트 조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쉬우나마 이에 대해서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0.3.30)

오늘은 토익시험 날.
교토에 있을 때 후쿠오카 시험으로 예약해놓았다. 
이렇게 나름 게을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험장은 같은 대학 오오하시 캠퍼스.
집에서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여유있게 출발했다.

날씨가 참 좋았다. 멀리 대학이 보인다. "산"학연계("山"學連繋)의 끝을 보는 거 같다.

전철에서 보는 풍경. 바다가 참 예쁘다.

니시테츠 텐진역. 역무원들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인가 보다. 후쿠오카 사람들 야구들 정말 좋아하나 보다.

사철인데도 채색 센스가 JR니시니혼 칸죠센 같은 느낌이다...촌스러워...

고무줄 같은 안전망이 있었다. 약해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별로 없어보였거니와 심지어 처음에 조금 밖에 없었다...이거 정말 의미가 있나?

오오하시역 도착. 하타에역에 비하면 정말 크고 발전되어 있는 곳이었다. 무려 역에 편의점과 맥도날드도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 예술공학부 캠퍼스이다. 어떻게 "예술"과 "공학"을 합칠 생각을 했을까? 왠지 교토섬유공예대학이 생각난다. 영어로 하면 좀 더 알기 쉬운데 전자는 Kyushu Institute of Design이었고,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이다. 결국 각각 예대, 공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슨 공연중이었다. 여기저기 저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처음엔 무슨 공사를 하거나 사고가 있었는 줄 알았다.

시험 보는 건물. 날씨가 참 좋았다.

부속도서관. 캠퍼스 크기에 비해서 그렇게 크진 않았다. 시설도 그럭저럭. 화장실을 빌려쓰고 싶다고 하니 아무것도 안쓰고 들여보내주었다. 교토대에선 생각도 못할...


시간이 휘리릭 지나서 시험 끝. 시험은 대체로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실력이 늘었다기 보다는 모르는 걸 그냥 속편하게 넘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 듯. 리스닝에서 못 들은 게 몇 개 있었고, 문법, 어휘에서 잘 모르는 게 몇 개 있었다. 독해는 대체로 알기 쉬웠으나 시간이 부족할까봐 서둘러 풀은 게 조금 후회된다. 시간은 결국 5분 정도 남았었다.

대학 근처에 있던 미나미구청. 아니 저게 구청이여 아파트여?? 저 아파트 주민들 민원은 그냥 순식간에 해결되겠다 싶었다.

버스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단거리일 경우 무려 100원 짜리 코스도 있었다!! 물가가 싸다고해서 먹을 것만 싼 줄 알았는데 교통비도 더 싼거였다!!

그런데 중간부터 버스비가 마구 오르더니, 결국 비슷해졌다. 교토하고 같은 230엔 내고 내렸다. 내가 탄 곳에서부턴 어림도 없었나 보다.

하카타 버스터미널. 처음엔 니토리를 찾아 들어간 거였는데, 무려 오사카엔 한 군데도 없고 교토에선 없어진 고고카레가 있었다. 이게 몇 년 만이여??

너무 반가워서 당장 찾아가서...

메이저 카레를 시켰다. 가격은 천 엔. 양은 정말 엄청나다. 그 사이 물가도 세금도 올랐을텐데, 2010년 아키하바라에서 먹었을 때와 가격이 같다. 양배추 무제한인 것도 같고. 새우튀김은 하나 줄은 거 같기도 하지만, 여튼 신기하다.

밥을 다 먹고 하카타역을 지나 요도바시카메라로 가던 길. 17시 정각이 되니 저 시계 근처에 있는 것들이 움직이더라. 정각에 딱 맞게 이곳을 지난 게 신기해서 한 컷.

요도바시카메라에 가면 항상 들리는 안마의자.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 전자제품 양판점은 정말 대인배인 거 같다. 500만원이 넘는 고가 안마의자를 누구나 시험해 볼 수 있게 해준다니...이걸로 일정 끝!

(2019.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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