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3일 추가.
포스트 작성 후 1년 뒤인 현재, 다시 한번 중고차를 구입하였다.
https://hanmo.tistory.com/392

 

(4월 1일 업데이트: 차 준비가 드디어 다 되었다고 4월 5일 월요일부터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냉큼 5일 오전에 가겠다고 했다. 차 계약한 게 14일이었으니, 장장 3주 조금 넘게 걸렸다.)

저번 글(링크)에서 정리한 기준을 요약하면,

3-40만엔,
소형차,
하이브리드,
10만 이하,
보증 있음,
매장이 갈만한 거리에 있을 것,

정도가 되겠다.

 

이 정도 기준을 세우니 차 고르기가 쉬웠는데 그 이유는, 

소형차 중에서도 하이브리드는 몇 종류 되지 않고,
또 가격대가 높아서 3-40만엔 정도로 살 수 있는 차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식도 한없이 내려갔다. 조금 슬프다...)

 

그렇게 해서 고르게 된 후보 차종은,

 

 

 

 

 

도요타 아쿠아.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
혼다 인사이트


요 세 가지 정도가 되었다.

연식은 공통적으로 2009~2012년식 정도. 주행거리는 보통 5만~10만 정도 된 경우가 많았다. 

나온지 10년 이상 되었다는 건데 주행거리가 낮은 걸 바라는 게 오히려 수상한 거 같았다.

그리고 대학 동료에게 물어보니 일본 차는 10만km라도 믿고 살만 하다고 해서 그냥 믿기로 했다.

중요한 가격대는 가격대는 아쿠아>피트≒인사이트 정도. 

 

그 밖에, 마츠다 데미오, 닛산 큐브, 닛산 노트 등 매력적인 소형차가 많았지만, 하이브리드가 아니라서 제외시켰다.

마츠다 데미오
닛산 큐브
닛산 노트

 

또 놀랍게도 아우디 A3 2010년식이 만만한 가격대로 매물로 올라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외제차는 연비도 안좋고, 무엇보다 고급휘발유만 넣어야 하는 등 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해서 포기했다.

2010년식인데다 주행거리가 7만 킬로로 짧고 다음 차검까지 2년 남은 등, 이래저래 메리트가 있었지만 내가 세운 다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으니, 뭐.

처음으로 외제차 한 번 타보나 했다...그냥 보내주었다...

 

이번에 계약하지 않은 A3 프로필. 약 한달이 지난 4월 1일 현재까지도 '아직도 차 구입을 생각하고 계시냐'며 연락이 오는 거 보면 다른 사람들 기준도 비슷비슷한가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혼다 인사이트를 선택하였다.

 

각각 비교한 느낌은 다음과 같다.

먼저 도요타 아쿠아.
장점으로는 메이커에 대한 신뢰(대학 동료가 강력추천), 

매물이 많음,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적음 정도가 있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단점이 생각보다 컸다. 바로 계기판의 위치였다.

차 자체는 예전에 운전해 본 적도 있고 참 마음에 들었는데, 계기판이 가운데 있다는 점이 참 고민됐다.

계기판은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보기 편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도 많이 팔린 차인데, 내가 너무 보수적인 게 아닌가는 모르겠다.

그 밖에도 인사이트에 비해 차가 조금 작다는 점도 감점이었다 (3995×1695×1445mm). 

도요타 아쿠아. 전통적으로 계기판이 정중앙에 있다.


그 다음은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

이 친구는 장점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저냥 괜찮은 차 같고, 거리에 많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귀염귀염 하다는 것.

예전에 어디선가 차를 살 때 결국 디자인을 보고 산다는 글을 읽고, 

어휴 차는 실용성을 봐야지 했던 기억이 있는데, 나도 결국 디자인을 보고 있었다...

그 밖에는 차 자체가 아쿠아와 비슷한 크기였다는 점 정도가 단점이었다. 

그리고 작았다 (3900×1695×1525mm). (특이하게도 세 차종 중에 높기는 제일 높다)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 귀염귀염.

 

마지막으로 혼다 인사이트.

이번에 구매한 차종이다.

장점으로는 그나마 차가 크고 넓고(4,390mm×1,695mm×1,425mm),
디자인이 그나마 낫다는 점,
그리고 대학 관용차로 자주 운전해봐서 익숙하다는 점,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가격의 매물이 있었다는 점 정도가 되겠다.

 

단점은, 혼다 피트는 잘 모르겠으나 도요타 아쿠아에 비해서 차가 잘 안나간다는 점, 
구형이라 옵션이 안좋다는 점, 배터리 위치 때문에 뒷유리 위치가 가파르고 설치 각도가 기파라서 후방 시야가 좋지 않은 점 정도가 있다.

 

차종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지만, 그냥 내가 건 조건에 맞았던 물건이 있었다는 점이 컸던 것 같다.

매장 딜러가 어딘가 조금 껄렁껄렁한 느낌이 있었지만, 성실하게 대응해주고, 또 매장 보증도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결국 구매한 차 조건은,

38만엔, 
2009년식, 최상위트림(LS),
주행거리 9.4만km,
구입과 동시에 차검(차검 2년 기간을 꽉 채워 차를 쓸 수 있다는 의미), 
네비게이션(업데이트 없음), 후방카메라, ETC(일본 하이패스),
조수석 에어백,
보증(일주일 내 주행과 관련된 모든 고장, 그리고 한달, 1000km까지 엔진, 기어 관련 고장)

정도 였다.

 

블루투스가 없는 게 아쉬웠지만, 2009년식 차에 달린 블루투스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어. 

그래도 나름 최상위 트림이라고, 휠이 다른 트림보다 1인치 크고,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고, 또 핸들이 가죽이고..., 뭐 그렇다고 한다.

혼다 인사이트 2009년식 LS 계기판 및 대쉬보드. 잘보면 패들시프트가 빼꼼 나와있다. (이건 새차 사진)

그런데 그런 것보다도 차 자체가 저렴하고 이제 차검 들어가는 게 더 마음에 들었다.
차검 비용이 어마어마 하게 든다는데, 기간이 별로 안남아서는 배보다 배꼽이더 큰 꼴이 되니까.

 

이왕 혼다 인사이트를 샀으니, 앞으로 연구에 있어서도 '인사이트'를 얻게 되길 바란다.

차가 출고 되면 날 잡아서 차량에 대해 자세히 리뷰해보고 싶다. 

 

차를 사는 것 자체도 처음이지만, 일본에서 차를 사는 건 또 특이한 경험이라,
이 밑으로는 사진 몇 장과 함께 차 구매 과정을 조금 적어볼까 한다.

 

매장에 가니 사실 좀 황당하긴 했다.

 

먼저 딜러의 차림새.

정장까진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상복이라도 입고 나올 줄 알았는데, 
차를 고치다가 온 느낌이었다.

매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기본 정비사를 하시면서 딜러를 하시는 느낌인듯?

차검을 해서 줄 수 있는 것도 이해가 갔다. 

즉슨, 자신들이 직접 정비해서 중고차를 파는 것이었다.

처음엔 황당했지만 좋은 점도 있었는데,
차 구매과정에서 정비상태에 대한 말씀을 자세하게 많이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야~~악간 껄렁껄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거짓말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말씀은 참 괜찮았다.

 

또 황당했던 점은 매장 위치.

매장 자체도 꽤 외진 곳에 있었지만(후쿠오카 시외), 그래도 편의점도 있고, 파칭코도 있는 곳이었는데, 
차를 보자고 하니, 어디 한적한 야산 같은 곳에 내 일행을 데려 가셨다.

우리는 "손님을 이렇게 유인해서 매물을 늘리신다(?)"는 농담을 하며 따라갔는데, 
그만큼 외진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판매방식.

차 시운전이 안되더라.

창고(?)에 따라가보니 차를 테트리스 하듯이 일렬로 주차해 놓았는데, 때문에 시승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냥 가서 눈으로 보고, 앉아 보고, 엑셀 밟아 보고, 그렇게 구매를 결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또, 절대로 안 깎아주더라.

나는 중고차 가격이든 뭐든 그래도 몇 백 하는 건데 깎는 게 기본인 줄 알았다. 
절대 안 깎아주실 기세이길래, 깎는 건 포기하고 이런저런 옵션을 좀 붙이기로 했는데, 
결국 브레이크패드, 벨트 교체, 그리고 배터리 교체(이건 천엔을 받기로)였다.

나중에 돌아와서 알아보니, 일본에선 중고차 가격을 깎는다는 개념이 별로 없고,
대신 옵션을 붙여서 파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었다. 

그런 의미에선 잘했다면 잘했지만, 조금 더 딜을 해볼 걸 그랬다.

 

하나 더, 너무 오래 걸리더라

차는 시승도 안해보고 게눈 감추듯 결제까지 했건만, 문제는 서류작업이었다.
시청에서 인감등록, 인감증명서 떼고, 경찰서 가서 차고증명신청하고, 차고증명서 떼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필요서류를 매장에 보냈더니, 정비하는 데 2-3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결국 차받는데 3~4주 걸린다는 이야기다.

(이게 말이 되냐? 왕복 교통비만 1020엔씩 들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달 정기권 끊었지ㅠㅜ)

 

중고차를 구입하기까지 겪은 서류준비 등에 대해선 별도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내가 고른 차. 전체적으로 자잘한 흠집은 조금 있으나, 덴트 같은 큰 상처는 없었다. 전조등이 흐리멍텅한 게 좀 아쉬웠다. 어떻게 안되겠냐고 말씀은 드려놨다. 이 사진을 통해 매장이 얼마나 외진 곳인지, 주차 상태가 어떠한지 알 수 있다.
리어 미러 밑에도 물 흐른 자국이 있었다. 전조등과 함께 이 부분도 말씀은 드려놨는데 해주실지 안해주실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찾아보니 전조등도 그렇고 이 부분도 그렇고, 약품을 쓰면 지워지긴 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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