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원 강좌가 끝나고, 딱히 정해진 일정이 없는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도서관으로 발길을 향했다.

후배에게 부탁받은 책을 후배의 책상에 두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무심코 주변을 둘러본 나는 생각보다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이 많음에 놀랐다.


1월 14일, 모든 계절학기가 끝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학생들은 학교에 남아 있을 이유가 거의 없는, 겨울방학이 한창인 평범한 화요일이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제각각 자신의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던 것이다. 의욕만 앞섰는지 자꾸만 고개가 떨어지거나 휴대폰의 연락을 확인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숨 한 번 쉬지 않고 책을 뚫어져라 보는 학생들이 대다수이다.


방학, 게다가 학기가 끝난지 한참이 지난 한 겨울에 이렇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면 자신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다양한 경험 쌓을 수 있는 방학의 자유까지 빼앗아간 사회의 차디찬 겨울 바람이 야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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