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의 생활과 그 이후의 진로를 계획하기 위해 일본 유학생들의 블로그를 찾는 횟수가 많아졌다.

한 사람의 일대기도 짧지 않은데, 다 읽고 나면 어느새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찾고 있다.


아마도 블로그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건 2009년에 도쿄 유학을 계획했을 때부터 였을 것이다.

당시에 나는 내가 앞으로 하게 될 일은 공부가 아니라 생활이기 때문에 필요한 지식이 있더라도 이것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블로그는 이 조건에 부합한 것이었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은 매뉴얼 같이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실제 어떤 사람의 일상사라는 점에서 재미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당시에 일본 생활에 앞서 생계유지를 위하여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고 있었고, 특히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어떤 아르바이트가 가능한지 그 사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북오프 아르바이트였고, 북오프 아르바이트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결국 찾아낸 것이 Gusan님의 블로그이다. 내 고향 군산(Gunsan)과도 비슷한 스펠링이라 왠지 친숙했던 닉네임의 이 분은 교환학생 직후에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하여 북오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북오프에 대한 경험담을 알기 쉽게 사진을 곁들어서-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있었을텐데도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었다. 이를 보고 북오프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져갔으며, 결국엔 이를 이루어냈던 것이다. 덕분에 나름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새벽에 우연히 여느때와 같이 블로그를 찾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이분의 블로그를 발견하곤 왠지 낯설지 않다고 생각하였는데, 이분의 예전 글을 뒤지다가 이러한 사정을 떠올려 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에 의도치는 않으셨을테지만 큰 도움을 주신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여 블로그의 안부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왔다.



이 분의 블로그를 본 덕분에 당시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어떤 각오로 1년을 보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앞으로의 유학에 대해 그때의 그 초심을 갖고, 그때만큼 노력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무래도 이 분에게 한 번 더 빚을 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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