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들렸는데 문득 캘러그라피 관련 책이 생각나 빌렸다.

사실 예전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금전상의 문제로 사지는 못하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도서관에 간 김에 떠오른 것이다. 평소에 글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나에게 캘리그라피는 요즘 내가 찾고 있는 "내가 잊고 있었던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 중 하나이다. 글씨로 나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캘러그라피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종이와 필기도구만 있으면 되는 나만의 브랜드요, 작품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게 주변에서 많이 봐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시절에 여자애들이 글씨로 하트를 만들거나, 줄줄히 이어서 예쁘게 보이게 하는 등 아기자기한 편지를 쓰는 것이나, 종종 글씨를 보고 '급하게 적었네'라든지 '차분하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 글씨만으로 필자의 감정을 유추할 수 있는 것, 이러한 것들이 바로 캘러그라피가 아니었을까.


성환이 연구계획서를 인쇄하기 위해서 도서관 1층 정보검색실에 들렀다. 

정보검색실 자체도 깔끔하고 괜찮다고는 생각했었는데, 오늘 가보니 컴퓨터까지 신형으로 모두 바뀌어 있었다.

정보검색실 안쪽에는 영상감상실이 있는데 최신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최신영화부터 약간 시간이 지난 명작까지 많은 종류의 작품이 준비되어 있다. 합격 후 한가할 때 가끔씩 영화를 보러 들리곤 했던 곳이다. 더 안쪽에는 이제는 완전히 옛날 물건이긴 하지만 비디오테이프까지 다수 구비되어 있는다. 이제는 VTR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영상은 볼 수 없지만 테이프 케이스만 보아도 어렸을적 기록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요즘 학교 시설 참 괜찮다고 느낀다.

학교에 그렇게 애정이 있지는 않았지만, 역시 졸업할 때가 되니 괜시리 아쉬움이 생겨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눈앞에 휙휙 지나가는 수 많은 학생들 중 대부분이 나보다 수년씩 후배라고 생각하면, 

"내가 니네 때였으면 밖에서 쓸데없이 시간 안 버리고 이런 거 다 누리고 살았어!"

라고 해주고 싶어지는 것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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