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30일 토요일.
드디어 차를 받아오는 날이 되었다!
10시에 차를 받고 오후엔 나라(奈良)에 가서 여자친구를 놀래켜줄 계획이었다.

지금까지 고생만시킨 인사이트를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에 살짝 울쩍한 마음이 들었다.
뒤숭숭한 마음에 고메다 커피에서 아침을 먹고, 리뷰 같은 느낌으로 차 영상을 담아보았다.

언젠긴 영상에 목소리를 입힐 생각으로 촬영해보았다.


차 받으러 가는 길은 뒤숭숭했다🥲
딱히 무지막지하게 마음에 들어서 이 차로 한 건 아니었다.
그냥 지금 있는 예산으로 가장 적절한 차가 혼다 베젤있었을 뿐이었다.
심지어 연식도 2017년식에 페이스리프트 되기 직전 차라서 더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인사이트에 비해서 엄청나게 좋아지는 것도 아닌 거 같았다.
인사이트에 비해 베젤에 엄청나게 좋은 옵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차가 잘 가고 잘 서고 노래 잘 나오면
되는 거지^^' 하고 있을 때였다. 정든 후쿠오카 번호판을 보내야 되는 것도 좀 그랬다.

무엇보다 컸던 건 대출금에 대한 압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들 배는 더 많은 대출금을 안고들 살아갈텐데, 어떻게들 그렇게 잘 살아가는거지? 싶더라.
이 점은 학계에 너무 오래있었던 탓에 지금까지 걱정해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공부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이번에 차를 사는 가장 큰 의의였는지도 모르겠다. 큰 소비, 큰 책임에 대한 연습이 된 것 같다.)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면서 스즈카(鈴鹿)에 있는 혼다 인증중고차 매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차 받고 나니 잡생각이 싹다 없어졌다^^
내 차 엄청 넓음. 뒷좌석에도 내 거구 친구들이 편하게 앉겠더라🐖🐖🐖
외관내관도 엄청 예쁨😎😎😎😎
트렁크 자체는 인사이트보다 약간 좁은 느낌이 있었지만,
훨씬 높고, 뒷좌석을 접으면 광활했다. 심지어 평평해서 급할 땐 잠도 잘 수 있을듯?
(그래서 침낭을 하나 사두려고 생각중이다.)

붙어있는 옵션도 엄청 괜찮았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끝장났다. 장거리 주행시 피로감이 반은 줄었다😂😂😂에어플레이도 엄청 편하고 오디오 음질, 음색도 인사이트와 비교도 안됨ㅜㅜ🎶🎶

연비도 더 좋았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도 연비 13km 이상 나옴 인사이트는 한 7~8km 나왔나?😏😏😏
주행감이라고 해야 하나? 가속시 엔진이 열일하는 느낌도 좋았다. 커브도 안정적이고 👍👍👍👍

그리고 나중에 알았는데, "2017년식에 페이스리프트 되기 직전 차"라서 아쉬운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들어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페이스리프트 이후 DCT관련 변경이 있어서 주행감이 달라졌다고 한다.
일부러 그래서 구형 말기 버전을 찾는 매니아도 있다고 한다.
비교를 해볼 순 없으니 더 좋고 말고는 별로 의미가 없지만, 메리트가 있는 차라는 건 차주로선 좋은 일인듯?

이 포스트를 완성시킨 게 8월 23일인데, 타면 탈수록 만족하고 있다.

각종 서류. 차량구입 외에도 각종 보증, 차 관리 등과 관련해서 서류가 엄청 많았다. 무슨 관리기록부터 소모품 매뉴얼까지 각종 자잘한 문서가 다 보존되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인사이트 때에도 그랬는데, 이런 세심한 관리가 일본 중고차 구매의 장점인 것 같다. 다만, 설명이 참 많았다^^ 이것저것 설명듣느라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차 구입 과정에 대한 사진을 최대한 남기고 싶었는데 깜빡 잊었다😅

서류를 살펴보고, 이후 차 상태를 같이 살펴보았다. 처음에 고지 받은 상처 외에도 여기저기 자그마한 상처가 존재했다. 하지만 중고차이니 뭐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는가? 내가 타면서는 더 생길텐데 뭘^^

배터리는 30개월 정도 사용했다고 하니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아마존 프라임데이 때 미리 하나 사두었다.
교체주기를 3년 정도 생각하면 된댔는데, 중고차이니 조금 불안하기도 했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면 미리 사서 바꿔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주 튼튼해보이는 친구로다가, 프라임데이 때 할인 왕창 받고 구매했다. 평상시 6,700엔 정도인데 5900엔으로 거기에 아마존 포인트 몇백엔 분 받고 샀다!!💰


타이어 쓰레드는 처음 2-3mm 정도 남아 있다고 했었는데 다시 재어보니 4mm였다고 알려주셨다. 1mm에 5,000~10,000km 정도 잡는다고 치면, 교체한계인 1.6mm를 제외하고 12,000km~24,000km 정도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지금부터 한 1~2년 정도 탈 수 있을듯?
사실 현재 사용중인 친구가 출고용 타이어인데, 너무 단단한 감이 없잖아 있다.
재정적으로 조금 더 안정되면, 보다 부드러운 친구로 교체하고 싶다...ㅜㅠ

무사히 차를 양도 받았다.
출발 전에 차분히 차를 관찰하고 싶었으나 매장에서는 딜러분께서 멀뚱멀뚱 나를 보고 있으니 어색했다😅
그래서 일단 가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했다.

요래저래 사진도 찍고 어떻게 생긴 차인지 면밀하게(?) 관찰했다. 그도 그럴것이 사면서 자세하게를 보지않았기 때문에ㅎㅎ;;


일단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한 잔 사마시면서, 이런 저런 기능을 살펴보았다.
이때가 한 시쯤이었다. 세 시까지 도착하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닫곤, 바로 나라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세상에!ㅠㅜ 앞에서 사고가 났는지 길이 막혔다. 그 사이 비는 억수로 쏟아졌다.
막힌 정도가 아니라, 한 시간 동안 아예 주차장인 상태였다. 알고보니 무슨 터널내 사고였다. 구급차 소리는 안난 거 보니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는듯? 그나저나 딜러분께서 서비스라며 미리 가솔린을 20리터 정도 넣어주셨는데, 그게 아니었음 큰일날뻔했다😳

그 사이 기어 쪽도 차분히 관찰했다. 버튼 배치가 깔끔허니, 편리한 기능이 참 많은듯. 저 브레이크 홀드는 정차 시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기능인데, 편리했다. 인사이트 때엔 파킹 브레이크 걸어놓고 있었으니, 큰 차이는 없긴 하지만 ㅎㅎ;; 그나저나 기어 근처가 너무 번쩍번쩍하더라 비가 오다가도 이따금씩 햇살이 비치면 눈이 부시곤 했다.


정말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유롭게 공부했다는 점이다.
그 사이 웬만한 기능은 다 숙지할 수 있었다.
또 기다리면서 비가 참 많이 왔는데 차체 코팅이 매우 잘되었음 또한 알 수 있었다
빗물이 튕겨나가는데 참 신기하더라😁

결국 조금씩 정체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터널 자체의 정체가 풀린 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출구까지만 뚫어준 방식이었다.
그길로 냉큼 빠져 나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반 국도는 이길 저길이 다 막혀있었다. 아마 미에-나라를 통하는 길이, 메이한 고속국도 말고는 산길이 많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난데없이 간사이 쪽 길 공부 한 번 제대로 했다^^

결국 엄청 돌고 돌았다. 시가현(滋賀県)으로 통하는 1번 국도를 따라 사고 지점을 크게 우회하여, 코가시(甲賀市) 쪽에서 다시 메이한 국도로 진입하는 루트를 선택했다.


방법은 옳았으나, 당연히 시간은 걸렸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인 4시간 정도 걸려서 목적지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약속은 원래 오후 4시였고, 1시간쯤 전에 도착해서 휴식 후에 출발 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5시쯤 도착해서 여자친구를 픽업하고, 쉴틈도 없이 바로 미에로 출발하였다.

차 사자 마자 정말 많은 걸 깨닫게 되었다...
크루즈 컨트롤 아니었으면 정말 체력적으로 감당이 안되었을 것이다.
차로 유지 기능이나 앞차가 출발했다고 알려주는 기능도 있었는데, 참 유용했다.
만약 같은 상황에서 인사이트 였으면, 녹초가 되었을 것이다...

나라 도착후 한 컷. 멀리 보이는 높은 건물이 목적지인 킨테츠 나라역.
아직 기다리는 중. 앞에서도 한 컷 직어보았다. 나중에 사진을 보고 알았는데, 되게 소심하게 주차했었다. 아직 차폭 감각이 없어서리 ㅎㅎㅎㅎ
나라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사슴 경고판 🦌 사슴 위에 "!"가 떠있는 게 재미있다. 당연히 사슴을 조심하라는 경고판이 겠지만, 사슴이 무언가 깨달은 그림 같기도 하고...

베젤 관련 책자 구입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당시 사람들이 무슨 생각으로 요 차를 만들었을까/팔았을까 싶은 호기심에 샀는데,
생각보다 배우는 점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래봤자 오래된 중고차라고 약간은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름 잘 먹고 잘 살아보자고 당시 사람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든 물건임에 틀림 없다는 걸 느꼈다.
어쩌면 세상 모든 물건이 그런지도 모르겠다.

권당 3~400엔으로 저렴하기도 해서, 베젤에 대한 책자를 사서 읽어보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데, 요 책들은 베젤을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따라서 읽다보면 내가 요 차를 산 보람(?)을 강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베젤 관련 책자가 너무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 타고 있는 인사이트와 관련된 잡지도 사보았다. 요 친구는 연식이 더 되서 그런가 가격이 조금 더 비쌌다. 500엔. 역시 사보길 잘했다 싶었다. 인사이트도 당시 온갖 기술자들이 모여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만들어본 차였다. 정말 좋은 차를 탔다. 10년 넘게 지났다는 거 빼곤^^

 

각종 수수료(제비용), 세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차량가격과 관련된 비용 외의 모든 비용을 일본에선 제비용(諸費用)라고 한다.
말하자면, 수수료, 세금, 보증에 관한 비용 등이다.

 

1. 검사등록대행비용(検査登録手続代行費用), 차검대행비(車検代行費)
검사등록대행비용이라고, 구매자(나) 대신 현재 차량 등록을 말소시키고, 새로 구입하는 차량을 등록해주는 비용이다. 

딜러가 직접 처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매장이나 딜러가 직접 그 비용을 책정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딜러, 매장마다 요 비용이 다르다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서 조사해보니 보통 2-3만엔 정도라고 한다.

나는 49,500엔 냈다^^ 

베젤을 계약하기 전에 이차 저차 알아 볼 때 견적서를 많이 받았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차를 구입핸 매장은 검사등록대행비용이 가장 비싼 곳이었다.

 

그리고 차검대행비 또한 12000엔 전후로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16,000엔 냈지롱^^

총액을 비교해서 저렴한 곳을 고르는 방식이었기에 이렇게 자세히 볼 생각을 못했었다.

다만, 다음 차검까지 포함된 2년짜리 정기점검을 5만엔 할인 받고, 또 원래 있는 보증에서 1년 추가해서 2년 보증을 받아 냈으니, 어느 정도 딜이 된 게 아닌가 싶긴했다.

아마도 원래 이런 보증을 더 붙여주는 식으로 수수료를 높게 잡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선 나는 해야 될 일을 한 걸로 ㅎㅎ;;;

 

견적서 중 제비용. 유튜브를 통하면 많이 떼는 곳은 20만엔 가까이도 뗀다고 한다. 일본도 사람 사는 데인지라, 차량구입에 있어서는 눈탱이가 존재하는듯 ㅎㅎ;;;



2. 자동차세
그리고 세금!  견적서를 받은 시기가 6월이었기에 6월분부터 세금을 낸다는 전제로 견적서가 작성되어 있었다.
차량인도는 7월이므로, 1개월분은 돌려받아야 한다.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딜러는 별로 신경써주지 않는 모양이었다^^ (8월 23일 가필: 이후 당연히 돌려받기로 되었으나, 인도일에 6월로 잘못 표시한거지 7월분부터 계산한 게 맞는 걸로 결론이 났다. 6월 문의 했을 때부터 7월 인도를 생각해두었을 수도 있다. )

 

그리고 7월 말에 인도를 받는 바람에 7월분 보험료에 한해서 후쿠오카(인사이트)와 미에(베젤)에 이중으로 납부하게 되었다. 요건 차량 등록일을 잘 정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것도 내가 생각했어야 되는건가보다. 딜러님 이런 거도 알려주시지 좀^^ (8월 23일 가필: 이건 빼도박도 못하고 미스^^)

견적서 중 세금・보험료. 일본은 하이브리드가 일반화되어서, 차급을 cc로 계산하는 게 무의미하다. 따라서 중량세(重量税)라고 차 무게에 따라 과세되는 세금이 존재한다. 차검 기간이 남아 있으면 내지 않아도 되고, 새로 차검을 하게 되면 내게 되어 있다. 나는 새로 차검을 하는 차라 내게 되었다^^

 

3. 자동차 보험

보험사에 연락해서 차량 변경을 신청하였다. 인터넷 보험이라 그런지 정말 손쉽더라.

그리고 차가 더 괜찮아져서 그런지, 연도초에 한번에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오히려 돌려받게 되었다.

차량마다 차량, 대인, 대물, 상해로 각각 점수를 내서, 점수가 높을 수록 보험료가 높게 책정된다고 한다.

이건 좀 신기했다. 

 

 

1,400엔 환불 받는다는 설명. 그러고보니 언제 어떻게 돌려받는거지? 8월 23일 현재, 아직까지 입금되거나 한 건 없었다. 결국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4. 결론
제조사 인증 딜러라고 해서 좀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은 딜러보다 나은 건 확실한 거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세심하게 챙겨주는 건 아니었다. 

결국엔 자신이 해야 되는데, 인생이 바빠지면 바빠질수록 이런 디테일에서 놓치게 될 것 같다.
세금은 보통 물건의 급에 따라 %로 붙게 되어 있으니, 비싼 물건을 사면 살수록 놓쳤을 때 손해가 크게 될 것 같다.

 

해결방법이 딱히 있는 건 아니고, 결국엔 견적서를 여기저기서 많이 받아 보고,
비교해보고, 크게 차이나는 비용에 대해서 의심을 갖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 부분이 해당 딜러, 매장이 이득을 남기는 부분이라는 것일테니까.

그리고 해당 딜러나 매장의 의도를 무조건 악의로 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원래 그런 방침인걸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가격 인하 요소가 반영된 가격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베젤의 경우, 제비용은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다른 물건과 비교해서 총액에서 메리트를 느꼈잖아?
그럼 괜찮은 거 아냐?😏😏

 

좋은 차를 사게 되었을 때 차 그 자체의 메리트 이외의 메리트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의외로 보험료에 있어서 메리트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출 때에도 그랬지만, 사려는 물건 그 자체가 일종의 담보가 되기 때문에 값어치 있는 물건을 살 수록 얻는 메리트가 있었다. 보험료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즉, 돈을 많이 쓰게 되긴 하지만, 반드시 "소비=증발"이 아니라, 물건에 따라 "소비=돈과 물건 가치의 교환"의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 그리고 돈과 바꾼 물건의 가치는 내게 귀속되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하나 사면서 참 많이 배운다....학계에 너무 오래 있었나벼.

3차조사 (5월~6월 중 상시) - 중고차 조사

신차 조사(링크)의 결과로 가장 도움이 된 점은,
신차에 대해서 알게 된 점 보다는 중고차 구매의 특징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점에 대해서 깨달았다.
- 전 차주가 설치한 자잘한 옵션의 가치
- 같은 차종의 경우, 각 중고차 물건 별 옵션의 차이가 가져 오는 메리트
- 세세한 옵션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중고차 구매의 편리함
- 반면, 세세한 옵션을 고려하는 것 자체가 재미인 경우, 중고차 구매는 시시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저번 신차 조사에서도 남겼듯 (링크),
나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취향, 목적, 철학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자동차에 대한 욕심히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 (편하게, 안전하게, 조용히 이동 가능하면 됨)
- 내 취향은 혼다 차에 적합하다는 점 (주행성능, 디자인, 안전성, 옵션, 크기, 가격, 인사이트를 통해 쌓은 신뢰감 등)
- 내게 있어 타인들에게 나와 나의 자동차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점 (크기, 디자인, 깨끗함 등)
- 아리야 시승 후, 언젠가 전기차 시대가 오겠다 싶었다는 점


특히 전기차에 대해선 안전문제상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앞으로 반드시 전기차의 시대가 온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래서 중고차로 가더라도,
차검을 기준으로 2년 혹은 4년 뒤에 혼다가 소니와 손잡고 새로 개발할 전기차 (링크)로 교체하자고 마음 먹었다.
확신은 들지 않지만, 그때까지도 혼다 차를 타고 있으면 그나마 유리한 조건으로 가능할까 싶어서(딜러 매입 등),
요번에도 혼다 차로 바꾸자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신차 조사에서 가장 인상이 좋았던 차가 베젤이었기에 구형 베젤 위주로 알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수많은 차량 견적서를 떼고 뗀 뒤, 2022년 6월 9일 현재, 겨우겨우 찾은 후보는 바로 요 하얀색 베젤이었다!
밤 12시 정도에 문의 메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딜러분께서 바로바로 답장을 주셔서 놀랐었다.


그 다음 날인, 2022년 6월 10일, 후다닥 매장에 가서, 상담도 받고 시승도 해봤다.
딜러분 사진 실력이 좀 떨어져서 몰랐는데 실물이 훨씬 예쁘게 느껴졌다.

영상(링크)

이렇게 생긴 차였다. 차량을 보러 가기 직전에 세차를 해주신 상태라 겉보기에 매우 깔끔하였다.
인사이트와 투샷. 인사이트에 비해서 약간 더 높고 넓었다. 신기하게 운전석, 트렁크 넓이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최종 견적서. 2022년 6월 10일 이후에도 이런 저런 교섭을 했고, 6월 16일 현재 시점의 견적서이다. 차값을 조금 줄이고, 보증기간 1년 추가를 얻어냈다. 차값은 192만엔.


내가 생각한 조건 부합하는 거의 완벽한 차였다!!!
요 차에 이전 글(링크)에 내가 작성했던 기준을 대입해보면 아래와 같았다. (예전에 올린 기준)

이 시점에서 차량 선택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 가격: 신차라면 연봉 이하일 것, 중고차라면 연봉의 1/2 이하일 것 (이 정도로 설정해야 죄책감 없이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 활용: 장거리 운전과 산길운전에 적합할 것, (거대한 한국 친구들을 생각해서) 뒷좌석이 넓을 것
- 안전: 안전사양이 풍부할 것 (긴급정지, 블랙박스 등)
- 디자인: 나의 이미지나 여행지에서 배경과 잘 어울릴 것
- 기간: 위에 제시한 비용, 활용, 안전, 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차검(일본 자동차검사등록제도) 기준, 납차 이후 첫번째 차검(2년 뒤) 혹은 두번째 차검(4년) 이상 탈 수 있을 것
- 그 외 기본적인 조건: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유지비 고려), 해치백 혹은 SUV(활용성 고려)


- 가격: 연봉 1/2 이하였고,
- 활용: RS라는 주행거리 향상 버전으로 장거리 운전과 산길운전에 적합해보였다. 베젤이 그렇듯 뒷좌석도 넓었다! 18인치 휠 채용과 퍼포먼스 덤퍼 채용으로 승차감도 좋다고 한다. (운전까지는 못해봐서 사실 어떤 느낌인지 나도 잘 모른다 ㅎㅎ;;;)
- 안전: 안전사양이 풍부했다 (긴급정지, 블랙박스 등 모두 장착)
- 디자인: 둥글둥글 하면서도 귀엽기도 하고, 정면이나 측면 철판에 죽죽 그어 있는 선이 참 예뻤다. 색도 무난해보였다. 18인치 휠이 멋있어 보였다.
- 기간: 딜러와 합의를 봐서, 원래 1년이었던 무상 수리기간도 2년으로 연장시켜놓았다. 2년뒤 차검도 3만엔을 내고 미리 정산할 수 있었다. 무척이나 저렴한 가격이었다. 차량의 연식(2017년), 주행거리(6.1만km) 등을 고려했을 때, 2년 혹은 4년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 외 기본적인 조건: 유지비가 비교적 적은 하이브리드 차로 연비는 인사이트와 비슷하거나 약간 밑이 예상되었다. 소형 SUV이긴 하지만 해치백인 인사이트보다 약간 더 큰 크기로, 활용성이 높을 것 같았다.

여기에 더해서,
이전 글(링크)에 내가 작성했던 동기 중 대부분을 만족하였다!!
아니, 대부분이 아니라, 모두!!!!!

- 각종 편의옵션에 대한 욕구: 상시 활용 가능한 에어컨(지금 차량은 정차시 엔진이 멈추면 에어컨도 꺼짐ㅠ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차량이용이 잦아지면서 고속도로/국도 탈 일이 많아지고, 시내 정체 상황이 늚), 블루투스(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오디오를 핸들로 컨트롤 하고 싶었음), 애플 카 플레이(아이폰12 미니 화면이 너무 조그마함, 그리고 기본 옵션 네비는 불편해서 못쓰겠음!), 오토 하이빔(일본에선 하이빔 사용이 필수인데, 산길 등 커브가 많은 곳에서 하이빔을 켜고 끄는 게 너무 위험하게 느껴졌음), 조수석 거울 조명(화장 고칠 때 편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이 중 '오토 하이빔', 사실 요 친구에 달려 있어서 오토 하이빔이란 기능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 오토 하이빔 장착을 조건으로 검색하곤 하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드물게 달려 있는 옵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물건에 점수를 더 높게 주었던 것 같다.) 7월1일에 재확인 해보니, 오토 하이빔은 없다고 한다 ㅜㅜ

보증기간, 보증종류를 차량과 같이 구입할 수 있었다. 끼워팔기라면 끼워팔기인데, 한편으로는 메이커가 직접 보증한다니 안심이 되기도 한다.

 

H팩, C팩, M팩이라고, 각각 차체 광택 코팅, 에어컨 등 내부 청소, 배터리 등 소모품 교환을 옵션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것도 어떻게 보면 장사지만, 어떻게 보면 괜찮은 조건인 거 같기도 한, 요상한 느낌이다. 일단 차체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어서 H팩을 구입하기로 했다.


이하, 흰 베젤의 세부 옵션이다.
일본어이기도 하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에어백(エアバッグ:運転席/助手席)이 운전석 및 조수석에만 달려있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타면 사이드에어백도 장착되어 있었다. 딜러 분 실수인가?

그 외에 메리트로,
혼다 인증 중고차 매장
중고차 상태나 무상 수리 기간을 보장 받을 수 있고, 예전에 뭔가 범죄현장에서 장물거래하는 것 같았던 중고차 매장이 아니라, 크고 깔끔한 정비소 같은 곳이었다.

매우 깨끗한 상태
중고차 차량 상태를 보장해주는 업체가 있는데, 그 업체 점수로 4.5점이었다.
실제로 봐도 상태가 매우 좋았다. (만점이 7점=S점)
돌이 튀어 차량에 조그맣게 상처가 나고, 그 부분이 살짝 부식된 느낌이 있긴 했는데,
약간 뒷처리를 하면 나을만한 부분이었다.

차량 상태 증명서. 그밖에 타이어가 각각 2~3mm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점이 좀 걸리긴 했는데,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자잘한 옵션
거기에 평평한 트렁크, 자동 수납 백미러, 시트 히터 등, 기대하지도 않았던 자잘한 옵션도 많았다.

매장이 미에 현내라는 점
후쿠오카 때에도 그랬지만, 매장이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점도 매우 큰 메리트였다.
말할 것도 없이 거리적으로도 메리트였지만, 비용적으로도 메리트가 있었다.
미에 현에서 갈 수 있을 정도 거리인, 오사카, 나고야, 나라, 교토 등에서 견적서를 받아 보면서 처음 알았는데,
다른 지역('부(府)' 혹은 '현(県)')에서 자동차를 사와서 자신이 사는 지역에 등록하려면, 수수료가 두 배정도 더 들었다.
같은 현이라 하더라도 수수료 자체가 2만엔 정도로 적지 않은데, 다른 현이면 무려 4만엔 정도 든다는 이야기였다!! 혼다 차에 대한 신뢰
그리고 13년 된 인사이트가 잘 굴러가는 걸 보며, 혼다 차에 대한 신뢰가 컸다.
아직까지도 '13년 된 차가 이렇게 잘 나가면, 다른 차는 얼마나 잘 나간다는 거지?' 하고 깜짝깜짝 놀란다.

베젤 공장이 미에 현내에 위치
크게 상관있었던 부분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를 탄다는 게, 나름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했다.

요렇게 거의 결정된 듯 보였지만...,
한 대만 더 보기로 했다!

구매를 결정하기 전, 혹시나 해서 다른 차 정보를 알아보는 사이, 지역 내 매장에서 베젤이 한 대 더 올라왔다.
조건은 아래와 같았다.
- 연식은 흰색 RS와 같은 2017년식
- 그레이드는 흰색 RS보다 한단계 낮은 Z
- 색상은 시나몬 브론즈
- 그 외 옵션은 흰색 RS와 거의 동일
- 가격은 흰색 RS보다 10만엔 정도 저렴

심지어 매장 위치가 흰색 RS 매장보다도 가까웠기때문에, 냉큼 물건을 보러 갔다.

생각보다 색이 정말 괜찮았다. 아리야 카탈로그 색과 같았다. 물건이 이 정도로 저렴하게 나온 걸 보면, 어지간히 인기가 없는 색이었구나 싶었다.
17인치 휠. 모모 타이어. 이때 처음 알았는데 이탈리아 브랜드라고 한다. 그 중 17인치 m3면 꽤나 고급형이라는듯! 18인치 RS 휠와 비교하면 별로 멋있어 보이진 않았다. 휠에 별로 취향 같은 게 없었는데, RS 이후로 조금 생긴 것 같다.
후방도 깔끔하니 멋있었다.
운전석 측 도어 사진. 잘 보면 스피커 옆에 조그맣게 메모리 시트가 달려있는 게 보인다. 보통 메모리 시트는 파워 시트와 옵션인데, 즉슨, 이 차는 메모리 시트 + 파워 시트 옵션이 달려 있다는 뜻이 된다. 다만 메모리 시트는 운전석뿐이었다.
최종 견적서. 인증 중고차 매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차값 자체는 저렴한데, 이런 저런 부가비용이 많이 붙는 편이었다. 차값은 185만엔.


색도 직접 보니 괜찮았고, 무엇보다 편의 옵션이 풍부했다. 전좌석 오토 윈도우였고, 매트는 혼다 정품 프리미엄 매트였다. 도어 틀에 LED까지 달려 있더라. 트렁크엔 토노커버에, 트렁크 시트까지 깔려있었다. 타이어도 꽤나 고급이이었고, 거진 새 것이었다. 심지어 주행거리가 2.3만km밖에 되지 않았다!!

차검도 2024년 3월까지(이러면 자동차 등록 시에 내야 되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서 더 저렴함)였고, 지금 타고 있는 인사이트도 10만엔에 사준다고 했음.

결과적으로 175만엔 정도에 구입이 가능했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많이 흔들렸지만, 결국 흰색 베젤RS로 구입을 결정하였다!! 이 또한 여러 이유가 있었다.

- 바싼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본 중고차에 사기가 없다는 믿음하에 RS가 더 비싼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사후보증이 든든하다! 흰색 베젤RS 판매처는 혼다인증중고차 매장이고, 구매 옵션으로 2년간 무상보증, 2년뒤 차검이 포함된다.
- RS특유의 18인치 휠이 멋있고 좋아보였다!
- 블랙박스 포함!
- 흰색이 더 좋았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있었으니,

먼저 자동차 대출 심사였다.
아직 근속연수가 짧은데다 일본 국적도 아니니,
대출 받을 수 있는 은행이나 기관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해외 생활 중에 이런 고비를 하나 하나 넘어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도전해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중고차가 우선이었다.
신차를 살 정도로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일부러 신차부터 알아봤다.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 낡긴 했지만 인사이트가 마냥 못탈 만한 상태인 것도 아니라 차량 교체로 얻을 수 있는 편익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고,
- 신차와 중고차 간, 그리고 메이커 간 비교를 위해 차량의 퀄리티에 대한 감각을 만들어 놓고 싶었다.
- 그리고 중고차에 비해 신차가 무조건 비싼 건 아니었기 신차 또한 실제로 구입 후보에 두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마지막으로 전기차를 체험해보고 싶었다.

이 시점에서 차량 선택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 가격: 신차라면 연봉 이하일 것, 중고차라면 연봉의 1/2 이하일 것 (이 정도로 설정해야 죄책감 없이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 활용: 장거리 운전과 산길운전에 적합할 것, (거대한 한국 친구들을 생각해서) 뒷좌석이 넓을 것
- 안전: 안전사양이 풍부할 것 (긴급정지, 블랙박스 등)
- 디자인: 나의 이미지여행지에서 배경과 잘 어울릴 것
- 기간: 위에 제시한 비용, 활용, 안전, 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차검(일본 자동차검사등록제도) 기준, 납차 이후 첫번째 차검(2년 뒤) 혹은 두번째 차검(4년) 이상 탈 수 있을 것
- 그 외 기본적인 조건: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유지비 고려), 해치백 혹은 SUV(활용성 고려)

차량 선택에 대한 조사는 총 3차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그 중 1차와 2차가 신차에 대한 조사였다.

1차 조사 (4월 3일 일요일) - 아우디
일단 우편으로 초대권(?)을 보내온 아우디부터 찾아보았다.
시승한 모델은 e-tron 55 Quattro이었다.
당시 가장 최신에 가장 좋은 전기차 SUV모델이었는데, 2022년 6월 현재는 잘 모르겠다.

시승 결과, 세상에!! 전혀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차에 대해서도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는데, 딜러분께 가격을 여쭈어보니 무려 1,200만엔이라고 한다.
세상에 내가 1,200만엔 짜리 차에 타보다니!!!
그래도 1년간 충전비는 지원해주시고, 곧 금리 1.99% 프로모션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무슨 원플러스원 행사를 하더라도 못 살 정도로 비싼 차였지만, 다행히도(?) e-tron에 대해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외부 디자인, 실내 디자인, 계기판, 승차감, 편의옵션, 주행성능 등등, 무엇 하나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 백미러가 백미러 영상으로 대체되어 있었는데 엄청나게 보기 불편했다.
- 심지어 1,200만엔!!!

결과적으로 1차 조사 결과, 신차에 대한 욕구가 많이 하락하였다.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으로는 정말 멋잇는 차겠지 싶었다.
계기판이 협소하였고, 네비가 통풍구 밑에 배치되어 있는 점 등, 시에 뒤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핸들 또한, 수갑 같은 부분이 있어서 예뻐보이지는 않았다. 밑이 비어 있어서 손을 올려놓기는 편해보였다.


2차조사 (6월 4일 토요일) - 혼다, 닛산
그 사이 이런 저런 일이 많았고 두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중고차를 포함해서 많은 정보를 얻었고 아우디 시승을 교훈 삼아 비용적으로 감당 가능한 차를 위주로 찾아보기로 했다.
아우디 다음으로는, 일반적인 일본 국산 메이커를 찾아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나 정도 재정 수준이라면, 차량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도 일본 국내 메이커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정적으로 감당 가능한 차량으로,
- 혼다 베젤 e:hev (국내명: HR-V)
- 닛산 노트 오라 를 선정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전기차에 대한 욕심으로,

- 닛산 아리야

를 리스트에 추가하였다.



최근에 일이 바빠서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요 세 가지 차 시승을 하루 일정에 모두 넣었다.
심지어 노트 오라와 아리야는 같은 닛산 차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대리점이 달랐기 때문에,
각각 다른 대리점에서 시승하였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나서 알았는데, 무척이나 힘든 일정이었다.
시승과 상담으로 대리점 당 2~3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이다.
상상했던 것보다 차량 옵션이 생각보다 세세했고, 구매 옵션(각종 할부 옵션)도 매우 다양했다.
신차를 구체적으로 알아본 건 처음이라, 지금까지 몰랐던 점들이었다.
많은 공부가 된 것 같다. 사진을 담을 여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각 차량의 특징만 간단하게 남기자면 아래와 같다.
메모처럼 남기면 나조차도 알아듣기 힘들까봐 외부 디자인, 내부 디자인, 차량 크기, 주행 성능, 편의 옵션, 총평 정도로 나누어보았다. 후보로 올라간 시점에서 '가격', '안전성', '유지비(연비)' , '편의 옵션' 등을 클리어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대한 평가는 생략하였다.

1. 혼다 베젤 e:hev
- 외부 디자인: ★★★★☆
- 내부 디자인: ★★★★★
- 차량 크기: ★★★★☆
- 주행 성능: ★★★★☆
- 총평: 밸런스가 매우 잘 잡힌 차.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소형 SUV로, SUV 치고는 약간 작지만, 일본 운전/주차 환경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소형이지만 뒷좌석 및 트렁크 공간은 왠만한 중/대형 SUV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넓은 점도 큰 장점이었다. 단점으로는,
・장점에서 차량의 전체적으로 '적합한 크기'를 들었으나, 반대로 운전석 공간에는 문제가 많았다.
・차고가 생각보다 낮은지, 오르고 내릴 때 불편했던 점
・탑승 후에도 머리 위 공간이 너무 아슬아슬하게 남는 점
・정숙성이 떨어지는 점(로드노이즈) 등이 있었다.


당시 받은 견적서. 350만엔. 20만엔 정도 할인을 넣어준다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한 가격이다.

2. 닛산 노트 오라
- 외부 디자인: ★★★★☆
- 내부 디자인: ★★★★★
- 차량 크기: ★★★☆☆
- 주행 성능: ★★★★★
- 총평: 밸런스가 매우 잘 잡힌 작은 차. 초고급형 경차.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내부 디자인이나 계기판, 네비 등 실내 디자인이 지금껏 본 일본 차 중에 가장 현대적이었다는 점이다.
・물리 버튼과 터치 버튼(네비 등)을 적절하게 채용해서 사용하기도 매우 편리했다.
・보스 스피커라서 그런지, 지금껏 타본 차 중에 가장 소리가 좋았다. (헤드레스트에도 스피커가 달렸는데, 엄청났다!!)
・쾌적한 주행 성능(닛산 차는 「자동차 엔진(동력/발전 겸용), 전기모터(동력 전용)→바퀴」가 아닌, 「자동차 엔진(발전 전용)→전기 모터(동력 전용)→바퀴」방식을 채용해서 주행성능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소문대로 가속이 빠르고 정숙했다. 정말 쾌적했다.

다만 단점으로는,
・차 자체가 생각보다 매우 작았던 점. 경차보다 한 치수 큰 정도? 뒷좌석과 트렁크는 내 인사이트보다도 좁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 내리는 데에는 베젤보다 나았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지만)
・생각보다 정숙성이 떨어진 점. 로드 노이즈가 상당했다. (이 시점에서 일본 차에 정숙성을 바라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다른 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 할부수수료를 포함하면 400만엔에 달하는데, 이 작은 차에 그 돈을 태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경차와 같은 목적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차인 것 같았다. 3. 닛산 아리야
- 외부 디자인: ★★★★★
- 내부 디자인: ★★★★★
- 차량 크기: ★★★★☆
- 주행 성능: ★★★★★
- 총평: 완벽했지만, 언제 받을지 모르는, 아직 안전하지 못한 차. 장점으로는,
・차로서 완벽하게 느껴졌다. 아우디 e-tron에 비해, 외부 디자인, 실내 디자인, 계기판, 승차감, 편의옵션, 주행성능 등등 모든 부분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차량 크기도 적당했다. 베젤보다 조금 더 크지만, 너무 큰 SUV는 아니었다. 단점으로는,
・배터리 성능이 의심스러운 점 (완충시 400km 정도 주행 가능하다고 했음)
・언제 받을지 모른다는 점
・아직 미에 현내에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대부분 완속충전이라고 들음)
・무엇보다 전기차 안전이 의심스러운 점 (각종 화재 사건 다발)
・마지막에 들은 안전만으로도 후보에서 일단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이 정보를 안 시점에서 전기차 자체를 후보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나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취향, 목적, 철학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간단하게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 자동차에 대한 욕심히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 (편하게, 안전하게, 조용히 이동 가능하면 됨)
- 내 취향은 혼다 차에 적합하다는 점 (주행성능, 디자인, 안전성, 옵션, 크기, 가격, 인사이트를 통해 쌓은 신뢰감 등)
- 내게 있어 타인들에게 나와 나의 자동차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점 (크기, 디자인, 깨끗함 등)
- 아리야 시승 후, 언젠가 전기차 시대가 오겠다 싶었다는 점

그리고 조금 허무할지도 모르지만 신차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역시나 중고차로 넘어가기로 했다.
일단은 신차 중에 가장 괜찮았던 혼다 베젤을 위주로 알아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포스트.
사진과 글은 정말 많이 저장해놨건만 완성해서 공개하기까지 시간이 무척이나 많이 걸리고 있다.
일단은 최근 내 안에서 가장 큰 관심사인 차량 구입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글이 길어질텐데, 여러 글로 나누어서 올리려고 한다.
이번에는 그 시작으로 새로운 차량 구입에 대한 동기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1년전 겨울, 후쿠오카에선 아무래도 차가 필요함을 느꼈던 나는,
출퇴근용(+가끔 여행)으로 가장 저렴한 하이브리드 차를 찾아 헤맸다(링크).
당시 나의 기준은 아래와 같았다.

3-40만엔, 소형차, 하이브리드, (주행거리)10만km 이하, 보증 있음, 매장이 갈만한 거리에 있을 것


당시엔 현재에 집중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 몰랐고,
아닌척 하면서도 내심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컸다.
좋은 차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단순히 유지비가 낮고, 고장나지 않는 차를 고르려는 마음이 컸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 인사이트는 나름 탁월한 선택이었다.

2020년 6월말인 현재, 1년하고도 3개월 동안 2.5만km를 타고도, 큰 고장 한 번 없었고,
평균 연비는 17km/l 정도를 찍어주었다.
(신호 없이 일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아직도 무려 20~23km/l 정도가 나온다!)
출퇴근, 여행, 이사(그것도 후쿠오카에서 미에 현까지!), 그리고 연애까지도!
인사이트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차량 대금 380,000엔 (등록세, 중량세, 책임보험 포함), 자동차세 34,500엔/연 (4월30일 청구), 보험 44,000만엔/연 (일시불), 주차장증명등록 3,800엔, 집 주차장 5,000엔/월, 대학 주차장 15,000엔/연, 합계 482,300엔정도가 될듯하다
출처: https://hanmo.tistory.com/341


그런 의미에서 요 482,300엔은 정말 아깝지 않은 돈이 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보험료가 2만엔 대인데, 저때는 왜 저렇게 많이 나온걸까?)

하지만 1년 후 미에 지역 대학에 임용되어 위치를 옮기게 되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차량 교체에 대한 동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나도 이것저것 생각할 겸 이것저것 이유를 정리해봤는데 아래와 같다.

- 차량에 대한 의존도가 극적으로 높아진 점: 나름 대도시라는 후쿠오카에서도 놀랐지만, 미에 현은 후쿠오카 이상으로 시골이기 때문에 전철이나 대중교통은 기대할 수 없다.
- 여행, 데이트 등으로 장거리 운전, 산길 운전이 많아 진 점: 미에현이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데, 시내 외에는 온통 산인데다가, 데이트로 간사이 갈 일이 많아진 점도 컸다. 간사이 지역과 미에 현 사이에는 크고 높은 산맥이 위치해 있다. 찾아보니 다이코 산맥(台高山脈)이라고 한다.
- 위와 같은 이유로 자연스럽게 보다 높은 안전사양을 원하게 된 점: 에어백이나 긴급정지 기능은 물론, 운전 상황에서 나만 잘못하리라는 법은 없으므로 블랙박스(일본에선 '드라이브레코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 향후 차검 및 자동차 고장에 대한 비용적인 대비: 내년 3월에 차검(일본 자동차검사등록제도) 비용 (7만엔 이상), 곧 차령(車齢) 13년, 주행거리 12만km를 돌파하므로서 생길 갖가지 고장에 들 비용이 아깝게 느껴졌다. '50만엔 짜리 차에 그 비용을 들일 바에야 그 돈을 보태서 아예 차를 바꾸는 게 낫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점은 나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운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논리일 것이다.

위 4가지 정도가 가장 큰 이유였고, 자잘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다.

- 각종 편의옵션에 대한 욕구: 상시 활용 가능한 에어컨(지금 차량은 정차시 엔진이 멈추면 에어컨도 꺼짐ㅠ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차량이용이 잦아지면서 고속도로/국도 탈 일이 많아지고, 시내 정체 상황이 늚), 블루투스(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오디오를 핸들로 컨트롤 하고 싶었음), 애플 카 플레이(아이폰12 미니 화면이 너무 조그마함, 그리고 기본 옵션 네비는 불편해서 못쓰겠음!), 오토 하이빔(일본에선 하이빔 사용이 필수인데, 산길 등 커브가 많은 곳에서 하이빔을 켜고 끄는 게 너무 위험하게 느껴졌음), 조수석 거울 조명(화장 고칠 때 편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 모델로서 더 예쁜 차에 대한 욕구: 나름 사진이 취미인데, 어디 경치 좋은 곳 놀러갔을 때 차 자체가 사진에 예쁘게 나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차는 디자인도 구식이지만 무엇보다도 외관이 낡아서 해서 좀 우중충한 느낌?

큰 고장은 아니었지만, 4월 29일 연휴 첫날에 타이어 펑크로 인한 교체가 있었다. 비용은 4.3만엔 정도. 이때 처음으로 고장 비용에 대한 부담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다.
나름 사진 촬영이 취미. 그 사이 새로 카메라도 샀고 사진에 대한 욕심히 늘어갔던 것 같다.
대학에서 촬영한 석양. 이때 처음으로 차가 지금보다 조금 더 예뻤다면, 하고 바라게 된 것 같다.
와카야마 현, 나치산 세이간토지 여행. 요때도 차가 조금 더 예뻤음 어땠을까? 하고 바랬던 것 같다. 미안해 인사이트...


위와 같은 이유로 2022년 4월 현재, 1년만에 차량 교체를 고려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1년이라는 세월이 금방 흐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새로 들어가게 되는 대학에서 인수인계도 받고,
새로 잡은 방도 보고, 그리고 기분전환도 할 겸 해서,
미에를 찾았다.

물론 새로 가는 대학 회의비로ㅎㅎㅎㅎㅎ💰

출발하는 날. 아침 카페에서 신칸센 표 점검. 티켓이 많고 복잡하다.
하카타역🚄 날씨가 참 좋았다. 앞으로 이곳에 올 기회도 몇 번 없을 것 같다. 저녁 네시 반 쯤 출발했나?
나고야역 도착. 나는 이곳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더 남쪽으로 가야 한다. 하카타역에서 이곳까지 한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고야역에서 저녁. 탄탄면. 가장 먼저 보인 곳에 들어갔을 뿐인데, 우와 정말 맛있었다!!! 고기를 추가해서 가격대는 좀 있었다. 1250엔.
요 친구를 타고 가게 된다. 단 두량짜리 기차!!
기차 내부! 세상에, 내가 일본 사람도 아니건만, 딱봐도 그냥 되게 시골 가는 기차 내부 같다. 한 두 정거장 가고 텅텅 비더니, 어느새 나혼자 남아 있었다. 시골이란^^
츠역. 지역이름도(츠시), 역 이름도(츠역),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명이 단 한 글자인 곳이라고 한다. 시골이지만 나름 역 앞이라도 이런 저런 가게가 많이 있었다. 무려 배스킨라빈스까지도!!
다음날 아침. 일하게 될 대학 그리고 건물. 나름 번쩍번쩍했다. 물론 내부는 엉망진창이었고^^
현직 교수님과 학식. 세상에 이놈의 일본 생협 학식...대학 별로 좀 다르게 해주면 안되나? 나도 내가 일본 국립대학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지는 몰랐지...ㅠㅜ
다음 날 인수인계가 끝나고 바로 새 집에 가보았다. 2층짜리인데 방이 한층에 하나씩, 합계 두개인, 특이한 집이었다. 내부는 넓고 지내기 편할 것 같았다.
동네 지도. 집집마다 이름이 써있었다. 심상치 않은 시골 느낌이었다. 잘 보니 바로 위에 호수가 있는 것 같다. 언제 한 번 뛰면서 한 바퀴 돌아보려고 한다🏃
저녁에는 역 근처 한국식당에 가봤다. 인테리어가 놀라울 정도로 잘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격이 무진장 저렴했다. 술, 음료수 무제한이 1680엔이라고...🍻??
떡볶이. 세상에... 이건 완전 바가지였다😭
돌솥비빔밥. 세상에...고기 대신 햄이 나온다. 맛이야 뭐 고추장 맛이니 그럭저럭 비빔밥 맛이긴 했다.
동네에 새로 생긴 이온몰. 세상에😮, 시내는 텅텅 비었던데, 이놈의 이온몰만 무슨 이세계처럼 번쩍번쩍✨ 가게도 엄청나게 알찼다. 이온몰이 잘 되어있는 건 어느 정도 인구가 되는 시골 도시의 특징인 것 같다.


이렇게 인수인계 첫날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아침. 미에에서 처음 가본 고메다 커피☕️. 큐슈지역에선 키위잼이 지역한정이었는데, 요기 지역에선 모닝으로 귤잼이었다🍊 귤잼…꿀잼!!😂
인구 170만 도시인데, 무려 신문사가 있었다. 이세신문!! 🗞
요거이 미에에서 처음 맛 본 모닝 커피 세트☕ 바구니가 커서 깜짝 놀랐다^^

인수인계 작업은 요기까지.
일 사진은 뭐 촬영할 게 없으니 생략!

그리고 그 다음날인 2월 11일. 나고야에 살고 있는 헬로KT님과 이세(伊勢) 지역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차가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주차장 대기시간이 한시간 반이라나…? 생각해보니 이 날은 일본 건국기념일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간 곳은 이세신궁(伊勢神宮)이라는 곳이었는데,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신을 기리기 위한 신사라고 한다. 아주 가는 날이 초대박 장날이었다. 장날도 이런 장날이 없다😫
이세신궁 근처 상점가. 교토의 니넨자카, 산넨자카, 다자이후의 텐만구 상점가를 평지에 잘 펴낸 느낌이었다. 시간여행 온 것 같았어.
사람들이 무진장 줄 서 있는 이곳은 아카후쿠(赤福)라고, 300년 동안 이 지역에서 팥떡을 팔았다고 한다. 맛이 딱히 궁금하진 않아서 먹진 않았다.🍡
이세신궁 내부. 나름 좀 현대적인 걸로 보아 이세신궁 본 건물은 아닌듯.
그래 요 맛이지. 잘 모르겠지만 요게 이세신궁 본 건물일 것이다. 엄청 원시적으로 나름 예쁘게 잘 지어놨다. KT님 설명에 따르면 옛날 방식이라 기둥이 썪기 쉬워서 20년마다 새로 짓는다고 한다.
이것이 이세 스타벅스. 반가워서라도 한 잔 사먹었다. 일본 전국 여기저기를 다니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타벅스 매니아가 되어 있었다. 나름 일본내 웬만한 유명 스타벅스는 다 가봤다고 자부한다^^
스타벅스 내부. 내부에서 보니 나름 현대적으로 예쁘게 잘 지어놓았다. 코로나 때문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적었지만 그래도 나름 자리를 잘 찾아 앉았다.
이스즈가와 우체국. 세상에 이 동네는 우체국도 이리 생겼다. 편지를 좋아하고 손글씨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체국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다.
우체통과 일하시는 아저씨 한 컷📸 생긴건 특이했지만, 평범한 우체통이었다. 사진 촬영하려고 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했는데 아저씨가 수줍게 웃으며 허락해주신게 포인트 ㅎㅎㅎㅎㅎ
잘 모르는 건물 위에 붕어상. 저렇게 수염을 자세하게 묘사해놓은 녀석은 처음이었다. 왠지 멋있는데? 🎏
이세 여행 후, 나고야역으로. 하카타 역 위에 빌딩 두 개 쌓은 느낌? 나고야 지역 인구빨도 있어서 그런지, 규모가 상당히 컸다🚉
다음 날 아침, 아침에 보는 나고야역은 또 달랐다. 생각해보니 다른 게 당연했다. 어제보다 더 먼 지점에 있었거든 헤헷😋 여튼 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도카이도 신칸센을 우주까지 보내보겠단 뜻이겠지?🚀
오늘은 또 다른 지인을 만나기로 한 날. 요기가 오사카 우메다로 치면 빅맨 모니터 같은 느낌인 곳이라고 한다. 오늘 여섯시, 금시계탑🕰 앞에서 봐!! 같은? 근데 계속 약속 장소를 바꾸더니 결국 다른 데서 봤다^^
점심으로 대만 요리 식사 후,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점심 사진 찍는 걸 잊었다ㅜㅜ 진짜 맛있었는데…
나고야역, 집에 돌아가는 길.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정말 잘 쉬었다. 고민도 많이 했고 교훈도 참 많이 얻었다.
한기연著『서른다섯의 사춘기』. 세상에😮 신칸센 안에서 갑자기 정곡을 찔렸다. 생각해보니, 나, 작년부터, 심지어 지금까지도 완전 공허했다. 그 공허함을 채우려고 참 노력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금세 허망해지곤 했다. 내 페이스를 완전 잃었었다. 친구, 연인을 만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참 고맙다...
키타큐슈역 근처 풍경. 시내 한가운데 뜬금없는 관람차에 저녁 노을, 뜬금없이 너무 예뻤다🎡🎡
하카타역 도착! 역 참 예쁘게 잘 지어놓은 것 같다. 저 보라색 시계 고급진 게 가장 마음에 든다. 허나! 후쿠오카는 하카타 보단 텐진이지! 텐진이 더 걷기 좋은 동네인 것 같다. 내가 후쿠오카에 산다면 텐진 번화가에서 한 커풀 벗긴, 텐진 남쪽 혹은 오오호리 공원 동쪽 어딘가에 살고 싶다.
하카타역에 비치는 한큐. 한큐 백화점을 볼 때마다 간사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가면 모든 게 해결 될 거 같아서. 하지만 아까 책에서 읽었듯, 그건 결국 나 자신이 공허해서 공허함을 채울 무언가를 필요로하는 거였다. 예전에 나 같았으면 공허하지 않았으니, 어딜 가든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었겠지. 간사이든 후쿠오카든 상관없었을 것이다. 나는 일단 내 안의 공허함부터 채워야겠다.
라멘 타이손. 후쿠오카에 있을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맛집을 더 알아두고 싶었다. 하카타역 근처 라멘집 중, 구글맵 사진으로 가장 국물이 진해보이는 집을 골랐다. 역에서 디게 멀었다. 캐리어 끌다 죽는 줄 알았네🤤
가장 고기가 많이 들은 특제 농후 라멘으로 골랐다. 가격은 무려 1000엔.
양과자점 후쿠시마. 라멘집 근처에 있었다. 후식으로 먹으려고 노리고 있다가 찾았다. 가격은 140엔. 보이는 것만큼이나 세상에나 네상에나 맛있었다.
간판 앞에서 시식. 요기 나중에 관광객들 소문나면 장난 없겠는데...?? 냠냠냠😋

마음이 좀 복잡하긴 하다.
아직까지도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지, 일본이라는 나라에 그렇게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얻고 싶은 혹은 도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외국인인데.

하지만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하고, 후회하지 않을 결과를 내가면서, 그때그때 다음 목표를 설정해나가고, 또 완수해나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그때그때 보이는 게 또 있겠지.

그리고 세상이 원래 그텋게 되어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든, 어차피 비슷한 고민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딨겠어. 심지어 목표조차도!

이번에 가게 되는 도시는 평범한 시골, 대학은 평범한 지방대학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그 도시에, 그 대학에 소속된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내가 노력한 만큼, 지금 내가 인정받는 만큼의,
그 이상도 하물며 그 이하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곳인 건 분명하다. 이게 내가 바라던, 허세를 버리고 담백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그런 곳인 건 분명하다. 그런 도시, 그런 대학이기 때문에야 말로, 그 어떤 조건에서보다 내 공허함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정말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특별함을 일상에 갖고 오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되는 곳, 일상 그 자체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곳.

 

내가 한결같을 수 있는 곳.

거리가 거리인 만큼(약 800km), 차로 어떻게 갈지 이동 방법 선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차로 10시간 정도 이동하면 되는 줄로 알고 좌절중이었는데,
이게 웬걸? 섬나라인지라, 섬 사이를 이동하는 훼리가 꽤 잘되어 있었다!🚢

요번에 내가 이용하는 훼리는, 메이몬 타이요 훼리(名門大洋フェリー)!!🚢🚢 (한국어 홈페이지)
무려 일본 내해를 쑥 훑어서 키타큐슈에서 오사카까지를 이어주는 훼리이다.

요래 간다고 한다. 

훼리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여전히 운전을 해야 되서,
후쿠오카에서 키타큐슈까지 1시간 반 정도,
오사카에서 미에현까지 2시간 정도 걸리긴 하지만,
10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고속도로 톨비를 아낄 수 있으며(밑에서 계산해 볼 것임),

배 안에서 1박을 할 수 있기에,
어쩌며 10시간 운전 중 어딘가에서 1박을 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저렴하다.

심지어 차까지 저절로 날라준다는데!! 다른 선택지가 있겠어?😏

먼저, 후쿠오카→미에현 톨비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원래면 톨비만 이 정도. 예상요금(通常料金)에서 ETC(일본 하이패스)요금을 보면 루트에 따라 15,100~16,350엔 정도가 예상된다고 한다. 예상운전시간(通常時間)만도 8시간반~9시간반으로, 상당하다.

그렇다고, 훼리라고 해서 톨비가 안드는 건 또 아니라서,
후쿠오카 집 - 출발 항구(키타큐슈시),
도착항구(오사카시) - 미에까지 톨비를 내기는 해야 한다.
각각, 2,840엔, 2,480엔 정도로, 합하면 5320엔이다.

후쿠오카-출발항구까지의 톨비.
도착항구-미에까지의 톨비


그래서 최종비용 비교!
각각 (A)훼리+육로와 (B)오로지 육로만, 이라고 하였을 때,
(A)의 경우, 훼리 19,110엔+톨비 5320엔+기름값 2,000엔(예상치)으로, 합계 26,430엔.
(B)의 경우, 톨비 16,940엔, 호텔비 6,000엔+기름값 7,000엔(예상치) 정도로 합계 29,940엔,

단순계산으로도 이렇게 이득인데,
그것에 더해서 운전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거 같다!!

그리고 배로 하는 이사라는 게, 나름 설렌다는 장점도 있다.
섬나라 문화체험인걸로 😁

예약차 알아보니 하루에 2편이 있어서,
17시 정각, 19시50분 출발이었고, 각각 새벽 5시반, 아침 8시반 도착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 후쿠오카에서 키타큐슈까지 운전으로 가야되는 시간이 있으니,
19시 50분 출발을 골랐다.

아무래도 후쿠오카에서 출발항구인 신모지코항까지 거리가 좀 되다보니,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19시50분 출발을 골랐다.


그리고 바로 예약!!
더 이상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아서 바로 예약했다.

3월 15일엔 일이 있어서, 다시 후쿠오카에 잠깐 들어오긴 해야 할 거 같은데 그때도 같은 방법을 쓸까 생각중이다.
차를 갖고 왔다갔다 해야 한다면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방법인듯!

그리하여 2월 4일에 결국 예약 완료!!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쉽게 결정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던 게, 바로 요 이사갈 집 구하기였다.

먼저, 오랜 친구 헬로KT🐱의 도움을 받아 기준을 몇 가지 세워보았다.
- 안전: 지진, 해일에 안전할 것 (철근콘크리트건물, 해안에서 멀 것.
미에현은 태평양에 직접 접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았다.
이점은 지금까지 살았던 교토, 후쿠오카와 가장 큰 차이점🌊)
- 넓이: 적당히 넓을 것 (30~40평방미터 정도. 한국집과 다르게 일본집은 너무 춥다.
너무 넓으면 냉난방에 불리하다. 지금 집이 그렇다. 혼자 사는데 3LDK라니😅)
- 위치
- 중심역에서 가까울 것 (츠역(津駅)에서 가까운 곳을 고르고 싶었다.
기분전환할 때, 나고야, 교토, 오사카로 금방 놀러갈 수 있도록!
일본을 대표하는 세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미에현의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 집 주변에 학생들이 적을 것 (학생들 마주치면 어색할 것 같아서🧑👧🙅‍♂️)
- 필수는 아니지만, 관공서, 수퍼, 헬스장, 편의점, 카페 등이 가까웠으면 좋겠다!
(스타벅스는 시내에 세 군데나 있었지만 아쉽게도 집 근처는 아니었다☕)

그 외 조건
- 주차장: 주차장이 있을 것 (지방 소도시에서 차는 필수인 거 같아서! 🚗)
- 인터넷: 인터넷 광케이블이 처음부터 설치되어 있을 것
(후쿠오카 이사오고 인터넷은 당연한 게 아니란걸 깨달았다^^💻)

후보1: 선어스하임 (링크)
태양과 지구의 힘을 모두 받은 것 같은 어마어마한 네이밍 센스!!
집도 깔끔하고, 구조도 마음에 들고, 주차장도 있고, 방세도 저렴한편이었다.
츠역 근처에 있었고, 주변에 이온(초대형할인마트 체인), 메가돈키호테, 코스모스 등,
쇼핑할 곳도 매우매우 많았다.

하지만! 깐깐한 내 기준을 만족시킬 순 없었다🤨
안전면에서 바닷가에서 너무 가까웠고,
비용면에선 초기 비용이 너무 많았다 (238,525엔).
방세도 71,150엔으로, 만만치 않은 비용이었다.

그래서 탈락!🙅‍♂️

집 참 튼튼하게 생겼다. 일본식 바닥이 아닌 이런 서양식 바닥에, 방 하나가 넓~~은 집에 살아보고 싶긴 했었다. 옆에 방으로 빠지는 구조까지, 정말 내가 그리던 그런 구조이긴 하다.
평면도. 집 구조 자체는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조금 아쉽긴하다.

후보2: 에스테이트 오오타니 (링크)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친구는 합격!🙆‍♂️

위치가 내륙이고,
1층이지만 단이 좀 높아서, 지진해일에 안전할 거 같았고,
벌레나 역류 등, 1층의 단점은 어느 정도 커버될 거 같았다.
집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다는 점도 장점!

위치도 마음에 들어서,
일단 도시 메인 역(+상업시설), 대학에 가깝고,
공원, 미술관, 종합문화센터(+도서관), 헬스장, 위에서 언급한 이온, 돈키호테 등등,
시골이긴 하지만 나름 이 도시에서는 꽤나 괜찮은 주택가인 것 같았다.

심지어 초기비용은 88,000엔이다. 방세는 66,050엔💴
게다가 2월 입주로 하고 대신 방세를 무료로 해주 걸로 계약했다.
(아마 계약 갱신 시에는 조금 신경쓰일 수도 있겠지만^^;;)
여튼 요 비용 메리트가 정말 컸다
아낀 돈으로 미래도 준비하구, 사진 같은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었거든!!🗺🏯📷

각각, 일본식 방, 서양식 방. 차이는 바닥. 나름 넓고 쾌적해 보인다. 서양식 방에 모든 가구를 놓으려고 생각중이다.
그리고 광할한 주방을 자랑한다. 주방이 저렇게 클 필요가 있는걸까 싶긴한데, 이제 운명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요리 해보려고 한다^^👨🏻‍🍳🍳
평면도. 방들이 각각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DK와 洋室(서양식방)을 하나처럼 쓸 수 있는 구조면 좋을텐데. 일단 가봐야 알 거 같다. 수납공간이 매우 넓고, 창이 많은 게 특징이라면 특징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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