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아무 목적 없이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가방에 노트북이네 연구자료네 이것저것 싸서 들고 다닌다.
쉬고 싶을 땐, 한적한 스타벅스나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노트북도 하고 연구자료도 보곤 한다.
대학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밖에서 하면 웬지 개방감 같은 게 있다.

그리고 어쩔 때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커피만 홀짝이며 생각에 빠지곤 한다.
요 포스트에는 그럴 때 생각했던 것도 정리할 겸, 최근에 있었던 일에 대해 되짚어 보고자 한다.

집 근처 쇼핑몰에 있는 도시락집. 한국요리 행사 중이었다. 서로 못간지 오래되서 그런지, 이런 작은 동네에도 이런게 가능한가보다. 최근 공항에서도 한국관련 행사가 있었다는데, 한국관련해서 후쿠오카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다…
나카스카와바타 상점가. 중고 카메라를 보러 갔었다. 문득 내 취미가 사진이었던 게 생각나서 요즘 잘 팔리는 바디와 시세를 보러 갔었다. 요 밑으로 이어지는 나카스카와바타-텐진 사진은 다 같은 날 촬영함!
길거리 한가운데에 있는 신사. 저 뒤로 꽤 큰 거 같았다. 후쿠오카도 이런 운치가 있구나. 사실 잘 몰랐다. 난 여기 있는 동안 대체 뭘 한거지?!
이름 모를 강. 이게 나카스카와일까? 교토 카모가와와 다르게 강변에 앉을 수 있는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꽤나 운치 있었다. 처음 본 풍경. 나는 후쿠오카에서 대체 뭘 하고 지낸거지?! 
텐진 크리스마스 마켓. 한창 행사 진행중이었다. 이곳 후쿠오카는 코로나 분위기가 좀 풀려서 그런지, 이제 행사도 무난히 열리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마켓은 뭘 파는 곳일까? 사실 한 번도 못 가봐서 잘 모르겠어...
횡단보도 앞에서 나타난 부산 표시. 상당히 갑작스러웠다. 왜 있는거지?!
텐진 신텐초에 있는, 시계탑. 세상 예쁘다.
케이고 공원. 세상에 텐진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이 있었다. 몰랐어. 여기저기 사람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이고 좋다. 후쿠오카의 좋은 점은, 도심 내에 이런 쉼터가 큼직큼직하게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 아닐까? 요기도 그렇고, 오오호리 공원도 그렇고. 아 맞다, 그리고 이 근처를 걷는데, 눈앞에서 차끼리 뺑소니 사고가 있었다(11월 14일 일요일). 흰색 크라운(사고낸 차)이 쥐색 경차를 뒤에서 받아 사고를 내더니, 세상에 인도 전용 도로 펜스를 차로 받아서 치우고, 그쪽으로 도망갔다. 나중에 우연히 도망간 쪽을 지나게 되었는데 도로표지판도 하나 쓰러져 있더라. 정말 눈앞에서 처음 봤다.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사고 당한 차 운전자 분이 괜찮으신 걸 확인하고, 사고낸 차 번호를 외워서 운전자 분께 알려드렸다. 몸에 문제 없으시길...
한밤 중, 후쿠하쿠데아이바시. 정말 예뻤다. 나만 빼고 크리스마스인가벼. 이 근처 벤치에서 아는 동생과 한잔 했다.
후쿠하쿠데아이바시를 멀리서 찍은 사진. 세상에, 그러고보니 벌써 크리스마스라니 시간 정말 빠르게 간다. 작년 크리스마스엔, 한국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다...
그리고 후배와 찾은 한 야타이(포장마차). 술 참 맛있게 잘 마셨다. 그러나...여기에서 후배가 진탕 취해서 조금 고생했었다ㅠㅜ
그리고 다니기 시작한 헬스장. '난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바뀔 수 없어!'라는 내 고집을 꺾기 위한 첫걸음.


그리고 내가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 반성들.
자조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꼭 지켜나가고 싶은 것들.

- 소중한 사람과의 어긋남에 대해서
누구나 장점과 단점은 있다. 굳이 누군가를 미화해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사이가 멀어진 다음, '이렇게 맞추면 됐겠구나'라는 후회는 아무 소용 없다.
혹여나 내가 그렇게 맞췄더라도, 어긋났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 사람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무언가 끈이 이어져있을 수록,
그 순간의 선택에 대해 매우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것이 무언가를 검증하는 질문이나 반응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이러한 점에 있어 너무너무 어리고 미숙했던 것 같다.
마음은 급하고, 뭐든지 빠른 결론을 내려고 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나는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다시 기회가 오면, 그땐 내가 크게 바뀌어 있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소중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

- 타인의 삶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해서
나는 어쩌면 후쿠오카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근 상심이 커서 외로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후쿠오카에서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한명씩 인사 겸 잡담을 나누러 돌아다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잘 살고 있니?"라는 질문을 했을 때였다.
문득,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내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정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최악인 점은, 그 사람의 삶의 재미와 고통에 공감해주지 못하고 이러한 평가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어제 (11월 15일), 대학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는 "그럼 니가 원하는 삶은 뭔데?"라고 되물어왔다.
세상에, 대답을 못하겠더라. 나 조차 내가 어떻게 살길 바라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타인의 삶을 내 잣대로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나는 타인에게, 그러한 삶의 형태에 대한 나의 불안감을 이야기하곤 했었다.
나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테니 오히려 불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신뢰하고 소중하게 생각한 사람은 어땠을까? 그런 사람일 수록, 나의 말을 귀담아 듣고,
나의 이러한 말이 불편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내가 잘못 살고 있나?'며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로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것이다.

- 내 고집을 꺾기 위한 나의 노력에 대해서
헬스 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오랫동안 누군가가 나에게 운동을 권해도, '이 정도 몸매면...', '너무 바빠서...'라며,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나는 이 고집부터 꺾기로 했다.
나를 일부러 고통스럽게 만들고, 나 자신을 바꾸는 것에 대한 희열을, 나 자신에게 선물 해보기로 했다.
물론 연구 시간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체능력을 높임으로써, 연구 시간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타인의 희노애락에 잘 공감하는 사람이었다.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다망함(多忙함)과 나이를 먼저 운운하는 고집불통이 되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시련을 주고 싶다.
그래서 나 자신을 한번 무너뜨려보고 싶다.
이는 무언가를 다시 쌓아나갈 기회가될 것임에 틀림 없다.

8월 3일엔 그렇게 기다려온 백신 2회차 접종이 있었다 (1회차 6월 30일).
예전처럼 자유롭게 한국에 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2주 격리가 면제된다니 벌써부터 설렌다.

(9월 1일 업데이트: 일본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많이 나온 탓에 격리 면제는 없어졌다고 한다ㅠㅠ)

그밖엔 좀 멍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더워서 그런건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쉽게 피곤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몸은 건강한 거 같은데 이러다 갑자기 훼까닥 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조금 더 젊었을 때와 달리 인생의 무언가가 결정되는 아슬아슬한 곳까지 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이유가 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후쿠오카 공유자전거 Chari. 백신 2회차 접종 때, 하카타 근처에서 일 보고 병원으로 갈 때 요긴하게 썼다. 후쿠오카가 도시는 큰 편인데,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텐진-하카타에 집중되어 있다.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이 있으면 엄청 편하다. 요금 4엔/분. 
백신 접종 후 사진. 그자리에서 약을 저렇게 A4 용지에 스테이플러로 찍어서 처방해주셨다.
각 회차 접종 후, 이런 식으로 a4 용지에 백신 스티커 한장씩을 붙여주신다. 서류이름도 '접종기록서'기도 하니, 이게 일본에 있는 동안은 접종 증명서 같이 쓰이는 걸텐데, 사실 좀 허술하다...
가는 길에 옛날 병원 건물 한 컷. 병원 캠퍼스가 그렇게 넓지 않은데, 이 건물 부지만 해도 엄청나다. 뭔가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겠지?  
그리고 접종 다음날, 후쿠오카시급환진료센터. 우리나라로 치면 응급진료센터인듯? 코로나 검사. 2회차 접종 이후 반나절 정도 누워 있었던 거 말곤 별 다른 부작용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서 혹시 몰라 검사 받아봤다. 검사 방법은 간이. 면봉으로 가볍게 콧속을 긁어주고 끝.
입구에서 저렇게 열을 재고 검사까지 한다. 검사 전엔 안으로 절대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37.5도 이상만 검사를 하게 되어 있는 모양인데, 진료비를 받고자 함인지(?) 이하라도 해준다.
차들이 늘어서 있는데, 접종 결과를 기다리는 차들이다. 일단 검사를 받고 차 안에서 대기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름이 불리면 일단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주변에 고열로 고생하시는 거 같은 분이 많아서 오히려 무서웠다...
결과는 음성. 이 종이만 주고 보내주면 되는 걸, 이상한 상담도 받아야 했다. 열도 안나고 음성 뜬 사람을 왜 진료실에 불렀는지 보니, 아마도...초진료, 진료비 이런 걸 청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절차였는듯. 비용은 진료비+야간진료비 해서 3490엔.
의자에 비치는 파란 하늘@대학. 날씨는 더웠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바깥에 있을만 했다.
올림픽 기간. 시내 주행 중 신호에 걸려서 좌측을 보니, 세상에. 올림픽 같이 응원하자고 써있다. 코로나는 무슨^^
모임에 갔다가 일찍 나와서 카페로. 곧 학회 발표 원고 마감일이었다. 
카페 안은 이런 느낌. 왜 이렇게들 짓다 만 컨셉을 미는 건지 모르겠다. 커피는 맛있었다.
대학 근처라 요즘 자주가는 이발소. 가격이 천엔인데, 금요일엔 무려 200엔을 더 빼준단다. 이거 한국보다 저렴한 거 아냐? 그치만 실력은 딱 가격값 정도^^;
일본은 8월 중순이 추석 연휴인데, 학교 식당은 거의 한 주를 통으로 쉬어버렸다. 규동도 없어서, 간식이나 맥도날드로 때우며 대충 잘 해결했다. 
슬픈 소식. 8월 10일로 학내 로손 편의점 하나가 폐점했다. '세상에, 대학 안에 편의점이 있어? 절대 망할 일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망할 줄이야. 코로나 영향이 참 크긴 크다...
코로나 확진자 고백. 대학 근처에 쇼핑몰이 있는데, 맥도날드가 있어서 자주 간다. 실은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렇게 종이를 붙여주는데 그렇게 나름 열심히 관리하는 척하던 종업원이 걸릴 정도면 이미. 쇼핑몰 전체가 위험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코로나 확진자 고백2. 하나 더 늘었다.
코로나 확진자 고백3. 무서워서 한참 안가다 오랜만에 갔는데 업데이트 되어있었다.
대학 점심시간. 아이폰으로도 빚내림을 어느 정도 담아준다. 

그리고 이번달 먹은 것들,

맥도날드. 하와이안 바베큐 버거. 어디 여행을 못가니 이런 거라도 먹어야지. 세트 720엔 (쿠폰 사용시 690엔). 
주식은 여전히 학식. 우리 대학은 저런 와인 소스류 스테이크와 김치류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기분이 꿀꿀하고 침착하질 못해서 포스트를 남기기로 했다.

처음엔 몰랐는데, 글 쓰는 게 기분 전환에 꽤나 도움이 된다.

얼마나 열심히, 힘들게, 혹은 즐겁게 살았는지 스스로를 칭찬하거나 반성하게 하는 기능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아침에 커피 한 잔. 연구실에 오면 커피 한 잔. UCC에서 나온 인스턴트 드립 커피인데, 간사이 지역이 그리워서라도 자주 마시게 된다. 22엔/봉지.
학식 중 보는 여름풍경1. 시원한 데서 보는 일본 여름 하늘은 정말 예쁜 것 같다. 더운 데서 보면 무슨 지옥 같지만... 
학식 중 보는 여름풍경2. 윗 사진이 2층이고 이게 1층. 하늘이 정말 예쁘다. 코로나가 심해지면 다시 1층이 폐쇄될텐데, 그럼 또 한동안 이 풍경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게 되는 듯. 600엔 (런치 시간에만).
젓가락 두 쌍. 어떻게 보면 정신 넋 빠졌지만, 어떻게 보면 집중력이 좋아졌다. 연구네 뭐네 생각하고 있으면 이렇게 어이 없는 짓을 하기도 한다.
이타샤. 후쿠오카 첫 이타샤인듯. 그때 지금 대학 면접 보러 왔을 때 였던가? 텐진역 지하통로에서 애니메이션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친구들을 본 이후로 오타쿠틱한 걸 오랜만에 본 거 같다.
서예 교실. 무언가에 집중해보고 싶고 또 예전처럼 침착함을 되찾고 싶어서 최근 동네 서예 교실에 다니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렸을 때 배워서 생각이 잘 안나긴 하는데, 서예용어나 필법이 같은 듯 은근히 다르다. 왼쪽이 선생님 글씨, 오른쪽이 내 글씨. 어떻게 해야 저렇게 쓰지?? 세상에...
우미노나카미치 공원. 요즘엔 기분이 많이 회복되서 드라이브를 가기도 한다. 이 친구들은 동글동글 귀여운 식물. SUUMO 닮았다.
한식과 일식의 조합. 아는 동생이 가끔 한식요리를 만들어 주곤 한다. 맛이 웬만한 식당 못지 않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정말 엄청나고 존경스럽다. 
새벽 운동할 때마다 마주치는 고양이. 나한테 도망가려고 점프한 모습. 왜 나만 보면 도망가지? 아무 것도 안했는데. 점프해서 공중에 떠 있는 중인데, 사진으로는 알기 좀 어렵다 ㅎㅎ 
도서관 분실물 코너. 5월에서 7월로 갈수록 물건이 많아지는 게 보인다. 후쿠오카 코로나 상태를 나타내는 것 같다.
도서관 분실물. 잘 보면 예쁜 캐릭터가 있다. 어떻게 보면 여자친구를 놓고 간 거 아닌가?
후쿠오카 어느 스타벅스. 요즘 각 지역 스타벅스에서 지역 특산물로 음료 하나씩을 내놓고 있는데, 후쿠오카에서는 야메차(八女茶)로 만든 녹차프라푸치노를 팔고 있다. 야메차라곤 하지만, 결국 녹차였다. 근데 뭐하러 다른 특산물도 적어놨지? 처음에 정말 명태젓으로 뭐 하나 만든 줄 알았다...
스타벅스. 700엔짜리 기프티콘을 하나 받았는데, 세상에, 700엔까지 음료 하나만 주문 가능하댄다. 돈이 남든 뭐든 상관 없고, 그냥 700엔 상한으로 음료 하나. 700엔에 맞춰서 추천해주시라고 부탁해서 대충 커피 프라푸치노 주문해서 마셨다. 양이 너무 많아서 좀 괴로웠다.  

 

백신 접종 맞은 지는 꽤 됐는데, 기분전환도 할 겸 오랜만에 근황 업데이트.

백신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론 이야기도 없다가,
6월 19일: 대학측에서 모든 교원, 학내 해외출국예정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단 연락
6월 22일: 접종 희망 접수, (급조한 것 같은) Q&A 배포
6월 30일: 접종

갑자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접종일: 6월 29일, 30일 중 하루였다. 나는 30일 15시로 잡혔다. 2회차 일정도 한번에 나왔는데, 단순 계산으로 4주 뒤, 즉 8월 3일이었다.

접종회장: 우리 대학 병원 캠퍼스였다. 회사에서 맞춰주는 분들은 어디 쇼핑몰 같은 데서도 맞는다던데, 대학 병원에서 해준다니 조금 더 믿음이 갔다.

백신 종류: '타케다 모데루나'라고 써있어서 이게 뭔지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알고보니 모더나 백신 얘기였다. '타케다 제약이 수입했나보다. 근데 왜 굳이 이름에?', '모데루나라고 읽는구나. 영언데 왜 '모다-나-'가 아니라 '모데루나'라고 읽는거여?'라며 여러 번 놀란 기억이 있다.


대부분 장소에서 촬영금지라서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지만, 대충 찍은 것만이라도 정리해보았다.

대학 병원 캠퍼스 지하철 역. 부작용이 걱정되서 지하철로 갔다. 세상에 역과 병원이 직결이었다!! 본캠은 어디 유배 보내놓고 병원 캠만 시내 한 가운데서 지하철과 직결이라니. 오사카대학병원 모노레일이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일본에 병원-전철/지하철 직결 케이스가 얼마나 될까?
100주년 강당 내부. 구획을 정해놓고 사람들을 앉히고 순서에 따라 입장했다. 모든 교원을 한번에 맞히다보니 사람 수가 상당했다. 대기 시간도 1시간 정도 걸렸다. 대학에 교원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예진표. 그룹 번호를 불리고 4~50명이 우루루 나가서 한명씩 의사 선생님 면담했다. 구두로만 끝내기 때문에 이 과정은 금방 지났던 것 같다.


요 직후가 접종인데, 접종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역은 대개 사진 촬영이 금지라 담지 못했다.

그냥 담을것도 없이 그냥 평범했다.
넓은 체육관으로 이동→그곳에 칸막이로 방이 대여섯개 정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줄 서서 한명씩 들어감
→주사→15분 대기(아나필락시스 대비)→퇴장

집에 가는 길. 원내에 이국적인 집이 있어서 촬영. 마침 비행기도 한 대 보였다. 공항-시내 거리가 정말 장난 아니게 가깝다. 요 근처에 사는 분들은 불편하지 않을까?


요 담에는 오랜만에 시내까지 간 김에, 안경도 고치고, 한국 치킨도 먹으러.

공차. 세상에 시내엔 공차가 있다. 아쉽게 갈 길이 바빠서 사먹진 못했다ㅠㅜ 다음에 꼭...
안경 체인점 ZOFF. 예~~전에 교토에서 산 안경이 있었는데, 안경대 나사가 쏙 바져서 없어졌다. 혹시나 해서 가져 가봤는데, 친절하게 잘 고쳐주셨다. 층이 여성층이라 남자 혼자서 돌아다닐 수가 없어서 심심했던 기억이 난다.
치킨집 가는 길. 하카타에도 시부야처럼 스크램블이 있었다. 되게 심심하게 생긴.
네네치킨. 조금 가격대가 비쌌지만, 상상 이상으로 한국치킨 맛 그대로였다!! 또 가고 싶다. 근데 앞으로 시내에 갈 일이 있을까?ㅠㅜ 그리고 치킨사진 남기는 걸 잊었다. 세상에 먹는 데만 집중하느라 치킨 사진이 없어...짬뽕도 먹었는데...짬뽕 사진도 없어...ㅠㅜ


<백신 후기>
맞기까지 과정이 조금 복잡하고 길었지, 맞는 과정 그 자체는 평범한 백신 주사와 같았다.
그나저나 내가 알기로 대학 교원이 2천여명 정도 된다.
단 이틀 동안 모든 준비를 마치고, 당일 진행을 맡은 우리 대학 직원 분들,
2천 여명 접종하시고 혹시나 부작용있을까봐 긴장타고 대기하셨을 의료진 분들,
아마 나 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고생하셨을 것이다.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다.

부작용은 없었다. 근육주사라 그런건가? 나중에 팔이 타박상 입은 것처럼 아픈 정도?
살짝 부었었는데, 그조차도 하루 이틀에 다 없어졌다.
부작용 심할지도 모른다고, 대학에서 특별 휴가도 하루 준다고 했었는데 좀 실망스럽다ㅎㅎ;;

<추가>

7월 3일. 한 발 늦게 백신 접종 쿠폰이 도착했다. 단체 접종과 타이밍상 별 차이가 없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이걸로 하면 화이자였을거다. 단체는 모더나, 개인(쿠폰이용)은 화이자라고 들었어서.

6월에도 무엇 하나 나아진 게 없다.

힘든 일상이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규칙적으로 생활하다보니, 몸 하나는 여느때보다 건강해진 것 같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래도 몸이 건강해져서 그런지, 생각도 건강해져가는 거 같다.

결과적으로 좋은 것 같다.

드래곤 초코바. 수요일에는 괜히 한번씩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있다.
예스 치킨. 주말에 할 게 없어서 후쿠오카에서 꽤 유명하다는 치킨집에 갔다. 1층은 한국 수퍼, 2층은 치킨집이었다.
예스 치킨. 한국틱하게 꽤나 잘 만들어놨다. 1층이 수퍼인 건물이라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건물이 꽤 컸다. 치킨집 입구까지 가는 데에도 꽤 걸었다.
예스 치킨 자판기. 자판기에서 식권을 구매하면 된다. 말이 치킨집이지 한식 종류로 안파는 게 거의 없었다.
양념 치킨 반마리. 양도 괜찮고 맛도 괜찮았다. 후쿠오카는 작은 도시지만 한국과 가까워서 그런지, 한국요리 재현율이 괜찮다. 1250엔.
오오호리 공원. 치킨 먹고 기분전환.
오오호리 공원. 나도 보트 노 잘 젓는데...보트 타 본지도 참 오래됐다.
아부라야마 카타에 전망대. 차가 있으니 별의 별 곳에 다갈 수 있다. 앞에 산이 좀 가로막긴 하지만, 교토 요시다산 급 경치를 볼 수 있다. 
대지(大地)의 우동. 후쿠오카에서 꽤나 유명한 우동집인 모양인데, 고맙게도 집 근처. 무려 본점이었다. 630엔. 

 

연구외에도 조금씩 조금씩 일상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생활을 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이제 어느정도 습관이 든 것도 같다.

김치우동. 분명히 돼지고기 김치우동 시켰는디ㅜㅜ 김치는 맛있었다. 550엔.
붕어빵. 비싼 가격만큼이나 알찼다. 170엔.
보리안 치킨. 한국식 치킨을 판다길래 비싼 교통비를 감수하고 시내까지 갔는데 ㅜㅜ. 왕복 940엔…
치킨 대신 먹은 버터미소라멘. 미소라멘에 버터 푼 맛이었다. 맛있다면 맛있고 뻔하다면 뻔한 맛. 교토 생각이 많이 났다. 라쿠라쿠라쿠 가고싶다 ㅜㅜ. 650엔.
원구방루. 낚시하시는 분. 이 동네 살다보면 진짜 낚시 하고 싶게 되는 것 같다.

https://youtu.be/aJYlBcgI6Dg

집앞 인도카레 식당, 포시즌. 꽤 먹을만 했다! 난도 하나 더 무료로 줌. 배불러서 먹진 못했지만. 1390엔.
아타고 신사 야경. 아직도 기분이 울적하면 찾고 있다. 일주일이면 2-3번 정도 가는 듯. 다시 카메라 잡고 싶게 하는 곳.
아타고 신사 입구. 행사가 있었는지 입구에 저렇게 동그랗게 만들어놨다.
향 냄새가 너무 심해서 보니 누가 향으로 무슨 횃불을 만들어놨다. 저런 장난을;; 아님 진짜로 돈을 많이 넣었나?


정신 차리니 벌써 6월이다.
5월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오랜만에 포스트 하나.

후쿠오카로 돌아오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한 게 아예 무의미하진 않았는지,
조금씩 조금씩 연구 성과가 쌓여고 있다.

이제와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싶기도 하지만,
달리 할 일도 없고 열심히 살아보고는 싶어서, 그냥 열심히 하고 있다.

요즘 취미랄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요래 모아 두면 언젠가 웃으며 볼 날이 오겠지?

주말 출근길. 날씨가 참 좋았다.
주말 퇴근길. 어두워서 그런지 보이는 게 별로 없다ㅎㅎ;;
집 주변 공원 산책. 날씨가 참 좋았다.

포스트 대표 사진으로 쓰기도 할 겸, 사진도 몇 장.

멀리서 뛰어오는 아이. 아이들 뛰노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우리 마을에선 어디서든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정말 좋은 거 같아.
방파제에서 낚시하시는 분들. 낚시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나도 낚시나 한 번 배워보고 싶다.
조개 잡으시는 분들. 우리나라 동해쪽 바다라서 그런지 해안가라도 깊이가 장난이 아닌데, 하구는 얕고 사진에서 보이듯 뻘이 형성된다. 요즘엔 오후에 물이 빠지는데, 평일에도 가족 단위로 조개 잡으러 오시는 분들이 참 많았다. 요 사진은 적게 나온 편.


조금 더 잘 먹으면 기분이 나아질까 해서, 요즘엔 주변에 식당을 조금씩 찾아다녀보고 있다.
차를 사면서 생긴 변화이기도 하다.

마키노우동에서 돼지고기김치우동. 세상에, 우동+제육볶음+김치 조합이라니. 근데 김치가 정말 한국맛이다. 제육볶음도 내가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었다! 이 모든 게 백반이 아니라 우동과 함께 나온다는 게 아쉬웠지만, 우동도 나름 맛있게 잘 먹었다. 620엔.
하마카츠에서 히레카츠. 가격대는 좀 있지만 밥, 된장국, 야채가 무제한에, 보리밥을 고를 수도 있다. 맛도 꽤 괜찮은듯. 1,390엔
학식으로 먹은 라멘. 학식이지만 특이해서. 꽤나 먹을만 했다. 우리 대학 학식은 다녀본 일본 대학 중에서 제일 괜찮은 것 같다. 400엔.
학식으로 먹은 돈가스 덮밥. 학식이지만 요것도 다른 식당 가서 먹었기 때문에 특이해서ㅎㅎ. 400엔.
학식으로 먹은 우동. 닭고기에 우엉튀김을 넣은 조금 특수한 우동이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지역특징인지 후쿠오카 우엉이 참 맛있고 저렴한 것 같다. 400엔.

이전에 올린 2021년 4월 이모저모(링크)에 아타고 신사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 동영상을 촬영해본 김에 따로 분리해보았다. 

기분이 싱숭생숭할 때 가서 야경도 보고 책도 읽는 곳이다. 

 

대학~아타고 신사 드라이브+야경 영상. 차로 가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까지 촬영해보았다. 너무 어두워서 그런지 야경이 제대로 안나왔다. 엄청 예뻤는데 힝...운전 건너뛰고 아타고 신사만 보실 분은 26:40 정도부터.


요 밑 사진은 요전에 갔을 때 감상.

4월 11일. 집 근처 아타고 신사(愛宕神社). 후쿠오카 모모치 해변 쪽 야경을 볼 수 있다. 새로 이사간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고, 주차장도 무료. 보고 있기엔 참 예쁜데, 어째 아무 감정도 안든다.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가면 딱 좋아서 요즘 자주 찾는다. 이 큰 도시에 난 어째서 추억 하나 만들지 못한 걸까. 여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기 좋은 곳.
4월 17일. 또 아타고 신사. 그냥 멍하니 후쿠오카 타워를 보고 내려왔다. 아무것도 안하고 오래 있으면 무기력해지는 감이 있어서 오래 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여기가 사실은 일본 3대 아타고 신사고, 교토에 있는 게 가장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상에, 또 교토야. 교토에 있을 땐 몰랐는데, 일본 문화 전체에 대한 교토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교부심 좀 만끽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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