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수요일에 가져간 짐이, 26일 금요일 오늘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다.
어제 무리해서라도 후쿠오카에 들어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원래 누가 살고 있는 집이라 그런지 적적한 것도 없고,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잠은 되게 잘잤다.

알람도 없이 여섯 시에 일어나서 여기저기 청소도 하고 짐 놓을 장소도 마련했다.

거실의 반절과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주방.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내가 살아본 집에서 가장 넓다.

내 방 사진. 이곳이 내 방으로 쓰일 공간. 매트리스는 전에 방을 쓰던 분 것. 창이 북향이다. 그리고 창밖 멀리 학교 건물이 다 보인다.

또 내 방. 다른 한 쪽에 벽장이 있다. 안으로 꽤 깊다.

베란다에서 본 풍경. 안그래도 논밭 밖에 없는 곳인데, 그 와중에 주말농장 같은 곳이 바로 옆에 있다.

현관 문 밖에서 찍은 풍경. 완전 정겹다. 그러고보니 교토에서나 후쿠오카에서나 이삿짐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에 날씨가 좋아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짐이 들어왔다.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2시간 정도? 교토에서도 그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 사람들 정말 일 잘한다;


그리고 이삿짐 센터에 추가금을 내서 대학까지 책 열 몇 박스를 옮겨놓았다. 근데 자리를 직접 보니 좀 후회 중이다. 처음 설명과 달리 대학에 있으면서 연구는 절대 할 수 없을 거 같았다...


내 자리.완전 한 가운데 있어서 집중도 안되고, 여기 있음 없던 일도 계속 생길 듯.

짐정리를 대충 끝마치고, 같이 일할 동료와 함께 점심. 학식이 조금씩 더 저렴해서 놀랐다. 교토대에 200엔대 메인 매뉴는 없었다. 여기 나오지 않았지만 샐러드류도 반값은 싼 듯. 후쿠오카 물가가 교토보다 싸다는 건 들었는데, 학식도 쌀 수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학생들의 군것질을 유도(?). 계산대 바로 옆에 음료수를 두었다. 가격은 보통 자판기 가격의 거의 반 값.

학생들의 군것질을 유도 (2). 아이스크림까지 저렇게 놓았다! 근데 금방 밥 사서 자리로 가는 사람들이 저걸 사갈까? 다시 줄 서서 사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 같기도 하고...뭐, 점심시간만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


바깥에 나와서 집에 가기 전에 한 컷. 이 대학에서 일하게 된다. 학교 참 멋있게 잘 지어놨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 학교 근처는 다 논밭이다.


너무 논밭이라, 정말 농담안하고 윈도우XP 바탕화면 보는 줄 알았다.


그리고 향한 곳은 이토시마시청. 후쿠오카현 최서단에 위치하고 인구 10만이 안된다. 애매하게 후쿠오카시 끄트머리에 사느니, 화끈하게 시골에 살아본다!!고 생가하면 좀 위안이 된다.

이곳에서 전입신고. 특이하게도 시청직원 분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신기해...

전입신고는 끝났고, 건강보험 기다린다. 옆에 준 책자는 외국인용 홍보책자인듯. 표지에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같은 토리이가 하나 보인다. 딱 봐도 되게 새거다ㅎㅎ

모든 절차를 끝마치고 나왔다. 하늘이 왠지 우중충. 스쿠터 백미러에 비친 하늘은 맑다.

집에 가는 길. 뇌산강이라는 특이한 강이 있었다. 수원지가 뇌산이라서 뇌산강인가? 어쨌든 이걸 넣은 이유는, 이번 AMD 라이젠 성능 괜찮으면 컴퓨터 업그레이드나 하려고 한다.

그리고 방에 돌아 와보니 한국 집에서 택배가 와 있었다!!


택배 안에 들어있던 새 지갑. 예전 지갑 잃어버려서 한국에서 하나 사서 보냈다...예전 것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마음에 든다.

저녁밥으로는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라멘집 "젠(膳)". 라멘이 무려 320엔...물가가 싸다싸다 했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거야? 교토에서 먹던 것의 반 값도 안된다!

보니 320엔 짜리 라멘엔 토핑이 별로 없었다. 아마 취향대로 +@로 먹는걸 가정하고 320엔 짜리를 기본 메뉴로 설정한 듯?

오는 길에 쓰레기 봉투를 사왔는데 알고보니 타지 않는 쓰레기용이었다. 교토에선 노란색 봉투가 타는 쓰레기라 여기도 당연히 노란색이 그런 줄......

(2019.7.29)

교토에서 마지막 일정.
오전에는 연구실 일을 하고, 방에 돌아와서 마무리를 한 뒤,
부동산 쪽에서 방 수리에 필요한 견적을 내고, 그리고 나서 후쿠오카로 가는 일정이었다.


이 포스트는 후쿠오카에 들어가야되나 교토에 들어가야 되는지 고민했는데,
고민 끝에 이 포스트부터 후쿠오카 쪽에 넣기로 하였다.

아침에 찾은 카라후네야 커피점. 여기도 참 오랫동안 찾은 곳이다. 많은 추억이 있다.

아침 세트. 양과 맛이 참 괜찮다. 가격은 630엔 정도.

그리고 일하러 향한 학교. 괜시리 대학의 이곳저곳이 평소보다 더 예뻐보여서 여기저기 사진을 촬영했다.

일이 끝나고 지도교수가 식사를 사준다 해서 요시다 캠퍼스로. 저 시계탑 안에 "라 투르 (La Tour)"라고 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곳에서.

코스요리라 모두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이런 식이었다. 큰 접시 한 켠에 감질나게 조금 요리를 주는 게 특징이었다...

식사 후 시계탑 지하에 있는 생협에서 기차표 날짜를 변경하였다. 처음엔 날짜만 변경할 셈이었는데, 알고보니 애시당초 잘못된 날짜로 발급해주셨더라. 변경후 들린 시계탑 지하 카페. ATM에서 돈 찾으려다 한 컷. 비싸서 저 카페를 자주 쓰진 않았지만, 저 자리만은 많이 빌려 썼던 기억이 난다ㅎㅎ

법학부 건물. 날이 좋으면 저기에 앉아서 빵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곤 했다.

부속도서관. 정말 많이 머무른 곳이다. 방과 가깝고 아는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에, 할 일에 마음 편하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털레털레 집에 가는 길. 대학 외벽에서 도마뱀을 보았다. 아니, 이런 게 대학에 살고 있었단 말야?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 정리. 방이 드디어 텅 비었다. 이렇게 넓고 좋은 방이었나 싶어서 조금 놀랐다.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한 건, 부동산에서 방 수리 견적을 내러 온다고 해서였는데, 깨끗하게 잘 썼다며 다행히 아무 것도 청구되지 않았다.

저 불쑥 들어간 공간이 참 유용했다. 덕분에 방을 더 크게 쓸 수 있었다.

냉장고가 있던 주방. 냉장고가 빠지니 정말 넓다.

벽장. 벽장이 정말 큰 게 이 방의 장점이었다. 정말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잡스러운 물건이 들어간 듯.

그리고 이제 슬슬 떠나려니 비가 왔다. 우산도 없고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하였다. 이삿짐 센터 분이 "우산을 다 가져갈까요?"라고 했었는데, 이런 이유였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마지막 짐.비오는 사이에 한 컷. 이삿짐 센터 분들 덕분에 짐이 매우 간소해졌다. 생각해보니 우산이 있었던들 짐 때문에 어차피 쓸 수가 없었을 듯.

어제보다 비구름이 꽤 크다. 비 세기는 비슷했다. 나갈 수 없을 정도로 꽤 강했다.

비가 조금 잦아 들고, 콜택시를 불렀다. 교토, 오사카 지역에 새로 나온 "MOV"라는 앱이었는데, 지금 쓰면 무려 2,000엔 쿠폰을 준단다. 교토가 내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냉큼 쓰기로.

택시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바깥으로. 그리고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한 컷.

택시 안에서. 차창 바깥으로 보이는 게 무슨 주마등처럼 보인다.

5년 간 저 앞에서 신호등을 기다렸다.

햐쿠만벤. 저 맥도날드, 사이제리야도 정말 많이 찾은 곳들이다.

이마데가와 다리. 이 다리를 건너서 미스터 도넛에 가곤 했다.

기사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쿠폰을 써서, 심지어 앱 상에서 계산된다고 하니까, '얘가 왠 헛소리지?'하는 느낌으로 보시더니 여기저기 전화를 거셨다.

무사히 교토역에 도착. 잘보니 택시에 아예 MOV 도장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요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시다니...요금은 830엔. 일본 택시비 생각하면 정말 저렴하게 나온 거다.


곧 출발하는 열차가 있길래 냉큼 탔다. 급하게 먹을 것을 사왔는데 비싸서 깜놀. 이렇게 사고, 천 엔이 넘었다. 승강장 근처에 세븐일레븐이 있을 거라고 착각했었다...

가는 길. 히로시마 야구장. 한창 야구경기가 진행중이었다.


가는 길2. 히로시마 어느 다리. 이곳을 여행했던 것도 추억으로 남아 있다.

가는 길. 도쿠야마에서 어느 공장. 불빛이 번쩍번쩍 한것이 참 예쁘더라. 있을 법한 지명인데 들어보는 건 처음이라 도쿠야마가 어디인지 찾아봤는데, 역시나 정말 작은 도시였다. 신칸센이 들리는 도시 중 가장 작은 도시라고 한다.

​​

혼슈에서 큐슈로 건너기 전 한 컷. 이 이후에는 GPS가 한참 안되서 다음에는 코쿠라에서 잡히더라. 그나저나 이때라도 배터리를 충전했어야 했다. 이때 아슬아슬 할 때까지 써서 그런지 이후 배터리 닳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후쿠오카 지하철에 타서. 바닥이 QR코드처럼 되어 있는 게 특징이었다. 그리고 전혀 읽히지 않는다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었다.

가장 눈에 띈 건 USJ 광고. USJ는 이제 정말 큰 맘 먹고 가야되는 곳이 되었다.

목적지인 하타에 역 도착. 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역이었다.

하타에역 개찰구. 정말 작고 아담한 역이었다.

뭐가 되게 오밀조밀하게 모여서 시끄럽게 하길래 봤더니, 전깃줄 위에 새들이 빼곡히 앉아있었다. 여기 뿐만 아니었다. 다른 곳들도 많았다. 교토에선 카모가와가 있어도 이런 걸 본 적이 없었는데...시모가모 쪽은 이랬을려나?

첫 날 룸메이트와 찾은 "못코리". 일본어로 하면 약간 속어가 아니었던가...?


이름은 좀 그랬을지 몰라도 맛 하나는 정말 좋았다. 가장 맛있었던 니쿠미소히얏코. 차갑게 식힌 두부에 고기쌈장을 얹은 요리이다.

이발소. 가격이 저렴한 것도 놀랍고, 이렇게 휘황찬란한 이발소는 처음이라 또 놀랐다.

편의점에서 물 구입. 같은 브랜드 샘물인데도, 이곳은 아소산의 물이었다. (교토는 오쿠야마의 물이었던가?) 내가 있는 곳이 큐슈란 걸 새삼 깨달았다.

​(2019.7.29)


​후쿠오카 쪽으로 완전히 옮기기에 앞서, 이삿짐을 먼저 나르게 되었다.

이곳에서 5년 지내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방이 텅텅 비어가는 걸 보면서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당일 아침. 트럭이 와 있었다.

작업 중인 방. 점점 텅 비어가는 방을 보고 있자니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 사이 옆에 있는 목욕탕엔 기름 배달차가 왔었다.

기름 배달차와 동시에 내가 버린 대형 쓰레기를 수거하러 트럭이 또 한 대. 이건 뭐, 완전 혼돈...

​​

이삿짐 작업은 의외로 빨리 끝나서 점심 전에 마무리 되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단골 이발소에 들렀다. 5년이나 나의 머리를 책임져 준 정말 고마운 분들.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였다;;

저 큼직큼직한 물방울을 어떻게든 담아내고 싶었다.

길 건너 편에 오토바이 가게가 있는데, 그곳 차양에 다른 학생들과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ㅎㅎㅎ

비구름 지도를 확인해보니, 으아니 어쩜...딱 대학이 위치한 곳 정도에만 비구름이 와있었다.

빗방울이 작아졌을 때 쯤,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확인 한 이삿짐 짐 목록 종이. 꼼꼼하게 일일히 적어준다. 돈값한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오고 있었다. 한때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당분간은 보지 못할 이 풍경...

이제 짐은 딱 이만큼 남았다. 이 짐으로 하루 생활하고 내일 (25일)엔 완전히 후쿠오카로 이동하게 된다.

몇 번 남지 않은 교토에서 먹는 저녁밥으로 미소카츠를 먹으러 먼 길을 갔건만...임시휴업이었다 ㅠㅜ

그래서 학식이나 먹으러 갔다. 미소카츠 집에서 잔뜩 약오르고 와서, 학식에서 먹고 싶은 거 다갖고 와봤다.

(2019.7.29)



오늘의 일정은 TA → 짐정리
간단했다.

교토대학 요시다이즈미도노. 그냥 집이다. 옛날엔 관사였다고 한다. 아마 옛날에는 문부성에서 높은 사람을 파견하는 방식이었을테니,그런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었을 것이다.

뜬금없지만 수영장. 바로 옆에 수영장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교토대 수영장을 한 번도 못 써보고 떠나는 구나 ㅠㅜ

제미 마지막 회였는데, 마지막이라고 교수님이 도시락도 준비해주셨다. 맛있게 잘 먹었다.


제미가 끝나고 학생회관 쪽으로 나왔다. 큐슈대가 무려 꼴등이었다!

후배에게 의자를 주고, 저녁으로 먹은 라멘. 이 라멘만한 라멘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7월 29일 현재까지도!)

라멘집이 연구실 근처라서 마지막으로 자리에 돌아와봤다. 말끔해져 있었다.


집에 와서 화이트보드에 붙여놓은 영화 포스터 뒤에 써있는 걸 발견했다. 짐 정리하다가 드디어 발견한 낙서...지금이라도 천재가 될 수 있으려나?

(2019.7.29)

예전부터 신세진 교수님이 히라카타시 간사이외국어대학에 계신다.
​이메일로만 인사드리려고 했었는데,
한번 꼭 보자고 하셔서 그만...
거리도 거리고, 갔더니 갔더니 수업까지 진행하게 하셔서 하루가 훌쩍 가버렸다.

데마치야나기역(出町柳駅) 가는 길. 저 표지판은 왜 저렇게 누워있지?? 신기해서 ㅎ촬영.

신기해서 촬영 (2).

여차저차해서 히라카타에 도착. 북4 버스정류장에서 직통버스가 있다. 시간은 15 분 정도. 대학 근처에만 살아봐서 이렇게 버스타고 가야되는 대학은 어색하다. 이제 매일 큐슈대로 출근해야 하는데, 이정도는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정문이 엄청났다. 정문 뒤는 넓은 잔디밭 정원이다. 정말 동유럽 갔을 때 본 어디 궁전 같은 느낌. 정원 넓이만 건물 몇 채가 들어갈 정도 되는 듯. 아름답다는 생각과 공간 활용이 아쉽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가운데 정원 좌우로 이렇게 터널 같은 공간이 있다. 잘 보면 스프링쿨러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다. 교토 카와라마치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자주 보던 녀석이다.

대학이 외국어대학이라 그런지, 호텔연습실과,

캐빈 연습실도 있었다!

정말 기내와 똑같이 생겼다. 항공사 광고도 사실 이런 곳에서 촬영하는 거겠지?

카운터도 똑같이 구현되어있다. 정말 연습할 맛 날 듯.

교수님으로부터 지도교수에게도 받아본 적이 없는, 상품권과 편지를 받았다. 일본에 이런 문화가 있는 건지,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주고 싶으셨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히 잘 써야겠다. 그런데 이 다음이 있었다...

이 다음에 뜬금없이 교수님 수업에 들어가서 한 시간 동안 학생들과 영어로 대화했다.
저 상품권은 아마 일당이었던듯^^

수업은 영국문화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외대생이지만 영어로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단다;;
처음에는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길래 쉽게 끝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내게 자기소개+질문을 하게 하셨다.
학생수는 한 50 여 명 됐던 듯. 결국 중간에 수업 시간이 끝나서 다는 못했다.

질문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주로 교토 관광 소개를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2019.7.25)

다른 이삿짐 센터는 연구실에도 한 번 들러서 짐을 실어 준다고 했는데,
결국 쓰기로 한 곳은 더 저렴하지만 그런 서비스가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대학 동생 둘 도움을 받아서 연구실에서 집까지 짐을 날라 왔다.
짐 양이 상당히 많았고,
계약 당시에는 날씨가 이렇게 더워질지 몰랐기에 이렇게 큰 일이 될 지 몰랐다...
(생각해보니 그나마 비가 안 온 게 다행이었다 ㅎㅎ)

두 번은 연구실 카트로 왔다 갔다 하고,
마지막 한 번은 결국 택시의 힘을 빌렸다.
일단 카트로 큰 길가 까지 나가서 택시를 잡고 상자를 실었는데,
연구실에 카트를 두고 올 때까지 미터기를 안 누르시고 기다려주셨다.
MK택시 아저씨 감사...
(생각해보니, 카트를 두고 와서 택시를 잡았으면 될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더워서 일단 잡고 보자는 생각 밖에...)

후쿠오카에 갈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진행되는 만큼 기분이 좋은 한 편,
정든 교토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서글퍼지기도 하다.
그만큼 추억이 많이 서려있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연구실에서 방까지 날랐다. 거리는 1킬로 정도 였던 것 같다.

​​

도중에 이상한 도마뱀을 봤다. 보통은 단색에 칙칙한 색이 주류였던 것 같은데, 요 녀석은 에메랄드 빛깔에 반사되는 것도 너무 예뻐서 신기했다.

이렇게 열 박스. 들어있는 게 무거워서 그런지 밑으로 갈 수록 박스가 찌그러져있더라. 수요일까지만 문제 없이 잘 있어 주었음...

다 나르고, 동생들과 피자 시켜 먹었다. 고려 갈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

그 후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서 자잘한 연구자료와 서류를 정리 했다. 그 사이 이런 것도 나왔다. 석사 시절 연구실 제미를 운영하는데 썼던 종이가 나왔다. 뭔가 작은 실수라도 할까봐 저렇게 꼼꼼히 정리하고 하나 하나 체크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나마 그것조차 도중부터는 하지 않았지만 ㅎㅎ

연구실 책상 정리 중 한 컷. 나름 5년 째 쓴 자리이다. 조금씩 처음에 왔을 때 그 상태가 되어 가는 걸 보니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다.

쓸만한 물건은 따로 정리해서 다른 동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두었다.

완전히 정리된 자리. 책장, 쓰레기통, 선풍기는 다음에 내 자리를 쓸 동료에게 주고 싶었다. 통로가 좁아서 바깥으로 왔다갔다 하기 불편하니 책장과 쓰레기통이 필요하고, 창가 자리라 더워서 선풍기가 참 유용하다.

집에 가려니 동료가 선물을 하나 주었다. 시가현 히코네 출신이신 분인데, 그곳 커피라고 한다.

내용물. 고양이 일러스트가 참 마음에 든다. 주인이나 주인 자녀가 그린 느낌이다 ㅎㅎ

(2019.7.21)

이렇게 미리 박스를 보내주고 포장은 내가 직접 하는 시스템이었다.
대신 해주는 요금제도 있었지만, 비쌀 것이 당연하기에 요금조차 참아 입에 담지 못하였다...

이걸로 집 안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연구실 짐은 21일에 대학 동생들과 함께 가지러 가려고 한다. (그리고 무사히 잘 다녀왔다)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정확하게 개수를 세고 놓고 가셨다. 심지어 테이프에는 전부 다른 번호가 적혀있더라. 재고 관리가 정말 확실한 듯.

화선지 같은 종이를 잔뜩 놓고 가셨는데, 이건 어디에 쓰는 건 지 잘 모르겠다. 아마 그릇 포장? 일단 그릇은 나중에 쌀 예정이라서 짐 밑에 까는 용도로 사용 중이다. 왠지 비가 올 거 같아서 더 조심하려고.

이건 왜 찍었지?

(2019.7.21)

7월 16일 화요일.
글이 많아져서 이제 날짜를 기록해 나가려고 한다.

벌써 4-5년 전인 것 같다.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선배를 만나러 오사카에 다녀왔다.
니시우메다 쪽으로 나갔었는데, 우메다의 깊이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큰 도시다, 오사카.​

운치 있던 교토 시내. 버스에 타자마자 비가 많이 내렸다.

알고보니 기온 마쯔리가 한창이었다. 사진은 가라스마 길에 길게 늘어선 야타이. 항상 보면 사먹고 싶어지긴 하는데, 사먹어서 만족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비가 많이 와서 버스 앞창문에 물방울이 많이 맺혔다. 이것도 운치있었다. 교토를 떠나려고 하니 별 게 다 새삼스럽게 운치 있게 느껴진다.

교토역에는 기온마쯔리에 대해 설명해놓은 공간이 있었다.

니시우메다에 있는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선배가 좋은 걸 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자리가 없어서 결국 다른 곳에 갔었다...

자리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나오는 길. 비가 개인 하늘 (나중에 들어보니 오사카 쪽엔 비가 안왔다고 한다) 과 간판 불빛, 택시 후미등의 조화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스테이크는 사주고 싶었는지, 결국 다른 스테이크 집에 찾아 들어갔다. 旨んまーいステーキ 大阪駅前第三ビル店이란 곳이었다. 다른 곳도 많은데 왜 굳이 여기로 했냐니, 그냥 했단다.


(2019.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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