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엔 그렇게 기다려온 백신 2회차 접종이 있었다 (1회차 6월 30일).
예전처럼 자유롭게 한국에 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2주 격리가 면제된다니 벌써부터 설렌다.

(9월 1일 업데이트: 일본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많이 나온 탓에 격리 면제는 없어졌다고 한다ㅠㅠ)

그밖엔 좀 멍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더워서 그런건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쉽게 피곤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몸은 건강한 거 같은데 이러다 갑자기 훼까닥 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조금 더 젊었을 때와 달리 인생의 무언가가 결정되는 아슬아슬한 곳까지 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이유가 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후쿠오카 공유자전거 Chari. 백신 2회차 접종 때, 하카타 근처에서 일 보고 병원으로 갈 때 요긴하게 썼다. 후쿠오카가 도시는 큰 편인데,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텐진-하카타에 집중되어 있다.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이 있으면 엄청 편하다. 요금 4엔/분. 
백신 접종 후 사진. 그자리에서 약을 저렇게 A4 용지에 스테이플러로 찍어서 처방해주셨다.
각 회차 접종 후, 이런 식으로 a4 용지에 백신 스티커 한장씩을 붙여주신다. 서류이름도 '접종기록서'기도 하니, 이게 일본에 있는 동안은 접종 증명서 같이 쓰이는 걸텐데, 사실 좀 허술하다...
가는 길에 옛날 병원 건물 한 컷. 병원 캠퍼스가 그렇게 넓지 않은데, 이 건물 부지만 해도 엄청나다. 뭔가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겠지?  
그리고 접종 다음날, 후쿠오카시급환진료센터. 우리나라로 치면 응급진료센터인듯? 코로나 검사. 2회차 접종 이후 반나절 정도 누워 있었던 거 말곤 별 다른 부작용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서 혹시 몰라 검사 받아봤다. 검사 방법은 간이. 면봉으로 가볍게 콧속을 긁어주고 끝.
입구에서 저렇게 열을 재고 검사까지 한다. 검사 전엔 안으로 절대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37.5도 이상만 검사를 하게 되어 있는 모양인데, 진료비를 받고자 함인지(?) 이하라도 해준다.
차들이 늘어서 있는데, 접종 결과를 기다리는 차들이다. 일단 검사를 받고 차 안에서 대기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름이 불리면 일단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주변에 고열로 고생하시는 거 같은 분이 많아서 오히려 무서웠다...
결과는 음성. 이 종이만 주고 보내주면 되는 걸, 이상한 상담도 받아야 했다. 열도 안나고 음성 뜬 사람을 왜 진료실에 불렀는지 보니, 아마도...초진료, 진료비 이런 걸 청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절차였는듯. 비용은 진료비+야간진료비 해서 3490엔.
의자에 비치는 파란 하늘@대학. 날씨는 더웠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바깥에 있을만 했다.
올림픽 기간. 시내 주행 중 신호에 걸려서 좌측을 보니, 세상에. 올림픽 같이 응원하자고 써있다. 코로나는 무슨^^
모임에 갔다가 일찍 나와서 카페로. 곧 학회 발표 원고 마감일이었다. 
카페 안은 이런 느낌. 왜 이렇게들 짓다 만 컨셉을 미는 건지 모르겠다. 커피는 맛있었다.
대학 근처라 요즘 자주가는 이발소. 가격이 천엔인데, 금요일엔 무려 200엔을 더 빼준단다. 이거 한국보다 저렴한 거 아냐? 그치만 실력은 딱 가격값 정도^^;
일본은 8월 중순이 추석 연휴인데, 학교 식당은 거의 한 주를 통으로 쉬어버렸다. 규동도 없어서, 간식이나 맥도날드로 때우며 대충 잘 해결했다. 
슬픈 소식. 8월 10일로 학내 로손 편의점 하나가 폐점했다. '세상에, 대학 안에 편의점이 있어? 절대 망할 일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망할 줄이야. 코로나 영향이 참 크긴 크다...
코로나 확진자 고백. 대학 근처에 쇼핑몰이 있는데, 맥도날드가 있어서 자주 간다. 실은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렇게 종이를 붙여주는데 그렇게 나름 열심히 관리하는 척하던 종업원이 걸릴 정도면 이미. 쇼핑몰 전체가 위험하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코로나 확진자 고백2. 하나 더 늘었다.
코로나 확진자 고백3. 무서워서 한참 안가다 오랜만에 갔는데 업데이트 되어있었다.
대학 점심시간. 아이폰으로도 빚내림을 어느 정도 담아준다. 

그리고 이번달 먹은 것들,

맥도날드. 하와이안 바베큐 버거. 어디 여행을 못가니 이런 거라도 먹어야지. 세트 720엔 (쿠폰 사용시 690엔). 
주식은 여전히 학식. 우리 대학은 저런 와인 소스류 스테이크와 김치류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일상에서 대학이 없어졌다. 일본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우리 대학 거의 모든 교직원들은 4월 9일부터 5월 6일까지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나 또한 그러고 있기 때문. 그런 와중에 저번주 수요일(15일)에는 일이 있어서 대학에 다녀왔는데, 그때 찍은 사진을 포함해서 요즘 일상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저번주 수요일(15일)에 대학에서 촬영한 사진.
코로나 이전보다야 당연히 한산해졌지만, 캠퍼스에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와야하는 교직원, 학생 분들이 꽤 계시는 것 같다. 일본은 4월 학기라 신입생들과 부활동 모집하는 선배 학생들으로 붐볐어야 할 시기인데, 그래서 더 적적하게 느껴졌다.

 

대학 가는 시내 버스. 평소라면 사람으로 가득 찼을 시간인데, 텅텅비었다.
시내버스 운전석 뒷자리. 기사 아저씨를 보호하기 위해서 못 앉게 되어 있었다.
학생 식당. 자리를 지그재그로 배치하고 자리 간격이 매우 넓어졌다.
학내 로손 편의점. 아예 비닐로 매대를 격리시켜놨다.

 

 

여기서부터는 일상 사진. 그 중에서도 자주 가는 수퍼 사진. 일주일이면 3번 정도 가는데, 아직 물가 변동은 없는 듯하다. 후쿠오카에 와서 가장 만족하는 건 저렴한 물가와 식료품 질이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정말 못버텼을 것 같다.

 

수퍼 영업시간 안내. 평소보다 2-3 시간 짧아졌다. 일주일에 2-3번 가는 듯.
수북히 쌓여있는 화장지. 세상에 왜 화장지들을 그렇게 못 사서 안달이었던걸까?
상추 78엔. 후쿠오카 물가가 정말 저렴하다. 일주일에 상추만 5-6봉 먹는 듯.
딸기가 398엔. 싸다. 여기가 원래 딸기가 싸단다. 딸기만 일주일에 3-4팩 먹는 듯.
양파 1개 60엔. 양파가 참 실하다. 가격도 저렴하다.

 

여기서부터는 달리거나 산책하는 코스 사진. 일주일이면 2-3번 정도 다녀오는 것 같다. 4-5킬로 정도 되는데, 뛰면 20분, 걸으면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 통근 할 때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저녁에 돌아와서 해지기 전에 급하게 달리곤 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좀 있어서 자주 나간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곳은 별도로 자가격리 안해도 절로 자가격리 되는 지역이다.

 

동네 시골길 북쪽. 정말 보리 말곤 아무 것도 없다. 하우스가 간간히 보이는 정도.
동네 시골길 서쪽. 저 산 뒤엔 바다가 있고 바다를 건너면 우리나라가 있다.
코스 반환점 돌 때 항상 만나는 개. 항상 만나는데 항상 짖는다. 되게 특이하게 생겼다.
보리. 보리가 아직 덜 익었다. 바람이 불면 보리가 파도처럼 출렁이는데, 참 예쁘다.
정미공장. 이 동네는 동네에 정미공장을 하나 두고 같이 쓰는 듯.
트럭. 대우 라보 정도 되는 트럭인데 집집마다 한대씩 있는 듯. 진짜 왕창 다닌다.

 

여기서부터는 방 사진. 특별할 건 없다. 나름 할일 다하면서 연구직으로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하루 한끼 삼겹살. 하루 한끼는 무조건 삼겹살이다. 학식보다 저렴하다.
딸기. 알차고 맛도 좋다. 저렴하기까지 해. 하루나 이틀에 한팩 씩 먹는다.
내 책상. 마지막 사진이다. 사실 책과 컴퓨터만 있으면 되서 별 거 없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애당초 검사 건수가 너무 적은 탓에, 확진자 수 자체가 적게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요, 실은 그 적은 확진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조금씩 나오는 편입니다. 게다가 30일 오늘 자로, 대학 내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집단 감염 사례는 무려 일본 최초라고 합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집단 감염을 클러스터 감염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파악한 일본 대학 내 감염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3월 17일 큐슈대 1명 (출처)

3월 26일 도쿄대 1명 (출처)

3월 28일 히로시마대 1명 (출처)

3월 30일 교토산업대 13명 (출처), 소카대 1명 (출처)

특징으로는 큐슈대, 히로시마대, 교토산업대 (최초)감염자는 유럽 여행 기록이 있다는 점입니다. 도쿄대, 소카대의 경우에는 동선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 큐슈대는 제가 근무 중인 대학인데요, 놀라운 점은 큐슈대 확진자 분이 증상이 발현되고 처음 병원을 찾은 게 11일인데, 바로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하고 16일이 되서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17일에 확진으로 판명 났다는 점입니다. 무서운 점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일본에서는 실제로 검사를 받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발현되고 확진을 받기 전까지 거의 일주일이 걸린 셈입니다.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자국 언론에서조차 "검사받기 힘들다"고 비판 받는 게 (출처), 아무런 근거가 없는 건 아닌 모양입니다. 물론 '몇 도 이상 고열로 며칠 지속'과 같은 기준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기준이 이상하죠. 해외에 다녀온 분이 고열 증상이 있다면 일단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서운 점 또 하나는 아무런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확진을 받기 까지 일주일 동안 어디를 어떻게 돌아다녔는지를 모르는데, 그 사이 동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진 바 없습니다. 애초에 어느 캠퍼스, 어느 연구실 학생인지, 그곳에 방역 조치는 있었는지 조차 밝혀지지도 않았습니다.

이거 웬지, 앞으로 일이 커지면 커졌지 작아질 것 같진 않은 느낌이 듭니다. 하나하나 막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교토산업대 집단 감염 역학조사 결과, 3월 2일부터 13일까지 유럽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온 학생 중 3명이 최초감염자이며, 그 중 두 명이 연구실모임과 동아리활동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출처: 간사이 텔레비전)


(2020.3.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많은 분들이 고생하시는 지금,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있는 김에, 일본, 특히 제가 있는 대학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1. 일본 정부 및 지자체 대응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대응은 이상하리만치 미적지근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는데요, 바로 올 올림픽 연기입니다. 올림픽 1년 연기가 공식적으로 결정되고 나서(출처), 같은 날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감염 폭발 중대국면"이 될 수 있다는 공식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출처). 이 발표를 전후하여,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미온했던 대응이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도를 기준으로 추가 확진자수는 3월 23일 16명, 24일 17명, 25일 41명, 26일 47명, 27일 40명, 28일 63명 등으로 급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월 22일 추가 확진자 수가 2명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죠. 이러한 변화는 확진자 누적자수 추이 그래프를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첫 확진자가 발견된 1월 24일 (1명) 부터 3월 22일 (2명) 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비해, 3월 23일 16명, 24일 171명, 25일 212명, 26일 259명, 27일 299명, 28일 362명 등으로 점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도쿄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사이트, 2020년 3월 29일 12시 확인)

위에서 말씀드렸듯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27일에 코이케 도지사의 발표가 있었던 것이구요, 28일에는 아베 총리 또한 "장기전을 각오"하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출처). 말 그대로 수일 동안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일본 국내에 위기의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 전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집계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는데요, 아마 수도권 전체, 다른 경제권 (간사이, 추부)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간사이권의 경우에는 현지사로부터, 최악의 경우 28일부터 4월 3일까지 3천 여명 증가를 예측한다는 공식 발표도 있었습니다(출처). 29일 현재 일본 국내 감염자 수가 2605명이니(출처), 이는 사실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일본 대학의 대응 사례(교토대학교, 오사카대학교, 큐슈대학교)

한국 대학에 비하면 최근까지 일본 대학은 꽤 여유가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개강 시기가 4월로 한국보다 늦기 때문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적 느긋했던 태세도 올림픽 연기 결정 전후로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일본 내 모든 대학을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구요, 어느 정도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한국과 같이 정부에서 일괄적인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직 아니라, 각 대학의 대응이 제각각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일본에서는 보통 연구실적이 우수한 국립대학 7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는 편인데요,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는 그러한 7교 중 3교이며, 각각 교토부, 오사카부, 후쿠오카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는 학부생,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2만 명~2만 6천여 명 정도로, 대학의 규모나 예산은 우리나라 서울대 정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강일은 각각,
교토대 4월 8일 (변경없음) (출처)
오사카대 4월 9일 (변경없음) (출처)
큐슈대 4월 8일 → 15일 (일주일 연기) (출처


수업 방식에 대해서는 각각, 

교토대에서는 일부 강의에 대한 온라인 강의 도입을 공식화하였으며, ICT 환경 관련 앙케이트 조사를 진행하는 한 편, 온라인 강의 운영을 담당할 TA를 모집 중에 있습니다.

오사카대에서는 4월 30일까지 모든 강의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지침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상태입니다.

반면, 큐슈대에서는두 대학과는 다르게 아직 구체적인 결정사항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25일에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출처). 다른 지역보다 확진자가 적기 때문에 (29일 현재, 후쿠오카 현내 26명), 아직 적극적이진 않으나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일본 대학의 대응에 대한 분석

일본 대학에 있어 온라인 강의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이미 마련된 상태입니다(출처). 하지만 문제는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상황과 비교하자면, 한국 대학은 비교적 온라인 강의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온 편인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각 권역별 이러닝 지원센터 선정, KOCW (한국형 오픈코스웨어) 사업, K-MOOC (한국형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사업 등이 이루어져 왔으며,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같은 정부기관이 지원을 해왔습니다. 각각은 별개의 사업이지만, 온라인 강의의 도입과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노하우 축적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국가 연구비를 획득하거나 대학이 굳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하지 않는 한, 인프라를 갖출 수가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MOOC 플랫폼에 참여한 대학이나, JMOOC (일본형 대규모온라인공개강좌)에 참가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축적해온 대학 또한 적지 않습니다 (회원교 36교). 또, 국립정보학연구소(NII)를 중심으로 각 대학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출처). 교육 관련 전문기관이 아닌, 국립정보학연구소에서 주도를 하는 점에 의문을 느끼시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요,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통해서 단순히 온라인 강의를 늘리는 게 아니라, 학습 분석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는 기회로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 대학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각 대학의 정보학 관련 연구소에서 담당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었습니다. 

한계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정부의 긍정적인 전망, 4월 학기)로 인하여 한국에 비하면 준비시간이 있었던 것에 비해, 너무 갑작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다른 두 대학 내부 사정까지는 알 수 없으나, 제가 근무 중인 대학을 기준으로, 수업 콘텐츠 제작, 촬영 장비 및 지원 인력 보충은 물론이고, 서버 확충, 필요한 프로그램 라이선스 획득, 교원 연수 및 매뉴얼 제공, 온라인 수업 출석, 평가에 대한 기준안 마련,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 (어쩌면 가장 어려운) 교원 설득 등에 대한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특히 저희 대학은 4학기제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었을 경우를 감안하여, 봄 학기 수업에 대한 커리큘럼, 학사일정 조정이 시급히 필요할 거구요. 또, 어쩌면 이번 일로 수업을 잃는 (혹은 진행을 하지 못하는) 시간강사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될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어떤 블로거 분께서 근무 중이신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시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신 것을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출처). 반면, 아직 일본 대학 전체가 그렇기도 하지만, 근무 중인 대학에서 조차 별 다른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상세하게 전달해드릴 수 없어서 참 아쉽습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저희 대학 내에서 온라인 강의 시험운영 및 앙케이트 조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쉬우나마 이에 대해서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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