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 교통편에 대한 경험은 글 중간에.)

인천공항 해외입국자 특별수송시간표 (2020년 12월 21일 현재).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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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무사히 21일 아시아나 항공(OZ131)을 타고 한국에 귀국했다. 후쿠오카 공항, 인천공항 모두 황량해서 낯설긴 했지만, 참 행복한 하루였다. 세상에,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가는 곳을 1년만에 가게 되다니...

공항역↔국제선터미널 연락버스. 버스에서 타려고 보니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었다. 국제편을 타고 오셨다는 건데, 그러고보니 대중교통은 안되고 연락버스는 이용 가능한건가? 일본의 코로나 정책은 아직도 아리송하다.  
코로나 때문에 항공편이 막히기 전, 불매운동 때문에라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줄긴 했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갈 땐 짐칸이 가득 차서 놓을 자리가 없었던 적이 태반이었다. 자리가 너무 널널해서 가방이 이리 저리 굴러다니길래, 아예 눕혀놨다. 나를 제외하고 같이 탑승한 사람들은 아무도 큰 짐이 없었다. 아마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이리라.
공항 안, 황량한 도착 층. 거의 모든 창구가 문을 닫았고, 그래도 항공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 그런지, 가족, 친구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오늘 항공편 출발 스케줄. 대부분 결항이다. 그러고보니 어차피 결항될 거면서 애초에 왜 예약은 받는 걸까? 나는 결항되지 않는다는 문서를 보고 처음부터 아시아나 OZ131 편을 예약해두었다.
수속 대기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한국 사람처럼 안 보이길래 앞 사람에게 물어보니 캄보디아로 가는 항공편에 환승하기 위해 일단 인천공항에 들리는 모양이었다. 시국이 시국이라 항공편이 하도 적으니 생기는 현상인가보다 했다. 아니면 원래 인천공항에 들렀다 가시는 분들이었을 수도 있고.
공항 탑승장 안. 의외로 거의 모든 면세점, 편의점은 영업중이었다. 
자주 찾던 스타벅스는 역시나 쉬고 있었다. 한창때엔 한달에 한두번을 찾았더니, 점원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이번에도 디카페 주문하시죠?" "한국에 왜 그렇게 자주 가세요?^^"고 물어봐주었었는데. 이곳 스타벅스는 사실, 국내선 스타벅스와 같은 곳으로, 이곳에 직원이 파견되는 방식이었다. 그때 그 직원 분들은 국내선 쪽에 여전히 일하고 계실까?
드디어 탑승!! 이 순간을 위해 1년을 기다렸다.
오늘 탑승할 항공기. 모든 게 1년만에 보는 풍경이다. 신선해!
항공기 안. 여느때와 다를 것 없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저 넓은 공간에 기껏해야 4-5명 정도 탑승했다는 것? 사실 이곳은 머리-날개 부분이고, 사람이 많아 촬영하지는 못하였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꼬리 부분에 탐승하였다. 띄엄띄엄 앉긴 했지만 그래도 4-50명 정도는 되어 보였다.
이륙 직후 받은 안내문. 밑에 "코로나 19 시대에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의견이 있으시면, 제안해주세요!"라고 써있는 게 눈에 띄었다. 하나 제안을 한다면, 항공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다 함께 기내식을 먹기 보다는, 먹는 시간을 승객별로 나누어주었으면 했다. 아니면 처음부터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주면 고마울 뻔 했다. 숙소에 도착하기 까지 인천공항 도착 타이밍에 따라 지역에 따라 반나절 이상 걸리는 사람도 있을 것 같기에. (참고로 나는 코로나 전염이 걱정되서 아예 기내식을 먹지 않았다.)
이륙 직후 받은 건강상태 질문서, 특별검역 신고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 쓸게 참 많았다. 먼저 귀국한 아는 동생이 경고한대로였다.
기내식. 자리가 조금씩 떨어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서 먹지 않았다. 나중에 집에 와서 도시락 처럼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 


공항에 도착.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1시간이면 오는 거리니까. 그런데 1시간이면 오는 한국에 오기까지 1년을 기다리다니, 조금 허무해지기도 했다.

짐 찾는 곳 전광판을 보며 생각보다 항공편이 참 많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공동운항편이었다. 결국 내가 도착한 시간 기준, 5편뿐이었다. 월요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평상시 인천공항 생각하면 정말 적은 숫자다.


이 사이에 수속이 참 많았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공항내 사람이 적고, 동선이 잘 짜여 있어서 순서대로만 하면 간단했다. 주로 쓰라는 거 쓰고, 쓴 거 내고, 가라는 데 가면 됐다. 간단하게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정리 할 수 있다.

1) 자가격리자안전보호 어플리케이션 설치
2) 자가격리 주소지 및 연락처 확인
3) 입국 및 세관 절차 (이건 원래 하는 거니까)

그리고 도착 층으로 나오면,
(여기서부터 해외입국자 교통편에 대한 경험이에요.)

해외 입국자 교통안내 안내판이 있다. 이번에 귀국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데 상상 이상으로 잘 되어있었다.
앞으로 나아가면 이렇게 지역 별로 동선이 나누어져 있다. 서울 외 지역은 좌측으로 가면 다 있었다. 서울 외 지역 중 저기 나와 있는 지역(강원도, 전라북도, 경기도, 인천)은 직통버스가 운영되고, 나머지 지역은 일단 버스로 광명역까지 이동하고, 그곳에서 KTX(해외입국자전용 칸 이용)로 각 지역 최단거리까지 이동한단다. 여튼 나는 전북사람이지만 묵는 건 서울지역이니 우측으로. 


2020년 12월 21일 현재 자세한 버스 시간표는 이곳(링크)을 참조.

서울지역 해외입국자 안내 안내판. 색연필로 정성스럽게 색칠된 화살표가 참 귀여워 보였다.
창구에 가면 자차, 택시, 택시(콜밴), 버스 중 교통편을 고를 수 있고, 버스가 가장 저렴하였다 (1.4만원). 그래서 나는 당연히 버스! 버스 시간표는 이렇게 권역별로 4대가 준비되어 있었고, 하루 4대 씩, 총 16편이 운행중이었다. 도착이 오후 3시 반 정도 여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지만,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각 지역 버스 교통편 시간표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통편을 정하고 나면 잠깐 바깥에 나가 버스 승차권을 구매하게 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사. 공항에는 해외 입국자도 쓸 수 있는 편의점이 있었다! 냉큼 달려가서 삼각김밥, 우엉차 그리고, 
요 베이컨땡초 김밥을 사왔다. 배가 고팠기도 했고 정말 맛있었다!! 먹다가 사래들려서 켁켁 대는데, 혹시나 잡아갈까봐 얼마 긴장되던지...
버스 탑승. 나는 4권역이었는데, 이 시간대에 탑승하는 사람은 나까지 단 3명이었다. 아직 바깥이 밝았다.
버스 안. 자연스럽게 띄엄띄엄 앉았다. 공항버스 자리에 앉아보는 것도 참 오래간만. 감회가 새로웠다.
구청 선별진료소에서 하차. 인수인계자가 나를 인계 받았다.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검사 줄이 정말 길었다. 너무 추워서 벌벌 떠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가을 옷을 입고 있는 건 나뿐이었다.
해외 입국자는 가능한한 일찍 검사를 받게 되어있는 모양이었다. 오늘 받지 못하면 다른 날 여기까지 걸어와야 한다고 하며, 인계 받으신 분께서 검사를 서둘렀다. PCR검사를 난생 처음 받아 봤는데, 세상에 그 막대기를 그렇게 깊숙하게 넣는다고?? 하면서 놀라면서 받았다.
그리고 보건소 차량으로 숙소까지 귀가. 새삼스럽게 우리나라 시스템에 놀랐다. 정말 잘되어 있었고 빈틈이 적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몸도 많이 지쳤지만, 이렇게 안심하고 입국할 수 있고, 또 (음성이라는 가정하에) 한국에 있는 기간 동안 안심하고 친구들이나 가족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지금 힘든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게 많은 분들이 수고 해주신 덕분이었다. 참 감사한 마음 뿐. 
한국에 와서 폰을 켠 후 무슨 알람이 엄청 들어오길래 읽어보고, 이내 놀랐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수시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 세상에! 최근 2주 동안 우리 캠퍼스에만 확진자가 14명이 나왔는데, 정보공유라고는 메일 두 통이 전부였다. 그런데 의문도 있었다. 이렇게 정보가 넘치는데, 시민들이 일일히 확인하며 주의하고 있을까...? 결국 시민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그리고 하나 더 놀란 점. 한국에 오자마자, 플5 당첨. 세상에, 그치만 지금 사도 한달 넘게 못 한다...이게 웬 그림의 떡이여.

올해 3월은 참 따뜻했다. 벚꽃이 조금 빨리 그리고 참 예쁘게 피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있는게 아쉬워서, 이 난리 나기 전에 혼자 여기저기서 찍은 벚꽃 사진을 남겨두고자 한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3월에 푹빠져 전편 감상하고 OST, 브로마이드 다 샀다. 

여기서부터는 학교에서 촬영한 사진. 며칠에 걸쳐서 찍은 사진이라 사진에 따라 벚꽃이 풍성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다.

대학. 3월, 비가 올 땐 제대로 오고 맑을 땐 제대로 맑았었다.
약간 흐린 날 대학. 벚꽃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고기 우동. 벚꽃이랑 아무 상관 없지만 운치 있어서. 뒤에 조금 꽃이 보이긴 한다.
센터 1호관 뒤. 원래라면 게시판 보려는 학생들로 북적였어야 할 곳인데.
또, 센터 1호관 뒤. 조금 더 꽃이 피고 같은 자리에서 다시 찍은 사진.
또 또 센터 1호관 뒤, 사진 찍고 계신 분이 계셨다.
센터 2호관 뒤. 저수지와 동산 같은 곳이 있는데 은근 예쁘다.

여기서부터는 동네에서 찍은 사진.

전철과 벚꽃. 이렇게 밖에서 보는 것보다 저 전철을 타고 있을 때 보이는 게 더 예쁘다.
벚꽃길. 윗사진에서 보이는 왼쪽에 이런 길이 있다. 길이 참 예뻤는데 사람이 적었다.
또 벚꽃과 전철. 왼쪽길로 가면 철길 가까이 갈 수 있길래 괜히 이 구도로 한 컷.
또 또 벚꽃과 전철. 규슈 레일웨이 컴퍼니 라고 담긴 게 좋아서.
안경과 벚꽃. 이렇게 하면 내가 보는 풍경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일상에서 대학이 없어졌다. 일본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우리 대학 거의 모든 교직원들은 4월 9일부터 5월 6일까지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나 또한 그러고 있기 때문. 그런 와중에 저번주 수요일(15일)에는 일이 있어서 대학에 다녀왔는데, 그때 찍은 사진을 포함해서 요즘 일상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저번주 수요일(15일)에 대학에서 촬영한 사진.
코로나 이전보다야 당연히 한산해졌지만, 캠퍼스에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와야하는 교직원, 학생 분들이 꽤 계시는 것 같다. 일본은 4월 학기라 신입생들과 부활동 모집하는 선배 학생들으로 붐볐어야 할 시기인데, 그래서 더 적적하게 느껴졌다.

 

대학 가는 시내 버스. 평소라면 사람으로 가득 찼을 시간인데, 텅텅비었다.
시내버스 운전석 뒷자리. 기사 아저씨를 보호하기 위해서 못 앉게 되어 있었다.
학생 식당. 자리를 지그재그로 배치하고 자리 간격이 매우 넓어졌다.
학내 로손 편의점. 아예 비닐로 매대를 격리시켜놨다.

 

 

여기서부터는 일상 사진. 그 중에서도 자주 가는 수퍼 사진. 일주일이면 3번 정도 가는데, 아직 물가 변동은 없는 듯하다. 후쿠오카에 와서 가장 만족하는 건 저렴한 물가와 식료품 질이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정말 못버텼을 것 같다.

 

수퍼 영업시간 안내. 평소보다 2-3 시간 짧아졌다. 일주일에 2-3번 가는 듯.
수북히 쌓여있는 화장지. 세상에 왜 화장지들을 그렇게 못 사서 안달이었던걸까?
상추 78엔. 후쿠오카 물가가 정말 저렴하다. 일주일에 상추만 5-6봉 먹는 듯.
딸기가 398엔. 싸다. 여기가 원래 딸기가 싸단다. 딸기만 일주일에 3-4팩 먹는 듯.
양파 1개 60엔. 양파가 참 실하다. 가격도 저렴하다.

 

여기서부터는 달리거나 산책하는 코스 사진. 일주일이면 2-3번 정도 다녀오는 것 같다. 4-5킬로 정도 되는데, 뛰면 20분, 걸으면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 통근 할 때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저녁에 돌아와서 해지기 전에 급하게 달리곤 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좀 있어서 자주 나간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곳은 별도로 자가격리 안해도 절로 자가격리 되는 지역이다.

 

동네 시골길 북쪽. 정말 보리 말곤 아무 것도 없다. 하우스가 간간히 보이는 정도.
동네 시골길 서쪽. 저 산 뒤엔 바다가 있고 바다를 건너면 우리나라가 있다.
코스 반환점 돌 때 항상 만나는 개. 항상 만나는데 항상 짖는다. 되게 특이하게 생겼다.
보리. 보리가 아직 덜 익었다. 바람이 불면 보리가 파도처럼 출렁이는데, 참 예쁘다.
정미공장. 이 동네는 동네에 정미공장을 하나 두고 같이 쓰는 듯.
트럭. 대우 라보 정도 되는 트럭인데 집집마다 한대씩 있는 듯. 진짜 왕창 다닌다.

 

여기서부터는 방 사진. 특별할 건 없다. 나름 할일 다하면서 연구직으로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하루 한끼 삼겹살. 하루 한끼는 무조건 삼겹살이다. 학식보다 저렴하다.
딸기. 알차고 맛도 좋다. 저렴하기까지 해. 하루나 이틀에 한팩 씩 먹는다.
내 책상. 마지막 사진이다. 사실 책과 컴퓨터만 있으면 되서 별 거 없다. 

 

 

오늘은 토익시험 날.
교토에 있을 때 후쿠오카 시험으로 예약해놓았다. 
이렇게 나름 게을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험장은 같은 대학 오오하시 캠퍼스.
집에서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여유있게 출발했다.

날씨가 참 좋았다. 멀리 대학이 보인다. "산"학연계("山"學連繋)의 끝을 보는 거 같다.

전철에서 보는 풍경. 바다가 참 예쁘다.

니시테츠 텐진역. 역무원들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인가 보다. 후쿠오카 사람들 야구들 정말 좋아하나 보다.

사철인데도 채색 센스가 JR니시니혼 칸죠센 같은 느낌이다...촌스러워...

고무줄 같은 안전망이 있었다. 약해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별로 없어보였거니와 심지어 처음에 조금 밖에 없었다...이거 정말 의미가 있나?

오오하시역 도착. 하타에역에 비하면 정말 크고 발전되어 있는 곳이었다. 무려 역에 편의점과 맥도날드도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 예술공학부 캠퍼스이다. 어떻게 "예술"과 "공학"을 합칠 생각을 했을까? 왠지 교토섬유공예대학이 생각난다. 영어로 하면 좀 더 알기 쉬운데 전자는 Kyushu Institute of Design이었고,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이다. 결국 각각 예대, 공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슨 공연중이었다. 여기저기 저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처음엔 무슨 공사를 하거나 사고가 있었는 줄 알았다.

시험 보는 건물. 날씨가 참 좋았다.

부속도서관. 캠퍼스 크기에 비해서 그렇게 크진 않았다. 시설도 그럭저럭. 화장실을 빌려쓰고 싶다고 하니 아무것도 안쓰고 들여보내주었다. 교토대에선 생각도 못할...


시간이 휘리릭 지나서 시험 끝. 시험은 대체로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실력이 늘었다기 보다는 모르는 걸 그냥 속편하게 넘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 듯. 리스닝에서 못 들은 게 몇 개 있었고, 문법, 어휘에서 잘 모르는 게 몇 개 있었다. 독해는 대체로 알기 쉬웠으나 시간이 부족할까봐 서둘러 풀은 게 조금 후회된다. 시간은 결국 5분 정도 남았었다.

대학 근처에 있던 미나미구청. 아니 저게 구청이여 아파트여?? 저 아파트 주민들 민원은 그냥 순식간에 해결되겠다 싶었다.

버스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단거리일 경우 무려 100원 짜리 코스도 있었다!! 물가가 싸다고해서 먹을 것만 싼 줄 알았는데 교통비도 더 싼거였다!!

그런데 중간부터 버스비가 마구 오르더니, 결국 비슷해졌다. 교토하고 같은 230엔 내고 내렸다. 내가 탄 곳에서부턴 어림도 없었나 보다.

하카타 버스터미널. 처음엔 니토리를 찾아 들어간 거였는데, 무려 오사카엔 한 군데도 없고 교토에선 없어진 고고카레가 있었다. 이게 몇 년 만이여??

너무 반가워서 당장 찾아가서...

메이저 카레를 시켰다. 가격은 천 엔. 양은 정말 엄청나다. 그 사이 물가도 세금도 올랐을텐데, 2010년 아키하바라에서 먹었을 때와 가격이 같다. 양배추 무제한인 것도 같고. 새우튀김은 하나 줄은 거 같기도 하지만, 여튼 신기하다.

밥을 다 먹고 하카타역을 지나 요도바시카메라로 가던 길. 17시 정각이 되니 저 시계 근처에 있는 것들이 움직이더라. 정각에 딱 맞게 이곳을 지난 게 신기해서 한 컷.

요도바시카메라에 가면 항상 들리는 안마의자.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 전자제품 양판점은 정말 대인배인 거 같다. 500만원이 넘는 고가 안마의자를 누구나 시험해 볼 수 있게 해준다니...이걸로 일정 끝!

(2019.7.30)

24일 수요일에 가져간 짐이, 26일 금요일 오늘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다.
어제 무리해서라도 후쿠오카에 들어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원래 누가 살고 있는 집이라 그런지 적적한 것도 없고,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잠은 되게 잘잤다.

알람도 없이 여섯 시에 일어나서 여기저기 청소도 하고 짐 놓을 장소도 마련했다.

거실의 반절과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주방.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내가 살아본 집에서 가장 넓다.

내 방 사진. 이곳이 내 방으로 쓰일 공간. 매트리스는 전에 방을 쓰던 분 것. 창이 북향이다. 그리고 창밖 멀리 학교 건물이 다 보인다.

또 내 방. 다른 한 쪽에 벽장이 있다. 안으로 꽤 깊다.

베란다에서 본 풍경. 안그래도 논밭 밖에 없는 곳인데, 그 와중에 주말농장 같은 곳이 바로 옆에 있다.

현관 문 밖에서 찍은 풍경. 완전 정겹다. 그러고보니 교토에서나 후쿠오카에서나 이삿짐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에 날씨가 좋아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짐이 들어왔다.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2시간 정도? 교토에서도 그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 사람들 정말 일 잘한다;


그리고 이삿짐 센터에 추가금을 내서 대학까지 책 열 몇 박스를 옮겨놓았다. 근데 자리를 직접 보니 좀 후회 중이다. 처음 설명과 달리 대학에 있으면서 연구는 절대 할 수 없을 거 같았다...


내 자리.완전 한 가운데 있어서 집중도 안되고, 여기 있음 없던 일도 계속 생길 듯.

짐정리를 대충 끝마치고, 같이 일할 동료와 함께 점심. 학식이 조금씩 더 저렴해서 놀랐다. 교토대에 200엔대 메인 매뉴는 없었다. 여기 나오지 않았지만 샐러드류도 반값은 싼 듯. 후쿠오카 물가가 교토보다 싸다는 건 들었는데, 학식도 쌀 수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학생들의 군것질을 유도(?). 계산대 바로 옆에 음료수를 두었다. 가격은 보통 자판기 가격의 거의 반 값.

학생들의 군것질을 유도 (2). 아이스크림까지 저렇게 놓았다! 근데 금방 밥 사서 자리로 가는 사람들이 저걸 사갈까? 다시 줄 서서 사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 같기도 하고...뭐, 점심시간만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


바깥에 나와서 집에 가기 전에 한 컷. 이 대학에서 일하게 된다. 학교 참 멋있게 잘 지어놨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 학교 근처는 다 논밭이다.


너무 논밭이라, 정말 농담안하고 윈도우XP 바탕화면 보는 줄 알았다.


그리고 향한 곳은 이토시마시청. 후쿠오카현 최서단에 위치하고 인구 10만이 안된다. 애매하게 후쿠오카시 끄트머리에 사느니, 화끈하게 시골에 살아본다!!고 생가하면 좀 위안이 된다.

이곳에서 전입신고. 특이하게도 시청직원 분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신기해...

전입신고는 끝났고, 건강보험 기다린다. 옆에 준 책자는 외국인용 홍보책자인듯. 표지에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같은 토리이가 하나 보인다. 딱 봐도 되게 새거다ㅎㅎ

모든 절차를 끝마치고 나왔다. 하늘이 왠지 우중충. 스쿠터 백미러에 비친 하늘은 맑다.

집에 가는 길. 뇌산강이라는 특이한 강이 있었다. 수원지가 뇌산이라서 뇌산강인가? 어쨌든 이걸 넣은 이유는, 이번 AMD 라이젠 성능 괜찮으면 컴퓨터 업그레이드나 하려고 한다.

그리고 방에 돌아 와보니 한국 집에서 택배가 와 있었다!!


택배 안에 들어있던 새 지갑. 예전 지갑 잃어버려서 한국에서 하나 사서 보냈다...예전 것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마음에 든다.

저녁밥으로는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라멘집 "젠(膳)". 라멘이 무려 320엔...물가가 싸다싸다 했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거야? 교토에서 먹던 것의 반 값도 안된다!

보니 320엔 짜리 라멘엔 토핑이 별로 없었다. 아마 취향대로 +@로 먹는걸 가정하고 320엔 짜리를 기본 메뉴로 설정한 듯?

오는 길에 쓰레기 봉투를 사왔는데 알고보니 타지 않는 쓰레기용이었다. 교토에선 노란색 봉투가 타는 쓰레기라 여기도 당연히 노란색이 그런 줄......

(2019.7.29)

​후쿠오카 쪽으로 완전히 옮기기에 앞서, 이삿짐을 먼저 나르게 되었다.

이곳에서 5년 지내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방이 텅텅 비어가는 걸 보면서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당일 아침. 트럭이 와 있었다.

작업 중인 방. 점점 텅 비어가는 방을 보고 있자니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 사이 옆에 있는 목욕탕엔 기름 배달차가 왔었다.

기름 배달차와 동시에 내가 버린 대형 쓰레기를 수거하러 트럭이 또 한 대. 이건 뭐, 완전 혼돈...

​​

이삿짐 작업은 의외로 빨리 끝나서 점심 전에 마무리 되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단골 이발소에 들렀다. 5년이나 나의 머리를 책임져 준 정말 고마운 분들.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였다;;

저 큼직큼직한 물방울을 어떻게든 담아내고 싶었다.

길 건너 편에 오토바이 가게가 있는데, 그곳 차양에 다른 학생들과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ㅎㅎㅎ

비구름 지도를 확인해보니, 으아니 어쩜...딱 대학이 위치한 곳 정도에만 비구름이 와있었다.

빗방울이 작아졌을 때 쯤,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확인 한 이삿짐 짐 목록 종이. 꼼꼼하게 일일히 적어준다. 돈값한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오고 있었다. 한때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당분간은 보지 못할 이 풍경...

이제 짐은 딱 이만큼 남았다. 이 짐으로 하루 생활하고 내일 (25일)엔 완전히 후쿠오카로 이동하게 된다.

몇 번 남지 않은 교토에서 먹는 저녁밥으로 미소카츠를 먹으러 먼 길을 갔건만...임시휴업이었다 ㅠㅜ

그래서 학식이나 먹으러 갔다. 미소카츠 집에서 잔뜩 약오르고 와서, 학식에서 먹고 싶은 거 다갖고 와봤다.

(2019.7.29)



대학의 위치가 참 애매하다.

역 근처는 깔끔하고 번화한 편인데,
가장 가까운 역이 대학에서 버스로 20-30분 거리이고,
대학 주변에는 정말 논밭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운좋게도 대학에 비교적 가까운 몇 가지 좋은 방을 찾았고,
부동산에서 직접 상담을 받고,
가능하면 계약을 하고 오기 위해서
거금을 들여 후쿠오카로 향했다.

그런데 쉽지만은 않았다.
무려 방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일본 부동산이나 관리회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방에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

1. 처음에 되게 좋은 부동산 물건 "AAA"를 발견했는데, 그 물건을 인터넷에 올린 A 부동산은 연대보증인을 요구했다.

2. 그때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연대보증인을 못찾을 거 같아, '연대보증인은 안되서, 필요 없는 물건을 위주로 소개해주시라'고 부탁했었다.

3. 좌절 하던 중, 그 사이 연대보증인 해줄 사람을 찾았다.

4. 한 편, 마음에 들었던 다른 B부동산의 "BBB"라는 물건은 연대보증인만 있으면 되는 물건이었고, 계약 심사를 신청하였다.

5.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대보증인 있음에도 계속 심사에서 탈락하였다. A부동산과 B부동산이 전혀 상관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실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5. 알고보니 "BBB"는 내가 처음에 포기한 A부동산 "AAA"와 같은 물건이었고, A 부동산이 그 물건의 관리회사이기까지 하였다.

6. 그 A 부동산은, '처음에 연대보증인이 없어서 안된다고 한 놈이 왜 다른 부동산 가서 이 물건을 신청하고 있지?' '괘씸하고 이상한 놈이구만!'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반려하였다.

7. 심지어 그 관리회사이기도 한 A 부동산은,무려  내가 "BBB"를 계약하고자 했던 B 부동산 바로 옆에 있었다. 찾아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반드시 연락을 받기로 하였다. 


거참,
지금까지는 무슨 일이 있을 대마다, 좋은 공부가 됐으려니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일은 무엇보다 살 곳에 관계되어 있어서 조금 벅찬 공부였다.

밑은, 이번 여행 중 촬영한 사진.

"수학여행" 무려 신칸센 하나를 다 빌리는 학교가 있었다!! 이렇게까지 단체로 어디 한 군데에 놀러 다녀올 필요가 있나 싶다.

메이노하마 역. 해풍 때문인지 조금 낡아보이지만, 나름 예쁘다.

텐진 근처 게스트하우스. 1박 1500엔. 가격치고는 나름 깔끔했다.

둘째날에는 비가 많이 왔다.

하카타역 주변. 도카이도 신칸센의 종착점이고, 주변에 큰 쇼핑몰이 많은 것에 비해선 별로 붐비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교토가 더 붐볐음 붐볐지.

갤럭시 체험 행사 중이었다. 아이폰이 삽질하고 있는 건지, 갤럭시가 좋아지고 있는 건지, 갤럭시도 상당히 인기 많아졌다.

(2019.6.16)

박사과정 졸업에 앞서 취업이 되어서,
후쿠오카에 있는 한 대학 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런데 예전에 시내 한 가운데 좋은 곳에 있었던 그 대학이,
지금은 어디 산골짜기로 이사를 가있었다.

대학로의 번화함은 비교도 안되지만, 위치만큼은 딱 서울대 느낌이다.
역 느낌마저도 서울대입구역과 비슷해서,
대학에서 무지막지하게 멀다.
한 4킬로미터 정도?

그리고 대학 주변이 나름 신도시인듯,
신축이 많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방값이 비교적 비싸고, 혼자 살기 적당한 크기의 빈방이 부족하다.
즉, 방이 무지막지하게 크면서 비싼 곳 밖에 안 남아 있다.

오래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토가 정말 좋은 곳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적당한 크기였고, 방세도 적당했다.
주변에 목욕탕도 있고,
조금만 찾으면 좋은 카페들이 많고,
차도 적당히 돌아 다니고, 평지이고...
역도 나름 가깝고...

취업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정리하려고 한다.
곧 「2019~현재 후쿠오카」가 추가 될 것 같다.

(20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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