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론 이야기도 없다가, 6월 19일: 대학측에서 모든 교원, 학내 해외출국예정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단 연락 6월 22일: 접종 희망 접수, (급조한 것 같은) Q&A 배포 6월 30일: 접종
갑자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접종일: 6월 29일, 30일 중 하루였다. 나는 30일 15시로 잡혔다. 2회차 일정도 한번에 나왔는데, 단순 계산으로 4주 뒤, 즉 8월 3일이었다.
접종회장: 우리 대학 병원 캠퍼스였다. 회사에서 맞춰주는 분들은 어디 쇼핑몰 같은 데서도 맞는다던데, 대학 병원에서 해준다니 조금 더 믿음이 갔다.
백신 종류: '타케다 모데루나'라고 써있어서 이게 뭔지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알고보니 모더나 백신 얘기였다. '타케다 제약이 수입했나보다. 근데 왜 굳이 이름에?', '모데루나라고 읽는구나. 영언데 왜 '모다-나-'가 아니라 '모데루나'라고 읽는거여?'라며 여러 번 놀란 기억이 있다.
대부분 장소에서 촬영금지라서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지만, 대충 찍은 것만이라도 정리해보았다.
요 직후가 접종인데, 접종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역은 대개 사진 촬영이 금지라 담지 못했다.
그냥 담을것도 없이 그냥 평범했다. 넓은 체육관으로 이동→그곳에 칸막이로 방이 대여섯개 정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줄 서서 한명씩 들어감 →주사→15분 대기(아나필락시스 대비)→퇴장
요 담에는 오랜만에 시내까지 간 김에, 안경도 고치고, 한국 치킨도 먹으러.
<백신 후기> 맞기까지 과정이 조금 복잡하고 길었지, 맞는 과정 그 자체는 평범한 백신 주사와 같았다. 그나저나 내가 알기로 대학 교원이 2천여명 정도 된다. 단 이틀 동안 모든 준비를 마치고, 당일 진행을 맡은 우리 대학 직원 분들, 2천 여명 접종하시고 혹시나 부작용있을까봐 긴장타고 대기하셨을 의료진 분들, 아마 나 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고생하셨을 것이다.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다.
부작용은 없었다. 근육주사라 그런건가? 나중에 팔이 타박상 입은 것처럼 아픈 정도? 살짝 부었었는데, 그조차도 하루 이틀에 다 없어졌다. 부작용 심할지도 모른다고, 대학에서 특별 휴가도 하루 준다고 했었는데 좀 실망스럽다ㅎㅎ;;
양식(다운로드)이 상당히 간단하다. 내가 다 알아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내가 사는 전라북도 군산을 포함해서 병원에 물어보면 되는 곳이 틀림 없이 있을 거 같다.
검사를 받으려면 왜인지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나는 이번에 국립중앙의료원을 활용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가 없어져서 어차피 군산에서 인천공항에 바로 갈 방법이 없었고, 어차피 서울에 묵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사 받고 결과를 받기까지 딱 하루가 걸렸고, 비용은 검사 12만원, 발급비 2만원해서, 총 14만원이었다.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는 모양인데, 72시간 사이에 검사, 결과, 우편수령까지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인지라 그냥 직접 가서 받아 왔다.
비자를 갖고 있고 시간과 돈만 있다면 절차는 의외로 간단했다.
도착 후 공항에서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자택까지는 자차, 렌터카 혹은 지인찬스를 써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안된다. 그런데 이게 또 웃긴게 한국처럼 엄격히 관리되진 않아서 그냥 타려면 탈 수도 있을 거 같다.
자가격리 룰도 조금 달라서, 마스크를 쓴 상태로 간단한 외출은 가능하다고 한다.
코로나 검사 받는 과정
출국일, 인천공항-후쿠오카공항 풍경
요기서 잠깐 놀라운 일이 있었다.
입국하는데 지상직 스태프 분께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일시가 72시간 하고도 +3분이라고, 어쩌면 입국후 3일의 별도 시설 격리절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즉슨, 가능하면 정확하게72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게 좋다는 것이고, 또, 72시간 내에 검사를 받지 않아도 일단 입국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월 6일 추가) 한때 검사 없이도 일단은 들여보내 주었는데, 이제 이런 길도 완전히 막힌 모양이다. 아예 인천에서 탑승을 거부하도록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입국 후 연락처나 숙소, 숙소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더 철저히 관리한다고 한다. 어떻게 더 철저히 할지,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다. (관련기사 링크)
일본쪽에 연락하셔서 알아봐주셨는데, 다행히 3분 정도는 괜찮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한국에 있었던 2달, 정말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즐겁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외면했던 현실과 맞닥뜨리고 정말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전세계적으로 생계가 막막한 분들이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등은 그 대책으로 전국민에게 현금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일본 또한 마찬가지. 무려 "특별정액급부금"이란 요상스런 이름으로 준다. 그리고 그 금액이 무려 1인당 10만 엔(한화 약 115만원)!
우편서류는 15일 도착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려면 마이넘버카드(일본 주민등록증)가 필요한데, 애초에 갖고 있지도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해서 우편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도착한 당일, 준비해서 보냈다.
그로부터 무려 11일이 26일 오늘, 드디어 입금 되었다.
정말 오래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지자체 별로는 아직도 서류도 안 간 곳이 있다고 한다. 여긴 시골이라 빨랐던 편이었나 보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서야 의미가 퇴색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서 많은 분들이 받고 힘 좀 내셨으면.
신청서 앞면. 이름, 사인을 하게 되어 있다. 밑에 내 이름이 이미 써있길래 뭔가 봤더니, "희망하지 않음" (=기부)를 체크 하는 란이었다. 세상에, 친절하게 이름까지 미리 써주다니...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애당초 검사 건수가 너무 적은 탓에, 확진자 수 자체가 적게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요, 실은 그 적은 확진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조금씩 나오는 편입니다. 게다가 30일 오늘 자로, 대학 내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집단 감염 사례는 무려 일본 최초라고 합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집단 감염을 클러스터 감염이라고 합니다)
특징으로는 큐슈대, 히로시마대, 교토산업대 (최초)감염자는 유럽 여행 기록이 있다는 점입니다. 도쿄대, 소카대의 경우에는 동선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 큐슈대는 제가 근무 중인 대학인데요, 놀라운 점은 큐슈대 확진자 분이 증상이 발현되고 처음 병원을 찾은 게 11일인데, 바로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하고 16일이 되서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17일에 확진으로 판명 났다는 점입니다. 무서운 점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일본에서는 실제로 검사를 받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발현되고 확진을 받기 전까지 거의 일주일이 걸린 셈입니다.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자국 언론에서조차 "검사받기 힘들다"고 비판 받는 게 (출처), 아무런 근거가 없는 건 아닌 모양입니다. 물론 '몇 도 이상 고열로 며칠 지속'과 같은 기준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기준이 이상하죠. 해외에 다녀온 분이 고열 증상이 있다면 일단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서운 점 또 하나는 아무런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확진을 받기 까지 일주일 동안 어디를 어떻게 돌아다녔는지를 모르는데, 그 사이 동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진 바 없습니다. 애초에 어느 캠퍼스, 어느 연구실 학생인지, 그곳에 방역 조치는 있었는지 조차 밝혀지지도 않았습니다.
이거 웬지, 앞으로 일이 커지면 커졌지 작아질 것 같진 않은 느낌이 듭니다. 하나하나 막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교토산업대 집단 감염 역학조사 결과, 3월 2일부터 13일까지 유럽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온 학생 중 3명이 최초감염자이며, 그 중 두 명이 연구실모임과 동아리활동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출처: 간사이 텔레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