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중고차가 우선이었다.
신차를 살 정도로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일부러 신차부터 알아봤다.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 낡긴 했지만 인사이트가 마냥 못탈 만한 상태인 것도 아니라 차량 교체로 얻을 수 있는 편익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고,
- 신차와 중고차 간, 그리고 메이커 간 비교를 위해 차량의 퀄리티에 대한 감각을 만들어 놓고 싶었다.
- 그리고 중고차에 비해 신차가 무조건 비싼 건 아니었기 신차 또한 실제로 구입 후보에 두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마지막으로 전기차를 체험해보고 싶었다.

이 시점에서 차량 선택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 가격: 신차라면 연봉 이하일 것, 중고차라면 연봉의 1/2 이하일 것 (이 정도로 설정해야 죄책감 없이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 활용: 장거리 운전과 산길운전에 적합할 것, (거대한 한국 친구들을 생각해서) 뒷좌석이 넓을 것
- 안전: 안전사양이 풍부할 것 (긴급정지, 블랙박스 등)
- 디자인: 나의 이미지여행지에서 배경과 잘 어울릴 것
- 기간: 위에 제시한 비용, 활용, 안전, 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차검(일본 자동차검사등록제도) 기준, 납차 이후 첫번째 차검(2년 뒤) 혹은 두번째 차검(4년) 이상 탈 수 있을 것
- 그 외 기본적인 조건: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유지비 고려), 해치백 혹은 SUV(활용성 고려)

차량 선택에 대한 조사는 총 3차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그 중 1차와 2차가 신차에 대한 조사였다.

1차 조사 (4월 3일 일요일) - 아우디
일단 우편으로 초대권(?)을 보내온 아우디부터 찾아보았다.
시승한 모델은 e-tron 55 Quattro이었다.
당시 가장 최신에 가장 좋은 전기차 SUV모델이었는데, 2022년 6월 현재는 잘 모르겠다.

시승 결과, 세상에!! 전혀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차에 대해서도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는데, 딜러분께 가격을 여쭈어보니 무려 1,200만엔이라고 한다.
세상에 내가 1,200만엔 짜리 차에 타보다니!!!
그래도 1년간 충전비는 지원해주시고, 곧 금리 1.99% 프로모션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무슨 원플러스원 행사를 하더라도 못 살 정도로 비싼 차였지만, 다행히도(?) e-tron에 대해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외부 디자인, 실내 디자인, 계기판, 승차감, 편의옵션, 주행성능 등등, 무엇 하나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 백미러가 백미러 영상으로 대체되어 있었는데 엄청나게 보기 불편했다.
- 심지어 1,200만엔!!!

결과적으로 1차 조사 결과, 신차에 대한 욕구가 많이 하락하였다.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으로는 정말 멋잇는 차겠지 싶었다.
계기판이 협소하였고, 네비가 통풍구 밑에 배치되어 있는 점 등, 시에 뒤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핸들 또한, 수갑 같은 부분이 있어서 예뻐보이지는 않았다. 밑이 비어 있어서 손을 올려놓기는 편해보였다.


2차조사 (6월 4일 토요일) - 혼다, 닛산
그 사이 이런 저런 일이 많았고 두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중고차를 포함해서 많은 정보를 얻었고 아우디 시승을 교훈 삼아 비용적으로 감당 가능한 차를 위주로 찾아보기로 했다.
아우디 다음으로는, 일반적인 일본 국산 메이커를 찾아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나 정도 재정 수준이라면, 차량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도 일본 국내 메이커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정적으로 감당 가능한 차량으로,
- 혼다 베젤 e:hev (국내명: HR-V)
- 닛산 노트 오라 를 선정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전기차에 대한 욕심으로,

- 닛산 아리야

를 리스트에 추가하였다.



최근에 일이 바빠서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요 세 가지 차 시승을 하루 일정에 모두 넣었다.
심지어 노트 오라와 아리야는 같은 닛산 차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대리점이 달랐기 때문에,
각각 다른 대리점에서 시승하였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나서 알았는데, 무척이나 힘든 일정이었다.
시승과 상담으로 대리점 당 2~3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이다.
상상했던 것보다 차량 옵션이 생각보다 세세했고, 구매 옵션(각종 할부 옵션)도 매우 다양했다.
신차를 구체적으로 알아본 건 처음이라, 지금까지 몰랐던 점들이었다.
많은 공부가 된 것 같다. 사진을 담을 여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각 차량의 특징만 간단하게 남기자면 아래와 같다.
메모처럼 남기면 나조차도 알아듣기 힘들까봐 외부 디자인, 내부 디자인, 차량 크기, 주행 성능, 편의 옵션, 총평 정도로 나누어보았다. 후보로 올라간 시점에서 '가격', '안전성', '유지비(연비)' , '편의 옵션' 등을 클리어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대한 평가는 생략하였다.

1. 혼다 베젤 e:hev
- 외부 디자인: ★★★★☆
- 내부 디자인: ★★★★★
- 차량 크기: ★★★★☆
- 주행 성능: ★★★★☆
- 총평: 밸런스가 매우 잘 잡힌 차.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소형 SUV로, SUV 치고는 약간 작지만, 일본 운전/주차 환경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소형이지만 뒷좌석 및 트렁크 공간은 왠만한 중/대형 SUV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넓은 점도 큰 장점이었다. 단점으로는,
・장점에서 차량의 전체적으로 '적합한 크기'를 들었으나, 반대로 운전석 공간에는 문제가 많았다.
・차고가 생각보다 낮은지, 오르고 내릴 때 불편했던 점
・탑승 후에도 머리 위 공간이 너무 아슬아슬하게 남는 점
・정숙성이 떨어지는 점(로드노이즈) 등이 있었다.


당시 받은 견적서. 350만엔. 20만엔 정도 할인을 넣어준다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한 가격이다.

2. 닛산 노트 오라
- 외부 디자인: ★★★★☆
- 내부 디자인: ★★★★★
- 차량 크기: ★★★☆☆
- 주행 성능: ★★★★★
- 총평: 밸런스가 매우 잘 잡힌 작은 차. 초고급형 경차.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내부 디자인이나 계기판, 네비 등 실내 디자인이 지금껏 본 일본 차 중에 가장 현대적이었다는 점이다.
・물리 버튼과 터치 버튼(네비 등)을 적절하게 채용해서 사용하기도 매우 편리했다.
・보스 스피커라서 그런지, 지금껏 타본 차 중에 가장 소리가 좋았다. (헤드레스트에도 스피커가 달렸는데, 엄청났다!!)
・쾌적한 주행 성능(닛산 차는 「자동차 엔진(동력/발전 겸용), 전기모터(동력 전용)→바퀴」가 아닌, 「자동차 엔진(발전 전용)→전기 모터(동력 전용)→바퀴」방식을 채용해서 주행성능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소문대로 가속이 빠르고 정숙했다. 정말 쾌적했다.

다만 단점으로는,
・차 자체가 생각보다 매우 작았던 점. 경차보다 한 치수 큰 정도? 뒷좌석과 트렁크는 내 인사이트보다도 좁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 내리는 데에는 베젤보다 나았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지만)
・생각보다 정숙성이 떨어진 점. 로드 노이즈가 상당했다. (이 시점에서 일본 차에 정숙성을 바라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다른 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 할부수수료를 포함하면 400만엔에 달하는데, 이 작은 차에 그 돈을 태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경차와 같은 목적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차인 것 같았다. 3. 닛산 아리야
- 외부 디자인: ★★★★★
- 내부 디자인: ★★★★★
- 차량 크기: ★★★★☆
- 주행 성능: ★★★★★
- 총평: 완벽했지만, 언제 받을지 모르는, 아직 안전하지 못한 차. 장점으로는,
・차로서 완벽하게 느껴졌다. 아우디 e-tron에 비해, 외부 디자인, 실내 디자인, 계기판, 승차감, 편의옵션, 주행성능 등등 모든 부분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차량 크기도 적당했다. 베젤보다 조금 더 크지만, 너무 큰 SUV는 아니었다. 단점으로는,
・배터리 성능이 의심스러운 점 (완충시 400km 정도 주행 가능하다고 했음)
・언제 받을지 모른다는 점
・아직 미에 현내에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대부분 완속충전이라고 들음)
・무엇보다 전기차 안전이 의심스러운 점 (각종 화재 사건 다발)
・마지막에 들은 안전만으로도 후보에서 일단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이 정보를 안 시점에서 전기차 자체를 후보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나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취향, 목적, 철학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간단하게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 자동차에 대한 욕심히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 (편하게, 안전하게, 조용히 이동 가능하면 됨)
- 내 취향은 혼다 차에 적합하다는 점 (주행성능, 디자인, 안전성, 옵션, 크기, 가격, 인사이트를 통해 쌓은 신뢰감 등)
- 내게 있어 타인들에게 나와 나의 자동차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점 (크기, 디자인, 깨끗함 등)
- 아리야 시승 후, 언젠가 전기차 시대가 오겠다 싶었다는 점

그리고 조금 허무할지도 모르지만 신차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역시나 중고차로 넘어가기로 했다.
일단은 신차 중에 가장 괜찮았던 혼다 베젤을 위주로 알아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포스트.
사진과 글은 정말 많이 저장해놨건만 완성해서 공개하기까지 시간이 무척이나 많이 걸리고 있다.
일단은 최근 내 안에서 가장 큰 관심사인 차량 구입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글이 길어질텐데, 여러 글로 나누어서 올리려고 한다.
이번에는 그 시작으로 새로운 차량 구입에 대한 동기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1년전 겨울, 후쿠오카에선 아무래도 차가 필요함을 느꼈던 나는,
출퇴근용(+가끔 여행)으로 가장 저렴한 하이브리드 차를 찾아 헤맸다(링크).
당시 나의 기준은 아래와 같았다.

3-40만엔, 소형차, 하이브리드, (주행거리)10만km 이하, 보증 있음, 매장이 갈만한 거리에 있을 것


당시엔 현재에 집중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 몰랐고,
아닌척 하면서도 내심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컸다.
좋은 차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단순히 유지비가 낮고, 고장나지 않는 차를 고르려는 마음이 컸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 인사이트는 나름 탁월한 선택이었다.

2020년 6월말인 현재, 1년하고도 3개월 동안 2.5만km를 타고도, 큰 고장 한 번 없었고,
평균 연비는 17km/l 정도를 찍어주었다.
(신호 없이 일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아직도 무려 20~23km/l 정도가 나온다!)
출퇴근, 여행, 이사(그것도 후쿠오카에서 미에 현까지!), 그리고 연애까지도!
인사이트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차량 대금 380,000엔 (등록세, 중량세, 책임보험 포함), 자동차세 34,500엔/연 (4월30일 청구), 보험 44,000만엔/연 (일시불), 주차장증명등록 3,800엔, 집 주차장 5,000엔/월, 대학 주차장 15,000엔/연, 합계 482,300엔정도가 될듯하다
출처: https://hanmo.tistory.com/341


그런 의미에서 요 482,300엔은 정말 아깝지 않은 돈이 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보험료가 2만엔 대인데, 저때는 왜 저렇게 많이 나온걸까?)

하지만 1년 후 미에 지역 대학에 임용되어 위치를 옮기게 되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차량 교체에 대한 동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나도 이것저것 생각할 겸 이것저것 이유를 정리해봤는데 아래와 같다.

- 차량에 대한 의존도가 극적으로 높아진 점: 나름 대도시라는 후쿠오카에서도 놀랐지만, 미에 현은 후쿠오카 이상으로 시골이기 때문에 전철이나 대중교통은 기대할 수 없다.
- 여행, 데이트 등으로 장거리 운전, 산길 운전이 많아 진 점: 미에현이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데, 시내 외에는 온통 산인데다가, 데이트로 간사이 갈 일이 많아진 점도 컸다. 간사이 지역과 미에 현 사이에는 크고 높은 산맥이 위치해 있다. 찾아보니 다이코 산맥(台高山脈)이라고 한다.
- 위와 같은 이유로 자연스럽게 보다 높은 안전사양을 원하게 된 점: 에어백이나 긴급정지 기능은 물론, 운전 상황에서 나만 잘못하리라는 법은 없으므로 블랙박스(일본에선 '드라이브레코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 향후 차검 및 자동차 고장에 대한 비용적인 대비: 내년 3월에 차검(일본 자동차검사등록제도) 비용 (7만엔 이상), 곧 차령(車齢) 13년, 주행거리 12만km를 돌파하므로서 생길 갖가지 고장에 들 비용이 아깝게 느껴졌다. '50만엔 짜리 차에 그 비용을 들일 바에야 그 돈을 보태서 아예 차를 바꾸는 게 낫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점은 나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운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논리일 것이다.

위 4가지 정도가 가장 큰 이유였고, 자잘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다.

- 각종 편의옵션에 대한 욕구: 상시 활용 가능한 에어컨(지금 차량은 정차시 엔진이 멈추면 에어컨도 꺼짐ㅠ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차량이용이 잦아지면서 고속도로/국도 탈 일이 많아지고, 시내 정체 상황이 늚), 블루투스(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오디오를 핸들로 컨트롤 하고 싶었음), 애플 카 플레이(아이폰12 미니 화면이 너무 조그마함, 그리고 기본 옵션 네비는 불편해서 못쓰겠음!), 오토 하이빔(일본에선 하이빔 사용이 필수인데, 산길 등 커브가 많은 곳에서 하이빔을 켜고 끄는 게 너무 위험하게 느껴졌음), 조수석 거울 조명(화장 고칠 때 편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 모델로서 더 예쁜 차에 대한 욕구: 나름 사진이 취미인데, 어디 경치 좋은 곳 놀러갔을 때 차 자체가 사진에 예쁘게 나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차는 디자인도 구식이지만 무엇보다도 외관이 낡아서 해서 좀 우중충한 느낌?

큰 고장은 아니었지만, 4월 29일 연휴 첫날에 타이어 펑크로 인한 교체가 있었다. 비용은 4.3만엔 정도. 이때 처음으로 고장 비용에 대한 부담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다.
나름 사진 촬영이 취미. 그 사이 새로 카메라도 샀고 사진에 대한 욕심히 늘어갔던 것 같다.
대학에서 촬영한 석양. 이때 처음으로 차가 지금보다 조금 더 예뻤다면, 하고 바라게 된 것 같다.
와카야마 현, 나치산 세이간토지 여행. 요때도 차가 조금 더 예뻤음 어땠을까? 하고 바랬던 것 같다. 미안해 인사이트...


위와 같은 이유로 2022년 4월 현재, 1년만에 차량 교체를 고려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1년이라는 세월이 금방 흐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리가 거리인 만큼(약 800km), 차로 어떻게 갈지 이동 방법 선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차로 10시간 정도 이동하면 되는 줄로 알고 좌절중이었는데,
이게 웬걸? 섬나라인지라, 섬 사이를 이동하는 훼리가 꽤 잘되어 있었다!🚢

요번에 내가 이용하는 훼리는, 메이몬 타이요 훼리(名門大洋フェリー)!!🚢🚢 (한국어 홈페이지)
무려 일본 내해를 쑥 훑어서 키타큐슈에서 오사카까지를 이어주는 훼리이다.

요래 간다고 한다. 

훼리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여전히 운전을 해야 되서,
후쿠오카에서 키타큐슈까지 1시간 반 정도,
오사카에서 미에현까지 2시간 정도 걸리긴 하지만,
10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고속도로 톨비를 아낄 수 있으며(밑에서 계산해 볼 것임),

배 안에서 1박을 할 수 있기에,
어쩌며 10시간 운전 중 어딘가에서 1박을 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저렴하다.

심지어 차까지 저절로 날라준다는데!! 다른 선택지가 있겠어?😏

먼저, 후쿠오카→미에현 톨비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원래면 톨비만 이 정도. 예상요금(通常料金)에서 ETC(일본 하이패스)요금을 보면 루트에 따라 15,100~16,350엔 정도가 예상된다고 한다. 예상운전시간(通常時間)만도 8시간반~9시간반으로, 상당하다.

그렇다고, 훼리라고 해서 톨비가 안드는 건 또 아니라서,
후쿠오카 집 - 출발 항구(키타큐슈시),
도착항구(오사카시) - 미에까지 톨비를 내기는 해야 한다.
각각, 2,840엔, 2,480엔 정도로, 합하면 5320엔이다.

후쿠오카-출발항구까지의 톨비.
도착항구-미에까지의 톨비


그래서 최종비용 비교!
각각 (A)훼리+육로와 (B)오로지 육로만, 이라고 하였을 때,
(A)의 경우, 훼리 19,110엔+톨비 5320엔+기름값 2,000엔(예상치)으로, 합계 26,430엔.
(B)의 경우, 톨비 16,940엔, 호텔비 6,000엔+기름값 7,000엔(예상치) 정도로 합계 29,940엔,

단순계산으로도 이렇게 이득인데,
그것에 더해서 운전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거 같다!!

그리고 배로 하는 이사라는 게, 나름 설렌다는 장점도 있다.
섬나라 문화체험인걸로 😁

예약차 알아보니 하루에 2편이 있어서,
17시 정각, 19시50분 출발이었고, 각각 새벽 5시반, 아침 8시반 도착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 후쿠오카에서 키타큐슈까지 운전으로 가야되는 시간이 있으니,
19시 50분 출발을 골랐다.

아무래도 후쿠오카에서 출발항구인 신모지코항까지 거리가 좀 되다보니,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19시50분 출발을 골랐다.


그리고 바로 예약!!
더 이상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아서 바로 예약했다.

3월 15일엔 일이 있어서, 다시 후쿠오카에 잠깐 들어오긴 해야 할 거 같은데 그때도 같은 방법을 쓸까 생각중이다.
차를 갖고 왔다갔다 해야 한다면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방법인듯!

그리하여 2월 4일에 결국 예약 완료!!

11월 들어 아무 목적 없이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가방에 노트북이네 연구자료네 이것저것 싸서 들고 다닌다.
쉬고 싶을 땐, 한적한 스타벅스나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노트북도 하고 연구자료도 보곤 한다.
대학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밖에서 하면 웬지 개방감 같은 게 있다.

그리고 어쩔 때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커피만 홀짝이며 생각에 빠지곤 한다.
요 포스트에는 그럴 때 생각했던 것도 정리할 겸, 최근에 있었던 일에 대해 되짚어 보고자 한다.

집 근처 쇼핑몰에 있는 도시락집. 한국요리 행사 중이었다. 서로 못간지 오래되서 그런지, 이런 작은 동네에도 이런게 가능한가보다. 최근 공항에서도 한국관련 행사가 있었다는데, 한국관련해서 후쿠오카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다…
나카스카와바타 상점가. 중고 카메라를 보러 갔었다. 문득 내 취미가 사진이었던 게 생각나서 요즘 잘 팔리는 바디와 시세를 보러 갔었다. 요 밑으로 이어지는 나카스카와바타-텐진 사진은 다 같은 날 촬영함!
길거리 한가운데에 있는 신사. 저 뒤로 꽤 큰 거 같았다. 후쿠오카도 이런 운치가 있구나. 사실 잘 몰랐다. 난 여기 있는 동안 대체 뭘 한거지?!
이름 모를 강. 이게 나카스카와일까? 교토 카모가와와 다르게 강변에 앉을 수 있는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꽤나 운치 있었다. 처음 본 풍경. 나는 후쿠오카에서 대체 뭘 하고 지낸거지?! 
텐진 크리스마스 마켓. 한창 행사 진행중이었다. 이곳 후쿠오카는 코로나 분위기가 좀 풀려서 그런지, 이제 행사도 무난히 열리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마켓은 뭘 파는 곳일까? 사실 한 번도 못 가봐서 잘 모르겠어...
횡단보도 앞에서 나타난 부산 표시. 상당히 갑작스러웠다. 왜 있는거지?!
텐진 신텐초에 있는, 시계탑. 세상 예쁘다.
케이고 공원. 세상에 텐진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이 있었다. 몰랐어. 여기저기 사람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이고 좋다. 후쿠오카의 좋은 점은, 도심 내에 이런 쉼터가 큼직큼직하게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 아닐까? 요기도 그렇고, 오오호리 공원도 그렇고. 아 맞다, 그리고 이 근처를 걷는데, 눈앞에서 차끼리 뺑소니 사고가 있었다(11월 14일 일요일). 흰색 크라운(사고낸 차)이 쥐색 경차를 뒤에서 받아 사고를 내더니, 세상에 인도 전용 도로 펜스를 차로 받아서 치우고, 그쪽으로 도망갔다. 나중에 우연히 도망간 쪽을 지나게 되었는데 도로표지판도 하나 쓰러져 있더라. 정말 눈앞에서 처음 봤다.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사고 당한 차 운전자 분이 괜찮으신 걸 확인하고, 사고낸 차 번호를 외워서 운전자 분께 알려드렸다. 몸에 문제 없으시길...
한밤 중, 후쿠하쿠데아이바시. 정말 예뻤다. 나만 빼고 크리스마스인가벼. 이 근처 벤치에서 아는 동생과 한잔 했다.
후쿠하쿠데아이바시를 멀리서 찍은 사진. 세상에, 그러고보니 벌써 크리스마스라니 시간 정말 빠르게 간다. 작년 크리스마스엔, 한국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다...
그리고 후배와 찾은 한 야타이(포장마차). 술 참 맛있게 잘 마셨다. 그러나...여기에서 후배가 진탕 취해서 조금 고생했었다ㅠㅜ
그리고 다니기 시작한 헬스장. '난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바뀔 수 없어!'라는 내 고집을 꺾기 위한 첫걸음.


그리고 내가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 반성들.
자조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꼭 지켜나가고 싶은 것들.

- 소중한 사람과의 어긋남에 대해서
누구나 장점과 단점은 있다. 굳이 누군가를 미화해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사이가 멀어진 다음, '이렇게 맞추면 됐겠구나'라는 후회는 아무 소용 없다.
혹여나 내가 그렇게 맞췄더라도, 어긋났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 사람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무언가 끈이 이어져있을 수록,
그 순간의 선택에 대해 매우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것이 무언가를 검증하는 질문이나 반응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이러한 점에 있어 너무너무 어리고 미숙했던 것 같다.
마음은 급하고, 뭐든지 빠른 결론을 내려고 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나는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다시 기회가 오면, 그땐 내가 크게 바뀌어 있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소중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

- 타인의 삶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해서
나는 어쩌면 후쿠오카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근 상심이 커서 외로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후쿠오카에서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한명씩 인사 겸 잡담을 나누러 돌아다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잘 살고 있니?"라는 질문을 했을 때였다.
문득,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내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정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최악인 점은, 그 사람의 삶의 재미와 고통에 공감해주지 못하고 이러한 평가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어제 (11월 15일), 대학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는 "그럼 니가 원하는 삶은 뭔데?"라고 되물어왔다.
세상에, 대답을 못하겠더라. 나 조차 내가 어떻게 살길 바라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타인의 삶을 내 잣대로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나는 타인에게, 그러한 삶의 형태에 대한 나의 불안감을 이야기하곤 했었다.
나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테니 오히려 불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신뢰하고 소중하게 생각한 사람은 어땠을까? 그런 사람일 수록, 나의 말을 귀담아 듣고,
나의 이러한 말이 불편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내가 잘못 살고 있나?'며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로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것이다.

- 내 고집을 꺾기 위한 나의 노력에 대해서
헬스 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오랫동안 누군가가 나에게 운동을 권해도, '이 정도 몸매면...', '너무 바빠서...'라며,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나는 이 고집부터 꺾기로 했다.
나를 일부러 고통스럽게 만들고, 나 자신을 바꾸는 것에 대한 희열을, 나 자신에게 선물 해보기로 했다.
물론 연구 시간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체능력을 높임으로써, 연구 시간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타인의 희노애락에 잘 공감하는 사람이었다.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다망함(多忙함)과 나이를 먼저 운운하는 고집불통이 되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시련을 주고 싶다.
그래서 나 자신을 한번 무너뜨려보고 싶다.
이는 무언가를 다시 쌓아나갈 기회가될 것임에 틀림 없다.

6월에도 무엇 하나 나아진 게 없다.

힘든 일상이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규칙적으로 생활하다보니, 몸 하나는 여느때보다 건강해진 것 같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래도 몸이 건강해져서 그런지, 생각도 건강해져가는 거 같다.

결과적으로 좋은 것 같다.

드래곤 초코바. 수요일에는 괜히 한번씩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있다.
예스 치킨. 주말에 할 게 없어서 후쿠오카에서 꽤 유명하다는 치킨집에 갔다. 1층은 한국 수퍼, 2층은 치킨집이었다.
예스 치킨. 한국틱하게 꽤나 잘 만들어놨다. 1층이 수퍼인 건물이라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건물이 꽤 컸다. 치킨집 입구까지 가는 데에도 꽤 걸었다.
예스 치킨 자판기. 자판기에서 식권을 구매하면 된다. 말이 치킨집이지 한식 종류로 안파는 게 거의 없었다.
양념 치킨 반마리. 양도 괜찮고 맛도 괜찮았다. 후쿠오카는 작은 도시지만 한국과 가까워서 그런지, 한국요리 재현율이 괜찮다. 1250엔.
오오호리 공원. 치킨 먹고 기분전환.
오오호리 공원. 나도 보트 노 잘 젓는데...보트 타 본지도 참 오래됐다.
아부라야마 카타에 전망대. 차가 있으니 별의 별 곳에 다갈 수 있다. 앞에 산이 좀 가로막긴 하지만, 교토 요시다산 급 경치를 볼 수 있다. 
대지(大地)의 우동. 후쿠오카에서 꽤나 유명한 우동집인 모양인데, 고맙게도 집 근처. 무려 본점이었다. 630엔. 

 

이전에 올린 2021년 4월 이모저모(링크)에 아타고 신사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 동영상을 촬영해본 김에 따로 분리해보았다. 

기분이 싱숭생숭할 때 가서 야경도 보고 책도 읽는 곳이다. 

 

대학~아타고 신사 드라이브+야경 영상. 차로 가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까지 촬영해보았다. 너무 어두워서 그런지 야경이 제대로 안나왔다. 엄청 예뻤는데 힝...운전 건너뛰고 아타고 신사만 보실 분은 26:40 정도부터.


요 밑 사진은 요전에 갔을 때 감상.

4월 11일. 집 근처 아타고 신사(愛宕神社). 후쿠오카 모모치 해변 쪽 야경을 볼 수 있다. 새로 이사간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고, 주차장도 무료. 보고 있기엔 참 예쁜데, 어째 아무 감정도 안든다.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가면 딱 좋아서 요즘 자주 찾는다. 이 큰 도시에 난 어째서 추억 하나 만들지 못한 걸까. 여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기 좋은 곳.
4월 17일. 또 아타고 신사. 그냥 멍하니 후쿠오카 타워를 보고 내려왔다. 아무것도 안하고 오래 있으면 무기력해지는 감이 있어서 오래 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여기가 사실은 일본 3대 아타고 신사고, 교토에 있는 게 가장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상에, 또 교토야. 교토에 있을 땐 몰랐는데, 일본 문화 전체에 대한 교토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교부심 좀 만끽할 걸. 

 

 

 

요약

- 비자를 갖고 있으면 일본 입국 가능

- 항공편 시간 기준, 출국 72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 필요 (음성이어야 함)
- 72시간 이내 검사 받지 않고 일본 입국 시도 시 3일간 시설 격리 후 14일간 자가격리(3/6 추가) 인천에서 탑승거부
- 병원에 여권 지참 필수

- 병원에 문의해서 검사결과를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양식(다운로드)에 기입하여야 함

- 검사 및 발급에는 2일 정도 필요

- 비용은 국립중앙의료원 기준 14만원 정도

- 공항 도착 후 코로나 검사 다시 있음 (음성이어야 함)

- 자택까지 대중교통 금지. 렌터카, 자차, 지인 차 등을 활용해야 함
- 자택 혹은 숙소 도착 후 자가격리 14일
- 자가격리 중 마스크 착용하고 간단한 외출 가능

 

결국 후쿠오카로 돌아 왔다!

 

2021년 2월 25일 현재 새롭게 비자 발급을 받아야 되는 사람은 당분간 일본에 못 들어오는 듯 한데,
다행히 나는 이미 비자를 발급 받은 상태이니 가능했다.

 

다만, 그 동안 과정이 약간 추가 되었다.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며, 당연히 음성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병원측에 부탁해서 일본 정부가 지정한 양식(다운로드)에 그 결과를 써야 한다.

(이번에 이용한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알아서 일본 정부 양식으로 발급해 주셨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모든 병원에서 양식에 써주는 건 아니고 몇몇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알려진 곳은 대부분 수도권인데, 

 

국립중앙의료원, 명지병원, 중앙대병원, 목동이대병원, 신길성애병원, 세브란스병원, 
영등포 성애병원, 강동성심병원, 경희의료원, 성남 중앙병원, 일산병원

 

정도가 있고, 수도권 외에는

 

부산의료원

 

정도가 있다고 한다.

 

양식(다운로드)이 상당히 간단하다. 내가 다 알아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내가 사는 전라북도 군산을 포함해서 병원에 물어보면 되는 곳이 틀림 없이 있을 거 같다.

 

검사를 받으려면 왜인지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나는 이번에 국립중앙의료원을 활용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가 없어져서 어차피 군산에서 인천공항에 바로 갈 방법이 없었고, 
어차피 서울에 묵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사 받고 결과를 받기까지 딱 하루가 걸렸고, 비용은 검사 12만원, 발급비 2만원해서, 총 14만원이었다.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는 모양인데, 72시간 사이에 검사, 결과, 우편수령까지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인지라
그냥 직접 가서 받아 왔다.

 

비자를 갖고 있고 시간과 돈만 있다면 절차는 의외로 간단했다.

도착 후 공항에서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자택까지는 자차, 렌터카 혹은 지인찬스를 써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안된다.
그런데 이게 또 웃긴게 한국처럼 엄격히 관리되진 않아서 그냥 타려면 탈 수도 있을 거 같다.

자가격리 룰도 조금 달라서, 마스크를 쓴 상태로 간단한 외출은 가능하다고 한다.

 

코로나 검사 받는 과정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우측으로 깊이 들어가면 검사 시설이 있다.
코로나19 검사 절차 안내. 간단하고 사람도 적었다.
선별진료실. 의사분께서 출국하려는 상대국가, 건강상태 등을 간단하게 물어보셨다.
워킹스루부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받았던 검사와 똑같았다. 길다란 면봉을 콧구멍과 목구멍에 '거기까지 들어가?!' 싶을 정도로 깊숙히 넣으셨다.
검사 후 받은 안내문. SMS로도 한번 오고, 양식으로도 주신다.
영수증. 비용은 일단 12만원. 요것과 별개로 발급 받을 때 2만원을 더 냈다.

 

 

 

 

 

출국일, 인천공항-후쿠오카공항 풍경

 

 

 

 

인천공항. 매우 한산했다. 작년 12월에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척 어색했다. 
의료진 5명이 그래피티 양식으로 그러져 있었다. 의료진의 마스크에는 '다시만나요'라고 써있었다.
진에어 수속중. 몇 분 안계셨다. 수하물 프로모션 한다고 원래 15킬로까지 무료인 걸, 25킬로까지 무료로 받아주셨는다. 그럼에도 10킬로 정도 오버해서 추가액을 냈다. 그것도 깎아주셔서 3만원 정도. 

 

요기서 잠깐 놀라운 일이 있었다.

입국하는데 지상직 스태프 분께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일시가 72시간 하고도 +3분이라고,
어쩌면 입국후 3일의 별도 시설 격리절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즉슨, 가능하면 정확하게 72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게 좋다는 것이고,
또, 72시간 내에 검사를 받지 않아도 일단 입국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월 6일 추가)
한때 검사 없이도 일단은 들여보내 주었는데, 이제 이런 길도 완전히 막힌 모양이다. 아예 인천에서 탑승을 거부하도록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입국 후 연락처나 숙소, 숙소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더 철저히 관리한다고 한다. 어떻게 더 철저히 할지,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다. (관련기사 링크)

 

일본쪽에 연락하셔서 알아봐주셨는데, 다행히 3분 정도는 괜찮은 모양이었다.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중. 마찬가지로 사람이 적어서 참 어색. 명동 돈가스라도 먹고 출국하려고 했는데, 싹 다 닫아서 암것도 못먹었다. 배고팠다...

 

 

 

 

후쿠오카 상공. 두달 만이었다. 이 풍경을 다시 보는 건 언제가 될까?
후쿠오카 공항 착륙. 앞으로 한 1년은 못보게 될까봐 촬영.
내리면서 촬영. 이것도 당분간 못보게 될 거 같아서...

 

 

 

 

내리고 나니 여기로 가라 저기로 가라는 안내판이 많이 보였다. 한국 입국시와 마찬가지로 각종 서류 절차가 있었다. 간단했다. 
안내문(우측)과 서약서(좌측). 각각 하지말란 일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주 내용이었다. 한국어는 없었다.
저렇게 한명씩 위치추적 앱 설치와 룰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일본에서도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셨다.
PCR검사를 포함, 모든 방역 절차를 마치면 이런 증을 준다. 이 증을 제시해야 입국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런 건강카드를 주는데 나의 건강사항과 검사 번호(0009번) 기입되어 있었다. PCR검사 결과가 나오면 검사 번호를 불러 알려준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결과는 다행히 음성.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청사 로비. 두 달만에 보는 풍경. 예전보다 사람이 적었다. 관광안내소는 완전히 닫았고 편의점은 영업중이었다.
국제선 청사 밖. 공항내 순환버스, 시내/시외 버스는 그대로 운행중이었다. 별다른 검사가 없어서 해외 입국자도 쉽게 탈 수 있을 거 같았다. 

 

 

 

 

 

2주동안 라인으로 요렇게 건강체크. 한 번은 체크하는 걸 잊었는데 전화가 왔었다. 똑같이 대답하면 된다.

 

 

이렇게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한국에 있었던 2달, 정말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즐겁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외면했던 현실과 맞닥뜨리고 정말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다음 목표를 향해 다시 힘내봐야지.

이제 마음 정리, 생각 정리가 어느 정도 된 거 같다.

한국에 참 오래도 있었다. 맘씨 좋은 우리 대학 교직원 분들 덕분이다.

 

나의 2020년은 한 마디로 '허세'였던 것 같다. 
그 동안 아둥바둥 열심히 살던 걸 다 게을리 하고, 이제는 평가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나를 "교수"라고 소개할 때, 정말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봤어야 했다.

충분한 전문성, 연구실적, 교육실적이 있는지, 무엇보다 안정적인 형태로 고용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젠 노력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다 '허세'였다.

 

난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무엇이든 잘 되지 않았다.

노력은 안하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질투하고 시샘했다. 

깎아 내릴 점을 찾아 집요하게 괴롭혔다.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하찮은 변명을 많이 만들었다.

한국에서 힘들 때엔 나는 일본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워하지 않았고,  
일본에서 힘들 때엔 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워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실패했다. 

 

다시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올해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평일- 아침 6시 기상, 운동, 식사, 7시까지 출근, 밤9시까지 작업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종일- 휴식, 방청소

일요일- 8시 기상, 9시 출근, 저녁6시까지 작업

한 때 이런 식으로 몇 년만 참으면, 다시 정상적인 루틴으로 돌아가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잘 생각해보니 아예 이게 나의 정상적인 루틴인가보다.

나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이 나이 먹고서야 깨달았다.

선천적인 능력을 타고 났으면 모를까, 능력 또한 뛰어난 게 아니었기에, 더 노력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미 소중한 것을 너무 많이 잃었지만, 늦었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나중엔 지금보다 더 후회될 것 같다.

 

눈이 많이 왔다.

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본에서 눈 보기 힘든 지역에 살아서 그런지, 눈만 봐도 참 기분이 좋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