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학에 등기우편 보낼 일 있어서 우체국에 다녀왔다.

아무 생각 없이, "이것 보내러 왔습니다"고 하니,
우체국 직원 분이 "래터팩이 싸요, 추적도 되요^^"하시길래 냉큼 전용봉투를 받아서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문득 서류를 받을 대학에서 "간이서류"로 보내라고 명시해놨던 것이 떠올랐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그걸로 보내라고 한 게 아닐 것 같았다.

다시 창구에 돌아가서 "아 죄송합니다. 실은 그쪽에서 간이서류로 보내라고 했었어요..."하니,
우체국 직원이 깜짝 놀라더라.
나도 깜짝 놀랐다.
"간이서류하고 래터팩이 그렇게 달라요?"했더니 많이 다르단다.


그런데 대체 간이서류가 뭐길래??
우체국 직원 분께 여쭈어보니, 친절하게 잘 대답해주셨다.
우리나라처럼 간단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서류를 보내는 데에도 종류가 여러가지 였고, 각각 서비스가 다른 모양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등기우편이라고 하면, 登記郵便 (registered mail),
즉 등록과 기록(?)을 충실히 하여 추적할 수 있게 된 우편을 의미 한다.
아마 추적이 불가능한 일반우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당연히 추적이 되고, 익일이면 도착하며, 저렴하고, 무엇보다 종류가 단순하다.

그런데!
이러한 추적이 가능한 등기우편을 기준으로 이곳에는,
일반서류(一般書留),
간이서류(簡易書留),
래터팩(レターパック; 레터팩)
세 가지나 있었다...
(현금을 보낼 수 있는 "현금서류"도 있는데, 이건 일반적인 등기우편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므로 제외)


일반과 간이는 우리나라의 등기우편의 고급, 일반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일반이 간이보다 좀 더 세세하게 추적이되고,
일반, 간이 모두 상대방 집적수령을 책임진다고 했다.
찾아보니 간이서류도 어느 우체국에 있는지 정도는 확실하게 보여주는데,
이것보다 세세하면 대체 어느정도 세세한건지 궁금해졌다...
한 편, 래터팩은 우체국 측에서 미리 준비한 규격봉투에 들어가기만 하면 가격이 일괄 510엔인 제도였다. 
(그 규격봉투가 "래터팩"이었다...)

가격으로는, 
일반>간이>래터팩인데, 일반은 모르겠고, 간이, 래터팩 사이만 해도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도착 시간은,
일반, 간이는 비슷해서 익일 정도면 도착하고, 익일 오전 옵션을 넣을 수 있었다.
다만, 래터팩은 일반우편에 가까워서, 2-3일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것 같았다.

일본 우체국 공부 끝.
그러고보니 결국 우체국 직원이 왜 이렇게 놀랐는 진 모르겠다.
간이서류와 래터팩이 많이 다른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직도 이 나라엔 알 수 없는 문화가 참 많다.

내가 쓴 받을 사람, 보낸 사람 주소를 촬영해서 그대로 영수증에 인쇄해준다.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지?

(2019.5.6)

​크롬북으로 바꾸고나서 자잘한 버그 외에 대체로 만족 중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usb-c 포트 밖에 없다는 것.
발표네 수업 보조네 해서 HDMI 쓸 일도 많고 해서 허브를 하나 구입했다.


이런 주렁주렁 거리는 걸 사는 것도 싫은데, 종류도 무수히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름 기준을 정해봤다.
가격대는 3만원 대, 잘 아는 브랜드로, 원하는 포트 (HDMI, VGA)가 모두 있는 것으로.
눈에 딱 띈 것이 바로 레노버 c120이었다 


타오바오에서 직구직송으로 구매했다.(링크)
원래 170위안 (2.8 만원) 정도 하는 물건인데, 국제 택배비가 좀 더 들어서 220위안 (3.7 만원) 정도 준 것 같다.
비용은 예전에 중국 쪽 대학에서 지원 받았던 위안화로 했다. 내 돈을 바로 쓴 것은 아니었다.
받는 데는 일주일 정도 걸렸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완전히 내수용이었는지, 다 중국어로만 표기되어 있었다.

상자 뒷면. 역시 다 중국어로만 써 있다.

이게 "웬"걸? 개봉되어 있었다. 세관 같은 곳에서 열어 본 건가?

물건은 이렇다. 생각했던대로 컴팩트하고 가볍다. 들어있었음 좋겠는 건 다 들어있다.

포스트잇 정사각형 보통 크기 보다 더 작다. 만듦새가 상당히 좋다. 유격이 전혀 없고 작고 가볍지만 동시에 단단한 느낌이 든다.

포트구성은 이렇다. 아직 대학환경이 열악해서, HDMI와 VGA둘 다 있는 걸 구하고 있었다.

다른 쪽. USB 2.0 2구가 보인다.

당연한 걸지도 모르지만 정말 잘된다. 현재까지 HDMI, 프레젠터, usb 메모리 세 가지 정도 시험해봤는데, 다 잘된다!

(2019.4.9)

1. 동기
  • 아픈 손가락: 2년 정도 사용해온 싱크패드 X1 요가 1세대는 장점이 훨씬 많았지만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키보드가 너무 단단하여 손가락이 아팠고, 배터리가 4시간을 넘기지 못하였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연구실에만 놓고 쓰게 되었다. 하지만 직업의 특성상 이동시에 쓸 노트북이 필요했다.
  • 가난하지만 욕심쟁이: 그런데 욕심이 많았다. 항상 갖고 다녀야하는 만큼 울트라북처럼 가벼웠으면 했고, 좋은 생각이 날때마다 바로 메모할 수 있도록 맥처럼 부팅속도가 짧았으면 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컴퓨터에 거금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은 최소한으로 투자하고 싶었다. 이것저것 알아보니 답은 크롬북이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 호기심과 개성: 첫 삼성노트북이자 첫 크롬북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또한 남들이 잘 쓰지 않는 물건이란 점이 좋았다. 예전 2012년 맥북을 처음 샀을 당시에 그랬다. 맥북을 처음 써본다는 설레임이 있었다. 그리고 정답이었다. 당시 출시된 윈도우 랩탑에 비해서 저렴하기도 하고 성능도 우수했으니. 크롬북으로부터 당시 맥북 에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가격이 당시 맥북 에어의 반 값 정도 된다! 

2. 구입기

  • 크롬북 중 가장 관심이 갔던 제품은 삼성 크롬북 프로 였다. 국내나 일본에는 판매처가 없어 처음부터 이베이에서 알아보았다. 예산 문제상 새 제품을 사지는 못하고 공장 리퍼비시 제품을 구입하였다. 가격은 본체값 40만원과 배송료 및 관세 10만원 정도로 합계 50만원 정도.
  • 삼성 크롬북 프로는 모델명이 24로 끝나는 2017년 제품과, 25로 끝나는 2018년 제품이 있다. 차이는 키보드 백라이트이다. 또 리퍼비시 제품이다보니 상대적으로 25제품이 상태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25제품을 사기로 하였다. 이베이 시스템을 잘 몰랐고, 비몽사몽한 가운데 주문한 탓에 실수에 실수가 겹쳤다.
  • 처음에 24제품을 주문했다가 (첫번째실수), 24제품을 취소하고 25제품을 주문했다가, 24제품이 취소를 거부당했길래 오기로 다시 한번 더 취소하려다가 실수로 25제품을 취소하고...(두번째실수), 이건 취소가 된 줄 알고 25제품을 하나 더 샀다 (세번째 실수). 그런데 결국 셋 다 취소가 안된 것이었다. 30일 이내 반품은 무료라고 하나, 그 동안의 관세나 배송료 등은 내가 다 물어내야 할 판이었다. 결국 다행히도 친절한 상담원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되었다. 반품에는 몇 주 정도 걸릴 망정, 한 대만 받아서 며칠 째 잘 쓰고 있다.
  • 이로서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먼저, 이베이에서 반품 할 때는 확인을 반드시 받은 후에 다시 주문해야 한다. 또, 판매자는 물건이 글로벌 배송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국내배송까지만 책임을 지고, 글로벌 배송센터부터 해외배송부터는 이베이가 책임을 진다. 따라서 판매자가 자세히 확인을 하지 않으면 이 물건이 해외에 팔린 건지 국내에 팔린 건지 모를 수도 있다. 이번 판매자는 인지하지 못하였던듯 하고, 따라서 나에게 30일 이내 무료 반품이 되는데 무엇이 걱정이냐는 말을 되풀이 하였다. 배송료와 관세가 비싼 해외배송의 경우에는 당연히 무료 반품이 불가하다.마지막으로 비몽사몽할 때는 잠이나 자야 한다!


3. 사용기

<외관 및 무게>

  • 디자인 1: 예전에 학부 수업시간 때, 커텐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맥북에어를 비춘 적이 있다. 그때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물건이...'하면서 이리저리 돌려보며 새삼스럽게 감탄했었다. 크롬북 프로는 절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들어서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깔끔하고 단단하게 그리고 알차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디자인 2: 디자인이 깔끔하다. 특기 할만한 특징은 별로 없으나, 모서리가 조약돌처럼 둥글둥글하다는 점은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에 삼성에서 나온 MP3 플레이어 중에 "페블"이라는 물건이 있었는데 생각이 나기도 했다. 리퍼비시다보니 이 둥글둥글한 부분에 약간 흠집이 있었다. 상판과 하판의 디자인과 크기가 완벽히 같아 보인다. 상판에 "SAMSUNG"이나 "chrome" 로고가 없었다면 하판과 구분을 못했을 것 같다.
  • 소재: 소재에는 금속감있고, 잘 만들어져있고 단단한 느낌을 받는다. 금속이라면서 플라스틱 같은 LG 그램이나 X1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실제로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크롬북 프로의 건강해보이는 느낌이 더 좋은 것 같다. 맥북 에어와 비교를 하자면, 맥북 에어-크롬북 프로-LG그램 순으로 금속감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 색상: 색은 검은색인데, 맥북이나 아이폰의 검정 같은 회색, 회색 같은 검정이 아닌, 옛날 노트북에서 많이 보던 그냥 검정 같은 검은색이다. 마냥 검은 가운데, 은색으로 된 "SAMSUNG" 로고와 힌지만 눈에 띈다. "Chrome"이라도 조금 색깔을 넣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든다. 그냥 너무 검정이다. 
  • 무게: 놀라운 점은 무게다. 무게는 약 1kg 정도로 매우 가볍다. LG 그램이 생태계를 메차쿠차 망쳐버린 탓에 이제와서는 그렇게 가벼운 것도 아니지만, 가격이 그램의 반값 정도임을 고려하면 삼성에게 갑자기 되게 고마워진다.
  • 배터리 및 충전방법: 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요소가 있는데, 배터리 및 충전방법이다. 이것도 LG 그램이 메차쿠차 망쳐버린 탓에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닐 수도 있으나, 하루 종일 사용해도 될 정도로 배터리가 상당히 오래 가서 어댑터를 들고다닐 필요가 없다. 또, 충전방법이 USB-C라서 케이블만 들고 다녀도 어떻게든 된다. 다른 컴퓨터에 꽂아도 되고 원래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충전기에 케이블만 교체하여도 된다. 이 두 가지 모두 은근히 무게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다.

<액정>

  • 정말 좋다: 나는 액정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하다. 그래도 액정에 대해서는 한 마디 남기고 싶었다. 이건 뭐 너무너무 좋기 때문이다. 맥북 외에 이런 액정은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것 같다.
  • 크기와 화면비율: 12.3인치, 화면비율 3:2. 개인적으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크기와 화면비율을 완벽히 만족시킨다 액정이 크면 좋긴 하지만, 책상 위 공간을 너무 차지하는 것도 곤란하다. 직업상 책이 많아 노트북을 놓을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화면 비율은 요즘 많이 쓰이는 16:9 보다 세로로 길쭉하다. 문서의 많은 부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게 작업하기 참 편하다.
  • 밝기와 색감: 액정 밝기와 색감. 액정이 가격에 비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냥 정말 좋다. 연구실에 나만 빼고 다 있는 최신 맥북 정도 되는 것 같다. 235nit 액정 밝기라고 하는데, 이건 어느 정도 이상이면 의미가 없을 거 같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색감이다. 색감이 참 좋다.

<성능>
  • 인텔 Core m3: 과거 연구실 동료가 서피스를 썼었는데 그때 cpu가 m3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음씨 좋은 동료가 시험삼아 나도 이래저래 쓰게해줬는데 속도에 불만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m3라고 해서 별 걱정을 안했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하등 문제가 없다. 성능이 높고 낮고를 떠나서, 크롬북에서 할 수 있는 게 단순 그 자체라서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는 걸로 치면 옛날 넷북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봤자 크롬 브라우저 돌리는 거니 어쩌면 넷북보다 더 단순할 수도 있다.


<그외 잡다한 사용기>

  • 전체적인 활용: 기본적으로 예전에 애용하던 맥북 에어와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 가볍고 단단했고, 저렴했고, 즉각적으로 반응했으며 배터리가 오래갔다. 그리고 많은 걸 기대하지 않았다. 많은 걸 기대하지 않았다는 말은, 문서, 발표용 PPT 등 무언가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사용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메모, 초안작성, 간단한 동영상 감상 등,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보다는 조금 더 전문적이지만 PC보다는 그렇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의미이다. 크롬북은 이러한 의도에 매우 잘 들어맞는다.
  • 소프트웨어 활용: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걱정을 좀 했었다. 당연하게도 아직까지는 윈도우나 맥에 비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바로 위에서 언급한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워드, PPT, 동영상 등등 모두 대체제가 다 있고 잘 돌아간다.
  • 즉각적인 부팅: 즉각적으로 켜진다. 위에도 언급한 부분이긴 하나 개인적으로 즉각적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여 조금 더 언급하고 싶다. 맥OS와 같이 부팅이나 슬립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 크롬북을 열면 수 초 내에 바로 켜지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상황에서 랩탑을 열고 준비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자다가도 갑자기 일어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윈도우는 아무리 좋은 스펙이어도 세월아 네월아 시간이 간다. 그리고 그러다 다 잊어버린다. 옛날 윈도우95, 98 때보다야 장족의 발전이겠으나, 가능하면 짧을 수록 좋다. 크롬북은 매우 빠르다.
  • 컨버터블, 펜 그리고 터치: 360도 컨버터블 본체에 펜이 지원된다. 이 둘은 X1 요가를 쓰면서 적어도 내게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나, 있어서 나쁠 건 없다. 요가는 이 두 가지 기능으 넣느라 무게를 희생하였었는데, 크롬북 프로는 넣고도 1kg니 더 그렇다. 펜도 어설픈 녀석이 아니라서 좋다. 무언가 쓰면 펜을 약간 늦게 따라오는 느낌은 있으나, 필기감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펜이 어디 따로 굴러다니는 것도 아니고 본체 내에 수납이 된다는 점도 훌륭하다. 아 또 하나, 옛날에 실수로 잘못 샀던 스태들러 삼성 전용 펜을 쓸 수 있게 되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터치가 된다. 감도가 스마트폰 정도로 매우 훌륭하다. 그래도 사실 그리 쓸 일은 없는 것 같다.
  • 스피커: 스피커가 은근히 괜찮다. 예전 64화음이네 128화음이네 하는 시대도 아니고, 요즘 포터블 기기에는 그냥 저냥 쓸만한 스피커가 달려서 나오긴 한다. 그래도 그 중에서도 꽤 괜찮은 축에 속하는 것 같다. 적어도 괜찮은 축에 속하는 아이패드 프로 3세대에 달려나오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 물론 X1 요가에 비하면 훨씬 낫고. X1 요가 스피커 만든 사람은 공인인증서와 일체형 책상 만든 사람과 함께 자신들이 만든 것으로 고문을 좀 당해봐야 한다.
  • 키보드: 구매 전에 해외 리뷰를 좀 읽어 봤는데, 리뷰 사이트에 따라서 키보드에 악평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Cnet에서는 "사용자에게 저렴한 랩탑이란 걸 상기시켜주는 키보드"란다. 직접 써본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모양새도 괜찮고 타건감도 우수하다. 덤으로 소리도 작다. 왜 저렇게 리뷰했는지 잘 모르겠다. 정말 괜찮은 키보드이다. 적어도 X1 요가처럼 손가락 마디를 아프게는 안한다.
  • 터치패드 활용: 두 손가락을 좌우로 쓸어내면 "앞으로" "뒤로", 세 손가락을 위로 쓸어올리면 "실행중인 소프트웨어 전환"이 가능하다.
  • 액정터치 활용: 한 손가락을 좌우로 쓸어내면 "앞으로" "뒤로", 화면 밑에서 위쪽으로 쓸어올리면 "소프트웨어 목록 불러오기"를 활용할 수 있다. 나름 이래저래 잘 생각한듯 싶다.
  • "검색" 키 활용: 크롬북에서는 키보드상에서 "돋보기 (검색)" 가 "Caps Lock"을 대신한다. 맥북에서 "Caps Lock"이 "한/영"이 되어 있는것도 신선하고 쓸모 있었는데, "검색"이 되어 있는 것도 상당히 편하다. 윈도우상의 WOX나 맥북상의 알프레드처럼 파일이나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킬 수도 있다.
  • 구글 드라이브 활용: 200gb를 2년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 드라이브 참 편하긴 하다. 속도도 빠르고 링크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도 좋고. 구글이 제공하는 문서, ppt 등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면 마치 하드디스크처럼 활용할 수 있다.

<단점>
  • 당연히 단점도 꽤 있다. 완벽한 랩탑이 50만원 일리는 없으니.
  • 비효율적인 파일 관리: 기본 용량이 32gb, 쓸 수 있는 용량은 더 적다. 마이크로 SD가 지원되지만, 소프트웨어와 마이크로 SD를 유기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워드에서 바로 마이크로 SD로 파일을 저장할 수 없다. 내부에 저장하고 마이크로 SD로 옮기는 수고를 반복해야 한다. 왜 이런 정책이 되었는지 알면서도 모를 거 같다. 아무래도 클라우드 밀려는 게 아닐까 싶다. 최근 구글이 통신 서비스도 한다던데, 가까운 미래에는 구글이 데이터에 대한 모든 것, 접속, 보관, 관리, 을 통괄하는 업체가 되어 있지 않을까, 괜히 무서워 진다. 마치 일본의 한큐 전철이 전철을 깔고 신도시를 개발하여 아파트를 분양하는 거 같은 느낌.
  • 낮은 확장성: 단자라곤 usb-c 2개 뿐이다. 이건 뭐 그렇다 치더라도 HDMI 정도 만이라도 넣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미라캐스트라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던지. 내 평생 usb-c 허브 같은, 거추장스러운 물건은 사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언젠가 그렇게 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향후 세상이 바뀌면, 어쩜 필요한 것만 적절히 잘 달려 있다고 칭송 받을 수도 있다. 허나 아직까진 아닌 것 같다.
  • 키보드 규격: 중요 버튼이 없거나 (딜리트), 짧다 (엔터, 백스페이스). 특정키 (콘트롤, 알트)가 무지막지하게 크며, 한/영 전환 키가 없다. 일단 크기 문제는 4:3 액정에 맞추느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을 것 같고, 한/영 키가 없는 것도 미국에만 출시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는 이해가 안간다. 뭔가를 지울때마다 딜리트 대신 "알트+백스페이스"를 눌러야 한다. 딜리트를 넣을 수도 있었던 자리에 굳이 "잠금"버튼을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또, 콘트롤 알트를 조금 더 작게 하고 그 사이에 윈도우 키처럼 무언가 하나 더 넣을 순 없었을까? 안그래도 소프트웨어 목록 불러오는게 불편한데 그 단축키라도. 중간에 뭔가 넣으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에게 혼나는 걸까? 그래서 찾아봤더니 구글이 만든 픽셀북에는 어시스턴트 버튼이 들어가 있었다. 삼성이 빅스비 버튼을 넣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써야겠다.
  • 싸구려 느낌의 터치패드: Cnet은 "사용자에게 저렴한 랩탑이란 걸 상기시켜주는"이란 표현을 터치패드에도 썼다. 이건 공감한다. 다행히 정확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싸구려 플라스틱 느낌을 지울 순 없다. 크기도 작고, 손가락이 잘 미끄러지지도 않는다. 하드웨어 자체는 예전 넷북 터치패드 그대로인 것 같다.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지만 언젠가 블루투스 마우스를 사게 될 것 같다...
  • 열고 닫는 불편함: 크롬북을 열고 닫을 때 맞물리는 끝 부분이 자석으로 붙는다. 생각보다 힘을 많이 주어야 한다. 한번은 열다가 잘못해서 크롬북이 날아갈 뻔 했다. 단가도 더 많이 나올텐데 왜 굳이 자석으로 붙게 만들었을까? 힌지 특징상 잘 닫히지 않고 덜렁덜렁거렸던 걸까? 개발자들이 어떻게 하면 물건을 덜 잘만들 수 있을지 머리를 한데 모아 생각했던 것 같다.
  • 액정 반사: 액정이 켜져 있거나 검은 화면이라도 비치는 순간, 거울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생긴 거라도 괜찮으면 모르겠는데 작업하다가 갑자기 아쉽고 기분이 좀 그렇다. 밝은 야외에서 사용하기에는 약간 힘들어 보인다.
  • 터치패드와 터치액정에 대한 아쉬움: 아직 제스처가 부족하다. 터치패드나 액정 끝에서 쓸어왔을 때라던가 손가락의 개수라던가 아직 추가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바탕화면 보기" "설정 및 알림 창 보여주기"도 있었으면 좋겠고, "소프트웨어 목록 불러오기"는 터치패드 상에서도 가능했음 좋겠다. 개선의 여지가 있다.
  • "검색" 키의 활용성: 활용성은 높지만 아직 "sleep" "shut down" 등 시스템과 관련된 명령은 할 수 없다. 개선의 여지가 있다.
  • 음장 부족: 상술했듯이 스피커는 괜찮은 편인데, 음악을 들을 때에는 조금 아쉽다.
  • 카카오톡, 라인 등 메신저 스마트폰과 동시에 사용 불가 (2019.4.19 추가) : 아무래도 크롬북을 안드로이드로 취급하는 듯 하다. 기존 스마트폰에 사용하던 계정을 그대로 가져오려고 한다. 쓰려면 스마트폰과 크롬북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크롬북 전용 해당 어플리케이션이 나올 때까지 해결은 불가능할 것 같다. 
  • 비효율적인 펜 사용법 문제 (2019.4.19 추가): 펜을 꺼내면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는 메모가 나온다. 사용자는 스크린샷을 찍고 그 위에 메모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그럴 수 없다. 펜을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켜고, 촬영한 스크린샷을 불러와야 한다. 펜 사용이 가능한 삼성 어플리케이션 (art canvas)도 있는데, 왜 굳이 이렇게 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 낮은 문서호환성 (2019.5.5 추가): 아직 워드 밖에 경험해보지 못하긴 했지만, 이미지가 들어간 문서의 양식이 심각하게 파괴되는 현상을 겪었다. 교수님의 요청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작업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러질 못해서 어찌나 화끈 거리던지. 잘 되는 것도 많지만 적어도 문서 작업 만큼은 크롬북으로 한계가 있어 보인다.
  • 허술한 마이크로SD 슬롯 (2019.5.5 추가): 마이크로SD 장착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는 무시못 할 장점이나, 슬롯이 너무 부실하다. 마개에 약간 유격이 있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제대로 덮기도 힘들다. 마이크로SD도 잘 꽂혔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괜히 쑥 넣었다가 빼는데 고생한 적도 있다.
  • 다양한 버그 : 지금까지 발견된 버그는 다음과 같다.

- 키보드 전환 불가 문제 (2019.4.19 추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영어 키보드와 INTL (International?) 키보드만 사용가능하게 되고, 한국어나 일본어 키보드는 사용 불가가 된다. 크롬북을 완전히 종료하고 다시 켤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빈도가 높다. 발견 이후, 가능하면 전원관리 시 슬립 기능만 사용하고 있다.

- 워드, 원노트 등 마이크로소프트 계열 어플리케이션에서 자동으로 텍스트가 삭제되는 문제 (2019.4.19 추가): 문서 작성을 하다보면 갑자기 단어를 삭제하기 시작한다. 마치 고정키가 걸린 것 같다. 구글 계열 어플리케이션에선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문제이다.

  • 아직까지 생각나는 건 이정도? 써보고 더 추가해 나가야겠다.


4. 결론

  • 이 가격에 이 정도 디바이스는 없다: X1 요가를 쓰면서 손가락에 쥐가 났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노트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다. 하지만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많이 알면 뭐하나? 결국 물건을 사야 되는데. 그럼에도 금전적인 부담에 무게, 배터리 등의 스펙을 타협하고 싶지는 않았다. 크롬북은 절묘하게 그 모두를 만족시켜주었다. 전통적인 랩탑 장점과 새로운 크롬북의 장점이 잘 어우러진 디바이스이다. 맥북 에어를 5년 정도 썼던 것 같다. 크롬북 프로는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당연하게도 완벽한 디바이스는 아니다: 각 제조사들은 디바이스가 완벽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나보다. 터치패드 같은 단가 올라가는 건 그렇다 쳐도, 키보드에 딜리트가 없거나 윈도우키와 같은 키가 없는 것은 어느 정도 타협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이제는 고장났지만 차마 버릴 수 없었던 맥북 에어를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5. 덧붙이고 싶은 말

  • 크롬북은 정말 기적 같은 물건이다. 삼성 크롬북 프로 정도의 만듦새, 가격 정도로만 나와주면 랩탑 시장이 재편되는 건 시간 문제일 것이다. 심지어 문서, PPT, 스프레드시트, PDF뷰어, 메모, 달력 등 왠만한 프로그램은 다 무료로 제공 된다. 소프트웨어가 다 연계되어 있어서 유기적으로 활용하기도 좋다. 예를 들면, 구글 캘린더에 공동으로 일정을 정하고 구글 도큐먼트로 공동 문서 작업을 하는 식이다. 딱 그림이 그려지는 건 교실에서의 활용이다. 구글 캘린더로 학사 일정을 기록해놓으면 학부모, 학생 모두다 볼 수 있다. 학생들이 구글 도큐멘트로 숙제를 제출하면, 교사들은 채점도 하고 댓글도 달아준다. 이것들을 뭘로? 저렴하고 튼튼한 크롬북으로. 심지어 교육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유지관리인데, 그것도 AS로 유명한 삼성이 관리해준다고 한다면,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이것들은 내가 처음 생각한 게 아닐 것이다. 벌써 교육 현장에서는 점유율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고 하니.
  • 장기적으로 모든 분야에 있어 영향력이 클 것이다. 어차피 윈도우PC든 맥이든 사놓고 기능을 100% 쓰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하드웨어가 알게 뭐야. 어디 매니아 사이트 들어가야 amd가 좋아졌네 드래곤이 뭐가 어쩌네 그러지, 어차피 일반인들은 "그램"이라서 사고, "갤럭시" "아이폰"이라서 산다. 물건을 이름으로 산다. 브랜드만 어디서 들어본 거고, 쓰던 것만 잘 돌아가면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런 예는 많이 있다. 어느 누가 축구 선수를 IQ, 단기기억력, 폐활량, 시력, 근육량, 사상으로 판단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흥민"이 "박지성"이 축구 잘하나를 보지. 즉,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구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더 저렴하고 잘 만들어진 기계에서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넘어오는 건 시간문제인 것이다. 위에 썼듯이 교육현장에서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하니, 그런 미래는 더 빨리 올지도 모른다.
  • 그 속도는 그 집단이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학계에서는 양식 때문에 워드가 아니면 안된다고. 그런데 워드 하나 쓰기 위해 드는 돈을 생각해보면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것이 개인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할지라도 누군가의 호주머니에선 나온다. 그 지원 주체가 학회든 대학이든 무엇이든 최종적으로는 예산을 집행하는 국가의 손해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집단은 특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벗어날 수 없는 경우는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2019년 현재에도 호출기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구글에게 더 많은 힘이 실어지는 것은 무섭긴하다. 지금도 유투버들이랑 같이 탈세파티 하고 있는 판에. 내가 볼 때 구글 정도 정보력(검색엔진, 개인정보 대 정보기관, 호적) + 정보관리수단(알파고 대 공무원)을 갖고 있으면 이건 뭐 한 국가에 필적한다. 구글에게 세금을 매겨 종속시키지 않고서는 언젠가 도리어 구글에게 세금을 낼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 국가에 태어나는 건 마음대로지만, 일단 태어났으면 세금을 꼬박꼬박 바쳐야 하는 것처럼, 계정을 만드는 것까지는 공짜로 하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 이유를 막론하고 크롬북 생태계가 언젠가 주목을 받을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일단은 카페를 만들어봤다. 카페라곤 한 번도 운영해본 적이 없어서 일단 천천히 메뉴 구성을 생각중이다. 아무도 관심이 없었는지 원하는 주소 만들기가 무지 쉬웠다.


https://cafe.naver.com/chromebook


6. 사진


상판. 지문이나 먼지가 잘 묻는 재질이다.

하판. 무난하다.

오른쪽 측면. 볼륨버튼, 전원버튼, USB-C 단자, 수납된 펜이 보인다.

왼쪽 측면. 이어폰 단자와, USB-C 단자가 보인다. 간단하다.

열린 모습. 길쭉 해보인다. 사진이 그렇게 찍힌 것도 있지만, 3:2 비율이라서 실제로 되게 길쭉하다.

하판 스피커. 왼쪽에도 같은 모양으로 하나 더 있다.

본체에 "SAMSUNG"이 비친다. 본체 재질이 빛 반사를 참 잘한다.

74%에 8시간 41분. 뻥일지도 모르지만 보기만해도 든든하다.



(2019.3.21)

언제부터인지, 음악을 단순히 듣기만 하는게 아니라 보기도 하고 있다.
일단 퍼포먼스가 상당히 좋고, 어떤 것은 짧은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주기도 한다.

가장 많이 쓰는 앱은 역시 유튜브인데, 유튜브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창을 내리면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데이터를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다는 점이다.
여러 궁리를 해본 끝에 뮤직비디오를 다운받아 보관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용하게 된 것이 바로 4K 비디오 다운로더이다.


<그림1> (출처: https://www.4kdownload.com/products/product-videodownloader/?r=free_license)



4K 비디오 다운로더는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상당히 쓸만한데,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그림2>

<그림2> 왼쪽 상단에 보이는 "링크 복사"를 누르고, 유튜브 동영상의 주소를 입력하여도 되고,
주소를 복사하여 <그림2>이 나온 화면에서 바로 "Ctrl+V"를 눌러도 입력이 된다.

그러면 <그림3>와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림3>


<그림3>화면에 나온 창에서는 동영상 혹은 음악 파일 중에 고를 수도 있고 (좌측 상단), 포맷(우측 상단)이나 화질(좌측 중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
자막이 있는 경우 자막을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우측 하단).

요즘 자막 기능을 많이 쓰고 있는데, K-POP이 유행하면서 영어 자막들을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음악만 듣는 게 아니라,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사용하기 참 편하다. 게다가 무료라서 부담이 없다.

그리고 매우 유용하다. 통신비도 저렴하지 않은 요즘, 생각보다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지원이 끊기지 않고,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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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aypay-corp.co.jp/



어제 한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페이페이(PayPay; 이하, 페이페이)"라는 전자화폐를 써서 결제를 하면,
금액의 20%를 다시 그 전자화페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40 분의 1 확률로 전액을 돌려준단다.
약 500엔이 드는 야후 프리미엄 회원에 가입하면 확률이 20 분의 1로 껑충 뛰고,
소프트뱅크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면 확률이 10분의 1까지 뛴다.

이 놀라운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페이페이, 소프트뱅크와 야후가 지분을 반씩 갖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모든 것의 주인은 바로 손정의 씨다.
손정의 씨...이분 아니면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도입할 수 있겠는가.
정말 대단한 분이다...


이게 끝내주는 점은,
페이페이를 쓸 수 있는 곳이 체인점에서 개인 점포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고,
특히 그 안에는 빅카메라, 코지마, 소프맙 같은 전자제품양판점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 양판점에는 드럭스토어, 자전거 가게 등 없는 게 없으므로 사실상 못사는 물건은 없다.


오늘 (6일) 아침, 바로 달려가 아이패드 프로 두 대를 구입하였다.
한 대는 내 것, 또 한 대는 고등학교 친구의 것이다.
요것까지는 전액은 당첨이 안되고, 20%만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가팅 구입한 펜슬 2개 중 하나가 전액에 당첨되었다. 흐흐...


그 외에도 나는 에어팟과 케이스를 구매하였다.

친구는 일본에 있는 사이에 페이페이 전자화폐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사진 못하였고,
나는 이곳에 있으면 언젠가는 다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필요한 걸 다 사기로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쓴 금액은 이렇게 되었다.
아이패드 97,973엔 (중 20,364엔 환원);
애플 펜슬 15,638엔 (중 9,852엔  환원; 당첨금액을 친구와 반으로 나눔):
합계 113,575엔 (중 30,216엔 환원), 그래서 총 83,359엔을 소비한 것과 같다.


한 편, 조금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일본에 전자화폐가 상당히 유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돈을 넣은 전자화폐만 해도 그 수가 상당하다.
스이카(스마트폰 내장), 스이카(카드), 이코카, 라인 페이, 구글 페이, "교내 페이", 가이카, 그리고 페이페이까지 4가지 정도가 된다.
스이카와 구글 페이는 엮어져 있는 것이고 지불의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니 일단 제외,
스이카와 이코카에는 일정 금액이 들어가 있으나 지금 바로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일단 제외,
"교내 페이"는 잔액이 0원이니 제외하고 생각해보았다.
가이카는 지금 주로 쓰고 있는 은행에서 반강제로 가입시켜놓은 것. 만 엔 정도가 들어있다. 이건 당분간 건들 수 없다.

그러면, 라인 페이와 페이페이가 남는다.

당분간은 이중 페이페이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Kyash라는 VISA카드에서 만든 가상 신용카드 서비스가 있는데, 2%를 환원해준다.
이걸 페이페이에 연결시키면 페이페이 20% 환원+Kyash 2% 환원해서 기본 22%환원이다.
게다가 위에 언급하였듯이 일정 확률로 페이페이는 100%환원이 된다.
다만, Kyash는 하루 3만엔 상한액이 있다.
(사실, 이 상한액 때문에 아이패드를 구매할 때 잘 활용하지 못하였다)
일상적으로 먹고 입는 것에 소비하면 될 것 같다.


또 하나 페이페이의 흥미로운 점은, 100%환원이 되더라도, 나머지 포인트는 그대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Kyash의 2% 뿐만 아니라 빅카메라의 10% 포인트 적립 등은 그대로 활용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물건을 사는데 무려 돈을 버는 것이다...
이는 빅카메라 등에서 받을 수 있는 포인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벤트 기간은 둘 중 하나를 기준으로 종료된다고 한다.
1. 구매액 100억 엔 달성시; 2. 2019년 3월 31일.
바보가 아닌 이상 자동차 판매점이나 부동산에 가맹을 주지는 않았을테니,
일반 시민들이 소소하게 구매하는 것들만 따진다면 100억 엔이면 액수로서는 거의 무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엄청난 이벤트에는 아쉽게도 가입조건이 있다.
일본 국내 휴대전화 인증이 필요하다.
면세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단기 체류 외국인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8. 12. 6)


12월 14일 오전에 편의점에서 커피를 하나 사마셨는데, 포인트가 돌아오지 않더라.
아마도 종료된 모양이다.
3일부터였으니까, 12일 만에 100억원이 쓰인 셈이 된다. 우와.


(2018.12.16 가필)

첫인상


구입처는 일본 애플 공식쇼핑몰.
받는데 2~3주 정도 걸린 듯하다.


간단한 워드 작업, 논문 읽기 용도로 구매했다.
본체 만듦새가 상당히 괜찮다.
가장 기대했던 휴대성이 좋다. 생각했던대로 무게도 가볍고 크기도 적당하다.
미리 준비한 슬리브에 노트 한 권과 아이패드를 넣어 갖고 다니기에 딱 알맞다.


걱정했던 워드 성능은 생각보다 좋다.
원드라이브 동기화가 잘되서 편리했다.
64g와 256g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어차피 클라우드 위주로 쓸거면 신경안써도 될 듯하다.
그래도 왠지 불안해서 256g 가야할 듯하다.
왜 128g가 없는지 모르겠다...딱 좋을 거 같은데.


펜 성능이 끝내준다.
애플 스토어에서 잠깐 잠깐 써봤던 것 이상으로 훌륭하다.
정말 종이에 쓰는 거와 비슷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특유의 손맛이 있다. 이게 참 괜찮다.
적당한 무게, 잡기 좋은 모양. 쓰기 편한 길이 등, 펜의 만듦새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펜 충전 방식이 마음에 든다.


스페이스그레이와 실버 중에 고민을 많이했는데, 개인적으로 실버가 더 나은 것 같다.
애초에 색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카툭튀인지라 케이스가 필수인데, 뒷면을 내가 직접 볼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단점이 있다면,
키보드 폴리오가 생각보다 무거워서 케이스를 장착한 채로 타블렛으로 쓰기가 힘들다.
12.9인치를 고르지 않은 이유도 이것이었다.
사용기를 보면 이걸 추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던데 어떻게 갖고 다니는거지?
아마 차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아닐까?

키보드가 없는 케이스로 바꾸고, 블루투스 키보드를 갖고 다닐 예정이다.


이어폰 단자가 없는 건 아직까지는 실망스럽다.
무선이어폰을 구매해볼 예정이지만, 둘 다 사용가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애플은 나중엔 스피커 구멍조차 없애고 석판처럼 만들 생각인 것 같다...


멘델레이 싱크기능이 지원이 안된다.
이건 이유를 잘 모르겠다.
틈틈이 논문을 읽으려고 산 거였는데, 논문은 하나도 안들어가있다...


그 밖에는 본체가 휘는 게 걱정된다.

동영상(링크)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렇게 무슨 엿가락 마냥 뚝하고 접어질 줄이야...

혹시 모르니, 휴대시에는 플라스틱 보드를 뒤에 덧대서 갖고 다니려고 한다.

(2018. 12. 5)


일주일 사용기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점이 적지 않다.
먼저, 스피커.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방에 음악을 틀어놓곤 한다.
그리고 배터리. 원래 많이 쓰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건 뭐, 며칠은 쓰는 것 같다.
남은 배터리가 붉은 색으로 바뀌어도 별로 걱정하지 않을 정도이다.
배터리 용량이 많은만큼 충전 또한 오래 걸리지만, 잠자는 시간 등 아예 쓸 수 없는 시간에 하면 되므로 문제가 없었다.
다만 실망한 점도 꽤 있었다.


키보드 폴리오와 합친 무게는 아직도 의문이다.
12.9를 추천했던 리뷰어들은 어떤 조건에서 사용하고 있는걸까?
그래서 적당한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하였으나, 이건 또 이것대로 문제였다.
키보드는 상당히 괜찮은 것이었다. 기기 3개까지 멀티페어링도 되고, 휴대하기도 편하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하는 걸 확인했는데...


다만, 아이패드에서 문제다.
그때그때 접속을 다시 해주어야 하고, 가상키보드가 자동으로 없어지지 않으며, 필수적인 단축키가 잘 안먹힌다.
이중 단축키가 정말 큰데, 커맨드+탭이나, 커맨드+홈, 그리고 두 언어간 전환(Capslock) 등이 안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안그래도 마우스가 없는데, 이것들이 먹히지 않고서는 키보드 사용이 매우 번거롭다.
정말 좋은 키보드라고 생각했는데, 좀 아쉽다...


워드는 생각보다 괜찮다. 그러나 여러 문서를 한 번에 띄울 수 없는 게 문제다.
모두가 불편하다고, 한계가 있다고 했던 멀티태스킹 자체에는 불만이 없다.
다만, 같은 앱을 두 개 이상 띄우는 건 안되는 듯하다.
워드로 되어 있는 문서를 두 개 이상 띄울 일이 적지 않은데, 요건 좀 문제였다.
어차피 생각정리용으로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긴 한데...


마지막으로 항상 인터넷 접속을 필요로 한다.
원드라이브와 더불어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좋지만,
그것을 쓸 수 없는 환경에서는, 즉 인터넷이 안되는 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아이패드 안에 문서를 집어 넣을 수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용량의 한계나, 그것을 일일히 넣어줘야 한다는 점에 있어 전부다 넣을 수도 없고,
한 문서를 여러 군데 분산시키는 문제가 있어서 그러진 않고 있다.
오히려 전부다 넣고, 원드라이브 동기화를 먹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도 못한다.


(2018. 12. 14 가필 및 수정)


풋살 모임에 다녀왔다.

지칠 정도로 힘든 운동을 하고 싶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운동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인 유학생 축구 모임에 참가하기로 했다.
실은 저번에도 갈 순 있었는데 숙취 때문에 가지 못하였다.


출발하려는데 자전거 뒷바퀴 바람이 빠져있었다.
가까스로 역 근처에 있는 저전거포에서 바람을 넣고 출발을하는데,
한 5분을 가지 못한 거 같다.
다시 그 자전거포에 돌아가 수리를 맡기고, 렌터사이클을 받아 다시 출발.


가는데만도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10시 시작이었는데, 한 시간 정도 늦었다.
도착한 곳은 MK택시 회사에서 운영하는 어뮤즈먼트 시설이었다.
시설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볼링장, 탁구장, 오락실 등이 있었는데,
특히 오락실의 게임들이 거의 다 최신인 점이 놀라웠다.
1층에는 뷔페 식당도 있었는데 꽤 괜찮아보였다.


풋살장은 4층 PARQUE라는 곳에 있었다.
준비해온 렌즈를 끼우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오랜만이라서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다른 쪽 눈을 감았었던 모양이다.
렌즈를 끼울 때엔 두 눈을 모두 뜨고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꽤 있었다.
3팀 정도가 만들어지는 것 같았고,
한국인 외에도 다른 국적 사람들이 소수 있었다.


룰은 간단했다.
기본적으로 축구와 같았다.
한 팀에 5명. 경기시간은 10분.
돌아가면서 골키퍼를 맡는데 두 팀 중 어느쪽이든 골을 넣으면 교체.
즉 상대편이던 우리편이던 골이 나오면 키퍼가 교체된다.
천장에는 그물이 걸려있는데, 그곳에 공이 닿으면 아웃.


풋살이기 때문에 경기장은 크지 않았다.

힘들지 않다면 힘들지 않은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한 경기에 10분이라는 게 밑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처음에 지치고 싶어서 참가해봤다고 하였는데,
그 목적만큼은 정말 제대로 달성한 느낌이었다.


뛰면서 내 자리를 찾는 게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생각을 잘 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
그냥 축구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였다.
공격 타이밍에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고,
수비 타이밍에 어느새 상대편 선수 뒤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 컨트롤도 문제였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못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 였고,
개인기가 없으니 돌파가 힘들었다.
나를 맡고 들어간 자살골도 두 골이나 있었다.

기술과 체력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참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였다.
수영과 런닝으로 다져진 기초체력과,
신장과 힘, 그리고 끈기?

다음에 한 번 더 참가해보고자 한다.
모임 안에서나 경기 안에서나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력이 늘어나면 재미 있을 것 같다.


축구가 끝나고 향한 곳은 LOBUTA였다.
12월 1일 오늘부터 점심영업을 시작한 곳이었다.
유학생 출신인 분이 경영하는 곳인데, 축구멤버들과도 꽤 친분이 있는 것 같았다.

요리 종류는 불고기 백반과 순두부 찌개 백반.
순두부 찌개 백반의 종류가 다양해서, 해물, 돼지고기, 돼지고기치즈 등이 있었다.
돼지고기치즈가 신선하긴 했지만 그렇게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고, 돼지고기를 택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해물이 더 나았을 뻔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먹었다면 평범했을 맛인데 먹는 순간에는 정말 맛있게 느껴졌다.
매운 한국 요리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운동에 지쳐서 그런 것이리라.
김치도 어찌보면 평범한 맛인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가격은 850엔인데 일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거 같고,
오늘은 100엔 할인까지 해주셨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맡겼던 자전거를 찾아왔다.
5300엔을 받아 가더라, 와...


자전거포에서 빌려준 자전거. 얘를 타고 다니느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

4층 PARQUE에 있는 오락실. 넓직넓직하고 시설이 정말 좋다. 이런 외진 곳에 이런 시설이...

UFO 머신도 시내에 비하면 귀여운 애들이 적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작은 도라에몽 인형들. 갖가지 도구를 갖고 있는 컨셉이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런 버전은 처음 봤다.

풋살장. 깔끔했다. 인조잔디에 쓸린 곳이 아직도 아프다.

마지막으로 먹은 밥.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반찬도 괜찮았고. 다만, 돼지고기와 순두부 찌개가 그렇게 어울린다고는 못할 것 같았고 밥에 조금 더 수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8. 12. 1)

오후 3시 쯤 갑자기 한국 쪽 신용카드사에서 메일이 왔다.
해외거래를 정지하겠다는 것이다.
내용은 이러 했다.


안녕하십니까! 〇〇카드()입니다.
저희 〇〇카드를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객님의 〇〇카드 해외 승인 내역 中, 부정사용으로 우려되는 거래가 있어,
당사에 등록된 유선전화로 연락을 드렸으나, 연결이 되지 않아 사고 예방을 위해
해외거래에 한하여 일시 정지 조치 하였습니다.

[일시정지 관련 회원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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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에 의한 거래가 부정사용 또는 비정상거래로 판단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처음에 몇몇 거래는 승인이 되었으나,
그 다음부터는 뭔가 의심쩍게 생각한 카드사에서 거래를 정지하였다는 것이었다.
이메일에는 거래 시도 내역이 담겨 있었는데,
처음에는 액수가 적더니 나중에는 수백 달러 이상이 되어 있었다.
일단 피해를 최소화 한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먼저 든 생각은, '이거 사기 아냐?'였다.

정보가 누출될만한 곳에서 한국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저번에 한 번 KLOOK(클룩)이라는 여행업체에서 정보가 누출되었다고 하여,
카드를 재발급 받은 후였다. 보안에는 약간 자신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메일 주소에 속임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나에게서 무언가 뜯어낼만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지 않았다.


다음에 든 생각은, '만약에 사실이라면 어디서 누출된걸까?'였다.

먼저 의심이 간 건 내 앞에 있는 중국산 노트북이다.
소름이 확 돋았다.
그렇다고 한다면 거의 모든 정보가 누출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것은 오해이거나 혹은 그들이 아직 내 정보를 악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길로 집에 돌아와 한국 폰을 확인하니,
마침 전화가 걸려왔다.
"카카오톡 메시지 또한 보냈었다"고 하시길래,
"그럼 카톡으로 전화를 드려도 되느냐"고 여쭈어보자, 그렇다고 하셨다.
그래서 냉큼 끊고, 공유기를 켰다.
로밍 전화는 받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요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를 연결시키고 다시 확인해보니,
전화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몇 개씩이나 와있었다.
카톡으로 다시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원인은 KLOOK(클룩)이라고 하셨다.
이때 깨달았다.

예전에 KLOOK에서 결제한 카드가 한국 쪽 카드였다는 것을.
그때 재발급 받은 카드는 일본 쪽 카드였던 것이다.
KLOOK 홈페이지에는 결제에 쓰인 카드나 내역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일본 쪽 카드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직원 분은 덧붙여서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셨다.
체크카드이기 때문에 승인과 동시에 돈이 빠져나갔지만,
"이의 제기 신청"을 통해 어느 정도 돌려받을 수 있고, 30일 정도 걸린다고 하셨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았지만,

이 시점에서 어느 정도 마음을 쓸어내렸다.
일단 통장에 있는 대부분의 돈이 빠져나갔지만,
처음부터 많은 돈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해외에 있음에도 이렇게 국내 은행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에,
약간은 감동을 받았다.
거래를 정지하여 준 것과 전화, 메일, 카톡까지.
일본이었으면 같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었을까?
특히 카톡은 아니었을 것 같다.



이런 카톡이 와있었다. 이 밑으로 대화가 이어진다.


잘 보면 엄청 평범한 곳들에서, 엄청나게 빠른 시간 내로 결제한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결제한 다음에는 그걸 어떻게 하는거지? 저렇게 물건을 마구잡이로 결제한 다음에 장물로 어딘가에 팔아넘기는 걸까? 가장 밑에 두 건을 포함하여, 총 세 건이 인출되었다.


통장에 돈이 많았으면 난리 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여러 번도 시도하였다. 담당자 분께서 보내주신 것은 사실 일부에 불과하였을 것이다.


(2018.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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