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분전환겸 오랜만에 3월에 있었던 일에 대해 남겨보고자 한다.

3월에는,

9일 자가격리 끝, 

10일 오랜만에 출근, 

13일 이사, 

14일 중고차 계약 (이건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에선 생략; 링크), 

정도가 제일 큰 일이었지 싶다. 

 

3월에는, 4월 이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집중했다. 바쁘게 여기저기 움직이다보니 3월은 정말 시간이 금방 간 거 같다.

 

3월 9일. 이미 이사는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가격리 끝나는 날 바로 전출신고부터 하러 갔다.
3월 10일. 오랜만에 출근했다. 내 요청대로 창가 격리된 자리로 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짐은 다른 직원 분들께서 옮겨주신 상태. 저 오른쪽 위 아이패드는 복귀하면서 연구비로 구매. 복귀하기로 하고 연구비를 한 번에 쓰느라 고민한 결과가 요 아이패드.
3월 10일. 오랜만에 출근했지만, 바로 이사갈 집을 보러 갔다. 집은 이미 대학 본부에서 지정해주어서 결정된 상태였고 방 구조를 보기 위해서. 방 분위기는 교토 자취방과 어딘지 닮았다. 다타미 방이면 다 거기서 거기라. 독신자용이 아니었던 탓에, 이런 방이 2개 더 있었다. 
3월 10일. 화장실과 욕실. 크기가 세상에. 이 부분만 방 하나 크기보다 컸다. 독신자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커도 너무 컸다.
3월 10일. 바깥 풍경. 단지가 전체적으로 많이 낡았다. 그래도 단지내 조경이 참 잘되어 있고 위치도 좋은 편이어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저렴한 방세가 가장 만족스러웠다 (약 2만 4천엔).
3월 10일. 집 근처 닭꼬치 집에서 테이크아웃 해다가 혼술. 오랜만에 출근한 것도 기념하고 또 이사를 며칠 남겨두고 기분이 허해서. 지금까지 뭘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걸까. 아니, 열심히 산 건 맞았을까.
3월 11일. 그 동안 밀려있던 일을 처리하느라 바로 출장. 내 오른쪽 우회전 대기차선이 실선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반대편 차선도 실선이었다. 차가 없도 어두우면 구분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오랜만에 운전해서 도시 고속도로를 안타면 차가 심각하게 막힌다는 걸 잊고 있었다.   
3월 11일. 그렇게 1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다른 캠퍼스. 여긴 학생회관. 같은 대학 다른 캠퍼스일뿐인데 완전히 다른 학교 처럼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다른 대학 캠퍼스에 가면 무슨 여행 온 것 마냥 호기심으로 가득찬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어떻지?
3월 11일. 학생회관 안에 놓여져 있는 전화기. 이건 왜 놓은 걸까. 되긴 하는걸까? 받기 전용인데, 구형이라 누가 훔쳐갈 일이 없으니 놓은 것 같았다.
3월 11일. 다른 캠퍼스 학식. 600엔 정도 그랬나? 양도 맛도 정말 좋았다. 심지어 저 단무지는 무제한.
3월 13일. 이삿날. 이삿짐센터를 쓸 비용은 없어서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힘들 때 도와주신 정말 고마운 분들.
3월 20일. 이사 후 맞는 첫 주말. 집 근처 짬뽕집. 일본식 하얀 짬뽕이었다. 하얀짬뽕이 으레 그렇지만 해산물보다는 고기, 숙주나물, 버섯이 많이 들었다. 그럭저럭 먹을 만하고 위치가 가까워서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근처에선 맛집으로 소문난 모양. 730엔.
3월 20일. 집 근처에 있는 다른 대학 요트부 건물. 대학 차원에서 대학 차원에서 밀어주는 운동부인가 했다. 낡았지만 규모가 상당했다. 심지어 벚꽃나무도 있어.

 

3월 20일. 집 근처는 이렇게 생겼다. 바닷가 근처라 소금기가 많고 바람도 강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평화롭고 경치도 좋았다.
3월 20일. 집 근처 공원. 고양이가 참 많았다. 그 길로 고양이 주려고 메이노하마까지 가서 먹이 사다놨다. 허나 4월 22일 현재, 시간이 별로 없어서 다시 가보지 못했다 (ㅠㅠ).

 

3월 27일. 이사 후 맞는 두 번째 주말. 이상하게 식욕이 많아져서, 집 근처 이치란에서 라멘 한 그릇. 맛은 괜찮은 편인데 이치란은 역시 가성비가 낮다. 24시간으 돌려서 그런가. 교토에서 좋아하던 라멘집이 그립다. 그때그때는 괴로운 때도 많았을텐데, 이곳에 와선 이상하게도 교토에서 했던 모든 것들이 그립게 됐다. 후쿠오카도 언젠가 내게 그런 도시가 될까? 890엔.
3월 27일. 놀랍게도 라멘으로는 부족해서 근처 맥도날드에서 바로 식사를 한 번 더 했다. 팬케이크 세트. 펜케이크는 푸석푸석하고 시럽은 설탕맛만 날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많이 놀랐다. 500엔.

 

여기서부턴 학식 사진.
3월부터 또 한 가지 변화는, 학교에 거의 살다시피 하게 되면서 학식을 많이 찾게 되었다.

 

식당 입구. 거의 '그날의 메뉴'(日替わり)를 먹고 있는데, 새삼스럽지만 일본 치고는 저렴한 편에 잘 만들어주시는 거 같다. 지금(4월)은 괜찮지만, 이때만해도 영업시간이 매우 짧아서 고생 좀 했다. 360엔(수요일 한정 324엔).
3월 23일. 스튜 메인인데 밥에 미소국. 밥 주는 걸 신기해하며 테이블 쪽으로 가려는데, "학생, 미소국 받아가" 하시길래, 흠칙 놀랐던 기억이 난다.
3월 25일. 닭고기 된장 조림(?)은 괜찮았는데, 저 가츠오부시+오이+쓰유 밑반찬 맛 밸런스가 뭔가 요상했다. 오이를 싫어해서 그런가...아직도 일본 요리에는 이해가 안가는 조합이 좀 있다.
3월 28일. 다 모르겠고, 저 김치가 참 맛있었다. 일본식 스윗한 김치가 아니라 매콤하고 새콤한 진짜 김치였다! 여기가 한국하고 가까워서 그런가 한국요리 잘 아는 사람이 누군가 있나보다.
3월 29일. 저 몬쟈야끼인지, 오코노미야끼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부침개류 반찬. 원래 그런 요리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딘지 질기고 맛도 없었다. 그냥 오코노미야끼 소스 맛으로 먹은 거 같음. 이 날은 조금 실망.
3월 31일. 쏘세지 야채 볶음 같이 생긴 반찬이었다. 소세지는 안들었지만 맛은 그랬다. 요때쯤해서 벚꽃이 만개하기 시작해서 일부러 광각으로.

 

 

그밖에 대학에서만 밥을 먹으니 과일 먹을 일이 없어서, 대학 생협에 가는 일도 잦아졌다.

 

대학 생협. 청과 코너. 기대도 안했는데 정말 저렴하다. 저 안에선 제일 만만한 바나나를 주로 먹게 되는 거 같다. 

 

2022년 8월 23일 추가.
포스트 작성 후 1년 뒤인 현재, 다시 한번 중고차를 구입하였다.
https://hanmo.tistory.com/392

4월 5일, 식목일에 차가 나왔다.

3월 14일에 계약했으니, 20일 정도 걸린 셈이 됐다.

오래 걸린만큼 정비나 청소를 잘해주셨겠지...기대하면서 다녀왔다.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기대에 부합했다.
차는 잘 모르지만 상당히 좋은 상태로 받아왔다.

 

주행해본 감상은, 

구형이고, 하이브리드인 것치고는 기대했던 것보단 잘 나가지만, 

최신 하이브리드나 휘발유 차에 비해선 잘 안나가고, 
실내가 생각보단 넓지만, 승차감은 별로였다.
승차감은 비유가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차가 달리는 길의 재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정도.

실내 차음도 사실 좋은 점수는 못주겠다.

날씨에 따라 다른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안에 있어도 참 시끄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관용차로 몰면서 이 모든 걸 알고 샀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만족하고 있다.

현재 놀랍도록 편해진 출퇴근 시간을 즐기며, 차 성능도 시험해볼 겸 어딘가 가보려고 벼르고 있다.

 

중고차 구매에 든 비용을 정리해보면, 

차량 대금 380,000엔 (등록세, 중량세, 책임보험 포함), 

자동차세 34,500엔/연 (4월30일 청구),

보험 44,000만엔/연 (일시불), 

주차장증명등록 3,800엔, 

집 주차장 5,000엔/월, 

대학 주차장 15,000엔/연,

합계 482,300엔

정도가 될듯하다.

 

올해 1년을 기준으로 비용을 고려하면, 

집 주차장만 *12개월을 해서, 총액은 537,300엔이다. 

이걸 12개월로 나누면, 한달에 44,750엔 (+휘발유 값+자동차 정비에 드는 비용) 정도.

 

당연하지만 다음 차검까지 걸리는 2년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더 저렴하다.

2년 동안 자동차세, 보험, 주차장비용이 같다고 가정했을때, 
총액은 690,800엔이다.

이걸 그냥 24개월로 나눠서 계산하면, 

한 달에 약 28,783엔(+휘발유 값+자동차 정비에 드는 비용)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12개월이나 24개월 내엔 내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 있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차를 받고나서 출발 직전에 휘발유를 가득 채웠는데 29리터 들어가더라.

뭐지? 너무 조금 들어가는 거 아냐? 요걸로 얼마나 탈 수 있는지 한 번 봐야지. 

 

 

 

가는 길이 참 험했다. 전철로 30분, 버스로 1시간 가서, 10분 정도 걸었다. 예전에 살았던 이토시마보다 심한 시골 동네였다.
겨우겨우 중고차 매장 앞에. 한신 타이거즈 느낌 나는 간판을 지나니...(나중에 얘길 했는데, 사장님이 오사카 쪽 대학을 졸업하셨다고 한다.)
쨔잔. 간판 옆 정문에 차가 놓여져 있었다. 이렇게 두면 다른 차가 못지나 다닐텐데 괜찮은거야...? 차 상태도 좋고(사실 볼 줄 모르고) 안팎이 놀라울 정도로 깨끗해져 있었다. 예전에 봤을 때엔 전조등이 참 흐리멍텅했는데 참 맑아져 있었다.
대학에 도착해서 한 장 더. 우측 리어미러 밑에 있던 얼룩이 말끔히 지워진 걸 알 수 있다. 운전은 참 오래 했는데, 내 명의로 된 차는 이게 처음이다. 첫 차를 일본에서 사게 될 줄이야...
뒤는 이렇게 생겼다. 후방 시야가 좁아서 운전에 방해될 줄 알았는데, 저 번호판 바로 위 검은 부분이 차 안에서 보면 투명해서 문제 없었다.
요렇게 조수석에 삼각대를 달아서, 운전하는 영상을 촬영해보기도 했다. 추억 삼아야지.
아침부터 웬지 사람이 많다 했는데, 알고보니 오늘이 대학 입학식이었다. 엊그저께가 졸업식이었다고 한거 같은데, 시간이 참 금방 간다. 차도 생겼으니 올해도 열심히 살아봐야겠다.

 

 
(4월 15일 추가)

 

연식이 오래되서 연비가 좀 걱정 되었는데 23~24km/l 정도 나오는 거 같다. 다만 출퇴근길 도로가 막히면 20km/l 이하까지도 떨어진다. 공회전, 서행시 전기모터가 아니라 가솔린엔진을 돌리기 때문인듯.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는 계획대로다. 참 잘샀다.

 

 

2022년 8월 23일 추가.
포스트 작성 후 1년 뒤인 현재, 다시 한번 중고차를 구입하였다.
https://hanmo.tistory.com/392

 

(4월 1일 업데이트: 차 준비가 드디어 다 되었다고 4월 5일 월요일부터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냉큼 5일 오전에 가겠다고 했다. 차 계약한 게 14일이었으니, 장장 3주 조금 넘게 걸렸다.)

저번 글(링크)에서 정리한 기준을 요약하면,

3-40만엔,
소형차,
하이브리드,
10만 이하,
보증 있음,
매장이 갈만한 거리에 있을 것,

정도가 되겠다.

 

이 정도 기준을 세우니 차 고르기가 쉬웠는데 그 이유는, 

소형차 중에서도 하이브리드는 몇 종류 되지 않고,
또 가격대가 높아서 3-40만엔 정도로 살 수 있는 차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식도 한없이 내려갔다. 조금 슬프다...)

 

그렇게 해서 고르게 된 후보 차종은,

 

 

 

 

 

도요타 아쿠아.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
혼다 인사이트


요 세 가지 정도가 되었다.

연식은 공통적으로 2009~2012년식 정도. 주행거리는 보통 5만~10만 정도 된 경우가 많았다. 

나온지 10년 이상 되었다는 건데 주행거리가 낮은 걸 바라는 게 오히려 수상한 거 같았다.

그리고 대학 동료에게 물어보니 일본 차는 10만km라도 믿고 살만 하다고 해서 그냥 믿기로 했다.

중요한 가격대는 가격대는 아쿠아>피트≒인사이트 정도. 

 

그 밖에, 마츠다 데미오, 닛산 큐브, 닛산 노트 등 매력적인 소형차가 많았지만, 하이브리드가 아니라서 제외시켰다.

마츠다 데미오
닛산 큐브
닛산 노트

 

또 놀랍게도 아우디 A3 2010년식이 만만한 가격대로 매물로 올라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외제차는 연비도 안좋고, 무엇보다 고급휘발유만 넣어야 하는 등 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해서 포기했다.

2010년식인데다 주행거리가 7만 킬로로 짧고 다음 차검까지 2년 남은 등, 이래저래 메리트가 있었지만 내가 세운 다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으니, 뭐.

처음으로 외제차 한 번 타보나 했다...그냥 보내주었다...

 

이번에 계약하지 않은 A3 프로필. 약 한달이 지난 4월 1일 현재까지도 '아직도 차 구입을 생각하고 계시냐'며 연락이 오는 거 보면 다른 사람들 기준도 비슷비슷한가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혼다 인사이트를 선택하였다.

 

각각 비교한 느낌은 다음과 같다.

먼저 도요타 아쿠아.
장점으로는 메이커에 대한 신뢰(대학 동료가 강력추천), 

매물이 많음,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적음 정도가 있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단점이 생각보다 컸다. 바로 계기판의 위치였다.

차 자체는 예전에 운전해 본 적도 있고 참 마음에 들었는데, 계기판이 가운데 있다는 점이 참 고민됐다.

계기판은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보기 편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도 많이 팔린 차인데, 내가 너무 보수적인 게 아닌가는 모르겠다.

그 밖에도 인사이트에 비해 차가 조금 작다는 점도 감점이었다 (3995×1695×1445mm). 

도요타 아쿠아. 전통적으로 계기판이 정중앙에 있다.


그 다음은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

이 친구는 장점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저냥 괜찮은 차 같고, 거리에 많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귀염귀염 하다는 것.

예전에 어디선가 차를 살 때 결국 디자인을 보고 산다는 글을 읽고, 

어휴 차는 실용성을 봐야지 했던 기억이 있는데, 나도 결국 디자인을 보고 있었다...

그 밖에는 차 자체가 아쿠아와 비슷한 크기였다는 점 정도가 단점이었다. 

그리고 작았다 (3900×1695×1525mm). (특이하게도 세 차종 중에 높기는 제일 높다)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 귀염귀염.

 

마지막으로 혼다 인사이트.

이번에 구매한 차종이다.

장점으로는 그나마 차가 크고 넓고(4,390mm×1,695mm×1,425mm),
디자인이 그나마 낫다는 점,
그리고 대학 관용차로 자주 운전해봐서 익숙하다는 점,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가격의 매물이 있었다는 점 정도가 되겠다.

 

단점은, 혼다 피트는 잘 모르겠으나 도요타 아쿠아에 비해서 차가 잘 안나간다는 점, 
구형이라 옵션이 안좋다는 점, 배터리 위치 때문에 뒷유리 위치가 가파르고 설치 각도가 기파라서 후방 시야가 좋지 않은 점 정도가 있다.

 

차종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지만, 그냥 내가 건 조건에 맞았던 물건이 있었다는 점이 컸던 것 같다.

매장 딜러가 어딘가 조금 껄렁껄렁한 느낌이 있었지만, 성실하게 대응해주고, 또 매장 보증도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결국 구매한 차 조건은,

38만엔, 
2009년식, 최상위트림(LS),
주행거리 9.4만km,
구입과 동시에 차검(차검 2년 기간을 꽉 채워 차를 쓸 수 있다는 의미), 
네비게이션(업데이트 없음), 후방카메라, ETC(일본 하이패스),
조수석 에어백,
보증(일주일 내 주행과 관련된 모든 고장, 그리고 한달, 1000km까지 엔진, 기어 관련 고장)

정도 였다.

 

블루투스가 없는 게 아쉬웠지만, 2009년식 차에 달린 블루투스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어. 

그래도 나름 최상위 트림이라고, 휠이 다른 트림보다 1인치 크고,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고, 또 핸들이 가죽이고..., 뭐 그렇다고 한다.

혼다 인사이트 2009년식 LS 계기판 및 대쉬보드. 잘보면 패들시프트가 빼꼼 나와있다. (이건 새차 사진)

그런데 그런 것보다도 차 자체가 저렴하고 이제 차검 들어가는 게 더 마음에 들었다.
차검 비용이 어마어마 하게 든다는데, 기간이 별로 안남아서는 배보다 배꼽이더 큰 꼴이 되니까.

 

이왕 혼다 인사이트를 샀으니, 앞으로 연구에 있어서도 '인사이트'를 얻게 되길 바란다.

차가 출고 되면 날 잡아서 차량에 대해 자세히 리뷰해보고 싶다. 

 

차를 사는 것 자체도 처음이지만, 일본에서 차를 사는 건 또 특이한 경험이라,
이 밑으로는 사진 몇 장과 함께 차 구매 과정을 조금 적어볼까 한다.

 

매장에 가니 사실 좀 황당하긴 했다.

 

먼저 딜러의 차림새.

정장까진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상복이라도 입고 나올 줄 알았는데, 
차를 고치다가 온 느낌이었다.

매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기본 정비사를 하시면서 딜러를 하시는 느낌인듯?

차검을 해서 줄 수 있는 것도 이해가 갔다. 

즉슨, 자신들이 직접 정비해서 중고차를 파는 것이었다.

처음엔 황당했지만 좋은 점도 있었는데,
차 구매과정에서 정비상태에 대한 말씀을 자세하게 많이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야~~악간 껄렁껄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거짓말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말씀은 참 괜찮았다.

 

또 황당했던 점은 매장 위치.

매장 자체도 꽤 외진 곳에 있었지만(후쿠오카 시외), 그래도 편의점도 있고, 파칭코도 있는 곳이었는데, 
차를 보자고 하니, 어디 한적한 야산 같은 곳에 내 일행을 데려 가셨다.

우리는 "손님을 이렇게 유인해서 매물을 늘리신다(?)"는 농담을 하며 따라갔는데, 
그만큼 외진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판매방식.

차 시운전이 안되더라.

창고(?)에 따라가보니 차를 테트리스 하듯이 일렬로 주차해 놓았는데, 때문에 시승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냥 가서 눈으로 보고, 앉아 보고, 엑셀 밟아 보고, 그렇게 구매를 결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또, 절대로 안 깎아주더라.

나는 중고차 가격이든 뭐든 그래도 몇 백 하는 건데 깎는 게 기본인 줄 알았다. 
절대 안 깎아주실 기세이길래, 깎는 건 포기하고 이런저런 옵션을 좀 붙이기로 했는데, 
결국 브레이크패드, 벨트 교체, 그리고 배터리 교체(이건 천엔을 받기로)였다.

나중에 돌아와서 알아보니, 일본에선 중고차 가격을 깎는다는 개념이 별로 없고,
대신 옵션을 붙여서 파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었다. 

그런 의미에선 잘했다면 잘했지만, 조금 더 딜을 해볼 걸 그랬다.

 

하나 더, 너무 오래 걸리더라

차는 시승도 안해보고 게눈 감추듯 결제까지 했건만, 문제는 서류작업이었다.
시청에서 인감등록, 인감증명서 떼고, 경찰서 가서 차고증명신청하고, 차고증명서 떼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필요서류를 매장에 보냈더니, 정비하는 데 2-3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결국 차받는데 3~4주 걸린다는 이야기다.

(이게 말이 되냐? 왕복 교통비만 1020엔씩 들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달 정기권 끊었지ㅠㅜ)

 

중고차를 구입하기까지 겪은 서류준비 등에 대해선 별도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내가 고른 차. 전체적으로 자잘한 흠집은 조금 있으나, 덴트 같은 큰 상처는 없었다. 전조등이 흐리멍텅한 게 좀 아쉬웠다. 어떻게 안되겠냐고 말씀은 드려놨다. 이 사진을 통해 매장이 얼마나 외진 곳인지, 주차 상태가 어떠한지 알 수 있다.
리어 미러 밑에도 물 흐른 자국이 있었다. 전조등과 함께 이 부분도 말씀은 드려놨는데 해주실지 안해주실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찾아보니 전조등도 그렇고 이 부분도 그렇고, 약품을 쓰면 지워지긴 하는 모양.

 

초등학교 때 학교 가기 전에 공책부터 사다놨듯이 차도 받기 전부터 미리 구매해놓았다.

흡착기와 집게가 들어있어서, 차 대시보드에 붙이거나 혹은 에어컨에 고정할 수 있다.

 

아마존에 비슷한 물건이 많이 있었는데, 할인쿠폰을 적용해서 가장 저렴한 물건으로 구매했다.
당시 가격은 1988엔.

 

4월 6일 현재 타임세일로 1,519엔에 팔고 있었다 (ㅠㅜ)

 

이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오늘은 차를 받고 이틀째 되는 날(2021년 4월 6일)이다.

이틀간 경험으로 간단하게 장점과 단점을 써보자면,

 

장점

높은 활용성

정말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이 좋고 안좋고를 떠나서 이런 제품 자체가 활용성이 괜찮은 거 같다.

이 장점 하나가 모든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 것 같다.

 

만듦새가 괜찮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조금 약해보이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는 잘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고정하는 부분 안 쪽, 턱 부분은 스마트폰이 닿을 것을 고려해서 스폰지로 처리되어 있었다.

 

원터치 거치

처음엔 터치가 잘 안될까봐 걱정되기도 했는데,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타이머가 설정되어 있어서 터치하면 잠시 동안 열렸다 닫히는 방식인데,
열렸을 때 스마트폰을 샥 놓으면 자동으로 거치되는 느낌이 참 좋다.

 

단점

내 차에 잘 안맞는다.

에어컨 주변 센터페시아 모양도 특이한 탓에 요 친구를 장착하면 에어컨 조작부와 비상등 버튼을 가린다.

대시보드에 달려고 해봤는데, 대시보드 형상이 약간 오돌토돌하게 가공되어 있었다.
흡착이 잘 안될 거 같아서 관뒀다.

 

주행중 케이블 빠짐 현상

어느새 충전이 잘 안되고 있길래 보니 케이블이 자주 빠지는 현상이 있었다.

갖고 있는 다른 케이블로 교체하니 이러한 증상이 없어졌다.
제공되는 케이블 품질이 별로 좋지 못한 게 원인인듯.

 

원터치 거치

장점에도 적은 원터치 거치, 정말 편리하면서도 아쉬운 기능이다.

일단 원터치 버튼의 위치가 별로다.

가장 윗부분 뒤편에 있는데, 이게 은근히 터치하기 귀찮다

(전면에 놓으면 잘못해서 건들까봐 나름 배려한 걸 수도 있겠다.)

또, 이건 내 잘못이긴 하지만, 전동식이라 시동끈 후 작동이 멈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드시 시동끄기 전에 폰을 구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몇 번이고 다시 시동을 거는데, 차라리 수동이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단점이라고 써놓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상자 앞면.
상자 뒷면. 간단한 물건이라 설명도 간단하다.

 

구성품. 왼쪽부터 흡착용 부품, 에어컨 장착용 부품, USB-C 케이블, 본체. 그냥 깔끔하다.
실제 장착한 느낌. 위에 차와 잘 안 맞는다고 쓰긴 했지만, 에어컨 덕트가 운전대 정말 바로 옆이라 운전 중 보기가 참 편하다.

정말 보기드물 정도로 화창한 졸업식이었다.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아직 코로나의 영향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2019년도 졸업식 보다는 적은 느낌이었다.

대학에 있게 된지도 벌써 15년 정도가 되었다. 졸업식엔 많은 추억이 있어서 울적해지기도 즐거워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축하하기도 하지만 보내기도 해야 하는 자리라서 그런듯.

그나저나 나도 언젠가 내가 지도한 학생이 졸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

 

센터 존으로 통하는 길. 길을 따라 벚꽃나무가 줄지어 있다. 일본 예복을 입고 길을 걷는 학생들 모습이 멋스럽다.
졸업식이 열리는 강당 앞. 사람이 꽤 모여있다.
센터존 중앙.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거나 얘길 하느라 바빠보인다.

 

2022년 8월 23일 추가.
포스트 작성 후 1년 뒤인 현재, 다시 한번 중고차를 구입하였다.
https://hanmo.tistory.com/392

 

후쿠오카로 돌아오고 가장 먼저 한 건 차 구입이었다.

 

이게 교토, 오사카 같이 전철역, 버스정류장으로 꽉꽉 들어찬 대도시권에 있을 때엔 몰랐는데,
후쿠오카권역은 아무래도 생활이 영 불편한 거 같다. 대학이 도시 외곽이라 더 그렇다.

 

그리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지금까진 언제 한국으로 떠나게 될지 몰라서 이런 투자를 꺼리고 있었는데, 

이젠 좀 마음이 정리되서 현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생 명언 중에 이런 것도 있었고.

 

"뭔가 하고 싶다면 일단 너만 생각해.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은 없어"

 

하여튼 차가 있음 메리트가 많다.

현재 출퇴근에, 전철-버스해서 편도 510엔에 40분 정도 걸린다. 이러한 비용,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또, 한국도 그렇듯이 일본도 차로만 접근 가능한 명소들이 많이 있다.
특히 이 근방은 딱히 대도시권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고, 섬 전체에 중소 도시가 넓게 퍼져 있어서 다른 곳보다 더 그런거 같다.

 

재택근무 중 차를 한 번 골라봤는데, 생각한 조건은 이렇다.

 

신차 or 중고차? 중고차.

주머니 사정 상, 중고차로. 예산은 3-40만엔 정도 잡고 시작했다. 지금 쓰는 카드는 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데, 2개월로 나눴을때 생활비+카드값 해서 낼 수 있는 정도로 맞추고 싶었다. 그리고 +10만엔 정도 생각했다. +10만엔이나 생각한 이유는 단순히 차값이 어느 정도에 형성되어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경차 or 소형차? 소형차.

요거 생각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일본 경차 좋다고 하는데, 660cc 밖에 안되서 가속이 답답하기도 하고, 아무리 넓다고 해도 경차치고는 넓은 거지, 결국엔 좁다. 안전상으로도 소형차가 나을 거 같았다. 소형차 세금이 경차의 3배 정도 하지만, 그만큼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고르면 될 것 같았다. 또 소형차는 중고가도 경차에 비해 절대적으로는 비싸지만, 실내 넓이나 성능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아마 경차에 비해 세제혜택이 적어서 감가상각비가 경차에 비해 높은 듯 하다..

 

휘발유 or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소형차로 하는 대신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를 고르자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경차는 하이브리드 없나?)

 

디자인? 스포티, 세련.

한국 소형차 하면 아반떼 같은 세련된 이미지를 떠오르는데, 일본 소형차는 귀요미들이 너무 많았다. (경차는 더더욱)

가능하면 아반떼 같은 스포티하고 세련된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옵션?

생각할 게 너무 많아서 한 번 정리해봤다.

ETC-우리나라로 치면 하이패스. 후쿠오카급 도시는 도시고속도로가 매우 잘되어 있음. 사실 도시 크기에 비해 국도가 좁고 막힘. 도시고속도로가 없으면 광역 이동이 거의 불가능. 큰 도시에 있으면 도시고속도로 등 자주 쓰게 됨. 그때 그때 요금을 낼 수 없어서. ETC 카드는 신용카드와 연계되는데 발급도 무료.

후방카메라: 처음엔 존재의의를 잘 몰랐는데 있으면 주차하기 너무 편함.
블루투스: 운전 중 차내 조작부를 통해서 음악 컨트롤이 가능한 게 너무 편함.
조수석에어백: 난 달려 있는 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중고차 사이트를 보니 의외로 조수석부터는 안달린 경우도 많았음.

차량검사: 1년 이상 남아있어야 함. 일본에선 2년에 한번 차량검사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10~20만엔. 세상에.
딜러 보증: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아님. 있는 경우 특정 기간 동안 혹은 몇 백~몇 천 km 보증이 들어가 있음.
카드 결제 가능한 매장: 비용이 커서 할부로 하고 싶기도 했고, 3%는 포인트로 돌려주는 데 이게 꽤 쏠쏠함.

접근성이 좋은 매장: 중고차 매장이 의외로 시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짐. 일단 갈 수 있어야 살 수 있을 것이기에 필수.

 

그렇게 해서 참고 한 사이트는,

카센서(www.carsensor.net/) 구넷(www.goo-net.com/)이었다.

중고차 오픈마켓 같은 곳인데 생각보다 알기 쉽게 잘 되어있었다.

내 착각인지, 우연히 그런 매물이 올라와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구넷이 더 저렴하게 나와 있어서
결국 구넷 위주로 찾아보게 된 것 같다.

 

각종 조건을 넣어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번 입력한 정보는 브라우저에 보존되므로 다음에 찾기에도 편리하였다.

 

 

 

요약

- 비자를 갖고 있으면 일본 입국 가능

- 항공편 시간 기준, 출국 72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 필요 (음성이어야 함)
- 72시간 이내 검사 받지 않고 일본 입국 시도 시 3일간 시설 격리 후 14일간 자가격리(3/6 추가) 인천에서 탑승거부
- 병원에 여권 지참 필수

- 병원에 문의해서 검사결과를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양식(다운로드)에 기입하여야 함

- 검사 및 발급에는 2일 정도 필요

- 비용은 국립중앙의료원 기준 14만원 정도

- 공항 도착 후 코로나 검사 다시 있음 (음성이어야 함)

- 자택까지 대중교통 금지. 렌터카, 자차, 지인 차 등을 활용해야 함
- 자택 혹은 숙소 도착 후 자가격리 14일
- 자가격리 중 마스크 착용하고 간단한 외출 가능

 

결국 후쿠오카로 돌아 왔다!

 

2021년 2월 25일 현재 새롭게 비자 발급을 받아야 되는 사람은 당분간 일본에 못 들어오는 듯 한데,
다행히 나는 이미 비자를 발급 받은 상태이니 가능했다.

 

다만, 그 동안 과정이 약간 추가 되었다.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며, 당연히 음성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병원측에 부탁해서 일본 정부가 지정한 양식(다운로드)에 그 결과를 써야 한다.

(이번에 이용한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알아서 일본 정부 양식으로 발급해 주셨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모든 병원에서 양식에 써주는 건 아니고 몇몇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알려진 곳은 대부분 수도권인데, 

 

국립중앙의료원, 명지병원, 중앙대병원, 목동이대병원, 신길성애병원, 세브란스병원, 
영등포 성애병원, 강동성심병원, 경희의료원, 성남 중앙병원, 일산병원

 

정도가 있고, 수도권 외에는

 

부산의료원

 

정도가 있다고 한다.

 

양식(다운로드)이 상당히 간단하다. 내가 다 알아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내가 사는 전라북도 군산을 포함해서 병원에 물어보면 되는 곳이 틀림 없이 있을 거 같다.

 

검사를 받으려면 왜인지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나는 이번에 국립중앙의료원을 활용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가 없어져서 어차피 군산에서 인천공항에 바로 갈 방법이 없었고, 
어차피 서울에 묵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사 받고 결과를 받기까지 딱 하루가 걸렸고, 비용은 검사 12만원, 발급비 2만원해서, 총 14만원이었다.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는 모양인데, 72시간 사이에 검사, 결과, 우편수령까지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인지라
그냥 직접 가서 받아 왔다.

 

비자를 갖고 있고 시간과 돈만 있다면 절차는 의외로 간단했다.

도착 후 공항에서도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자택까지는 자차, 렌터카 혹은 지인찬스를 써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안된다.
그런데 이게 또 웃긴게 한국처럼 엄격히 관리되진 않아서 그냥 타려면 탈 수도 있을 거 같다.

자가격리 룰도 조금 달라서, 마스크를 쓴 상태로 간단한 외출은 가능하다고 한다.

 

코로나 검사 받는 과정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우측으로 깊이 들어가면 검사 시설이 있다.
코로나19 검사 절차 안내. 간단하고 사람도 적었다.
선별진료실. 의사분께서 출국하려는 상대국가, 건강상태 등을 간단하게 물어보셨다.
워킹스루부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받았던 검사와 똑같았다. 길다란 면봉을 콧구멍과 목구멍에 '거기까지 들어가?!' 싶을 정도로 깊숙히 넣으셨다.
검사 후 받은 안내문. SMS로도 한번 오고, 양식으로도 주신다.
영수증. 비용은 일단 12만원. 요것과 별개로 발급 받을 때 2만원을 더 냈다.

 

 

 

 

 

출국일, 인천공항-후쿠오카공항 풍경

 

 

 

 

인천공항. 매우 한산했다. 작년 12월에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척 어색했다. 
의료진 5명이 그래피티 양식으로 그러져 있었다. 의료진의 마스크에는 '다시만나요'라고 써있었다.
진에어 수속중. 몇 분 안계셨다. 수하물 프로모션 한다고 원래 15킬로까지 무료인 걸, 25킬로까지 무료로 받아주셨는다. 그럼에도 10킬로 정도 오버해서 추가액을 냈다. 그것도 깎아주셔서 3만원 정도. 

 

요기서 잠깐 놀라운 일이 있었다.

입국하는데 지상직 스태프 분께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일시가 72시간 하고도 +3분이라고,
어쩌면 입국후 3일의 별도 시설 격리절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즉슨, 가능하면 정확하게 72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게 좋다는 것이고,
또, 72시간 내에 검사를 받지 않아도 일단 입국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월 6일 추가)
한때 검사 없이도 일단은 들여보내 주었는데, 이제 이런 길도 완전히 막힌 모양이다. 아예 인천에서 탑승을 거부하도록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입국 후 연락처나 숙소, 숙소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더 철저히 관리한다고 한다. 어떻게 더 철저히 할지,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다. (관련기사 링크)

 

일본쪽에 연락하셔서 알아봐주셨는데, 다행히 3분 정도는 괜찮은 모양이었다.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중. 마찬가지로 사람이 적어서 참 어색. 명동 돈가스라도 먹고 출국하려고 했는데, 싹 다 닫아서 암것도 못먹었다. 배고팠다...

 

 

 

 

후쿠오카 상공. 두달 만이었다. 이 풍경을 다시 보는 건 언제가 될까?
후쿠오카 공항 착륙. 앞으로 한 1년은 못보게 될까봐 촬영.
내리면서 촬영. 이것도 당분간 못보게 될 거 같아서...

 

 

 

 

내리고 나니 여기로 가라 저기로 가라는 안내판이 많이 보였다. 한국 입국시와 마찬가지로 각종 서류 절차가 있었다. 간단했다. 
안내문(우측)과 서약서(좌측). 각각 하지말란 일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주 내용이었다. 한국어는 없었다.
저렇게 한명씩 위치추적 앱 설치와 룰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일본에서도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셨다.
PCR검사를 포함, 모든 방역 절차를 마치면 이런 증을 준다. 이 증을 제시해야 입국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런 건강카드를 주는데 나의 건강사항과 검사 번호(0009번) 기입되어 있었다. PCR검사 결과가 나오면 검사 번호를 불러 알려준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결과는 다행히 음성.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청사 로비. 두 달만에 보는 풍경. 예전보다 사람이 적었다. 관광안내소는 완전히 닫았고 편의점은 영업중이었다.
국제선 청사 밖. 공항내 순환버스, 시내/시외 버스는 그대로 운행중이었다. 별다른 검사가 없어서 해외 입국자도 쉽게 탈 수 있을 거 같았다. 

 

 

 

 

 

2주동안 라인으로 요렇게 건강체크. 한 번은 체크하는 걸 잊었는데 전화가 왔었다. 똑같이 대답하면 된다.

 

 

이렇게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한국에 있었던 2달, 정말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즐겁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외면했던 현실과 맞닥뜨리고 정말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다음 목표를 향해 다시 힘내봐야지.

이제 마음 정리, 생각 정리가 어느 정도 된 거 같다.

한국에 참 오래도 있었다. 맘씨 좋은 우리 대학 교직원 분들 덕분이다.

 

나의 2020년은 한 마디로 '허세'였던 것 같다. 
그 동안 아둥바둥 열심히 살던 걸 다 게을리 하고, 이제는 평가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나를 "교수"라고 소개할 때, 정말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봤어야 했다.

충분한 전문성, 연구실적, 교육실적이 있는지, 무엇보다 안정적인 형태로 고용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젠 노력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다 '허세'였다.

 

난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무엇이든 잘 되지 않았다.

노력은 안하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질투하고 시샘했다. 

깎아 내릴 점을 찾아 집요하게 괴롭혔다.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하찮은 변명을 많이 만들었다.

한국에서 힘들 때엔 나는 일본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워하지 않았고,  
일본에서 힘들 때엔 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이니까라며 아쉬워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실패했다. 

 

다시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올해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평일- 아침 6시 기상, 운동, 식사, 7시까지 출근, 밤9시까지 작업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종일- 휴식, 방청소

일요일- 8시 기상, 9시 출근, 저녁6시까지 작업

한 때 이런 식으로 몇 년만 참으면, 다시 정상적인 루틴으로 돌아가 편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잘 생각해보니 아예 이게 나의 정상적인 루틴인가보다.

나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이 나이 먹고서야 깨달았다.

선천적인 능력을 타고 났으면 모를까, 능력 또한 뛰어난 게 아니었기에, 더 노력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미 소중한 것을 너무 많이 잃었지만, 늦었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나중엔 지금보다 더 후회될 것 같다.

 

눈이 많이 왔다.

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본에서 눈 보기 힘든 지역에 살아서 그런지, 눈만 봐도 참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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