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많은 분들이 고생하시는 지금,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있는 김에, 일본, 특히 제가 있는 대학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1. 일본 정부 및 지자체 대응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대응은 이상하리만치 미적지근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는데요, 바로 올 올림픽 연기입니다. 올림픽 1년 연기가 공식적으로 결정되고 나서(출처), 같은 날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감염 폭발 중대국면"이 될 수 있다는 공식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출처). 이 발표를 전후하여,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미온했던 대응이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도를 기준으로 추가 확진자수는 3월 23일 16명, 24일 17명, 25일 41명, 26일 47명, 27일 40명, 28일 63명 등으로 급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월 22일 추가 확진자 수가 2명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죠. 이러한 변화는 확진자 누적자수 추이 그래프를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첫 확진자가 발견된 1월 24일 (1명) 부터 3월 22일 (2명) 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비해, 3월 23일 16명, 24일 171명, 25일 212명, 26일 259명, 27일 299명, 28일 362명 등으로 점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도쿄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사이트, 2020년 3월 29일 12시 확인)

위에서 말씀드렸듯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27일에 코이케 도지사의 발표가 있었던 것이구요, 28일에는 아베 총리 또한 "장기전을 각오"하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출처). 말 그대로 수일 동안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일본 국내에 위기의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 전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집계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는데요, 아마 수도권 전체, 다른 경제권 (간사이, 추부)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간사이권의 경우에는 현지사로부터, 최악의 경우 28일부터 4월 3일까지 3천 여명 증가를 예측한다는 공식 발표도 있었습니다(출처). 29일 현재 일본 국내 감염자 수가 2605명이니(출처), 이는 사실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일본 대학의 대응 사례(교토대학교, 오사카대학교, 큐슈대학교)

한국 대학에 비하면 최근까지 일본 대학은 꽤 여유가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개강 시기가 4월로 한국보다 늦기 때문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적 느긋했던 태세도 올림픽 연기 결정 전후로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일본 내 모든 대학을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구요, 어느 정도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한국과 같이 정부에서 일괄적인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직 아니라, 각 대학의 대응이 제각각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일본에서는 보통 연구실적이 우수한 국립대학 7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는 편인데요, 교토대, 오사카대, 큐슈대는 그러한 7교 중 3교이며, 각각 교토부, 오사카부, 후쿠오카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는 학부생,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2만 명~2만 6천여 명 정도로, 대학의 규모나 예산은 우리나라 서울대 정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강일은 각각,
교토대 4월 8일 (변경없음) (출처)
오사카대 4월 9일 (변경없음) (출처)
큐슈대 4월 8일 → 15일 (일주일 연기) (출처


수업 방식에 대해서는 각각, 

교토대에서는 일부 강의에 대한 온라인 강의 도입을 공식화하였으며, ICT 환경 관련 앙케이트 조사를 진행하는 한 편, 온라인 강의 운영을 담당할 TA를 모집 중에 있습니다.

오사카대에서는 4월 30일까지 모든 강의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지침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상태입니다.

반면, 큐슈대에서는두 대학과는 다르게 아직 구체적인 결정사항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25일에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출처). 다른 지역보다 확진자가 적기 때문에 (29일 현재, 후쿠오카 현내 26명), 아직 적극적이진 않으나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일본 대학의 대응에 대한 분석

일본 대학에 있어 온라인 강의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이미 마련된 상태입니다(출처). 하지만 문제는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상황과 비교하자면, 한국 대학은 비교적 온라인 강의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온 편인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각 권역별 이러닝 지원센터 선정, KOCW (한국형 오픈코스웨어) 사업, K-MOOC (한국형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사업 등이 이루어져 왔으며,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같은 정부기관이 지원을 해왔습니다. 각각은 별개의 사업이지만, 온라인 강의의 도입과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노하우 축적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국가 연구비를 획득하거나 대학이 굳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하지 않는 한, 인프라를 갖출 수가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MOOC 플랫폼에 참여한 대학이나, JMOOC (일본형 대규모온라인공개강좌)에 참가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축적해온 대학 또한 적지 않습니다 (회원교 36교). 또, 국립정보학연구소(NII)를 중심으로 각 대학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출처). 교육 관련 전문기관이 아닌, 국립정보학연구소에서 주도를 하는 점에 의문을 느끼시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요,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통해서 단순히 온라인 강의를 늘리는 게 아니라, 학습 분석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는 기회로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 대학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각 대학의 정보학 관련 연구소에서 담당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었습니다. 

한계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정부의 긍정적인 전망, 4월 학기)로 인하여 한국에 비하면 준비시간이 있었던 것에 비해, 너무 갑작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다른 두 대학 내부 사정까지는 알 수 없으나, 제가 근무 중인 대학을 기준으로, 수업 콘텐츠 제작, 촬영 장비 및 지원 인력 보충은 물론이고, 서버 확충, 필요한 프로그램 라이선스 획득, 교원 연수 및 매뉴얼 제공, 온라인 수업 출석, 평가에 대한 기준안 마련,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 (어쩌면 가장 어려운) 교원 설득 등에 대한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특히 저희 대학은 4학기제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었을 경우를 감안하여, 봄 학기 수업에 대한 커리큘럼, 학사일정 조정이 시급히 필요할 거구요. 또, 어쩌면 이번 일로 수업을 잃는 (혹은 진행을 하지 못하는) 시간강사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될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어떤 블로거 분께서 근무 중이신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시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신 것을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출처). 반면, 아직 일본 대학 전체가 그렇기도 하지만, 근무 중인 대학에서 조차 별 다른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상세하게 전달해드릴 수 없어서 참 아쉽습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저희 대학 내에서 온라인 강의 시험운영 및 앙케이트 조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쉬우나마 이에 대해서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0.3.30)

오늘은 토익시험 날.
교토에 있을 때 후쿠오카 시험으로 예약해놓았다. 
이렇게 나름 게을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험장은 같은 대학 오오하시 캠퍼스.
집에서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여유있게 출발했다.

날씨가 참 좋았다. 멀리 대학이 보인다. "산"학연계("山"學連繋)의 끝을 보는 거 같다.

전철에서 보는 풍경. 바다가 참 예쁘다.

니시테츠 텐진역. 역무원들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인가 보다. 후쿠오카 사람들 야구들 정말 좋아하나 보다.

사철인데도 채색 센스가 JR니시니혼 칸죠센 같은 느낌이다...촌스러워...

고무줄 같은 안전망이 있었다. 약해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별로 없어보였거니와 심지어 처음에 조금 밖에 없었다...이거 정말 의미가 있나?

오오하시역 도착. 하타에역에 비하면 정말 크고 발전되어 있는 곳이었다. 무려 역에 편의점과 맥도날드도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 예술공학부 캠퍼스이다. 어떻게 "예술"과 "공학"을 합칠 생각을 했을까? 왠지 교토섬유공예대학이 생각난다. 영어로 하면 좀 더 알기 쉬운데 전자는 Kyushu Institute of Design이었고,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이다. 결국 각각 예대, 공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슨 공연중이었다. 여기저기 저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처음엔 무슨 공사를 하거나 사고가 있었는 줄 알았다.

시험 보는 건물. 날씨가 참 좋았다.

부속도서관. 캠퍼스 크기에 비해서 그렇게 크진 않았다. 시설도 그럭저럭. 화장실을 빌려쓰고 싶다고 하니 아무것도 안쓰고 들여보내주었다. 교토대에선 생각도 못할...


시간이 휘리릭 지나서 시험 끝. 시험은 대체로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실력이 늘었다기 보다는 모르는 걸 그냥 속편하게 넘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 듯. 리스닝에서 못 들은 게 몇 개 있었고, 문법, 어휘에서 잘 모르는 게 몇 개 있었다. 독해는 대체로 알기 쉬웠으나 시간이 부족할까봐 서둘러 풀은 게 조금 후회된다. 시간은 결국 5분 정도 남았었다.

대학 근처에 있던 미나미구청. 아니 저게 구청이여 아파트여?? 저 아파트 주민들 민원은 그냥 순식간에 해결되겠다 싶었다.

버스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단거리일 경우 무려 100원 짜리 코스도 있었다!! 물가가 싸다고해서 먹을 것만 싼 줄 알았는데 교통비도 더 싼거였다!!

그런데 중간부터 버스비가 마구 오르더니, 결국 비슷해졌다. 교토하고 같은 230엔 내고 내렸다. 내가 탄 곳에서부턴 어림도 없었나 보다.

하카타 버스터미널. 처음엔 니토리를 찾아 들어간 거였는데, 무려 오사카엔 한 군데도 없고 교토에선 없어진 고고카레가 있었다. 이게 몇 년 만이여??

너무 반가워서 당장 찾아가서...

메이저 카레를 시켰다. 가격은 천 엔. 양은 정말 엄청나다. 그 사이 물가도 세금도 올랐을텐데, 2010년 아키하바라에서 먹었을 때와 가격이 같다. 양배추 무제한인 것도 같고. 새우튀김은 하나 줄은 거 같기도 하지만, 여튼 신기하다.

밥을 다 먹고 하카타역을 지나 요도바시카메라로 가던 길. 17시 정각이 되니 저 시계 근처에 있는 것들이 움직이더라. 정각에 딱 맞게 이곳을 지난 게 신기해서 한 컷.

요도바시카메라에 가면 항상 들리는 안마의자.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 전자제품 양판점은 정말 대인배인 거 같다. 500만원이 넘는 고가 안마의자를 누구나 시험해 볼 수 있게 해준다니...이걸로 일정 끝!

(2019.7.30)

다른 대학에 등기우편 보낼 일 있어서 우체국에 다녀왔다.

아무 생각 없이, "이것 보내러 왔습니다"고 하니,
우체국 직원 분이 "래터팩이 싸요, 추적도 되요^^"하시길래 냉큼 전용봉투를 받아서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문득 서류를 받을 대학에서 "간이서류"로 보내라고 명시해놨던 것이 떠올랐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그걸로 보내라고 한 게 아닐 것 같았다.

다시 창구에 돌아가서 "아 죄송합니다. 실은 그쪽에서 간이서류로 보내라고 했었어요..."하니,
우체국 직원이 깜짝 놀라더라.
나도 깜짝 놀랐다.
"간이서류하고 래터팩이 그렇게 달라요?"했더니 많이 다르단다.


그런데 대체 간이서류가 뭐길래??
우체국 직원 분께 여쭈어보니, 친절하게 잘 대답해주셨다.
우리나라처럼 간단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서류를 보내는 데에도 종류가 여러가지 였고, 각각 서비스가 다른 모양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등기우편이라고 하면, 登記郵便 (registered mail),
즉 등록과 기록(?)을 충실히 하여 추적할 수 있게 된 우편을 의미 한다.
아마 추적이 불가능한 일반우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당연히 추적이 되고, 익일이면 도착하며, 저렴하고, 무엇보다 종류가 단순하다.

그런데!
이러한 추적이 가능한 등기우편을 기준으로 이곳에는,
일반서류(一般書留),
간이서류(簡易書留),
래터팩(レターパック; 레터팩)
세 가지나 있었다...
(현금을 보낼 수 있는 "현금서류"도 있는데, 이건 일반적인 등기우편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므로 제외)


일반과 간이는 우리나라의 등기우편의 고급, 일반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일반이 간이보다 좀 더 세세하게 추적이되고,
일반, 간이 모두 상대방 집적수령을 책임진다고 했다.
찾아보니 간이서류도 어느 우체국에 있는지 정도는 확실하게 보여주는데,
이것보다 세세하면 대체 어느정도 세세한건지 궁금해졌다...
한 편, 래터팩은 우체국 측에서 미리 준비한 규격봉투에 들어가기만 하면 가격이 일괄 510엔인 제도였다. 
(그 규격봉투가 "래터팩"이었다...)

가격으로는, 
일반>간이>래터팩인데, 일반은 모르겠고, 간이, 래터팩 사이만 해도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도착 시간은,
일반, 간이는 비슷해서 익일 정도면 도착하고, 익일 오전 옵션을 넣을 수 있었다.
다만, 래터팩은 일반우편에 가까워서, 2-3일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것 같았다.

일본 우체국 공부 끝.
그러고보니 결국 우체국 직원이 왜 이렇게 놀랐는 진 모르겠다.
간이서류와 래터팩이 많이 다른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직도 이 나라엔 알 수 없는 문화가 참 많다.

내가 쓴 받을 사람, 보낸 사람 주소를 촬영해서 그대로 영수증에 인쇄해준다.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지?

(2019.5.6)

​크롬북으로 바꾸고나서 자잘한 버그 외에 대체로 만족 중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usb-c 포트 밖에 없다는 것.
발표네 수업 보조네 해서 HDMI 쓸 일도 많고 해서 허브를 하나 구입했다.


이런 주렁주렁 거리는 걸 사는 것도 싫은데, 종류도 무수히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름 기준을 정해봤다.
가격대는 3만원 대, 잘 아는 브랜드로, 원하는 포트 (HDMI, VGA)가 모두 있는 것으로.
눈에 딱 띈 것이 바로 레노버 c120이었다 


타오바오에서 직구직송으로 구매했다.(링크)
원래 170위안 (2.8 만원) 정도 하는 물건인데, 국제 택배비가 좀 더 들어서 220위안 (3.7 만원) 정도 준 것 같다.
비용은 예전에 중국 쪽 대학에서 지원 받았던 위안화로 했다. 내 돈을 바로 쓴 것은 아니었다.
받는 데는 일주일 정도 걸렸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완전히 내수용이었는지, 다 중국어로만 표기되어 있었다.

상자 뒷면. 역시 다 중국어로만 써 있다.

이게 "웬"걸? 개봉되어 있었다. 세관 같은 곳에서 열어 본 건가?

물건은 이렇다. 생각했던대로 컴팩트하고 가볍다. 들어있었음 좋겠는 건 다 들어있다.

포스트잇 정사각형 보통 크기 보다 더 작다. 만듦새가 상당히 좋다. 유격이 전혀 없고 작고 가볍지만 동시에 단단한 느낌이 든다.

포트구성은 이렇다. 아직 대학환경이 열악해서, HDMI와 VGA둘 다 있는 걸 구하고 있었다.

다른 쪽. USB 2.0 2구가 보인다.

당연한 걸지도 모르지만 정말 잘된다. 현재까지 HDMI, 프레젠터, usb 메모리 세 가지 정도 시험해봤는데, 다 잘된다!

(2019.4.9)

요즘 계절학기 수업 때문에 우리 대학 우지 캠퍼스에 다니고 있다.
셔틀버스로는 한 시간 걸리고, 전철로 가도 삼사십 분은 잡아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는,

주변 환경도 오지와 같아서 편의점도 학내에 있는 세븐일레븐 하나 밖에 없고,
식당이라곤 2-3군데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 곳이다.

이건 뭐, 우지 캠퍼스가 아니라 오지 캠퍼스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일부러 이만큼만 넣은 게 아니다. 정말 이정도만 넣어도 캠퍼스 근처에 있는 모든 상업시설이 포함될 정도다!



수업 첫 날에 그 중 하나인 <오바쿠 식당>에 들어가려고 했었지만 만원이라 들어갈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옆에 있는 곳을 선택하였다.
그런데 그곳이 한줄기 빛과 같은 곳이었을 줄이야...

그곳은 <차임(チャイム)>라는 카페 겸 식당이었다!!


가게의 아름다운 자태. 지붕에는 서까래를 넣은 듯한 형태를 취하여 동양적인 느낌을 내면서도, 건물 정면에는 붉은 벽돌을 사용하여 서양적인 분위기 마저 풍긴다. <차임>이라는 이름은 아마 차임벨이란 뜻이겠지? 그런고로 문을 열면 맑은 종소리가 날 것만 같지만, 별다른 소리가 나진 않았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와 이 센스하며...정말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그리고 저 일하시는 아주머니도 굉장히 친절하셨다.


요리는 사실 한 가지 밖에 먹어보지 않았는데,
그것은 바로 마늘과 파 소스로 맛을 낸 치킨가스였다.

너무 맛있어서 3일 있는 수업 중에 이틀을 가서 먹었다.

가격은 810엔.

첫째날 먹은 치킨가스. 이 날은 그정도로 맛있을 거란 생각을 못하고 밥을 조금만 달라고 하였다...

둘째날 먹은 치킨가스. 밑반찬이 톳조림에서 가지조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먹으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 맛은 흡사...
호식이 두마리 치킨 간장맛과 비슷한 거 같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렇게 입맛에 맞았던 걸까?


아직 수업이 하루 남았는데, 별 일 없으면 한번 더 갈 거 같다...
내가 자주 포스트를 남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곳은 잊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남겨두고 싶었다.

그정도로 정말 개꾸르맛...


(2018.9.7 추가) 그리고 결국 수업 3일 중 3일째 마지막 날도...

반찬이 조금 바뀌어 있다. 고구마줄기 같은 것에 후(麩)가 곁들여져 있었다. 일본에서도 고구마 주기를 먹나?! 하여튼 꾸르맛...

19호 솔릭, 20호 시마론이 다녀간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바로 21호 제비가 찾아 왔다.
이전 것은 왔어도 약하거나, 교토가 영향권에 없어서 그럭저럭 지나갔었는데,

이번 건 일본 기상청이 25년 만에 지정한 <매우 강한 태풍>이라고 해서 좀 긴장했었다.
게다가 교토 상공을 완전히 관통한다고 하니...


그리고 오늘이 딱 태풍이 오는 날이었다.


화요일 오전 9시 오늘이 딱 교토를 관통하는 날이었다. 그림 상에서는 火(4日)부분에 해당한다.


정말 어찌나 바람이 세던지, 집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냥 지나보내기 아쉬워서 동영상도 남겨두었다.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방 바로 옆에 전선이 지나는데 이러다가 끊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위태위태해 보였다.


풍속이 빨라서 그런건지 태풍 자체는 금방 지나갔고, 저녁에는 비도 완전히 그쳤다.
날도 시원해져서 이전보다 오히려 돌아다니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그래도 피해는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뉴스를 보니, 교토역에서는 유리창이 깨져서 밑에 있는 사람이 다치고, 아라시야마 도게츠교는 난간이 무너졌고,
간사이 공항은 활주로가 물에 잠기고, 유일한 육로인 연락교가 파손되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이 고립된 상태라고 했다.


난 우리 동네는 괜찮은지 궁금해졌고, 학교 주변만 좀 돌아다녀 보기로 하였는데,
내 방 주변이야 아무 것도 없으니 괜찮았지, 역시나 다른 곳은 피해가 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대학 주변에서 가장 가게가 많이 모여 있는 햐쿠만벤(百万遍) 먼저.
이곳은 내 방의 북쪽에 위치한다.

돌아본 곳 중에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이었다. 나무가 쓰러져 있었는데...

쓰러진 나무가 자취방 베란다에 까지 닿은 경우였다. 방주인은 어떤 기분일까?

아까 그 나무가 쓰러져 있는 곳에서 조금만 더가면 학교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Boogaloo(부갈루)라는 카페가 있다. 화분이 깨져있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더니...

그 옆을 보니, 가게의 상징물인 거대한 케이크와 간판이 있었다.

그런데 케이크에 구멍이...원래 먹음직스러운 딸기가 올려져 있던 곳이다ㅠㅜ

그리고 간판은 산산조각 ㅠㅜ...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리고 다시 길을 돌아 남쪽으로 향했다.

서로 묶어 놓은 철책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묶어 놓았기에 망정이지 그러지도 않았으면 도로에 돌아다닐 뻔 봤다. 그리고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은행이 보인다. 다행인건 아직 향기가 강하지는 않다.

남쪽으로 조금만 더가면 대학 체육관과 학생회관 그리고 동아리방 건물이 줄지어 나온다. 그런데 대학 체육관과 그 옆 학생회관을 남북으로 잇는 다리가 완전 수영장이 되어 있었다. 잘 안보이지만 저 멀리 의자들이 쓰러져 엉켜 있는 것도 보인다.


학생회관 앞. 자전거들이 편하게 누워 있었다...

학생회관과 동방 건물 가운뎃길. 어디서 날아왔는지 크고 작은 나뭇가지가 쓰러진 자전거와 엉켜 있다. 그 옆에는 뭐 간판 같은 게 하나 쓰러져 있는데...

마침 어제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서 비교해 보았다. 쓰러져 있던 간판은 경음악부 간판이었다. 지못미...


그리고 다시 방으로.

일본스러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동네 사람들이 바깥에 나와서 일사불란하게 청소를 하고 있었다. 사진에 담긴 건 편의점이지만, 일반 가정집도 마찬가지 였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주민 분들은, 어떤 커다란 조각(?)들을 보시면서, 이놈이 대체 어디서 떨어져 나온 것이당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잘 보이진 않지만 사진 오른쪽에 희끄무레 하게 보이는 건 교토부립의대 학생들인 듯했다. 자기네들 기숙사 앞을 청소 중이었다.


이렇게 폭풍 같은 하루가 끝났다.
이렇게 잘 대비하고도 놀라웠던 태풍은 처음이었던 듯.


그리고...

오후 8시 25분 다시 비가 오네?


이 밑에는 9월 5일에 새로 추가.

학교에 가보니 이거 뭐 난장판이 따로 없길래 조금 더 추가해보고자 한다.


먼저 학교 가는 길부터,

어쩐지 학교 가는 길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학교 앞 정문으로 통하는 길은 나뭇가지로 완전 난장판이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일 수도 있지만 오른쪽은 인도가 완전히 막혀있었다.


그 다음 학교 안.

나름 상징물인 시계탑 앞에 있는 소나무가 뿌리가 뽑혀 있었다. 심은지 얼마 안되었는지, 뿌리가 자리를 잘 못잡았던 모양.

그 근처에는 뿌리는 자리를 잡았지만, 바람에 줄기가 꺾인 불쌍한 나무가 있었다...

이건 또 다른 나무. 완전히 끊어져 길을 막고 있다. 누군가 길을 막아놓았다.

요 녀석은 뿌리가 뽑힐 뻔 했지만, 무사하다.


하굣길.

하굣길 횡단보도. 길을 건너려는데 신호등을 못찾았었다. 잘보니 신호등이 딴데를 보고 있었다;; 아침에 한 번 건넜던 곳인데, 등굣길에는 저 신호등을 등지고 서게되기 때문에 눈치를 못챘었다.

간사이공항은 물이 차서 당분간 못쓴다지, 유일한 연락로는 배에 부딪혀서 못쓰게됐다지,
심지어 공항 안에 3천 여명이 갖혀서 구조가 되고 있다질 않나...
괜히 <매우 강한 태풍>인 건 아니었나보다.

그나저나 나 한국은 어떻게 가지...?

지금 하고 있는 연구는 주로 문헌을 통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헌이 학교에 놓여져 있지 않거나, 심지어 일본에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점들에 있어서 이런 자료를 구할 때 마다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일본 내 어딘가 도서관에 문헌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 서비스가 좀 문제인데, 보통 2천 엔 정도로 가격도 비싸고,
대출기한도 짧으며, 도서관내 이용인 경우가 많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왠만큼 비싼 문헌이 아니면, 헌책으로라도 구해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헌책들 중에는, 개인이 소유했었던 것들도 있으나,
어느 대학 도서관에서 일정 기한이 지나서 폐기 처분 된 것도 적지 않다.

이런 대학 도서관에서 온 책들을 만지고 있자면,
'아 이런 책이 서가 한 켠에 놓여져 있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돌고 돌아 지금 내 손에 들려 있는 거구나'
그리고 뭐라 잘 표현은 못하겠으나, 내가 한 번 가본 도시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일이 없을 것 같은 도시라도, 마치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요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책을 들고 위와 같은 상상에 빠지는 게 요즘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버밍엄 대학. 잉글랜드 제2의 도시인 버밍엄에 위치한 대학. 그러고보니 버밍엄에는 예전에 카디프에 가던 길에 잠깐 들렀던 기억이 난다. 카디프 출신 할아버지와 뉴캐슬에서부터 쭈욱 같이 다녔다.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았는데, 억양이 알아 듣기 힘들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못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런던대 골드스미스 컬리지, 잉글랜드. 런던대 시스템에 속한 컬리지인 것 같다. 찾아보니 런던 동남쪽에 위치한다. 정말 한번도 갈 일이 없었던 곳이라 생소하다. 언젠가 가볼 수 있었으면...저 뒤에 보이는 수 많은 날짜들은 이 책을 빌려간 사람들의 흔적이다. Holmberg의 원격교육이론에 관련된 책인데, 이렇게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나.

쉬롭셔 앤드 스태포드셔 간호 산파 컬리지, 잉글랜드. 지금은 스태포드셔 대학에 합병되었다. 이름이 정말 생소하서 찾아보니 리버풀과 노팅엄 사이에 있는 Stoke-on-trent 시 라는 곳에 있는 대학인 것 같다. 그리고 알고보니 이곳은 Stoke city 축구팀의 소재지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어디 축구팀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알고 있었다. 나름 신선하다!

레바논 밸리 컬리지,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하는 대학이다. 미국은 너무 넓고 가본적이 없어서, 대학에 대한 감이 없는 게 좀 아쉽다. 그나저나 이 좋은 책을 빌려간 흔적이 전혀 없다. 당시 총장이 직접 쓴 오픈 유니버시티의 초기 8년 간의 경험에 대한 책인데...혹은 너무 많이 빌려 가서 종이를 한 번 갈은 것이기를 바란다.

MIT가 아니고 CIT. 지금은 크랜필드 대학으로 개명했다. 내 기억이 맞으면, 오픈 유니버시티 근처에 있는 대학으로, 교내에 무려 공항을 갖고 있다. 오픈 유니버시티에 밥먹듯 다녔을 무렵, 도서관에서 이곳에서 왔다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참 반가운 책이었다!

샐포드 대학. 생소해서 찾아보니 무려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있는 대학이란다! 꼭 가보고 싶은 도시다. 뉴캐슬에 갔을 때 사심으로 한 번 들러볼까도 했는데, 시간과 자금적인 이유 때문에 그러지 못하였다...

요건 대학은 아니고 도서관. 노스햄프턴셔 카운티 도서관에서 온 녀석이라고 한다. 노스햄프턴셔가 어딘가 찾아보니, 노팅엄셔와 버킹엄셔의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노팅엄도 다녀왔으니 아마 지나가보긴 했을 것이다. 것보다 중요한 건, 이 녀석은 오픈유니버시티가 개교하고 첫 1년간의 경험을 담은 책인데, 살짝 힘들게 구한 정말 소중한 녀석이다. 표지도 퍼런 것이 참 예쁘기도 하고. 그래서 대학이 아니지만 굳이 올려보고 싶었다!

뭐 책으로 다녀온(?) 대학은 이 정도다.
좋아하는 문학 작품 중에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란 게 있다.

©四畳半主義者の会 (http://yojouhan.noitamina.tv/)

그 에피소드 중에 좁은 방 안에 틀어 박혀있지만 심해 탐험 하듯 여기저기를 관찰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 딱, 방 안에 틀어 박혀서 방 안에서 세계일주하는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사실은, 하고 있는 연구가 연구인지라 실제로 가본 대학들도 적지 않다.
이 포스트는 책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녀본 대학에 대한 감상을 조금씩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대학은 보통 놀러가는 곳은 아니라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런 것도 쌓이고 쌓이면 꽤 보람있지 않을까?

(2017.07.16~17)

 일본 국내 여행을 하고 싶어 졌다. 산죠에 있는 카라후네야 카페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결국 여행지는 후쿠이(福井県)로 결정되었다. 후쿠이는 우리나라 동해를 끼고 있고, 교토로부터 적당히 거리가 있었다. 이 밖에도 언젠가 호쿠리쿠 지방에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하였다. 호쿠리쿠에는 일부러라도 한 번 가보지 않으면 앞으로 굳이 가볼 거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쿠이 현(福井県)의 인구는 약 80여 만, 면적은 4,189 ㎢로, 전라북도와 비교해서 인구와 면적이 절반 정도이다. 또 현청소재지인 후쿠이시는 인구 27만, 면적 536㎢로 전라북도 군산시와 인구는 비슷하고 면적은 1.5배 정도 크다. 직선 거리상으로는 나고야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와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현의 서쪽은 바다로 동쪽은 산맥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그런지 다른 일본 도시와는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이 있다고 한다.

 대학 생활협동조합에서 렌터카 예약을 하고, 호텔 앱으로 후쿠이 성 옆, 정말 성 해자 바로 옆에 있는 호텔을 예약하였다. 오랜만에 하는 일본 국내 여행이라 이보다 더 설렐 수가 없었다!!

 일정은 대강 이랬다.

1일차: 교토 출발 → 우리와리노 타키 (瓜割の滝) → 케히노마츠바라 (気比の松原) → 점심 (HAZE) → 토진보 (東尋坊) → 후쿠이시 시내

2일차: 에헤지 (永平寺) → 점심 (ヨーロッパ軒; 유럽켄) → 요코칸(養浩館) → 교토

 대부분의 중요한 일정은 첫 날에 있고, 둘째 날에는 여유롭게 돌아오고자 몇 개 넣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어질 뻔 했지만;;)


케히노마츠바라(気比の松原)의 한 해수욕장. 그나저나 해안가를 드라이브하고 있자니 해수욕장 엄청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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